기대 - 불일치 패러다임에서 예상의 영향력에 관한 연구

4. <연구 2> 측정시점 시간간격의 조정적 역할

1) 연구모형

<연구 2>는 기대 - 불일치 패러다임에서 예상이 다른 변수들(지각된 성과, 일치성, 만족)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력이 측정시점의 시간간격에 의해 조정되는가를 조사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모두 세 개의 가설을 제안하는데, 첫째는 예상 → 성과간의 관계에서 시간간격의 조정적 역할과 관련된 것(<가설 3a>)이고, 둘째는 예상 → 일치성 관계에서 시간간격의 조정적 역할과 관련된 것((가설3b))이고, 마지막으로는 예상 → 만족 관계에서 시간간격의 조정적 역할과 관련된 것(<가설 3c>)이다. 이상의 가설을 연구모형으로 설정하면 <그림 3>과 같다.

2) 가설

기대 - 불일치 패러다임을 토대로 만족의 선행변수들과 만족의 관계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제품 소비 · 사용경험 이후의 한 시점에서 기대, 지각된 성과, 불일치, 그리고 만족을 측정하는 횡단적 조사(cross-sectional study)를 하거나, 소비 · 사용경험 이전인 t₁ 시점에 기대를 측정하고, 소비 · 사용경험 이후인 t₂ 시점에 지각된 성과, 불일치, 그리고 만족을 측정하는 종단적 연구(longitudinal study)를 할 수 있다. 그런데 횡단적 조사를 통해 기대를 소비 · 사용경험 후 지각된 성과, 불일치, 만족과 동시에 측정할 경우, 소비자는 소비 · 사용경험 이전의 기대를 정확히 회상할 수 없다. 이 경우 기대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성과를 지각한 이후이므로 지각된 성과가 어떤 식으로든 그 응답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연구자들은 이때 응답한 기대값은 지각된 성과에 동화될(assimilated)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응답자의 기대값은 지각된 성과에 의해 왜곡되어 불일치와 만족에 미치는 영향력은 실제의 기대값보다 약하게 나타날 수 있는 반면, 지각된 성과가 다른 변수들에 미치는 영향력은 강하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횡단적 조사로써 기대 - 불일치 패러다임을 연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런데 기대 - 불일치 패러다임의 변수들을 종단적으로 조사할 경우에도 기대의 영향력이 매우 약하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t₁ 시점에서 기대를 측정하고 제품을 소비 · 사용한 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후 t₂ 시점에서 지각된 성과, 불일치, 그리고 만족을 측정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t₁ 시점에서 제품을 소비 · 사용하기 전에 자신의 실제 기대값을 답하겠지만 이 값을 시연(rehearsal)을 통해 자신의 장기기억(long-term memory) 속에 저장할 소비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는 소비자가 자신이 응답한 기대를 기억할 동기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후 t₂ 시점에서 불일치를 측정할 경우 응답자들은 자신의 실제 기대값을 올바르게 기억하지 못하고, 이때 응답을 위해 준거로 삼는 기대값은 지각된 성과에 어느 정도 왜곡되었을 수 있다. 따라서 응답자들이 t₁ 시점에 기대에 답하고,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후 t₂ 시점에서 지각된 성과, 불일치, 그리고 만족에 답하는 경우에는 횡단적 연구에서와 같이 기대의 영향력이 약하게 나타날 것이다.

이번에는 t₁ 시점에서 기대를 측정하고 곧바로 성과를 지각하게 한 후 지각된 성과, 불일치, 그리고 만족을 측정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 경우 응답자들은 t₁ 시점에서 실제 기대값을 답할 것이며, 이 값은 아직 기억에서 생생하므로(salient) 불일치에 답할 때 준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기대는 다른 변수들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논의를 토대로 다음의 가설들을 제안한다.

<가설 3a> 예상이 지각된 성과에 미치는 영향력은 t₁시점과 t₂ 시점간의 시간간격이 긴 경우보다 짧은 경우에 더 클 것이다.

<가설 3b> 예상이 일치성에 미치는 영향력은 t₁시점과 t₂ 시점간의 시간간격이 긴 경우보다 짧은 경우에 더 클 것이다.

<가설 3c> 예상이 만족에 미치는 영향력은 t₁ 시점과 t₂ 시점간의 시간간격이 긴 경우보다 짧은 경우에 더 클 것이다.

3) 연구디자인

(1) 자료수집 방법과 대상

본 연구를 위하여 서울 소재 한 대학교의 소비자행동 수업시간에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t₁ 시점(예상 측정시점)과 t₂ 시점(지각된 성과, 일치성, 만족 측정시점)의 시간간격을 조작하기 위해 서로 다른 두 반(classes)에서 설문을 실시하였다. t₁ 시점과 t₂시점의 시간간격이 짧게 조작된 반은 특정 브랜드의 아이스크림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응답자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제시한 후 t₁ 시점의 측정을 실시하였다. 이후 학생들에게 아이스크림을 나눠주고 10분 후에 t₂ 시점의 측정을 실시하였다. 즉, t₁ 시점과 t₂ 시점의 시간간격을 10분으로 짧게 조작하였다. t₁ 시점과 t₂시점의 시간간격이 길게 조작된 반은 담당교수의 강의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는데, 특정일 의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t₁ 시점의 측정을 실시하고, 한 달 후 같은 요일의 수업이 끝난 후에 t₂ 시점의 측정을 실시하였다.

t₁ 시점과 t₂ 시점의 변수들간의 관계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설문에 참여한 각 응답자들을 일치시켜야 하는데, 이를 위해 응답자들에게 1부터 50까지의 번호표를 나눠주고 이 번호를 설문표지에 기입하도록 하였다. 학생들이 t₂시점 응답시 자신의 번호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번호표를 받으면 자신의 수업교재 맨 앞장에 번호를 기재해 두도록 하였다. 시간간격이 길게 조작된 반의 응답자들이 성실한 답변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각각의 측정 일에 모두 음료수를 제공하였다.

t₁ 시점과 t₂ 시점의 시간간격이 짧게 조작된 응답집단과 길게 조작된 응답집단에 각각 50부의 설문지를 배포하였는데, 1차와 2차 설문조사에 패널(panel)이 유지되고 성실히 응답한 39명(시간간격이 짧은 집단), 45명(시간간격이 긴 집단)의 설문응답으로 데이터 셋(data set)을 구성하여 분석을 하였다.

(2) 측정도구

본 연구에서 t1 시점과 t2 시점의 시간간격이 짧게 조작된 집단에게는 아이스크림에 대한 측정을 실시하였는데 중요 속성으로 아이스크림의 맛, 품질, 그리고 양을 고려하였으며, 시간간격이 길게 조작된 집단에게는 담당교수의 강의에 대해 측정하였는데 중요 속성으로 담당교수의 강의준비 정도, 강의의 흥미로움, 그리고 강의의 질(質)을 고려하였다. 각 속성에 대한 예상, 지각된 성과, 일치성은 다음과 같이 측정하였다. 예상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위의 세 가지 속성들 각각에 대한 예상을 묻는 세 개의 5점(-2~ +2) 의미차별화척도를 사용하였다(예: 시간간격이 짧은 집단 - ‘나는 오늘 이 아이스크림을 먹기 전에, 이 아이스크림의 맛이 나쁠 것으로 예상한다/좋을 것으로 예상한다’; 시간간격이 긴 집단 - ‘나는 이 수업을 듣기 전에, 담당교수가 강의준비를 충실히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충실히 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각된 성과의 측정은 세 가지 중요 속성들에 대한 지각을 묻는 세 개의 5점(-2~+2) 의미차별화척도를 사용하였다(예: 시간간격이 짧은 집단 - ‘오늘 이 아이스크림의 맛은 나빴다/좋았다’; 시간간격이 긴 집단 - ‘이 담당교수는 강의준비를 충실히 하지 않았다/충실히 했다’). 일치성의 측정도 예상과 지각된 성과의 측정과 같이 중요 속성 세 가지에 대한 일치성을 묻는 세 개의 5점(-2~+2) 의미차별화척도로 이루어졌다(예: 시간간격이 짧은 집단 - ‘오늘 이 아이스크림을 먹어 본 결과, 이 아이스크림의 맛은 예상에 비해 나빴다/좋았다’; 시간간격이 긴 집단 - ‘이 담당교수의 수업을 들어본 결과, 담당교수는 예상에 비해 강의준비를 충실하지 않게 했다/충실히 했다’). 만족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Oliver(1980)가 사용한 척도를 본 연구상황에 맞게 수정하여 세 개의 5점(-2~+2) 의미차별화 척도로 측정하였다(예: 시간간격이 짧은 집단 - ‘오늘 내가 먹은 이 아이스크림은 불만족스러웠다/만족스러웠다’; 시간간격이 긴 집단 - ‘이 담당교수는 불만족스러웠다/만족스러웠다’).

4) 분석결과

본 연구에 제시한 가설을 검정하기 위하여 연구모형을 설정하고, SPSS 10.0과 AMOS 4.0을 이용하여 자료를 분석하였다.

(1) 사전분석

① 신뢰성 분석

본 연구에서는 모든 연구단위들을 다항목으로 측정하였으나 예상, 지각된 성과, 예상일치성은 내적일관성이 기대되는 것들이 아니어서 Cron-bach’s α를 계산하지 않았고 각각 평균값을 이용하였다. 만족은 내적일관성이 기대되는 항목들로 구성되어 Cronbach’s α를 계산하였는데 시간간격이 짧은 집단에서는 α=.88, 시간간격이 긴 집단에서는 α=.86로 나타났다. 따라서 두 집단 모두에서 만족의 측정항목들은 비교적 내적일관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② 확인요인분석

본 연구는 시간간격이 짧은 집단과 긴 집단 모두에서 만족을 세 개의 항목으로 측정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의 확인요인분석 과정에서는 모형의 적합도를 평가할 수 없으며(model fit is perfect), 측정항목들이 만족 연구단위에 유의적으로 적재되었는가 만을 확인하였다. 시간간격이 짧은 집단의 확인요인분석결과, 측정항목들은 모두 연구단위(만족)에 유의적으로 적재되었다((λ_x1=1, λ_x2=.91, λ_x3=.74; p<.01). 시간간격이 긴 집단의 경우도 모든 측정항목들이 연구단위에 유의적으로 적재되었다(λ_x1=1, λ_x2=.92, λ_x3=.86; p<.01).

(2) 가설검정과 논의

① 연구모형의 검정

시간간격이 짧은 집단과 시간간격이 긴 집단에서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는 각각 <그림 4>, <그림 5>와 같다. 시간간격이 짧은 집단에서는 예상 → 만족간의 직접경로를 제외한 모든 경로가 유의적으로 나타났으며, 시간간격이 긴 집단에서는 예상 → 일치성, 예상 → 만족간의 직접경로를 제외한 경로들이 유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② <가설 3a>의 검정

<가설 3a>는 예상 → 지각된 성과간의 관계가 시간간격이 짧은 경우 더 큰 것으로 설정되었다. 이를 검정하기 위해 두 집단의 예상→지각된 성과관계를 계산하였다. 그 관계는 두 집단 모두 正(+)의 방향으로 유의적으로 나타났는데 경로계수는 시간간격이 짧은 집단의 경우에(γ₁₁=51; t=3.71) 긴 집단의 경우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γ₁₁=.41; t=3.39). 이러한 차이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검정하기 위해 x²차이분석을 실시하였다. 예상→지각된 성과간의 관계를 free로 한 모형의 x²값(x²=22.74, d.f.=12)과 시간간격이 짧은 집단과 긴 집단의 예상→지각된 성과가 동일하다는 제약식을 둔 모형의 x²값(x² =23.75, d.f.=13)을 비교한 결과 free로 한 모형의 x²값이 작기는 하였지만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비유의적이었다(△x²=1.00, △d.f.=1, p>.05). 따라서<가설 3a>의 분석결과 가설에서 설정한 바와 같은 방향으로 나타났으나 통계적 유의성이 없어 지지되지 않았다.

③ <가설 3b>의 검정

<가설 3b>는 예상 → 일치성간의 관계가 시간간격이 짧은 경우 더 큰 것으로 설정되었다. 이를 검정하기 위해 두 집단의 예상 → 일치성관계를 계산하였다. 그 결과 예상 → 일치성관계는 시간간격이 짧은 집단의 경우에 負(-)의 방향으로 유의적으로 나타났으며(γ₂₁=-.26; t=-1.91), 긴 집단의 경우에는 비유의적으로 나타났다(γ₂₁= -.01; t=-.094). 이러한 차이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검정하기 위해 x²차이분석을 실시하였다. 예상→일치성 관계를 free로 한 모형의 x²값(x²=22.74, d.f.=12)과 시간간격이 짧은 집단과 긴 집단의 예상 → 일치성이 동일하다는 제약식을 둔 모형의 x²값(x²=34.25, d.f.=13)을 비교한 결과 free로 한 모형의 x²값이 작았으며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적이었다(△x²=11.51, △d.f.=1, p<.05). 따라서 <가설 3b>는 지지되었다.

④ <가설 3c>의 검정

<가설 3c>는 예상 → 만족간의 관계가 시간간격이 짧은 경우 더 큰 것으로 설정되었다. 이를 검정하기 위해 두 집단의 예상 → 만족관계를 계산하였다. 그 결과 예상 → 만족관계는 두 집단 모두 負(-)의 방향으로 비유의적으로 나타났는데, 경로계수의 절대값 크기는 시간간격이 짧은 집단의 경우가(γ₃₁=-.09; t=-.70) 긴 집단의 경우보다 (γ₃₁=-.06; t=-.73) 더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검정하기 위해 x²차이분석을 실시하였다. 예상 → 만족간의 관계를 free로 한 모형의 x²값(x²=22.74, d.f.=12)과 시간간격이 짧은 집단과 긴 집단의 예상 → 만족이 동일하다는 제약식을 둔 모형의 x²값(x²=22.89, d.f.=13)을 비교한 결과 free로 한 모형의 x²값이 작기는 하였지만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비유의적이었다(△x²=.15, △d.f.=1, p>.05). 따라서 <가설 3c>의 분석결과 가설에서 설정한 바와 같은 방향으로 나타났으나 통계적 유의성이 없어 지지되지 않았다.

⑤ 가설검정결과의 논의

<연구 2>는 기대 - 불일치 패러다임과 관련된 연구에서 가장 혼재되어 나타나고 있는 예상의 영향력이 측정시점의 시간간격에 의해 조정되는가를 조사하는 것이었다. 가설검정 결과, 예상 → 일치성관계는 측정시점의 시간간격에 의해 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 → 지각된 성과, 예상 → 만족간의 관계는 방향적으로는 가설과 일치하였으나 통계적으로는 지지되지 않았다. 통계적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은 가설도 모두 연구자들이 기대한 방향과 같이 나타났다는 것은 반복연구(replication studies)를 수행하는 경우 본 연구에서의 가설이 지지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시간간격이 짧은 집단과 긴 집단에서 예상이 다른 변수들에 미치는 영향의 총효과(total effect)를 조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시간간격이 짧은 집단에서 표준화된 총효과는 예상 → 성과가 .51, 예상 → 일치성이 .15, 그리고 예상 → 만족이 .28로 나타났다. 그리고 시간간격이 긴 집단에서는 예상 → 성과가 .41, 예상 → 일치성이 .28, 그리고 예상 → 만족이 .30로 나타났다. 두 집단에서 모두 예상 → 일치성, 예상 → 만족의 직접적 관계가 負(-)의 방향으로 나타났지만 시간간격이 짧은 집단이 긴 집단보다 크게 나타났기 때문에, 오히려 예상 → 일치성, 예상 → 만족 관계의 총효과에서는 시간간격이 긴 집단이 짧은 집단보다 크게 나타났다(즉, 시간간격이 짧은 집단의 경우 正(+)의 효과가 높은 負(-)의 효과에 의해 상쇄되어 총효과에서 正(+)의 효과가 약하게 나타남). 이러한 총효과를 고려할 때에도 예상의 영향력과 관련하여 시간간격이 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학식, 임지훈, 백형조(2003)는 반복구매상황에서 기대-불일치 패러다임 내의 변수들 간의 관계가 시간간격에 의해 조정될 수 있음을 제안하였다. 본 연구의 <연구 2>는 이들의 제안에 착안하여 예상의 영향력을 측정시점 시간간격이 조정하는지를 조사하였다. <연구 2>의 결과 예상의 영향력은 측정시점 시간간격에 의해 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결과는 반복구매상황에서뿐만 아니라 한번 구매의 상황에서도 종단연구 시에는 변수들 간의 관계가 시간간격에 의해 조정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이는 기존 연구들에서 고려되지 않던 내용으로 이 분야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발견점을 제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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