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구매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기업평판요인에 관한 연구

2. 관계문헌 고찰

1) 기업 평판의 개념적 특성과 기업성과 : 구매의 도와의 연관성

평판이란 어떤 개인이나 조직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와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물건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의식적이든 혹은 무의식적으로든 그 기업이나 조직이 얻고 있는 평판에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평판이라는 개념이 학계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이는 평판과 명확히 구분하기 힘든 유사개념들이 논의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평판과 대표적인 유사개념이 이미지이다.

기업 이미지와 기업 평판의 관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3가지의 접근방법이 있다(Gotsi & Wilson, 2001). 첫째, 기업 이미지와 기업 평판을 같은 개념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다(Bernays, 1977; Boulding, 1973; Crissy, 1971; Gates & McDaniel, 1972; Kennedy, 1977; Alvessson, 1998; Bernstein, 1984; Dichter, 1985; Dowling, 1986, 1993). 1960년부터 70년대에는 기업 이미지에 대한 연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이미지와 평판을 동일한 개념으로 인식하고 주로 이미지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 둘째, 기업 평판과 기업 이미지를 별개의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Brown & Cox, 1997; Brown & Dacin, 1997; Grunig, 1993; O’Sullivan, 1983). 이러한 시각은 기존의 기업이미지에 중점을 둔 시각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기업 이미지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 평판이 기업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시각이다(Balmer, 1996, 1997; Bromley, 1993; Fombrun, 1996; Fombrun & Shanley, 1990; Gray & Balmer, 1998; Rindova, 1997; Saxton, 1998).

기업 평판과 이미지의 구별에 있어서, 그루닉(Grunig, 1993)은 이미지의 어원이 모방을 뜻하는 라틴어 imitari에서 나왔음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이미지의 개념보다는 “행동에 바탕을 둔 관계(behavior relations)인 평판이라는 개념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Gotsi & Wilson, 2001). 이러한 점에 있어서 이미지와 평판을 비교해 본다면, 이미지는 기업의 부분적인 현저한 특성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즉, 제품의 품질, 고객 서비스, 조직의 분위기 그리고 경영자의 자질 등 부분적으로 두드러진 요소를 중심으로 기업의 이미지가 형성된다. 예를 들어 삼성이라는 기업을 생각했을 때 어떠한 이미지가 연상되는가? 우수한 경영자, 세계로 발돋음 하는 한국 기업 가운데 하나라고 연상된다. 반면에 평판은 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기업경영의 전반적인 측면을 평가하여 형성된다. 또한 평판은 단순한 기업자체의 특성보다 기업과 사회와의 관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따라서 사회적인 기여도가 높고 사회구성원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기업의 평판은 매우 긍정적으로 나타난다.

이와 같이 평판을 ‘행동에 기반한 실체’로서 특징짓는 시도는 평판에 대한 개념화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베넷과 코타즈(Bennett & Kottasz, 2000)는 기업 평판에 대한 실무자들의 인식을 조사하면서, 기존 문헌 고찰을 통해 16개의 평판 정의를 분류하였다. 그들에 따르면 평판에 대한 정의는 인지-지각적 차원과 역사적 차원에 집중되어 있으며, 또한 평판은 회사의 질과 행동, 이해관계자, 기업 이미지 그리고 미래 행동과 관련한 기대 등을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즉 기업 평판은 세월에 걸쳐 구축된, ‘어떻게 행동하는가’와 ‘무엇을 하였는가’에 초점을 둔 조직에 대한 지각에서 추론된다. 이러한 평판 개념은 인지-지각 차원, 역사적 차원, 회사의 질과 행동 요소를 포함한다. 또한 기업 평판은 기업의 지난 행동 및 미래 전망에 대한 지각적 재현으로서 기타 선도경쟁자들과 비교했을 때, 전체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그 회사의 매력을 설명한다(Fombrun, 1996). 이는 인지- 지각적 차원, 역사적 차원, 이해관계자, 기업 이미지 그리고 미래 행동과 관련한 기대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정의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평판은 이미지의 상징적 특성과 달리 기업의 지나온 과거 행동 및 역사에 기반한 이해관계자 및 일반 공중들의 축적된 평가이며, 더 나아가 기업의 미래 행동에 대한 기대까지도 포함하는 행동 기반의 실체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업 평판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평판은 기업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가? 평판과 재무적 가치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측면과 관련된다고 주장한다(윤희중, 신호창, 1997; Fombrun, 2003). 첫째, 평판은 기업의 운영 그리고 나아가서는 이윤창출에 영향을 미친다. 둘째, 이윤창출은 해당 기업의 향후 전망에 대한 시장의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그 결과 공개된 기업의 주식수요, 시장 자본주의에도 영향을 준다. 셋째, 해당기업의 경영활동 자체는 “평판 자본”을 쌓아올리는데 기여한다. 여기서 평판자본이란 한 기업의 제품 브랜드와 기업 브랜드에 은밀히 배어 있는 무형의 이미지를 담은 일종의 그림자 자산이자 그 기업의 주주들이 지닌 긍정적인 평가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는 사람들이 이 기업을 위해 일하고 투자하도록 유인함으로써 이윤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논의를 요약해 보면, 기업 평판은 경영 및 이윤창출에, 이윤창출은 기업의 향후 전망에 대한 인식에, 그리고 궁극적으로 평판자본 형성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평판이 이윤을 창출하고 시장에서 좋은 인식을 심어준다는 것은 결국 그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구매의도 및 충성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그 레이서(Greyser, 1999)의 연구는 기업 평판과 구매의도를 연결짓는 중요한 경험적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ORC(Opinion Research Corporate International)의 비상임이사로 재직할 당시 3년간 16개에서 19개 국가의 10,000명 이상의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조사결과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여러 회사의 제품 및 서비스가 품질과 가격이 유사할 경우, 소비자들은 보다 평판이 좋은 회사의 제품 및 서비스를 구입한다”라는 질문에 대해 16개국 경영자의 90%이상이 이에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성과측정의 한 방법인 구매의도를 종속변수로 설정하고 이에 영향을 미치는 평판요인의 영향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이러한 관계가 국가 별로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2) 기업 평판의 구성요인에 대한 문헌고찰

앞에서 살펴본 대로, 기업 평판은 이미지와 구별되는 행동에 기반한 실체적 특성을 지닌다. 학계에서뿐만 아니라, 실무적 측면에서도 기업평판을 측정하여 서열화하는 시도가 있다. 이러한 기업평판 측정항목들도 행동에 기반한 실체적 특성으로 조직화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업 평판 측정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포춘(Fortune, 1998)의 평판 측정항목이다. 이는 8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즉, ① 혁신성 ② 경영의 질 ③ 장기투자가치 ④ 공동체와 환경에 대한 책임 ⑤ 인재의 모집/확보 ⑥ 제품/서비스의 품질우수성 ⑦ 재무적 건전성 ⑧ 기업자산의 현명한 활용 등이다. 또한 그다지 대중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지만 Asian Business와 ORC의 평판 측정항목도 있다. Asian Business는 ① 전반적 평판 ② 경영의 질 ③ 제품/서비스의 품질우수성 ④ 지역경제에 대한 기여도 ⑤ 종업원 대우 ⑥ 성장잠재성 ⑦ 정직성과 윤리성 ⑧ 미래수익잠재성 ⑨ 경제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 등의 항목이 기업의 평판 조사에 사용되었다(노부호 외, 2001). 그리고 ORC는 기업 평판 체계를 6가지 핵심 요소로 구분하고 있다. 첫째, 경쟁력 있는 효율성 둘째, 시장 선도력 셋째, 소비자 중심 넷째, 친밀성 및 우호성 다섯째, 기업 문화 여섯째, 커뮤니케이션 등이다(Greyser, 1999).

이러한 여러 가지 평판 측정체계 가운데 공통적으로 포함되는 항목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경영의 질이다. 이는 경영자의 능력 또는 리더십을 말한다. 두번째로는 제품/서비스의 우수성으로서 품질, 가격대비 가치, 기술력, 상품 개발력 등을 들 수 있다. 셋째로 재무적 건전성으로서 견실한 재무구조, 주주이익 등이다. 넷째, 인재의 모집과 확보로 종업원에 대한 대우 및 처우이다. 다섯째, 성장성으로 장기투자가치, 성장잠재성, 미래수익 잠재성, 이익성장률이다. 여섯째, 혁신성으로 혁신적 사고 조장, 기업풍토이다. 일곱째, 기업윤리의식/책임감으로 공동체와 환경에 대한 책임감, 지역사회의 기여, 정직성, 사회공헌, 지구환경문제이다. 여덟째, 국제화/글로벌경영으로 효과적 글로벌경영, 세계시장경쟁력, 국제화이다.

한편, 위와 같은 기존의 평판측정체계 중 가장 널리 알려진 포춘의 평판조사는 검증수단과 데이터 수집 방법에서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Fombrun & Van Riel, 2003; Fryxell & Wang, 1994). 예를 들어, 프라익셀과 왕(Fryxell & Wang, 1994)은 포춘의 8가지 기업 평판 측정항목에서 ‘공동체와 환경에 대한 책임’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7개항목은 기업의 재무적 측면과 관련된 평가자의 인식에 영향을 받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즉 재무적 건전성, 기업자산의 현명한 사용, 경영의 질 등 기업의 재무적 성과와 관련된 항목 사이에서 높은 상관관계가 발견되었다. 이러한 재무 관련 요인이 후광효과(halo effect)로 작용하여,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큰 기업은 상대적으로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폼브런은 해리스 인터렉티브와 평판연구소를 설립하여 평판지수(the Reputation Quotient; RQ)를 개발하였다. 폼브런의 RQ지수는 감성 소구, 제품/서비스, 재무 실적, 비전/리더십, 근무 환경, 사회적 책임 등 6가지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하위요인들은 다시 총 20개의 항목을 포함하고 있다. 폼브런은 이를 다음과 같이 도식화하고 있다(Fombrun & Van Riel, 2003, p.53).

폼브런은 이러한 6개 차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첫째, ‘감성적 소구’로서 논리적인 이유는 없지만 그냥 그 기업을 좋아하고 동경하거나 신뢰한다. 둘째, ‘제품과 서비스’로서 기업의 질이 우수하고 혁신적이며 믿을 수 있으며, 제품과 서비스가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셋째, ‘재무성과’로 기업이 이윤을 많이 내고 기업의 향후전망이 든든해서 투자하는데 위험부담이 없다고 믿는다. 넷째, ‘비전과 리더십’으로 기업이 미래에 대한 명쾌한 비전과 강력한 리더십을 지니고 있다고 느낀다. 다섯째, ‘근무환경’으로 기업이 잘 운영되고 있으며 최상의 종업원들을 보유하고 있어 일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이라고 믿는다. 여섯째, ‘사회적 책임’으로 기업이 훌륭한 사회일원으로서 제 몫을 하고, 좋은 동기를 부여하고, 환경에 피해를 입히지 않으며, 지역사회에게 도움을 준다. 이러한 폼브런의 6 개 차원은 포춘의 특정항목 즉 재무적 성과에의 편중을 잘 극복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포춘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보다 나은 평판 측정을 위해 고안된 폼브런의 RQ지수를 본 연구의 평판 측정항목으로 사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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