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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연구 결과1) 분석된 공익광고의 전체적인 특징공익광고의 상영시간은 1980년대 초기의 세 편을 제외하면 모두 30초이다. 즉 <우리의 영원한 정원(1982)>이 40초, <손(1982)>이 40초, <나라의 미래(1983)>가 65초인 반면, 1985년 <자녀에게 관심을> 이후 대개 30초대로 규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익광고에서 샷의 빈도는 <나라의 미래(1983)>와 <자랑스런 한국인(2004)>이 25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손(1982)>, <가정/청소년(2003)>이 각각 22건을 차지했다. 그러나 샷당 평균 시간을 살펴보면 <우리의 영원한 정원(1982)>이 3.63초로 가장 많고, <대화(1990)>가 3.33초로 그 다음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1982년부터 10년 단위로 묶어서 나누면 <우리의 영원한 정원(1982)>에서 <대화(1990)>까지 샷당 평균시간이 2.60초인데 비해, <신뢰사회(1992)>에서 <자랑스런 한국인(1994)>까지 샷당 평균시간이 1.74초로 약 1초정도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80년대에 비해 90년이후 공익광고의 템포가 빨라진 것을 의미하는데, 특히 2000년 이후 공익광고들은 샷의 지속시간이 평균 1분대로 떨어져 분절적인 짧은 샷 위주로 공익광고의 비주얼이 처리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해 공익광고에 등장하는 VO 나래이션의 경우는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점점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즉 <나라의 미래(1983)>나 손(1982)>이 초당 나래이션 자수가 각각 3.98, 3.71로 나타난 반면 <자연은 우리의 생명(1994)>, <주수소(2001)>의 경우는 각각 0.80, 0.60으로 나타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래이션의 비중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전체광고 시간대 내에서 나래이션이 차지하는 시간의 구성비율 역시 80년대 초반기가 대개 80% 정도 차지하고 있는데 비해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20% 이하로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공익광고가 전반적으로 결국 빠른 장면전환과 언어보다는 이미지 위주의 구성으로 표현의 기법이 바뀌고 있음을 나타내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 공익광고의 텍스트 분석 결과(1) 자연/환경 공익광고 자연/환경에 관한 공익광고는 전체 공익광고의 주제 가운데 가장 높은 빈도를 차지하는 주제 가운데 하나로서, 1981년부터 2000년까지 총 32건의 공익광고가 제작되어 전체비중이 약 13.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오늘날 전지구적 차원의 의제가 되고 있는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메시지가 우리 사회의 공익광고에서도 주된 테마로 제시되어 왔음을 말해준다(권중록, 2002). 분석대상이 된 4건의 관련광고 가운데 <우리의 영원한 정원(1982)>과 <자연은 우리의 생명(1994)>은 자연과의 일체를 소구점으로 삼고 있는 반면 <산쓰레기(1987)>와 <주수소(2001)>는 수용자의 자연보호 행위를 유발시키는 발화수반(illocutionary) 행위를 내포한 메시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산쓰레기>는 “자기 쓰레기는 되가져오는 문화국민이 됩시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수용자에게 직접실천을 청유하는 소구를 하고 있는 반면, <주수소>에서는 “물을 물처럼 쓰면 기름보다 비싸게 됩니다”는 표현을 통해 “물을 아껴씁시다”라는 발화수반행위를 암시만 하고 있다. 이같은 의미상의 공백들은 수용자들이 직접 의미해독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여운을 남겨주고 있다는 점에서 제대로 해독만 된다면 암시적이고 간접적인 메시지가 지닌 발화효과(perlocutionary)가 직접적인 발화수반 메시지보다 더 클 수 있는 개연성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자연/환경에 관한 개별광고의 메시지 구성상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우리의 영원한 정원(1982) 이 광고의 경우 언어적 메시지가 광고 전체를 흐르고 있는 가운데 이 언어적 표현에 상응하는 시각적인 이미지를 나열식으로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광고에서 순차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맑은 물/물고기/나비/가정/산과 들/푸른 하늘/햇살/길/정원 등의 이미지는 내러티브 내부에서 제시된 스토리라인에 등장한 언어적 표현을 정확하게 따라가고 있다. 이점에서 이 광고는 이미지와 언어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을 지니고 있지만 이 스토리를 끌고 가는 주인공이나 갈등구조가 없다는 점에서 비서사적 구성을 특징으로 한다. 또한 언어적 차원에서는 이 광고의 주제인 ‘아름다운 한국’에 상응하는 사례들이 ‘동일’한 차원에서 ‘추가’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복’의 수사학에 해당되며, 아름다운 한국에 관한 도상적인 이미지들이 시간순서대로 나열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각적 구문으로는 일반화의 원리에 입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② 산쓰레기(1987) “산에 함부로 버리는 쓰레기 치우기도 어렵고 태우면 악취나 유독가스로 건강을 해치고 땅에 묻으면 산을 황폐시킵니다. 자기 쓰레기는 되가져오는 문화국민이 됩시다”라는 카피로 구성된 이 광고는 언어메시지에 일치하는 산의 모습, 각종 쓰레기 장면, 쓰레기를 태우는 장면 그리고 쓰레기 되가져오는 국민의 모습 등이 언어적 표현과 일대일로 대응하면서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직접적 연관을 지녔다. 또한 극적인 계기가 내포된 스토리라인이 없다는 점에서 역시 비서사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광고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꼴라주 기법과 몽타주 기법의 사용인데 VO 나래이션이 도입되기 전까지의 오프닝 샷에서 아름다운 산의 모습 위로 각종 쓰레기들이 ‘떠다니는 장면’이 마치 꼴라주처럼 등장했다 사라지고 있으며, 이어 산의 모습이 3분되면서 쓰레기 장면으로 대체되는 장면은 몽타주 기법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또한 ‘땅에 묻으면 산을 황폐시킵니다’라는 장면에는 실제로 나무가 무성하게 자란 땅 밑에 쓰레기가 가득찬 장면이 병치됨으로써 전형적인 몽타주의 원리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언어적인 면에서 이 광고는 쓰레기의 폐해를 ‘추가’적으로 ‘나열’하는 수사학을 펼치고 있으며, 시각적인 면에서는 각종 쓰레기의 모습을 생생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상적인 기호들로 구성되어 있다. 구문상으로 이 광고는 쓰레기의 폐해를 시각적으로 나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화의 경우에 해당되지만, 이같은 사례들이 쓰레기를 치우는 장면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인과적 틀로도 이해될 수 있다. ③ 자연은 우리의 생명(1994)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아름다운 자연. 자연은 우리의 생명입니다”라는 짧은 카피로 이루어진 이 광고는 각각의 언어적 표현에 상응하는 이미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언어와 이미지의 직접적 연관을 지니고 있지만, 스토리라인 없는 이미지의 나열이라는 점에서 비서사적인 구성을 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아름다운 자연’이라는 나래이션과 함께 제시된 장면에 이 글자들이 그래픽 자막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인데 이 역시 언어중심적인 화면구성의 전형적인 사례로 지적될 수 있다. 수사적으로는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아름다운 자연’이 곧 우리의 생명임을 나타내는 세 가지 사례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한’ 대상이 ‘추가’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보이며,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아름다운 자연’에 해당되는 이미지들을 나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도상적인 기호들이 일반화의 구문을 형성하고 있다. ④ 주수소(2001) 이 광고의 오프닝 샷은 주유소에 진입하는 차량과 고객을 맞이하는 주유원 모습, 인상을 찌푸린 운전자, 그리고 물통을 들고 있는 어린아이의 모습 등을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배경음악과 함께 빠르게 제시함으로써 시각적 호기심을 유발시킨다. 이어 기름대신 물통에 주유기로 물을 채우는 장면과 ‘오늘의 물값 리터당 1250원’이라는 표지판이 스치듯이 지나치는 가운데 “물을 물 쓰듯이 쓰면 석유보다 비싸게 됩니다”라는 나래이션을 접함으로써 이 모든 낯선 분위기가 ‘초현실적인’ 상황임을 깨닫게 만든다. 이 광고는 ‘주유소’가 아닌 ‘주수소’를 시각적으로 표상하면서 차를 몰고 ‘주수’하러 온 한 가족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고 있다는 점에서 서사내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동시에 마지막 나래이션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언어적인 메시지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이미지와 언어사이의 ‘관계가 없음’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언어적인 나래이션이 엔딩샷에 결론처럼 제시되고 있으며, 이같은 나래이션이 등장하기 전까지 이 광고는 주위에서 ‘흔한’ 주유소에 관한 장면들을 보여주지만, 뭔가 ‘낯선’ 분위기를 시청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연출된 장면을 통해 수용자의 호기심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로써 이 광고는 이미지 기호가 전체적인 상황을 지배하는 가운데 나래이션으로 제시된 언어메시지가 ‘부유하는 이미지 기표’의 의미를 ‘정박’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언어적으로는 ‘물을 물 쓰듯이 쓰면’이라는 표현에서 ‘은유’의 수사가 구사되고 있으며, 시각적으로도 기름이 들어가야 할 자리를 물이 차지하고 있는 ‘초현실적’ 상황이 낳는 명제인 ‘기름같은(비싼) 물’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각적 ‘유추’에 해당된다. (2) 사회/안정 공익광고 사회/안정과 관련된 공익광고 역시 자연/환경처럼 가장 많이 다루어진 주제 가운데 하나로서 1981년부터 2000년까지 총 38건의 광고가 제작되어 전체 공익광고 중 13.4%를 차지하고 있다(권중록, 2002). 공익광고가 “일반 공중의 이익을 위해 사회적 문제를 설득적 방법으로 제시하는 활동”이라고 할 때 공익광고는 결국 한 사회의 가치를 표명함으로써 사회구성원에게 삶에 대한 기본적인 정향을 제공하는 규범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Hart, 1997). 이 점에서 사회/안정과 관련된 공익광고에서 우리 사회의 가치를 형성하고 규정하려는 정부의 정책과 공익적 성격의 일단을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손(1982)>에서 표현된 개인들의 사랑/신뢰가 우리 사회의 안정/번영을 ‘보장’한다든가, <신뢰사회(1992)>에서 계층갈등/이기주의/지역불신 등의 벽을 ‘하나 되어’, ‘허물자’는 메시지 등에서 ‘집단주의’적 차원에서 각 정권이 사회적 안정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했던 의도가 엿보이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의 공익광고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표현된(65.5%) 추상적인 집단주의적 가치가(권중록, 2002) <질서(1994)>에 이르러서는 좀 더 구체화되고 상황의 대비를 통한 합리적인 소구로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자랑스런 한국인(2004)>에서는 집단주의로 수용자를 묶으려는 의도성이 전면에 드러나기보다는,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랑스런 한국인’으로서 ‘귀납적’으로 묶일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초기 공익광고가 지닌 이데올로기적인 저항감을 해소시키려는 메시지 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① 손(1982) 이 광고의 경우도 앞서 80년대 광고와 마찬가지로 언어적 메시지에 상응하는 시각적 이미지들이 아기손/부모와 맞잡은 아기손/서로 통하는 손/마주 잡은 손/껴안는 손/다수의 악수하는 손/강강수월래하는 손의 순서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점에서 이 광고는 이미지와 언어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띠고 있으며, 동일시할 수 있는 주인공이나 갈등구조를 지닌 스토리가 부재하다는 점에서 비서사적인 구성을 특징으로 한다. 또한 사랑/믿음/존경/공경/신용/신뢰/안정/번영과 같은 추상적인 언어적 표현이 이에 상응하는 이미지로서 밝게 웃는 다양한 사람들의 표정을 사랑/믿음/존경/공경/신뢰의 표정으로 연계되도록 유도되고 있다는 점에서 언어에 상응하는 이미지들이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구조를 띠고 있다. 수사적으로는 진실-사랑/존경-믿음-공경-신용-신뢰-사회안정과 번영으로 연계되는 동일시의 과정을 통해 연관된 개념들이 끝없이 대체되는 꼴을 취함으로써 ‘유사성’에 입각한 ‘대치’가 이루어지는 점증법의 일종으로 이해될 수 있다. 시각적으로는 이 광고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이 사랑과 믿음, 존경의 표현이 즐거워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표정으로 ‘지표화’되어 ‘도상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도상적임과 동시에 지표적이고, 이 모든 과정을 ‘손’이 매개하는 것으로 표상됨으로써 ‘손’의 상징적 차원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믿고 사는 밝은 사회’의 단면들을 나열식으로 시각화하여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화의 구문이다. ② 신뢰사회(1992) 이 광고는 ‘계층간의 갈등, 집단 이기주의, 지역 간의 불신’ 등의 유사한 개념을 우리 사회의 ‘벽’으로 대체함으로써 일종의 은유의 수사학을 구사하고 있다. 이 벽을 ‘허물거나’, 문이 ‘열리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 역시 이같은 은유에 토대를 둔 비유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광고는 시각적으로도 ‘붉은 벽’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이 벽 위에 ‘갈등’, ‘이기주의’, ‘불신’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벽이 지닌 추상성을 언어적 표현으로 친절하게 ‘보완’하고 있다. 이 광고는 언어적인 은유를 시각적으로 그대로 제시해주었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연관성에 입각하고 있으며, 갈등의 단면들과 이를 극복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사내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언어메시지에 의해 전체적인 시각물들이 좌우된다는 점에서 이 광고 역시 언어메시지 주도형의 광고라고 할 수 있다. 시각적으로 이 광고는 서로 부딪히며 다투는 모습, 화난 표정과 서로 손잡는 장면, 벽을 허물고 기뻐하는 장면, ‘하나 되어’ 손을 흔드는 장면 등이 제시되어 있다는 점에서 도상적이며, ‘벽’이 있을 때 전개되는 장면과 ‘벽’을 허문 후에 전개되는 장면을 대비해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대조의 구문임을 알 수 있다. ③ 질서(1994) 이 광고는 “참 이상하다. 줄을 서면 빨리 가는데 그치?”라는 유치원생들의 직접적인 발화와 “질서는 빠르고 편하고 아름답습니다”라는 나래이션으로 진행되고 있다. 시각적으로는 무질서하게 버스를 타려는 어른들의 모습과 줄을 지어 차례대로 버스에 오르는 유치원생의 모습을 교차해서 보여줌으로써 대조의 구문을 취하고 있고, 질서 있게 탄 유치원생 버스가 무질서하게 타는 시내버스에 비해 빨리 출발하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인과적 구문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언어적으로는 질서를 ‘빠르고 편하고 아름답다’라고 표현함으로써 유사한 개념으로 대체하는 은유의 차원이 드러난다. 또한 ‘빠르고 편하고 아름다운’ 질서를 지키는 장면과 ‘느리고 불편하며 무질서한’ 모습을 대비시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언어적인 상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직접적인 연관성’을 띠고 있다. 주인공인 유치원생의 발화로서 전체 스토리의 결론을 내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 광고는 서사내적 구성을 띤다. ④ 자랑스런 한국인(2004) 이 광고는 기차길/칠판에 글씨 쓰는 교사/타자 치는 손/망치/슈퍼마켓 카운터/요리하는 모습/컴퓨터 칩/자동차 조립 장면을 빠른 전환과 타자소리/망치소리/도마소리 등의 현장 효과음을 통해 리드미컬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전반부를 진행하고 있다. 후반부에는 전자 기타음으로 애국가의 한 구절을 들려주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킨 가운데 곡식을 쓰다듬는 농부의 손/어부/간병인/광부/사무실/주먹 쥐는 손/부두를 달리는 트럭/어린이의 웃는 모습 등이 “어려움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당신. 당신은 우리의 자랑입니다”라는 나래이션과 같이 제시되고 있다. 이 점에서 이 광고의 전반부는 언어와 이미지의 관계는 없지만, 후반부에는 ‘최선을 다하는 당신’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 광고는 ‘자랑스런 당신의 모습’을 병렬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서사도 제시되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비서사적이고 언어와의 관계 역시 없거나 간접적인 이 광고에서 수용자의 주목을 유도하는 것은 ‘난타’를 연상시키는 타악기의 리듬감과 빠른 장면 전환이다. 언어적인 면에서는 ‘당신’이란 ‘동일’한 표현이 ‘추가’되어 있으며, 시각적으로는 ‘어려움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을 병치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화의 구문을 택하고 있다. (3) 청소년 공익광고 청소년 관련 문제들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제로 등장하는 만큼 청소년을 목표수용자로 기획된 공익광고의 비중 역시 1981년부터 2000년까지 총 18건으로 전체 공익광고 중 7.6%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권중록, 2002). 초기 광고인 <나라의 미래(1983)>에서는 소구 대상인 청소년을 향해 직접적으로 “최선을 다하라”는 발화수반형 표현을 하고 있는 반면, <자녀에게 관심을(1985)>이나 <가정/청소년(2003)>에서는 ‘자녀에게 관심을’ 갖거나 ‘대화의 창’을 여는 행위 주체로 ‘부모’를 부각시킴으로써 청소년문제의 해결 주체로 어른의 역할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한편 <대화(1990>에서는 ‘서로 얼마나 이해하고 계십니까?’라는 표현을 통해 청소년과 부모 모두의 능동적인 노력과 의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익광고가 우리 사회 내에서 ‘공신력 있는 발화자’에 의해 표현된 ‘절대적인 가치(ultimate term)’를 반영하고 확산시키는 기능을 한다고 본다면 청소년 문제에 관한 이같은 표현의 변화 역시 이 문제에 관한 우리 사회의 의식의 변화를 반영함과 동시에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정향의 변화를 암시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① 나라의 미래(1983) 이 광고는 오프닝 샷에서 등장하는 ‘기차가 달려오는 장면’, 실패와 좌절을 말하는 대목에 등장하는 ‘어두컴컴한 터널 장면’, 청소년의 기백과 매진을 독려하는 대목에 등장하는 ‘떠오르는 태양’과 ‘푸른 하늘’의 이미지가 모두 비서사적 이미지들이자 언어적 메시지와 간접연관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그 밖의 이미지들은 도서관/수영 · 등산 · 메달 수상 장면 · 야구 · 롤러스케이트 · 역도/실험실/즐거운 표정으로 달려오는 젊은이 등으로 이어지면서 언어메시지에 제시된 채찍질/준비/노력/의지/전진/기백/미래/매진/최선/결실 등에 상응하는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언어적인 메시지와 직접연관되어 있다. 수사학적으로는 ‘동일’한 차원의 개념들이 ‘추가’되는 형태의 ‘반복’의 수사학을 구사했다고 볼 수 있으며, 시각적 구문에서는 사례들의 병렬적 구조로 일반화의 구문을 취하고 있다. 다만 엔딩샷에 등장하는 ‘즐거운 표정으로 달려오는 젊은이 장면’을 앞서 ‘채찍질하고 준비하고, 노력하고, 매진하여, 최선을 다한 결실’로 해석한다면 인과적 구문의 한 예로 보는 것도 가능하다. ② 자녀에게 관심을(1985) “무관심, 대화 없는 가정, 지금 당신의 자녀는 따뜻한 대화를 원하고 있습니다. 자녀에게 관심을…”이라는 카피로 구성된 이 광고에서는 언어메시지 ‘무관심… 대화없는’에서는 불러도 대답 없는 아버지 모습을 직접 보여주고 있고, ‘… 따뜻한 관심을 원하고....’에서 가족끼리 밥먹고, 팔씨름하는 장면을 직접 보여준다던가, 대화의 단절을 ‘아버지’라고 불러도 소리가 들리지 않는 장면으로 처리한 점 등을 통해 언어적 메시지와 이미지 사이의 직접적 연관성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자리를 박차고 문을 열자 바로 달리는 전동차의 모습이 나타나는 ‘초현실적인’ 장면이나 “따뜻한 대화를 원합니다”라는 나래이션에 ‘차갑게’ 지나치는 기차를 보내고 등을 돌리는 주인공의 모습 등은 간접적 연관에 해당되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광고의 특징은 동일시할 수 있는 청소년 주인공이 등장하고, 이 청소년이 연상하는 장면이나 집을 박차고 나가는 장면, 달리는 전동차 앞에 서 있는 갈등하는 주인공의 모습 등으로 잘 짜여진 하나의 스토리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사내적이다. 또한 <우리의 미래(1983)>에 등장하는 열차의 장면이 내러티브와 무관한 외래적 이미지의 도입이라고 한다면, 이 광고에서 등장하고 있는 전동차의 모습은 서사구조 내에서 ‘가출’을 연상시키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무관심’, ‘대화 없는’, ‘따뜻한 대화’로 이어지는 광고카피에서는 동일성의 추가와 대립의 추가가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시각적인 면에서는 대화부재의 가정상황과 청소년의 반항심 그리고 가출을 연상케 하는 전동차 장면 등을 도상적으로 제시함과 동시에 인과적 구문으로 즉 ‘대화의 부재가 청소년의 반항과 가출을 낳는다’는 식의 프레임이 나타나고 있다. ③ 대화(1990) 이 광고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아버지와 아들의 직접발화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때 아버지와 아들이 각각 서로 일방적으로 말하기만 하지, 듣지는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아버지의 발화장면에는 한자 그래픽 자막이, 아들의 발화장면에는 한글 그래픽 자막이 마치 그림이미지처럼 등장하고 있다. 또한 세대간 단절을 표현하기 위해 아버지와 아들이 각각 계단의 위와 아래에 위치하고 있고, 두 사람의 거리 역시 상당히 먼 것으로 표상되어 있다. 이 광고는 언어와 시각물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를 지니고 있으며 동일시할 수 있는 아버지와 아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서 갈등하고 화해하는 장면을 연출했다는 점에서 서사내적 구성을 취하고 있다. 수사적인 면에서는 편견을 버리고 마음을 열고 이해하는 것이 대화의 조건으로 ‘반복’적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와 동일의 수사임을 알 수 있으며, 시각적으로는 대화가 단절되었을 때의 짜증 섞인 얼굴의 모습이나 두 사람간의 거리감 그리고 대화가 진행됨에 따라 점점 좁혀지는 물리적 거리나 환한 웃음 등이 모두 도상적 차원에서 등장한 기호라고 볼 수 있다. 구문상으로는 대화가 단절된 모습과 대화가 진행된 결과의 모습을 사전-사후적으로 뚜렷하게 대비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대조이다. ④ 가정/청소년(2003) 이 광고의 전반부는 빠르게 역으로 들어오는 전동차/전동차가 일으키는 바람 속에서 기다리는 주인공 모습/전동차가 터널로 빠르게 들어가는 장면/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현관거울에 비치는 장면과 교차되면서 집안을 들어서는 주인공 시점의 장면/아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엄마/이를 외면하는 아들의 뒷모습/그리고 아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엄마의 눈으로 빠른 줌인으로 이어지는 장면들이 빠르게 연결되고 있다. 이같은 전반부의 내러티브는 전동차가 들어오는 소음과 빠른 줌, 주관적 시점과 객관적 시점의 교차와 장면전환, 클로우즈 업 등 다양한 시각적인 표현기법들을 동원하여 불안하고 불안정한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도상적으로 표현해주고 있다. 또한 분위기 반전되면서 컴퓨터를 하고 있는 주인공/주인공 앞으로 이메일 전송/엄마와 채팅으로 마음을 여는 주인공으로 이어지는 후반부의 장면들은 “대화의 창이 열리면 마음이 열립니다”라는 나래이션과 만나면서 전체적인 갈등구조가 해소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 광고에도 앞서 다른 청소년 대상 광고처럼 지하철의 이미지가 등장하고 있지만, 주인공의 동선에 따라 등장하고 있다. 또한 엄마와 아들의 갈등구조를 전반부에서는 아들의 주관적 시점으로 후반부에서는 객관적 시점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사내적 구성을 특징으로 한다. 또한 <주수소>처럼 언어적인 카피가 결론적으로 엔딩샷에 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지와 언어사이에 무관성을 전반적인 기조로 삼고 있다. 다만 ‘마음의 창’이라는 언어적 표현이 ‘컴퓨터의 메시지 창’으로 시각화되어 표상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광고의 후반부에는 언어와 메시지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언어적으로는 마음을 여는 것과 대화의 창을 여는 것을 연상의 원리에 입각하여 대치하는 은유적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시각적으로는 대화단절의 불안한 모습과 대화의 창을 연 후의 행복해하는 표정을 대비시킴으로써 대조의 기법을 활용하고 있음과 동시에, 서로의 대화가 마음을 여는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인과의 구문도 설정되어 있다. 지금까지 분석된 총 12편의 공익광고의 언어와 이미지의 수사학의 특징을 종합적으로 제시하면 <표 4>와 같다.
3) 공익광고의 수용자 해독에 대한 분석 결과(1) 자연/환경 공익광고 자연/환경보호 공익광고에 대한 연령별 수용자들의 해독은 매우 상이한 편이었다. 장년층(40, 50대 연령층)이 비교적 높은 동기와 지배적 해독을 보이고 있는 반면에 청년층(10대, 20대 연령층)은 낮은 동기와 타협적 해독이나 일탈적 해독을 보이고 있어서 서로 다른 ‘이해 공동체’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매우 관심이 높은 주제이다. 나는 야외에 가서 거품이 나는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더러운 물건으로 깨끗한 자연을 해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우리의 정원(1982) 시청, 50대 여성, 주부)” “산에 쓰레기를 버리면 안되겠다고 먼저 생각이 났고 오랜만에 옛날 것을 보니 뜻 깊었다.”(산쓰레기(1987) 시청, 40대 남성, 교사) “그냥 피서지에 가면 쓰레기 많은 것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지만 그냥 관념적이고 의례적인 것일 뿐,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우리의 정원(1982) 시청, 20대 여성 대학원생) “관심이 적은 공익광고이다. 또 요즘은 산에 쓰레기를 두고 오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산쓰레기(1987) 시청, 20대 여성, 대학원생) 광고물에 대한 심미적 판단인 구분에서도 연령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즉 우리의 정원(1982) 편을 보고 “자연풍경이 좋다”는 수용과 “매우 어색하다”는 평가로 대별되었다. 이는 같은 광고에 대해서 연령에 따라서 다른 해독의 양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광고를 보니 자연풍경이 매우 좋다. 옛날에는 저런 광고가 많았는데, 요즘은 맨날 젊은 아이들만 나온다. 저런 광고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40대 남성, 운수업) “성우의 말투가 매우 어색하고 명령조이고, 나에게 자연을 지켜라 라고 명령을 하는 느낌이다.”(20대 남성, 대학생) 그러나 <주수소> 편과 같이 물 부족과 관련된 주제에 대해서는 다른 3편의 자연/환경 공익광고와 달리 “물 아껴쓰기에 대한 관심이 없다”(응답자 4, 40대 여성, 주부)와 “생각보다 광고를 이해하기 어렵다”(응답자, 8, 40대 여성, 주부)와 같이 장년층의 수용이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는 앞서 텍스트 분석에서 <주수소> 편이 발화수반행위를 암시만 하고 있어서 암시적 간접적 메시지의 발화효과가 크다고 언급했지만, 그 대상이 그러한 광고메시지 구성에 익숙한 세대로 제한된다는 점을 암시한다고 하겠다. 즉 장년층은 <산쓰레기> 광고처럼 직접 실천을 청유하는 소구에 대해서는 지배적 해독과 긍정적 입장 그리고 높은 실천의도를 보이는 반면에 <주수소>처럼 낯선 언어와 이미지의 수사로 구성된 광고에는 부정적 입장과 해독을 보인다는 것이다. “공익광고이니 만큼 어린 학생들과 노인들도 많이 보게 될텐데, 그 시청연령에 비해 내용이 어려워 광고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그다지 잘 만든 광고는 아닌 것 같다.”(40대 여성, 주부) “매우 잘 만들어진 광고이다. 왜냐하면 물에 가격을 매긴다는 것과 주유기를 통해서 물을 얻는 장면, 사람들의 어두운 표정으로 우리에게 물 쓰듯 물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잘 경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물을 아껴쓰는 생활습관을 가지려고 한다.”(10대, 남성, 고등학생) 공익광고의 최종적인 목표는 시민들의 관련 주제에 대한 참여와 실천을 독려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환경 공익광고를 보고 메시지가 제안하는 바대로의 실천할 의도를 질문하였다. 응답자들의 대부분은 자연/환경 보존과 물 아껴쓰기 운동에 참여하고 실천하겠다고 응답하였다. 이렇게 실천의지에 대한 높은 동의는 공익광고의 주제가 거부할 수 없는 당위적 행동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청년층의 경우 그렇지 않은 응답자도 있었다. “이 공익광고는 우리 나라가 물 부족 국가가 될 것이라는 너무 극단적인 상황까지 몰고 갔다. 너무 비판적이고 희망이 없어 보이는 침울한 광고였다. 물의 중요성은 조금 인식하겠지만 나와의 관련성은 약한 듯 하다. 물을 아껴야 한다는 생각을 가끔 하겠지만, 행동이 따르지는 않을 것 같다.”(주수소(2001) 시청, 10대 남성, 고등학생) (2) 사회/안정 공익광고 사회/안정과 관련된 공익광고에 대해서는 장년층에서 높은 관심과 동기가 나타났지만, 청년층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손(1981)> 편을 보고 장년층은 “사랑에는 믿음이 있어야 하고, 믿는 사회가 되자는 카피가 기억에 남고, 모든 사람이 손을 잡고 원을 만드는 장면도 인상적”(40대 여성, 주부)이라고 평가하는 반면에 청년층은 “신뢰하는 사회라는 말이 참 생소하게 다가왔다.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던 것을 광고를 통해서 보게 되는 낯설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메시지에 대한 해독에서는 세대간 차이가 크게 발견되지 않아서 모두 타협적, 일탈적 해독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는 사회/안정이라는 주제자체가 매우 이데올로기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거부반응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특히 초창기의 추상적인 집단주의적 가치를 소구하는 광고에 대해서는 세대를 불문하고 재미없다거나 부정적 반응들이었다. “그저 그러한 광고 같다. 요즘 잘 만들어진 광고에 비하면 감동이 없고 단순하고 재미도 없다. 시선이 자꾸 다른 곳으로 간다. 10년 전 국민들은 단순했던 것 같다.”(손(1982) 시청, 50대 여성, 주부) “무슨 내용을 뜻하는지 자세히 모르겠다. 벽 허무는 건 아이디어가 뛰어난데 그것을 보고 그런 것들이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은 안난다. 현실과 무관한 거 같다.”(신뢰사회(1992) 시청, 40대 남성, 교사) “별로 느낌이 안온다. 진짜 없다. 웃긴다. 별로 감흥을 못 느낀다. 지역사회의 벽을 어떻게 허물라는 것인지 모르겠다.”(신뢰사회(1992) 시청, 10대 남성, 고등학생) 그러나 텍스트 분석의 결과에서 보았듯이 ‘추상적인 집단주의적 가치’ - ‘구체적 실천과 합리적 소구’ - ‘의도성의 내재를 통한 저항감 해소’라는 역사적 변천의 메시지에 따라서 수용자들의 해독에도 변화가 있었다. 특히 텍스트 분석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랑스런 한국인>의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귀납적’으로 묶일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이데올로기적인 저항감을 해소하는 메시지 전략은 수용자의 지배적 해독을 강화하는 장치로 작동한다고 하겠다. 또 빠른 장면전환과 짧은 나래이션에 대한 심미적 판단도 매우 우호적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해독은 세대간 매우 동질적이었다.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광고가 정말 멋있다. 광고 중간 중간에 아무런 말 없이 화면만 보여주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40대 남성, 사업)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좀 더 자신의 일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만든 광고라 생각된다. 우리 나라가 이만큼 발전하게 된 원동력을 잘 표현했다.”(20대 여성, 대학생) 하지만 내재된 지배 이데올로기를 간파하고 일탈적 해독을 하고 있는 수용자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10대 남성, 고등학생으로 “자신의 이득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이지, 국가를 위해서 일하는 것은 아니다. 또 직업 있는 사람들은 이 광고를 보고 아무렇지 않겠지만 직업이 없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이 들겠는가”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천성과 관련해서는 수용자의 동기나 이해 그리고 입장, 구분보다는 광고 주제가 갖는 실천방안의 유효성에 더욱 좌우되었다. 예를 들어 <손>이나 <신뢰사회>를 시청한 수용자들은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았고, <질서>나 <자랑스런 한국인>을 시청한 수용자들은 한줄서기 운동이나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함으로써 공익광고 시청 후 실천의지를 보여주었다. 또 이러한 실천성의 차이는 세대간 차이가 별로 없이 동질하게 나타났다. “사회통합해야 된다. 광고를 보면 저렇게 누가 좀 해줬으면 좋겠다. 저렇게 때려 부셔서 부서지는 것이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광고로 될 것 같지는 않고, 아직 보수적인 사람들이 많아서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다. 나는 법대로 살고 있어서 실천할만한 것이 있겠는가”(신뢰사회(1992) 시청, 40대 남성, 운수업) “뭐 내가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그냥 선거에 참여하고 나중에 돈 벌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정도가 아닐까.”(신뢰사회(1992) 시청, 20대 여성, 대학생) “버스 타면서 경험한 일이다. 광고를 보고 나서 질서를 지키는 것이 더 편하고 빠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질서(1994) 시청, 50대 여성, 주부) “광고를 보고 나서 지금 제가 해야 하는 것들을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좀 더 노력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자랑스런 한국인(2004) 시청, 20대 여성, 대학생) (3) 청소년 공익광고 청소년을 주제로 한 공익광고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높은 동기를 보였다. 그것은 응답자들이 대개 부모와 자식간의 대화와 관계를 소재로 한 청소년 공익광고가 그들의 현재 가장 관심을 갖는 주제이자 양자간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적 어려움은 “우리 부모님은 나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부모님과 대화를 해도 통하지 않고 나의 말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게 섭섭해서 가출을 생각한 적이 있다”(10대 남성, 고등학생)는 토로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청소년 공익광고에 대한 높은 관심은 다음과 같이 드러나고 있다. “내 아들과 딸이 젊으므로 당연히 관심이 있다. 대학교 잘 다니면서 바르게 커가는 딸과 아들이 광고에서 저 사람들처럼 튼튼하고 알차 보였으면 좋겠다.”(나라의 미래(1983) 시청, 50대 여성, 주부) “관심이 많이 가는 주제이다. 항상 대화하려 노력하며 자주 대화를 하려는 편이다. 특히 광고의 장면처럼 우리 아이도 학교 갔다 와서 인사만 한 채 자기 방어가 들어가 컴퓨터를 하곤 했다. 그때 아이들과 대화하려고 시도했던 기억이 난다”(가정/청소년(2003) 시청, 40대 여성, 주부) “관심이 높다. 동생도 있고 나도 지금 열심히 준비해서 미래를 탄탄히 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 그래서 더욱 더 관심이 가는 광고였다.”(나라의 미래(1983) 시청, 20대 여성, 대학생) 텍스트 분석에서 제시되었던 소구 대상을 청소년으로 한정하고 “최선을 다하라”는 발화수반형 표현(나라의 미래 편)에 대해서는 청년층에서 두 가지 상반된 해독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장년층 수용자들의 해독은 일관되게 지배적 해독의 형태였다. 다음은 청년층의 상반된 해독이다. “메시지와 주제와의 연관성이 결여되었다고 본다. 표현이 조금 촌스럽다고 생각한다. 광고를 보는 내내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최선을 다하는 자만이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나래이터의 말은 별로 좋은 인상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 청소년 미래의 중요성은 이미 알고 있었고 이 광고를 보고 알게 된 것은 아니다.”(20대 여성, 대학생) “처음에 기차가 터널을 뚫고 나오는 장면에서 함성을 지르고 싶었다.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속력을 내는 모습이 너무 시원해 보였기 때문이다. 나도 사춘기일 어두웠던 시기가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광고에서 말하는 것처럼 나도 이 나라를 책임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의 미래는 곧 국가의 미래이고 국가의 미래는 나의 미래라고 생각한다.”(20대 남성, 대학생) 청소년 문제 해결과 대화의 행위 주체로 ‘부모’를 설정한 공익광고(자녀에게 관심을 편과 가정/청소년 편)에 대해서 장년층은 자신들의 실천 노력을 다지는 해독을, 청년층은 부모의 노력에 대해 존경하면서도 자신이 먼저 대화의 문을 열지 못한 것에 대해서 반성하는 해독이 많았다. 이러한 점은 가족간의 대화문제에 있어서 서로 상대방이 먼저 나서줄 것을 기다리는 수동적 입장에 놓여 있음을 의미한다. 또 이러한 입장은 자신은 준비가 되어 있는데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는 아쉬움의 표현이기도 하였다. “내 아들, 딸이 고등학교 시절에 피곤에 절어 집에 들어오던 모습이 기억 난다. 컴퓨터를 배우지는 못하더라도 나도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가정/청소년(2003) 시청, 50대 여성, 주부) “인터넷 사용의 급증으로 채팅은 얼굴은 마주보지 않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연결체 역할을 한다. 나도 대화를 통해 자녀에게 힘과 사랑을 줄 것이다. 그들과 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다.”(가정/청소년(2003) 시청, 40대 여성, 주부) “늘 자식과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하면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애들도 이야기하려고 하지 않고 혼자 컴퓨터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자녀에게 관심을(1985) 시청, 40대 여성, 주부) “이 광고를 보면서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엄마가 먼저 하시기 전에 우리가 먼저 마음을 열고 대화했어야 한 건대… 나도 집에 들어오면 컴퓨터 앞에 앉는 게 일이었다. 광고에서 세대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어머니가 컴퓨터를 배워서 아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가정/청소년(2003) 시청, 20대 여성, 대학원생). “부모가 약간만 관심만 가지고 있으면 가출은 하지 않는다. 광고에서도 아버지가 ‘나가지마’라고 한마디만 했어도 집을 나가지 않았을 것이다.”(자녀에게 관심을(1985) 시청, 10대 남성, 고등학생) 하지만 “그 당시 가출한 아이들이 부모의 무관심 때문에 나간 것은 아니다. 광고에 나오는 내용이 이해되지 않는다”(자녀에게 관심을(1985) 시청, 40대 남성, 교사)면서 부모에게 청소년 보호의 책임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반응도 있었다. 또 <자녀에게 관심을>의 응답에서는 청년층과 장년층이 광고에 사용된 상징에 대해서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는 점도 이채로왔다. 지하철의 의미를 장년층은 ‘단절’, ‘소외감’과 같은 상징 장치로 사용하고 있다고 구분하고 있으나, 청년층은 ‘가출’이라고 해독하고 있었다. 텍스트 분석에서 제시된 청소년과 부모 모두의 능동적인 노력과 의지를 호소한 <대화> 편에 대해서는 청년층과 장년층 모두 상호간의 이해와 대화를 중요시해야 한다는 지배적 해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텍스트에 대한 높은 심미적 평가(구분)와 긍정적으로 동의하는 입장이 드러났으며 향후 실천의도도 높게 나타났다. “매우 잘 만들어진 광고로 보인다. 대화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되었다. 사실 부모는 언제나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대화를 원한다. 부모가 관심을 갖는 만큼 자식들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청소년 보호라고 이야기하지만 이제는 부모가 외로운 세대이자 보호를 받아야 할 대상이다. 대화가 많은 가족은 실망감도 덜하고 힘든 일에 잘 대처할 수 있으므로 가족과의 대화를 활성화할 것이다.”(40대 남성, 운수업) “세대간의 격차를 잘 드러내는 광고라고 생각한다. 모든 대화의 단절은 세대간의 격차와 이해 부족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사용하는 언어나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것을 광고가 잘 보여주고 있다. 아버지와 대화가 잘 안되는 편인데, 다시 한번 아버지와의 대화의 장을 마련해 보고 싶어진다.”(20대 여성, 대학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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