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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광고분석1) 담화의 통사 - 의미론적 분석(1) 형상과 주제간의 동위성 이 연구의 주된 분석대상인 영창피아노 TV광고에는 똑같은 스토리를 30초, 20초, 15초용으로 각각 편집한 3가지의 텍스트가 있다. 이중 주로 방영된 것은 15초용이지만, 분석의 편의상 30초용을 텍스트로 삼았다. 이 텍스트는 다음 11개의 분절단위로 이루어진 시퀀스(Sequence)로 구성되어 있다. 이 시퀀스는 분석자의 자의성에 따른 것이 아니라, 영상의 구성상태를 그대로 잘라낸 것이다. Sequence1 탱크가 마을로 다가오며 포탄을 발사함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각 시퀀스마다, 그리고 전체 통사구조 자체에서 표현상의 대립효과가 잘 살아있다는 점이다. 우선 대립의 전체적인 통합체(syntagm) 속에는 대립의 계열체(paradigm)가 두 개 존재한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여기서 계열체란 어떤 공통성을 지닌 기호요소들의 집합으로 이로부터 기호요소들을 가능하게 해주는 일종의 재고조직(inventory)을 뜻하며, 통합체는 계열체로부터 선택된 기호 요소들을 조합한 결과로 얻은 기호복합체를 뜻한다(김경용, 1994, pp.94-101). 이 광고텍스트에 나타난 대립을 분석함에 있어 하나의 계열체를 ‘대립A’, 또 하나의 계열체를 ‘대립B’라고 하고 각 시퀀스의 요소들을 동질적인 대비의 축으로 분류하여 무작위로 나열해보면, ‘대립A’에는 탱크, 포, 총, 늙은 병사, 젊은 병사, 전쟁터, 폐허, 총성, 포성 등이 속하고 ‘대립B’에는 마을, 피아노, 소녀, 교회, 피아노소리, 천사상 등이 포함된다. ‘대립A’에서 전쟁터와 폐허는 ‘전장(戰場)’과 동일한 의미를 지니므로 함께 묶을 수 있고 늙은 병사와 젊은 병사는 ‘병사’로 탱크와 총, 포는 ‘무기’로, 총성과 포성은 ‘무기소리’로 각각 묶을 수 있다. ‘대립B’에서는 마을과 교회 및 천사상은 ‘마을’로 함축할 수 있다. 이렇게 보았을 때 대립A의 전장, 병사, 무기, 무기소리는 각각 마을, 소녀, 피아노, 피아노소리와 직접적으로 대응한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이 광고에서 다음과 같은 형상적(표현적) 이항대립(binary opposition) 구조를 추출해낼 수 있다. <형상적(표현적) 대립구조> 전장 : 마을 다음에는 이와 같은 형상적(표현적) 대립구조를 기반으로 주제적(내용적) 대립구조를 추출해보도록 하겠다. 우선 전장과 마을의 대립에서 파괴의 공간과 일상의 공간이라는 대비적 의미를 추출해낼 수 있다. 발단부분에서 이 광고의 공간은 전장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원래 일상의 삶이 존재하던 마을이었다. 일상의 공간이었던 마을이 공포와 폐허로 상징되는 파괴의 공간으로 바뀌고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를 통해 일상의 공간으로 복원되는 과정을 이 광고는 보여준다. 그 다음 병사와 소녀의 대립에서 잔인함과 순수함의 대비적 의미가 추출된다. 총을 든 병사와 순진무구한 소녀는 처음 서로 다른 운명 속에서 부딪히다가, 소녀가 달려가서 치는 피아노소리에 감동한 병사가 총을 버림으로써 손을 잡고 화합한다. 그 다음 무기와 피아노, 그리고 무기소리와 피아노소리의 대립에서 살육성과 생동성이라는 대립적 의미를 이끌어낼 수 있다. 피아노소리가 줄 수 있는 생동과 희망의 휴머니즘을 가장 파괴적이고 절망적인 총성과 포성 등 무기소리와의 대비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피아노소리(쇼팽의 레퀴엠)는 한편으로 이 광고의 배경음악(영화 쉰들러리스트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과 어우러지면서 ‘마음을 움직이는 소리가 있습니다’라는 카피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텍스트의 조형적 범주에 따른 의미적 대립구조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주제적(내용적) 대립구조> 파괴 : 일상 이와 같은 분석의 결과를 토대로 하여 두 가지 동위성(isotopie)을 구성할 수 있다. 동위성, 혹은 동위소란 ‘이야기의 일관된 독서를 가능케 하는 의미론적 범주들의 반복적인 집합’이라고 정의된다(김성도 2002a, p.109). 이야기 혹은 행동자가 아무리 다양한 모습을 띠고 나타나더라도 토대가 되는 하나의 개념이 어떻게 계속 연장되어서 한 편의 이야기의 동질성을 확보해주는지를 이해시켜 주는 개념이다. 동위성의 개념은 레이모어 Leymore(1999)의 망라적 공통분모(ECD; Exhaustive Common Denominator)와도 유사한 개념이다. 이 광고에서 동위성의 하나는 파괴, 잔인함, 살육성을 통해 구해지는 ‘전쟁’이고, 다른 하나는 일상, 순수함, 생동성을 통해 얻어지는 ‘평화’이다. 즉 이 광고는 ‘파괴/일상’, ‘잔인함/순수함’, ‘살육성/생동성’의 세 가지 미시적(micro) 대립구조를 통해 ‘전쟁/평화’라는 거시적(macro) 대립구조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표현과 내용간 상동성(homology)의 관계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이제 내적분석을 통해 얻어진 두 개의 동위성, 즉 전쟁과 평화라는 대비의 축을 염두에 두고 시퀀스를 따라 텍스트를 다시 읽어보자. Sequence(이하 S)2, S3, S5, S9의 경우를 보면, 위풍 당당히 지나가는 탱크와 어지러이 도망 가는 사람들, 위를 향해 총을 쏘는 군인과 아래로 무참하게 고꾸라지는 교회의 천사상, 공포에 찬 눈길로 폐허 속을 걸어오는 소녀와 연민의 눈길로 그 소녀를 바라보는 늙은 병사, 연주되는 피아노 건반과 땅에 떨어지는 총 등, 그 시퀀스 하나하나만으로도 전쟁을 지양하고 평화를 갈구하는 이 광고의 주제가 요약되어 있다. 도입부인 S1과 마무리인 S11은 그 자체가 서로에 대한 대립인데, 앞뒤의 이런 장면배치에서도 전쟁에서 평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제가 암시되어 있다. S6, S7, S8은 이 광고의 전환부이자 이 광고의 마케팅적 장치가 교묘히 녹아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소녀가 폐허 속을 달려 피아노를 치고, 병사들은 포성 대신 들리는 피아노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가 감동에 겨워 피아노쪽으로 다가간다. 전쟁의 갈등에서 평화의 화해로 전환하는 지점에 피아노의 역할을 극대화시킴으로써, 제품 즉 영창피아노에 대한 호의도를 클라이막스로 이끌려 하고 있다. S10의 소녀와 병사가 손을 잡는 장면은 극단적인 대비가 해소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2) 기호 - 이야기체 구조(1) 서술 프로그램 동위성 분석에서 드러났듯이, 표층구조에서 이 광고의 가치대상 혹은 가치목표는 추상적인 가치인 평화이다. 이제 주요 행동자인 소녀와 병사가 평화를 얻게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가를 서술 프로그램(PN : programme narratif, narrative program)의 형식을 통해 나타내보자. 서술 프로그램이란 표층의 서술 통사를 부호로 도식화함으로써3) 서술의 가변요소(variants) 속에서 불변요소(invariants)를 구분하기 위한 도구이다(김성도, 2002a, pp.191-204; Courtes, 1992, pp.107-122). 이를 위해 몇 가지 기본개념을 검토해보기로 하자. 이 도식의 핵심은 행위의 주체와 가치의 대상을 상정하고, 행위주체와 가치대상 간의 관련 양상과 그 변화를 표현한다는 것이다. 주체를 S, 대상을 O라고 했을 때 주체가 대상을 획득하거나 소유하거나 향유하고 있는 경우, 이를 연접(conjunction) 상태라고 표현하고 ‘S∩O’로 표시한다. 반대로 주체가 대상을 잃거나 빼앗기거나 소유하지 못한 경우, 이를 이접(disjunction) 상태라고 표현하고 ‘S∪O’로 표시한다. 주체가 대상과 연접되었다가 이접되었으면 ‘S∩O → S∪O’로, 그 반대의 경우는 ‘S∪O → S∩O’로 표시한다. 이 광고의 주요 프로그램은 소녀가(피아노 연주를 통해) 평화를 가져오며 병사들도 소녀가 가져온 평화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PN = F〔(S1∪O)→(S1∩O)〕 S1 : 소녀, S2 : 병사, O : 평화 그런데 이 주요 프로그램이 가능하기 위해서 행위 주체인 소녀가 피아노와 연접하는(연주하는) 프로그램과, 또 하나의 행위주체인 병사(들)이 총과 이접하는(버리는) 프로그램의 두 가지 보조 프로그램을 필요로 하고 있다. 즉, 소녀가 피아노를 연주하자 그 음악에 감동해서 병사들은 무기를 버리게 되는데, 바로 이 부분이 이 광고의 클라이막스이자 전쟁에서 평화로 가치가 이전되는 결정적인 순간이 된다. 이를 서술 프로그램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PN = F{〔(S1∪O1)→(S1∩O1)〕→〔(S2∩O2)→(S2∪O2)〕} S1 : 소녀, S2 : 병사, O1 : 피아노, O2 : 총 (2) 행위주 모델 Greimas는 Propp(1998)이 제안한 러시아 민담에서의 두 31가지 기능(functions)에서 6가지의 행위주체에 의한 통사론적 모델을 고안했는데 이것이 바로 행위주 모델(modele actantiel)이다. 이는 텍스트 전체에 등장하는 행위의 주체 즉 행위주들의 역할이나 기능을 체계적으로 연계시키면서, 전체 텍스트가 지향하는 중심적 행위나 중심적 역할을 밝혀주는 모델이다(Courtes, 1992, pp.102~106).
3) 담화구조
우리는 이처럼 하리수라는 한 가지 기호를 통해 세 가지 존재의 사회적 의미를 상정할 수 있다. 하리수의 의미는 그들 간의 차이에서 드러난다는 것이 바로 구조기호학적 시각이다. 하나의 동일한 의미범주, 하나의 동일한 구조를 구성하는 변별자질들이 유지하는 관계와 의미의 변화 혹은 생성경로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기호사각형(semiotic square)이다(Floch, 2001, pp.20~23). 구조기호학에서는 기호사각형을 ‘의미작용의 기본구조’라고 말하고 있다. 기호사각형으로 남자와 여자의 의미적 관계 양상을 나타내면 <그림 3>과 같다. 이제 이 기호사각형을 통해, 담화구조에서 이루어지는 몇 가지 의미작용들을 살펴보자. 담화구조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대립의 해소과정이다. 대립의 해소는 소리, 인물, 공간의 세 가지 영역에서 거의 동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1) 소리의 의미작용 이 광고에서 가장 중요한 대립구조를 형성하는 것은 소리의 대립 즉 피아노소리 대 총소리의 대립이다. 이 대립과 그 해소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두 개의 중요한 사물 즉 피아노와 총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총의 경우 병사가 발사하는 총, 휴대하고 있는 총 그리고 피아노소리에 감동하여 땅에 버려진 총 등 세 가지 양태가 있다. 이 각각의 양태들은 병사와 총이 연접에서 비연접, 이접으로 진행하며 주요가치인 평화를 향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피아노의 경우에도, 폐허에 버려진 피아노, 소녀가 달려가는 목표로서의 피아노, 연주되는 피아노 등 세 가지 양태가 있다. 그런데 이 각각의 양태들은 평화를 향해 의미를 진전시키기 위해 총의 경우와는 반대로 이접에서 비이접, 연접으로 진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기호사각형 위에 표시하면 각각 <그림 4>, <그림 5>와 같다. 여기서 화살표는 의미의 진행경로를 표시한다. 총과 피아노의 이와 같은 의미작용을 통해 이 광고는 총소리의 살육성에서 피아노소리의 생동성으로의 가치이전을 보여줄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전쟁에서 평화로 이끄는 중요한 매개체가 바로 영창피아노(피아노의 연주)라는 점은 마케팅적 의도와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소리의 의미작용을 기호사각형 위에 표시하면 <그림 6>과 같다. (2) 인물의 의미작용 이 광고에서 평화의 획득을 위해 가장 중요한 행위 중 하나는 소녀와 병사의 손잡음 즉 화합인데,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그 화합은 병사의 양태적 변화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병사에게 처음 마을에 총격과 포격을 가하던 그 포악성이 유지되었다면 화해는 결코 이루어지지 않았고 평화도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총격을 가하던 포악한 상태에서 총을 휴대한 상태의 포악하지 않은 상태로, 다시 총을 버리는 순수한 상태로의 양태변화는 소녀와 병사 즉 주요 인물간의 대립을 해소시키는 결정적인 모티브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기호사각형 위에 표시하면 <그림 7>과 같다. (3) 공간의 의미작용 이 광고의 배경인 공간의 의미변화 역시 주요가치인 평화로의 이행을 순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광고의 공간은 처음엔 총탄과 포탄이 터지고 주민들이 죽거나 피난가는 전장이었다. 곧 이어 승리한 병사들이 진주한 점령지가 되었는데 이것은 한편으로는 폐허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다음에 평화의 피아노소리가 가득한 마을로 복원된다. 똑같은 공간이 이렇게 의미의 변화를 겪으면서 주요 가치를 향해 접근해가고 있다. 이를 기호사각형 위에 표시하면 <그림 8>과 같다.
4) 의미구조와 의미의 생성경로(1) 표층의 의미구조 지금까지 담화의 구조에서 이루어진 의미작용을 소리, 인물, 공간 등 주요한 요소들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서로 밀접하게 관련된 세 가지 의미작용은 전쟁에서 평화로의 이행과 그 과정에서 나타난 대립의 해소가 이 광고 서사의 핵심임을 말해주고 있다. 즉 이 세 가지 의미작용을 통해 전쟁과 평화라는 이 광고의 주요 대립은 자연스럽게 해소되고, 전쟁으로부터 이 광고의 주요가치인 평화로의 진행이 무리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기호사각형 위에 표시하면 <그림 9>와 같다. (2) 심층의 의미구조 Floch(2000, pp.139~140)가 정리한 것처럼, 심층구조는 텍스트가 채택하고 개척하는 본질이고 표층구조는 그 본질이 제공된 순간으로부터 특별한 서사적 기능을 가진 특성을 선택하는 지점이다. 따라서 표층구조인 ‘평화/전쟁’의 대립구조에 내재하면서 그보다 더 깊은 수준에서 ‘평화/전쟁’을 유발하는 본질적인 가치체계가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심층구조를 파악하려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의소(seme)의 발견이다. Courtes에 의하면 의소란 표현의 변별단위 즉 의미를 나타나게 하는 ‘최소의 의미작용 단위’를 말하며 그 본질은 오직 관계적이고 변별적(differential)이며 실질적이지는 않은 특징이 있다고 한다. 또한 특정한 내용에 내재하는 의소는 여러가지일 수 있는데, 그것의 결정은 그것이 사용되는 문맥이나 전체구조 안에서만, 즉 구조의 테두리 안에서만 파악될 수 있다고 한다(1994, p.75). 예를 들어 ‘머리’라는 단어(어휘소)에서 말단성, 상위성, 수직성 등의 의소를 찾아낼 수 있는데 그 의미의 결정은 텍스트의 전체구조 속에서만 파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전쟁과 평화를 이 텍스트와 관련지었을 때 무엇보다 죽음과 삶이라는 의소를 무리 없이 유추해낼 수 있다. 죽음과 삶은 인간존재의 실존적 전제로서 전쟁과 평화라는 가치를 결정 짓는 핵심요소라고 볼 수 있다. 죽음은 전쟁과 전쟁을 통해 발현되는 파괴, 포악함, 살육성 등을 모두 포함하는 의소이며 삶은 평화와 평화를 연상하는 마을, 마을 주민, 교회 등을 포함하는 의소이다. 따라서 죽음과 삶의 대립구조를 이 광고의 본질적인 심층수준의 가치체계로 규정할 수 있다. 소녀의 피아노 연주곡이 삶과 죽음의 문제와 깊이 관련되는 쇼팽의 레퀴엠(진혼곡)이라는 사실도 심층가치로서의 삶과 죽음의 대립구조를 보증해주고 있다. 이제 ‘삶/죽음’의 심층의미구조, ‘평화/전쟁’의 표층의미구조, 그리고 ‘피아노소리/총소리’, ‘마을/전장’, ‘순수한/포악한’의 담화의미구조 등 세 가지 단계의 의미구조 체계를 하나의 그림(<그림 10>) 위에 나타낼 수 있게 되었다. 이 그림은 이 광고텍스트의 의미생성 경로를 한 눈에 확인시켜 주고 있다.4) 인간의 실존적 전제인 삶과 죽음의 심층가치 체계는 전쟁과 평화의 의미작용을 일으키는 서사적 형태로 전환되어 피아노소리와 총소리, 마을과 전장, 순수함과 포악함의 대립구도로 표출되는 이야기를 전개시키게 되는 것이다. 이 광고의 마케팅적 의도와 깊이 관련되는 소리의 경우, 심층의 의미가 표층, 담화의 층위로 진행하면서 ‘삶의 소리 → 평화의 소리 → 영창피아노 소리’로 점점 구체적으로 생성되고 있다. 이를 통해 영창피아노는 죽음을 삶으로 부활시키고, 전쟁에서 평화로 전환시키는 위대한 소리라는 ‘신화(Barthes, 1997)’를 이 광고는 만들어내고 있다.
5) 다른 광고의 경우이제, 광고적 서사의 의미론적 유형을 발견하기 위하여 몇 가지 주요광고의 의미생성 경로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그 사례로서 삼성전자 전자레인지 TV광고(최진실 편), OB라거 TV광고(간첩 편)를 선택했다. 이 광고들도 영창피아노 TV광고와 같이 의미의 생성경로 모델을 적용하여 분석하였는데, 분석과정을 생략하고 그 결과만을 보이면 다음과 같다. (1) 삼성전자 전자레인지(최진실 편) 주요내용 : 꾀병을 앓는 아내(최진실)를 위해 남편이 전자레인지로 통닭 바베큐를 요리해준다. 이를 통해 부부의 애정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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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은 먼저 전체 담론의 주체(sujet)와 대상(objet)을
통해 중심주체와 중심대상을 명료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나서, 발신자(destinateur)와 수신자(destinatair)라는
또 다른 행위주들을 통해, 대상을 중심으로 한 대립구도를
밝힌다. 또한 협조자(adjuvant)와 반대자(opposant)라는
행위주들을 통해, 주체를 중심으로 한 대립적인 관계를
분석한다. 이렇게 하여 <그림 1>과 같은 행위주 모델이
완성된다. 여기서 설명된 각각의 행위주는 반드시 사람일
필요는 없고, 동물이나 사물 혹은 관념도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행위주 대신 행역자(行役者) 혹은 행위소(行爲素)로
번역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행위주
모델을 이 광고에 적용해보자. 우선 이 광고의 가장 중요한
행위주체는 소녀이고 그가 추구하는 대상은 주요한 가치인
평화이다. 그가 대상을 추구할 수 있도록 돕는 협조자는
바로 영창피아노이며, 반대자는 전쟁의 상황과 논리이다.
주체인 소녀가 대상인 평화를 획득할 수 있도록 만든 발신자는
평화를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으며, 획득된
평화의 수신자는 소녀와 마을사람들 그리고 병사들이 될
것이다. 그 결과는 <그림 2>와 같이 표시할 수 있다.
그런데 행위주 모델은 이와 같은 거시적 의미구조뿐만 아니라
미시적 의미구조에도 적용될 수 있으므로 이 광고의 경우
<그림 2> 이외에도 더 많은 행위주 모델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구조기호학의
가장 기본적인 특징은 모든 의미는 차이(differences)의
관계(relations)를 통해 드러난다는 시각이다. 예를 들어보자.
하리수를 여자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아직도 남자로 보는
사람도 있다. 또 여자도 남자도 아닌 제3의 성(gender)으로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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