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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론1) 요약 및 논의광고의 의미생성 과정을 통해 서사(성)의 특성이 어떠한 방식으로 광고 속에 존재하는가를 밝히기 위해 시도된 이 연구는 의미의 생성경로 모델을 핵심으로 하는 구조기호학적인 방법론에 의거하여 영창피아노 TV광고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삼성전자와 OB라거 등 두 편의 TV광고에 동일한 방법론을 적용, 분석하였다. 그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영창피아노 TV광고의 경우, 표층구조에 존재하는 전쟁과 평화의 대립은 심층구조에 존재하는 삶과 죽음의 대립을 바탕으로 생성된 것이며, 담화구조에서 영창피아노 소리와 총소리의 대립을 중심으로 마을과 전장, 순수함과 포악함의 대립을 발현하고 있었다. 그리고 삼성전자와 OB라거 TV광고의 경우, 심층구조에 새 것과 낡은 것, 정상과 이상 등의 대립적 의미구조가 존재하고 이를 기반으로 표층구조와 담화구조의 의미가 생성되고 있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낡은 것’과 대립되는 ‘새 것’의 추상적 가치는 ‘복잡한’과 대립되는 ‘간편한’이라는 실제적 가치로 전환되어 ‘아내가 요리를 하지 않고 남편이 요리를 한다’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표출되었으며, OB라거의 경우 ‘이상’과 대립되는 ‘정상’의 추상적 가치는 ‘무명’과 대립되는 ‘유명’의 실제적 가치로 전환되어 ‘랄랄라는 라면이 아니라 라거다’라는 구체적인 담화로 표출되었다. 즉 이들 세 편의 광고는 심층구조에서 인간의 실존적 전제(삶-죽음), 사물의 유용성(새 것-낡은 것), 현상에 대한 주체의 태도(정상-이상) 등 상식적인 차원에서 우열이 분명한 추상적 가치를 대립시키고, 표층구조에서 자사 제품은 긍정적인 실제가치와, 타사제품은 부정적인 실제가치와 결합시킨 다음, 담화구조에서 소비자들로 하여금 자사 제품에 대한 분명한 우위를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도록 인물과 사건 등을 통해 동기화(motivation)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광고의 서사성을 규명하기 위한 하나의 발견으로서, 이러한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다른 광고에까지 확장 적용함으로써 더 폭넓게 검증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이와 같은 연구결과가 줄 수 있는 의의를 살펴보기 위해 먼저 마케팅과 기호학의 관계에 관한 기존 논의를 대략적으로 검토하려 한다. 심리학자이며 마케팅전문가인 Levy(1987)는 마케팅의 개념이 처음엔 재화를 분배하는 행위와 동일시되었고, 그 다음에는 want와 need를 만족시키는 것과 관련되다가 점점 재화 및 서비스 그리고 의미의 교환과정에 대한 인식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교환과정을 인식할 때 행동의 표면으로부터 보이지 않는 요소에 관한 함의로 이동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또한 기호학자인 Sebeok(1987)도 경제학과 기호학은 모두 교환의 문제를 다루는 학문임을 환기시키면서, 그 두 학문은 전략적 작업은 상이하지만, 동일한 종류의 문제에 대한 접근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마케팅학자인 Rey(1987)는 교환가치와 재화는 기술적·물질적 관점, 경제적 관점, 문화적·인류학적 관점 등 세 가지 관점에서 고려되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마케팅의 대상인 사물은 경제적 재화인 동시에 문화적 상징임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후기 산업사회에 있어서 물질문화와 이데올로기 간의 연결고리로서 마케팅은 확실히 기호학적 연구의 주된 대상임에 틀림없다”(1987, p.36)고 말하면서 ‘마케팅 기호학(semiotics of marketing)’의 존재 이유를 설파하였다. 그리고 영국 Semiotic Solution사는 기호학과 구조주의 이론을 통하여 상품의 문화적 차원과 의미작용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British Telephone 등에 대한 기호학적 컨설팅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Alexander, 1995). 이들은 모두 제품은 단순히 성분, 칼라, 가격, 크기 등 보이는 요소만이 아니라 의미, 가치, 상징 등 보이지 않는 요소의 분석을 통해 그 마케팅의 교환과 정에 접근할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하면서, 기호학이 바로 그것을 해결하는 열쇠가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의 논의는 광고에 관한 강조로 이어지는데, Rey에 의하면 광고는 많은 의미론적 장치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장치이며, 마케팅 빙산의 보이는 부분이며, 경제적 재화와 문화적 가치 간의 기호학적 관계를 창조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1987, p.35). 기호학과 마케팅의 학제적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이와 같은 견해를 염두에 둘 때, 이 연구의 결과는 광고의 encoding과 decoding의 양측면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encoding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 광고회사의 기획자 및 제작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즉, 주로 광고를 통해 드러나게 될 기업과 제품의 의미, 가치체계는 심층구조에서부터 표층구조, 담론구조까지 일관된 규칙에 의하여 조직화되어 있을수록 더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인간사회의 근원적인 심층구조의 의미 대립관계가 명확하게 설정되어야 하고, 시장에서의 현상적인 표층구조의 의미 대립관계가 전략적으로 수립되어야 하며, 이에 따라 표적 대상의 트렌드와 취향에 부합하는 담론구조가 확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했을 때 광고 수용자에 의한 자연스러운 의미의 수용이 이루어져 마케팅 목적에 부합하는 광고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decoding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광고연구 및 분석가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광고물의 의미 혹은 서사구조는 담론구조의 표면적인 수준에서만 파악되어서는 안되며, 심층구조와 표층구조를 포함한 의미생성의 모든 과정에서 입체적으로 파악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 경우 담론구조에서 서사 혹은 의미구조가 해체 혹은 파괴된 것으로 보이는 ‘포스트모던’ 광고에서도 일관된 서사구조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게 된다. 2) 한계마지막으로, 이 연구의 한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기호학적 분석의 일반적인 한계와 관련되는 것으로, 연구대상이 한정되었으며 의미의 유추 과정에서 주로 연구자의 인문학적 판단이 활용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앞으로 더 풍부한 사례분석과 더 객관화된 접근방법을 통해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는 구조기호학의 화용론적 한계와 관련되는데, 텍스트 내적인 분석에만 집중한 까닭에 맥락(context)을 돌아보지 못한 점이다. 이 경우, “분석의 결과가 항상 몇 가지 진부한 이분법(dichotomy) 중 하나로만 귀결됨으로써 대단히 정교하지만 형식적인 조작의 한계에 빠졌다”는 Leymore(1999)에 대한 Sinclair의 비판(1987, p.49)이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텍스트에의 지나친 매몰도 문제이지만, 컨텍스트에의 지나친 종속도 비판되어야 한다면, 텍스트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보여주는 구조기호학은 ‘이데올로기 기호학’이나 ‘비판적 문화연구’의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방법론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셋째는 이 연구와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 서사성에만 초점을 맞춤으로써 표현적인 측면에서의 분석이 풍부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히 Floch가 ‘부바의 나체’ 사진분석(1994, pp.51-71), ‘칸딘스키의 구성4’ 회화분석(1994, pp.73-117), Waterman의 인쇄광고 분석(2000, pp.9-32), IBM과 Apple의 로고심벌 분석(2000, pp.33-62) 등에서 보여주었던 도상성 혹은 조형성에 대한 면밀한 담화분석이 TV광고 분석에서도 시도될 때, 더욱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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