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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론적 배경1) 구조기호학의 개요광고적 서사(성)에 관한 문제에 접근함에 있어 방법론으로 선택한 것은 ‘파리 기호학파’의 구조기호학이다. 파리 기호학파란 1967년 Greimas를 중심으로 C. Levi-Strauss, E. Benveniste R. Barthes 등이 만든 학문적 집단이며 구조기호학이란 F. de Saussurer와 L. Hjelmslev 등의 기호학적 전통을 이어받아 그들이 정립한 학문적 경향을 말한다. 그 이후에는 F. Rastier, J. C. Coquet, C. Chabrol, J. Courteser와 E. Landowski 등이 그 학풍을 계승하고 있으며 현재에는 문학, 언어학, 철학, 조형예술, 광고, 건축학, 민속학, 음악학, 수학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종사자들을 포괄하며 국제적인 운동으로 확대되고 있다(Courtes, 1992; 김성도, 2002a). 파리 기호학파는 ‘그레마스 학파’라고 불릴 정도로 Greimas의 영향이 절대적이며, 광고, 마케팅,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는 Floch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파리 기호학파의 방법론적 특징을 요약하기란 매우 어렵지만, Greimas(1966, 1970, 1997)와 그의 계승자인 Floch(1994, 2000, 2001)의 주요 저작을 통해 중요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구조기호학은 ‘기호학의 대상은 기호가 아니다’라고 도발적인 명제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들은 Saussure가 기표(signifiant)와 기의(signifie)간의 관계로 정의한 기호(sign)는 언어발현의 한 개별적인 단위에 지나지 않으므로, 기호만 연구해서는 언어의 의미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언어의 각 면 즉 표현면과 내용면을 구성하는 단위인 ‘비기호적 자질(figure)’ 혹은 비기호(non-sign)를 찾아서 그 결합 및 상동관계를 밝히는 과정에서 의미작용이 드러난다고 본다. 기호가 아니라, ‘기호 아래에 전략이 있다(Beneath the signs, the strategies)’는 Floch의 언급(2001)은 이러한 입장에 대한 요약적 진술이다. 둘째, 구조기호학은 외부의 사실세계나 지시대상(referent) 또는 발신자 등 외부적 맥락(context)이 의미를 구성하는 요소가 아니라고 말한다. 특히 그들은 의미작용(signification)의 문제를 발신자의 의도와 결부시키는 태도를 거부한다. 즉 기호학이 추구하는 의미작용과, 발신자와 수신자 그리고 외부 세계와의 관계에 관심을 갖는 커뮤니케이션을 구분하는데, ‘텍스트를 넘어서면 구원은 없다(Beyond the text, no salvation)’라는 경구(Floch 2001)가 이러한 입장을 잘 대변하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하면, 문화의 의미를 이끄는 주체는 인간이지만 의미 그 자체는 텍스트 속에 구조적으로 존재함을 천명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인간의 화용론적 삶과 텍스트의 구조적인 삶은 서로 독립된 것으로 파악하게 한다. 셋째, 구조기호학은 텍스트 내에서 어떻게 의미가 생성되고 조직화되는가를 밝혀내기 위해 언술형태로 나타나는 서사(narrative)의 집합을 텍스트로 보고, 선형적(linear)으로 전개되는 텍스트를 계층적으로 구조화함으로써 의미생성의 과정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따라서 구조기호학은 구조적(structural)인 동시에 생성적(generative)이다. 즉, 의미는 대립을 파악하는데서 비롯되고 이 대립을 설명하는 관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에서 구조적이다. 또한 의미를 심층적 표층적 단계들이 점점 복잡성을 띠어가며 이루어지는 하나의 생산과정으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생성적이다. 2) 연구방법의 모델 : 의미의 생성경로지금까지 살펴본 개념 위에서 구조기호학은 텍스트분석을 위해 심층구조(deep structure)와 표층구조(superficial structure)를 포함하는 기호-이야기체 구조, 인물·시간·배경 등이 설정·배분되는 담화구조 그리고 표현의 양식인 텍스트 등 세 가지의 가공적인 층위를 설정한다. 이를 심층의미구조로서 1층, 담화구조를 흡수한 이야기의 구조로서 2층, 담화의 매체적 구조로서 3층이라는 명칭하에 가시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신항식, 2002). 각각의 층위와 구조는 통사론 부문과 의미론 부문을 가지는데, 그는 이러한 기호학적 구도를 의미(작용)의 생성경로(generative trajectory of signification)라고 부르고 있다. 이는 ‘기호학의 일반경제론(Greimas & Courtes, 1993, p.157)’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이라는 뜻은 의미 분석을 완결짓는다는 것이며, 경제론이라는 뜻은 의미분석을 위한 자투리들을 제거한 이후 의미가 구성된 모델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수천가지 종류의 물품의 생산 - 교환 - 소비가 화폐의 모델로 설명되듯이 경제학적 모델을 통해 제품으로서의 담화가 생산되는 것으로 본다. 의미의 생성경로 모델은 따라서 자연언어와 자연세계가 만들어내는 텍스트에 앞서서 존재하는 의미론적 모델이 되는 것이다. 구조기호학은 담화의 통사적 층위와 의미론적 층위 그리고 심층의 층위와 표층의 층위를 <표 1>과 같이 구성하고 있다(Greimas & Courtes, 1993, pp.157-160). 이 모델은 텍스트 표층의 복잡 다단한 표현의 그물들을 풀어 헤쳐서, 담화의 형상적 파악으로부터 심층의 추상적인 의미구조에까지 걸쳐진 텍스트의 관계구조이다. 기호-이야기체의 구조는 광고의 가치론적 구조(선과 악, 추함과 아름다움, 갈등과 화해, 가능과 불가능 등)를 반영한다. 이러한 가치론적 구성하에 광고담화의 주제적인 의미(효도와 불효, 이 옷을 입지 않았을 때와 입었을 때, 전쟁과 종전, 청결함과 더러움 등)가 생성되는 것이다.
(1) 기호-이야기체 구조(semion-arrative structure) ① 심층구조(deep structure) ㉮ 심층의미론(의소의 구조) : 이항대립적 관계에 근거한 기호사각형(semiotic square; 이에 관해서는 후술함)으로 대변된다. 이야기는 단지 이야기를 풀어놓기만을 위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것을 이루는 단위는 의미작용의 기본구조로서 기호사각형 위에서 의소범주로 분절될 수 있다. 이러한 의소범주와 범주들간의 관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른바 사고의 틀 혹은 문제의 틀이 된다. 이는 곧 개별텍스트와 같이 시간적으로 일시적인 것으로부터 일련의 정해진 시간과 공간에서 제시된 동일한 시리즈의 텍스트들이 가지는 잠재적 가치체계(axiom)를 나타낸다. 따라서 이 가치체계는 최소한 텍스트의 표층적 흐름에 비하며 반-시간적이다. 이 반-시간적인 가치가 이야기체 층위에서 발현되어 주체와의 접합하여 통사적 흐름을 결정하는데 이를 현동화(actualization)라 말한다. ㉯ 심층 통사론(의소간의 관계구조) : 모든 종류의 학문은 의미를 합리적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지 텍스트의 의미가 합리적으로 구조화되어 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Levi-Strauss 또한 ‘사회 안의 모든 것이 기능한다는 것은 불합리한 것’(1958, p.17)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모든 것이 말해졌다면 통사는 없다. 즉 행위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텍스트 구조 자체가 ‘구성’되어 있다는 뜻이며 ‘구성’되는 것은 그 텍스트가 완전한 구조가 아님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행위는 무엇이 부족하기 때문에 행해지는 것이지 충만해서는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통사론이라는 것은 텍스트의 의미론적 층이 유동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심층통사론은 통합체의 기본적인 구성과 기능방식에 대한 이론과 기술로서, 분류론적 부문과 통사론적 부문으로 이루어지고 잠재적 전개과정(process virtuel)을 다룬다. 분류론적 부문은 의미작용의 기본구조를 표출하는 분류적 모형을 형성하고 기호사각형을 구성하는 항들간의 관계를 통해 드러난다. 통사론적 조작을 통해 얻는 결과는 동태적이며, 통사론적 조작을 통사론적 변형이라고 부른다. ② 표층구조(superficial structure) 발화자가 발화 이전에 근거해야 할 구조이다. 문장과 시퀀스(sequence), 그리고 이미지적 표현과 내용의 공간을 관찰하면서 얻어지는 이야기적 구조를 말한다. 텍스트에서 설화성의 존재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어떤 설화적 표식을 찾아내어야 한다. 텍스트가 가치부여한 대상과 그 대상의 소유와 (혹은)탈취의 선형적 관계하에서 출발 상태로부터 출발 때와는 반대인 새로운 상황의 행위나 또는 일련의 생산적 행위가 그것이다. 서사의 경로(narrative trajectory) 즉 ‘설화의 전개 과정’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런 연계를 고찰함에 있어서 우리는 두 가지 관점을 구별할 수 있다. ㉮ 이야기체 의미론(행위자와 기능) : 심층의미론은 기호사각형상의 분절을 통해 의미의 소세계(micro-universe)에 의미범주를 부여하지만, 그러한 소세계의 가치는 주체가 그것을 수용할 때까지는 잠재적 성질을 띠고 있다. 의미의 소세계란 담화를 생성하는데 필요한 의미론적 총체이고, 그것은 분류론적 의미범주로 분절될 수 있으며, 의미의 소세계와 담화 사이에는 의미의 일관성을 보장하는 동위성이 존재한다. 서사 프로그램의 분석이 불러일으키는 두 번째 관점은 논리적이거나 또는 계열적이다. 이 관점은 서사의 시간적 및 공간적 진전에 필요한 기능의 전개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출발상태(대상의 소유나 결핍)와 도착상태(기호의 도치와 같은 것인) 사이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필연적 연결을 관찰하는 데 한정된다. 소유였던 것은 결핍이 되고, 결핍이었던 것은 소유가 된다. 이분법적 범주인 대립의 양극은 서사의 논리적 구성의 기초를 이룬다. 논리적 구성은 두 극 중 한 극에서부터(서사행위의 처음에서) 다른 극으로의(끝으로의) 이동을 기록한다. 추상적 범주인 결핍 대 소유는 다음과 같이 다른 의미로도 명백하게 채워질 수 있다. 빈곤 : 부유 행위소의 위상(주체, 대상 또는 단순한 협조자)이 완전히 정해져 있지 않다 하더라도, 이런 작업의 주요행위자와 작중인물에 속하는 위와 같은 이분법적 범주의 대립을 새로이 대치시켜 놓을 수 있다. 어쨌든 설화성에 적용된 이런 논리적인 관점은 정적인 텍스트(textes statiques)의 독해를 위해서 뿐 아니라, 동적인 텍스트(textes dynamiques: 변형의 설화)의 분석을 위해서 기호사각형의 적용을 제안하게 된다. 그러므로 기호학적 연구는 전개되는 층위의 다양성과 더불어, 부정할 수 없는 집중현상 및 단일하고 복합적인 분절의 좋은 예를 보여줄 수 있다(Henault, 1997, pp. 134- 135). ㉯ 이야기체 통사론(행위소 구조) : Greimas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모든 문화뿐만 아니라 역사를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 이야기들에는 어떤 보편적인 요소들이 서로 관계를 짓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생활을 구성하는 언어는 일정수준의 보편성을 담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의미구조의 보편성에 대한 가정은 다름이 아니라 Greimas의 오랜 언어학적 연구와 Levi-Strauss(1958)의 인류학 그리고 Propp(1998)의 러시아 민담 형태론 등과의 교류를 통해 내린 인문학적인 사유에 따른 결론이다. 이 사실을 살펴보면 Greimas는 Levi-Strauss의 인류학적 환원론과 Propp의 형식주의를 통합하여 문학연구의 방법론을 벗어나 일상 역사의 수준에까지 기호학적 저변을 확장코자 한다. Greimas가 Levi-Strauss와 Propp로부터 받아들인 것은 무엇보다도 기호학적 방법론이다. 모든 이야기에는 주어가 있고 동사와 목적어가 있는 것이 그렇다. 주어는 인물이든 사물이든 사건을 이끌어 가는 행위자로서 동사의 주체적인 역할을 시행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Propp의 경험적인 연구는 Greimas의 사유가 연역적인 근거를 가지도록 고무하게 된다. Propp에 따르면 민담은 사건과 행위를 구분하고 통합시켜 기능적으로 분류하여 보았을 때 어느 정도 숫자적으로 한계 지어진 불변항의 형태들을 지니고 있는 것이었다. 이러한 Propp의 불변항은 수평적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만들어 낸다. 이 흐름은 이야기를 읽어 나가도록 하는 선형적인 면모를 지닌 것이다. 따라서 이 통사적인 흐름이 없다면 우리는 의미에 다가갈 수 없을 것이다. 러시아 형식주의자들 이래로 프라그 언어학파 사람들이 문학의 언어학적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주로 시의 문제에 접근하거나 민속학자들이 원자론적인 사고에 근거해서 소설의 인물과 모티브들의 반복적인 양상을 통해 양적으로 연구할 때, Propp는 문학성의 비언어학적 측면 혹은 스토리의 층위에 집중해서 서술구조를 끄집어 낸다. Propp는 당시 민담의 인물들과 모티브들을 서로 독립적으로 그리고 수량적으로만 접근했던 민속학자들과는 달리, 인물과 모티브는 더 작은 단위로 축소될 수 있음을 간파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인물과 모티브 그 자체는 민담의 특성을 드러낼 수 없다는 사실도 알아낸다. 따라서, 몇 가지 축약적인 인물들과 축약적인 단위들을 통해 수많은 인물들과 모티브들을 요약해 내는 것이다. 전기적인 인물이 모티브들을 어떻게 포함하면서 서로 관계하는지를 먼저 살펴보게 된다. Propp는 텍스트를 읽어가면서 연속되는 행동들을 동사(가다, 오다, 반대하다 등) 중심으로 하나씩 잘라가면서 민담텍스트의 동사들이 어떠한 인물(아버지, 공주, 왕자, 폭풍우, 호랑이, 용 등)들을 통해 그 동사들이 어떠한 주제를 드러내는가를 본다. 그렇게 되면 인물이 포함하는 동사들의 유형이 드러나는데 이는 부정사 혹은 명사화(떠남, 돌아옴, 방해함 등)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명사화 과정을 통해 어떻게 마지막 결론에 이르게 되는지를 따라가 본다. 이렇게 해서 Propp는 이야기구조에서 두 가지 핵심의 사실을 얻어낸다. 그것은 첫째, 행위들의 순서적인 시간이며 둘째, 인물들의 역할 유형이 그것이다. 이야기를 구성하는 모티브들의 불변항을 그는 “불변하는 인물들의 불변하는 기능”이라고 명명한다. 그렇게 되면 인물의 전기성은 사라지게 될 것이고, 그 인물이 궁극적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모티브들의 불변항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불변항들의 주변에 있는 변이형들은 제거되거나 종합된다. Barthes가 말했던 촉매기능, 혹은 보통정보 그리고 몇 가지 징후 등의 주변요소들이 그런 것이다. (2) 담화구조(discourse structure) 이 층위에서도 형상소의 분류 등을 다루는 담화체 의미론과 형상적 전개과정을 다루는 담화체 통사론이 있다. 이 구조는 행위소가 행위자로 다시 환원하는 층위가 된다. 형상(figure)은 행위소 모형이나 그것을 형성하는 기능들을 형용하거나 장식하는 역할을 맡은 단위로서, 서로 대립되는 형상적 자질(traits figuratifs)들이 중심이 된다. 담화의 구조는 언술작용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므로 구조의미론에 있어서는 매우 어려운 분석의 층위를 구성한다. 언술은 시간, 공간 그리고 거기서 벌어지는 주체들의 역할이 꾸며져 있는 상태와 그것이 가지는 가치를 말한다. 즉, 말하는 주체로부터 벗어난 말의 구조이다. 통사의 구체적인 하위분야로는 배역화, 시간화, 공간화의 세 부분인데 본서에서는 소리, 인물, 공간의 세 가지 형상을 분류해서 통사적 흐름을 약술해보려 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광고적 텍스트에 있어서 담화구조는 비교적 용이하게 찾아진다. 왜냐하면 언술작용은 광고의 ‘의도성’ 자체이며, 광고의 의도는 제품의 특성을 중심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제 텍스트에 관하여 잠깐 언급해보자. 담화의 매체적 성질에 따라 텍스트가 새로이 구성될 수 있다. 이를테면, 시나리오가 담화라면 영화는 텍스트이다. 충분히 상상이 가듯이, 영화적 기호구성체(semiotique)의 시나리오만을 통해서는 영화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시나리오가 제시하는 부분이 영화의 의미론적 부분이라면 영화라는 텍스트가 제시하는 것은 의미론적 부분을 포함하는 더 넓은 전체의 표현적인 모습이다. 영화가 시나리오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시나리오가 영화에 포함되는 것이기 때문에 텍스트는 담화가 연출(mise en discours)된 것으로 파악되는 것이다. 따라서 의미의 구조는 텍스트의 연출된 복잡한 표현의 그릴을 헤쳐 나가면서 얻어낼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텍스트 그 자체는 의미의 경제학과는 다른 각도 혹은 보다 더 정밀한 기호학적 방법론에 기대어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의미의 생성경로가 제시하는 바의 방법론에 따르면, 텍스트의 또 다른 측면으로서 ‘텍스 트 효과’라든가 ‘수사적 트릭’ 등은 여기서 제시하는 모델안으로 끌어 안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기호학의 연구가 지속적인 발전과정에 있는 이상, 기존의 모델은 변형될 것이며 주변학문과의 연계를 통해서라도 언젠가는 텍스트의 전반적인 구조를 파악해낼 수 있을 것이다. 3) 연구대상이상과 같은 구조기호학의 의미 생성경로 모델을 적용하여 이 연구는 199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화제가 되었던 세 편의 TV광고를 분석하려 한다. 그것은 1996년 방영된 영창피아노의 TV광고(엘지애드 제작), 그리고 1990년 방영된 삼성전자 전자레인지의 TV광고(제일기획 제작)와 1997년 방영된 OB라거의 TV광고(오리콤 제작)이다. 이들 광고를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는 이들 광고만이 구조기호학적 방법론의 분석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1990년대에 화제가 되었던 전형적인 ‘드라마형(dramatized) 광고’의 대표적인 광고물로서 구조기호학의 주요한 개념과 방법론을 적용하여 광고적 서사성의 원형을 밝혀내기 위한 매우 유용한 사례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연구는 세 편의 광고물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통하여 광고적 서사의 단초를 발견함으로써, 향후 다른 광고물에까지 확장하여 일반화를 수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탐색적 연구의 의미를 지닌다 할 것이다. 분석은 서사적 흐름을 중심으로 형상과 형상이 지니는 주제간의 상동성을 파악하며 이를 통해 의소를 파악한 다음, 의소에 근거해서 기호-이야기체의 구조를 기술할 것이며, 다시 형상의 수준으로 돌아와 담화화의 과정에서 소리, 인물, 공간의 의미작용을 기술할 것이다. 즉, 분석의 방향은 표층구조 → 심층구조 → 담화구조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표층구조와 심층구조, 담화구조를 교차적으로 파악해서 이야기의 심층구조가 어떠한 방식으로 표층적인 담화생성에까지 이어지는지 일목요연한 도식을 통해 제시해볼 것이다. 이들 광고 중 영창피아노 TV광고의 경우 앞에서 살펴본 방법론에 의거하여 분석되는 과정이 자세히 소개될 것이며, 나머지 두 편 TV광고의 경우 동일한 방법론에 따라 분석되지만 그 결과만이 제시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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