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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론적 논의1) 인격권으로서 명예와 광고로 인한 명예훼손 현대 민주주의 사회의 본질적인 덕목은 ‘인간의 존엄성’ 과 ‘언론의 자유’ 이다. 인간의 가치와 존엄을 가장 값지게 보장하는 제도는 민주적 방식에 의한 참여와 자원 배분이라고 할 수 있다. 내실 있는 참여와 효율적인 자원의 배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언론 자유의 토대가 굳건해야 한다. 언론은 다양한 사상과 정보를 중재할뿐만 아니라 자원의 집적과 배분에 대한 각 이익 집단간의 첨예한 이견 대립을 조정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모든 국가들이 언론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을 기본권 중의 핵심으로 보장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권리보장이 필요한 탓에 기본권은 내재적인 한계를 지닌다. 특히 언론의 자유를 민주주의의 생명선으로 간주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인격권과 언론자유간의 갈등이 수시로 빚어질 수 밖에 없다. 그 어느 것 하나 소흘하게 할 수 없는 고귀한 가치이자 권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격권은 무엇이고 그 구체적인 형태인 명예는 어디까지, 어떻게 보호되는가? 인격권이란 그 성질상 권리자 자신과 분리되어서는 존재할 수 없는 일신전속적인 법익으로서 인격적 이익의 향수를 내용으로 하는 권리를 말한다. 인격권은 일반적 인격권과 개별적 인격권으로 나뉜다. 개별적 인격권이란 일반적 인격권을 분리해서 구체적인 인격권, 예컨대 생명권·신체권·명예권·초상권 등 각각의 인격권을 말하고 일반적 인격권이란 개별적 인격권의 총체이며 인격권 법익을 총칭하여 법의 흠결을 보충하는 개념이자 개별적 인격권의 모권이기도 하다(이재석, 1995, pp. 9-10, 37-38; 안상운, 1995, p. 21). 그리고 이러한 인격권 중에서 가장 전형적인 것은 ‘명예권’ 이라고 할 수 있다. 명예란 사람이 사회생활에서 가지는 가치로서 법적으로 보호받는 것은 외적 명예, 즉 사람의 인격적 가치와 그의 도덕적·사회적 행위에 대한 사회적 평가이다(임병국, 2002; 손수진, 1998; 표성수, 1997; 박용상, 1997).명예의 보호는 헌법과 형법, 민법 그리고 기타 여러 법령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데,5) 형법의 명예훼손죄 규정에 따르면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 는 처벌 받는다.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는 가중 처벌되며 비방의 목적이 있을 때는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죄’ 로 더욱 무거운 형벌에 처해지고 형법상의 명예훼 손죄는 민사상의 책임을 심판할 때 준용되고 있다. 그런데 명예를 두텁게 보호하게 되면 민주주의 의 초석인 언론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일정한 조건하에서 명예훼손의 위법성은 조각된다. 그 기준은‘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 이며(형법 제310조)언론보도가 진실하지 않더라도 진실한 것으로 오인한 상당성이 인정되면 역시 처벌하지 않는다. 국민의 알 권리 충족과 여론 조성의 견인차로서 언론의 위상과 역할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광고표현물이나 광고캠페인 과정에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위법성 조각의 폭은 얼마나 되는가? 좀더 구체적으로 언론보도로 인한 명예훼손과 광고로 인한 명예훼손의 차이가 있는가?6) 일반적으로 상업광고에서 명예훼손은 일반적인 명예훼손과 달리 자연인 또는 법인만을 지칭하여 명예와 신용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서비스의 제공과 관련해 경쟁자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한다는데 차이가 있다. 즉 언론에 의한 명예훼손은 특정한 사람에 대한 외부적 평판을 저하시키는 데 비하여 비방 · 비교광고에 의한 명예훼손은 주로 경쟁자 내지는 경쟁자의 상품·서비스를 공격하고 궁극적으로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외부적 평판을 저하시킨다는 데 그 특징이 있다. 즉 상업광고로 인한 명예훼손은 명예훼손에서 끝나지 않고 신용을 위태롭게 하거나 이윤 획득 혹은 기업 발전을 방해할 수 있는 신용훼손을 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황철, 1997, pp. 111-120; 김수연, 2000, p. 84). 언론과 광고로 인한 명예훼손의 내용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갈등하는 두 이익, 즉 광고활동의 자유와 명예보호라는 인격적 법익의 상충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언론으로 인한 명예훼손 책임을 일정한 조건하에서 조각시키고 그 조화를 도모하는 것은 이들이 민주주의 유지 · 운영의 양 바퀴이자 헌법상 두 법익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광고의 자유는 헌법상 보호되는가? 광고와 표현의 자유를 논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 나라의
헌법을 살펴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광고에 따라
법적 보호 혹은 규제와 관련하여 통일된 규칙은 없으나
궁극적으로 한 나라의 기본법인 헌법이 광고에 대해서 어떠한
지위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보호 또는 규제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이구현, 1997, p. 21).
2) 광고의 헌법적 보호와 명예훼손 갈등의 조정 법리 탐색 광고의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문제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광고도 표현행위의 일종으로 자유롭게 광고할 자유를 보장받는가하는 점이고 둘째, 무절제한 광고의 해악으로부터 이를 방지하기 위한 광고규제에 관한 문제이다. 이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관련하여 광고의 위상을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에 관한 문제이기도 한데, 표현의 자유가 헌법상의 핵심적인 기본권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나 과연 광고도 표현의 자유의 범주에 어느 정도로 포섭되느냐의 여부는 국가마다, 혹은 논자에 따라 상이한 해석을 내리고 있다(홍승철, 1998, pp. 5-6). 광고를 헌법상 표현의 자유 대상으로 보호할 것 인가? 광고는 광고주가 비용을 지불하고 매체의 지면이나 방송 시간을 구입한 다음 일방적으로 상업적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이유 등으로 헌법상 표현의 자유영역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이 있고 과거에는 이런 입장이 일반적이었다(Gallant & Epworth, 2001, p. 171; 박용상, 2002, p. 491; 김 옥조, 2001, p. 444). 즉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정신활동의 자유이기 때문에 정신활동의 자유라고 볼 수 없는 광고는 표현의 자유로 파악할 수 없고 영업의 자유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김철수, 2001a, p.606; 2001b, p. 398). 방송광고의 사전심의가 헌법에 위반되는가에 대한 헌법 소원 심판에서 방송위원회 및 공보처 장관은 관계 기관 의견을 통해 광고의 언론자유를 부정한다. 즉, 순수한 상업광고는 광고주의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신활동의 자유를 의미 하는 언론·출판의 자유로 파악될 수 없고, 영업의 자유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7) 그러나 광고의 표현행위를 제한해 온 이런 견해는 최근 들어 상당한 비판을 받게 된다. 민주주의의 자유로운 의견형성 질서는 자유로운 포괄적 의견교환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정치적·문화적 관심사항뿐만 아니라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적 영역에서도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박용상, 2002, p.491). 성낙인 역시 전통적인 언론의 자유보다는 강한 제한이 필요하지만 기업 등에 의한 영업광고도 표현의 자유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본다(성낙인, 2001, p.387). 상업광고를 표현의 자유 보호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논자들은 주로 국민의 알 권리나 자아실현, 소비자 기본권 보호를 그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상업광고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 하여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소비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표현의 자유가 추구하는 가치 중 하나인 자아실현에 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소비자들 이 경제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무엇보다도 경제정보에 대한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는 것이다(홍승철, 1998; 이정일, 1990; 김수연, 2000; 서범석, 1995). 따라서 광고가 갖는 일상 생활에의 중요성이나 국민 경제에의 필요성을 무시하고 이를 헌법적 보호대상 밖에 두어 정부가 마음대로 규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민의 경제복지와 알 권리의 제약이 된다(김옥조, 2001, pp.444-445).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1998년 2월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제3조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광고물도 사상·지식·정보 등을 불특정 다수인에게 전파하는 것으로서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한 보호를 받는 대상이라고 설시하였다(헌법재판소 1998. 2. 27. 결정 96헌바2). 미국의 경우도 처음부터 상업광고를 수정헌법 제1조의 대상으로 보호해 왔던 것은 아니다.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상업적 메시지를 언론자유 보호의 대상으로 확장해 왔는데 대체로 197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그 골격이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Lively et al., 1997, pp.151-167; Zuck- man et al., 1988, pp.331-361; Goodale, 1985, pp.393- 398).8) 비판론에도 불구하고 광고를 헌법상의 언론의 자유 보호 대상으로 판단할 경우 광고로 인한 명예 훼손 분쟁을 조정하는 법리 역시 언론법 소송의 특성과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언론보도로 인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갈등하고 경쟁하는 두 기본권간의 이익을 어떻게 조정하고 있는가? 인격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이지만 한편으로 민주주의 사회의 유지 · 발전을 위해서는 언론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호해야 한다. 또 언론의 자유 역시 헌법이 기본권(제21조)으로 보장하고 있는데 양자간의 갈등을 피할 수 없을 때 법원은 일정한 조정의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즉, 국민의 알 권리와 다양한 사상 · 의견의 교환을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는 민주제의 근간이 되는 핵심적인 기본권이고, 명예 보호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을 추구하는 기초가 되는 권리이므로, 이 두 권리를 비교 형량하여 어느 쪽이 우위에 서는지를 가리는 것은 헌법적인 평가 문제에 속한다.9) 인격권으로서 개인의 명예 보호와 표현의 자유 보장 이라는 두 법익이 충돌하였을 때 그 조정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는 구체적인 경우에 사회적인 여러 가지 이익을 비교하여 표현의 자유로 얻어지는 이익, 가치와 인격권의 보호에 의하여 달성되는 가치를 형량하여 그 규제의 폭과 방법을 정한다.10) 따라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에는 진실한 사실이라는 증명이 있거나, 또는 그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할 것이나 그에 대한 입증 책임은 어디까지나 명예훼손 행위를 한 행위자에게 있다.11) “진실의 상당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적시된 사실의 내용, 진실이라고 믿게 된 근거나 자료의 확실성과 신빙성, 사실 확인의 용이성, 보도로 인한 피해자의 피해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행위자가 보도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다하였는가, 그 진실성이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자료나 근거에 의하여 뒷받침되는가 하는 점에 비추어 판단” 한다.12) ‘진실한 사실’ 이라고 함은 그 내용 전 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로서 세부에 있어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할 것이다.13) 또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당해 적시 사실의 구체적 내용,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의 광협,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자체에 관한 사항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타인의 명예의 침해의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 된다.14) 여기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 라 함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의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무방하다고 할 것이다.15) 최근에 언론의 자유와 명예보호간의 소송에서는 표현된 내용이 공적 관계에 관한 것인가, 아니면 사적 관계에 관한 것인가의 차이를 판단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1999년 6월 24일 헌법재판소 결정은 공적 인물과 사인을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고,16) 대법원의 근래 판결 역시 공적인 존재의 공적인 관심사에 관한 언론의 문제제기를 널리 허용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당해 표현이 공적인 존재의 정치적 이념에 관한 때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설시하고 있다.17) 이런 입장에 따르면 향후 언론매체의 공적 관계, 혹은 공적 존 재에 대한 공적인 관심과 문제제기는 위법성 조각의 폭이 상당히 넓어질 것이며 광고와 명예훼손 간의 분쟁조정에도 이러한 법리의 적용이 불가피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이론적 전망을 바탕으로 연구자는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고 해결해 보려고 한다. 첫째, 인격권 침해, 특히 명예훼손을 이유로 한 광고소송 판례에서 인격권 보호와 광고의 자유를 조정하는 데 적용된 법리의 특성은 무엇인가? 인격권은 성명권, 초상권, 음성권, 명예권, 사생활 보호 또는 퍼블리시티권 등 다양한 범주를 갖는 다. 또 2000년 말 기준으로 광고관련 법령이 총 261여 개의 법률과 규정 등 개별법규에 산재되어 있고(이구현, 2001), 관련 판례 역시 의약품, 옥외 광고물, 저작권, 특허권이나 포장, 부동산의 분양과 관련한 사례 등 매우 광범하게 걸쳐 있는 실정이다. 이 연구에서는 인격권 침해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명예훼손과 관련한 광고 소송의 사례를 그 대상으로 한다. 즉, 광고에 게재 된 내용이나 광고표현 방법이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사례에서 갈등하는 두 이익을 조정하는 데 어떤 법리가 적용되었는지, 그리고 그 법리의 특성은 무엇인지를 규명해 볼 필요가 있다. 둘째, 광고소송에 적용된 조정법리는 언론소송, 즉 인격권 침해와 언론보도의 자유 문제를 조정하는 법리와 차이가 있는가? 그 차이는 한국의 법원 이 언론자유와 광고표현의 자유를 서로 다르게 규정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가? 앞서 명예훼손을 이유로 신문과 방송을 상대로 청구한 언론소송에서 법원은 설령 보도내용이 타인의 명예를 침해한 경우에도 ‘공공의 이익’ 과 관련이 있고 ‘진실’ 할 때 위법성을 조각시켜 주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나아가 보도내용이 결과적으로 진실이 아닐 때에도 보도할 당시 진실한 것으로 ‘오인’ 한 상당성이 인정될 때 역시 책임을 면할 수 있다는 것이 현 한국법원의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인격권, 구체적으로 명예를 보호함으로써 달성되는 이익 · 가치와 언론보도의 자유를 보장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가치를 비교 형량하여 두 이익을 규범조화적으로 조정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명예 훼손을 이유로 제기된 광고소송에서도 역시 이러한 법리가 적용되고 있는가, 아니면 이런 언론소송 의 법리 적용이 배제되고 있는가, 만약 적용되고 있지 않다면 그 이유는 광고를 언론 · 출판의 자유영역으로 포함시키는 입장과 이를 부정하는 헌법상의 입장 차이가 발현된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가를 규명해 보려고 한다. 셋째, 인격권 침해를 이유로 한 광고소송의 판결 결과가 한국 광고산업의 법적 환경에 시사하고 있는 점은 무엇인가? 1990년대 중반 이후 대폭 증가한 명예훼손 관련 언론소송은 언론계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 왔다. 언론 현업인들은 취재·보도과정의 위축효과 즉 소송을 두려워한 나머지 사회적 이익을 위해 보도가치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자기검열의 폐해에 빠져 보도를 자제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호소한다. 한편 기사의 확인취재가 강조되고 기사를 사전에 열람하여 문제의 소지를 줄이거나 소송을 전담하는 변호사 제도, 명예훼손 소송에 대비한 보험상품이 시장에 선을 보이기도 하였다. 또 헌법재판소의 결정이나 대법원의 판결을 통해 공인 · 공적사안에 대한 보도와 사인·사적 사안을 구분하여 인격권 보호와 언론자유간의 갈등을 해결해 갈 경험들이 축적되고 있다. 그렇다면 명예훼손을 이유로 한 광고소송 판례의 함의에 비춰 볼 때, 향후 어떤 변화가 예상되고 광고업계에서는 어떤 준비를 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공인과 공적사안에 대한 언론보도의 면책범위를 넓혀가는 언론소송의 추세를 감안할 때 광고소송에서 어떤 법리상의 변화가 요구되는지에 대해서도 제언이 필요한 시점이다.
--------------------------- 6) 언론과 명예훼손을 다룬 학술적 논문은 적지 않지만‘ 광고와 명예훼손’ 을 다룬 연구논문은 드물다.‘ 광고와 명예 훼손’ 연구는 손수진( 1998) 과 김수연( 2000) 을 참조. 7) 이 헌법소원은 형식적 요건의 흠결, 즉 청구기간을 경과해 제기하였다는 이유로 각하되었다(헌법재판소 1998.11.26. 결정 94헌마207). 8) 미국에서 상업적 표현이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대상이 되는가를 다룬 최초의 판결은 1942년 Valentine v. Chrestensen사건이며 연방대법원은 상업적 표현은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 기준 은 광고의 주요한 목적이 공적 이익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사적 이익을 위한 것인가의 구별이었다. 1973년 Pittsburg Press Co. v. Pittsburg Commission on Human Relation et al. 사건에서는 상업적 표현도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대상이 된다면서도 광고행위가 불법적인 행위와 관련될 경우 상업적 표현은 규제된다고 판단하였다. 1975년 Bigelow v. Virginia 사건에서는 상업적 표현이라도 그것이 공공의 이익 또는 일반인이 필요로 하는 정보 가 포함되어 있을 경우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를 받는다고 판단하였다. 이 판결은 광고규제에 대한 자세한 판단은 유보하였으나 광고의 자유에 관한 한 과거에 비해 큰 진전이었다(Gillmor et al, 1998, pp.101-121, 526-528; Gallant & Epworth, 2001, pp. 255-268; 이구현, 1997, pp.54-65; 황철, 1997, pp.157-167; 홍승철, 1998, pp. 66-74; 강준만, 2001, pp.383-391). 9) 헌법재판소 1999.6.24. 결정 97헌마265. 10) 대법원 1988.10.11. 선고 85다카29판결. 11) 대법원 1998 . 10 . 27 . 선고 98다9892판결, 1998.7.14. 선고 96다17257판결, 1998.6.23. 선고 97다58590판결, 1998.5.8. 선고 97다3563판결, 1997.9.30. 선고 97다2420 7판결, 1996.10.11. 선고 95다36329판결, 1996.5.28. 선고 94다33828판결, 1988.10.11. 선고 85다카29판결. 12) 대법원 1998 . 10 .27 . 선고 98다24624판결, 1998.5.8. 선고 96다36395판결, 1998.2.27. 선고 97다19038판결. 13) 대법원 2002.1.22. 선고 2000다37524/2000다37531병합판결, 1998.10.9. 선고 97도158판결. 14) 대법원 1998.7.14. 선고 96다17257판결, 1996.10.25. 선고 95도1473판결, 1996.10.11. 선고 95다36329판결, 1996.4.12. 선고 94도3309판결, 1995.11.10. 선고 94도1942판결. 15) 대법원 2002.1.22. 선고 2000다37524/2000다37531병합판결, 1996.10.25. 선고 95도1473판결. 헌법재판 소는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 라는 요건을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관점에서 그 적용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즉, “국민의 알권리의 배려라는 측면에서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사실(알권리)에는 공공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또 사인이라도 그가 관계하는 사회적 활동의 성질과 이로 인하여 사회에 미칠 영향을 헤아려 공공의 이익은 쉽게 수긍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는 것이다(헌법재판소 1999.6.24. 결정 97헌마265). 16) “언론매체의 명예훼손적 표현에 위에서 본 실정법을 해석·적용할 때에는 언론의 자유와 명예 보호라는 상반되는 헌법상의 두 권리의 조정 과정에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 즉, 당해 표현으로 인한 피해자가 공적 인물인지 아니면 사인(私人)인지, 그 표현이 공적인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인지, 피해자가 당해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自招)한 것인지, 그 표현이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사회성을 갖춘 사실(알권리)로서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것인지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인 표현 내용과 방식에 따라 상반되는 두 권리를 유형적으로 형량한 비례관계를 따져 언론의 자유에 대한 한계 설정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공적 인물과 사인, 공적인 관심 사안과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 간에는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야 하고, 더욱이 이 사건과 같은 공적 인물이 그의 공적 활동과 관련된 명예훼손적 표현은 그 제한이 더 완화 되어야 하는 등 개별사례에서의 이익형량에 따라 그 결론도 달라지게 된다” (헌법재판소 1999.6.24. 결정 97헌마 265). 17) “그 공적인 존재가 가진 국가 · 사회적 영향력이 크면 클수록 그 존재가 가진 정치적 이념은 국가의 운명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므로 그 존재가 가진 정치적 이념은 더욱 철저히 공개되고 검증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의문이나 의혹은 그 개연성이 있는 한 광범위하게 문제제기가 허용되어야 하고 공개토론을 받아야 한다. 정확한 논증이나 공적인 판단이 내려지기 전이라 하여 그에 대한 의혹의 제기가 공적 존재의 명예보호라는 이름으로 봉쇄되어서는 안되고 찬반토론을 통한 경쟁과정에서 도태되도록 하는 것이 민주적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아무리 공적인 존재의 공적인 관심사에 관한 문제의 제기가 널리 허용되어야 함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정황의 뒷받침도 없이 악의적으로 모함하는 일이 허용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함은 물론 구체적 정황에 근거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표현방법에 있어서는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어휘를 선택하여야 하고 아무리 비판을 받아야 할 사항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멸적인 표현으로 모욕을 가하는 일은 허용될 수 없다” 고 설시하였다(대법원 2002.1.22. 선고 2000다37524/ 2000다37531병합판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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