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 문화산업의 이데올로기적 특성
<이데올로기적>개념은 "사회질서에 관한 체계적 이미지"내지 "사회 현상의 복합적 맥락에서 사회 정치적 선택을 일정방향으로 유도하는 신념 및 가치체계"라는 중립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이때의 중립적 의미란 사회과정에서 획득하는 개인적 집단적 체험과 인식작용은 나름 대로의 타당성을 갖는다는 상대주의적 전망을 시사한다(송호근, 1990, p.46-47). 오늘날 이데올로기는 생산과정 그 자체 속에 있다고 하는 독특한 의미에서 선진 산업문화는 그 전신보다 더욱 이데올로기적이다. 이 규정은 도전적인 형태로 현재의 지배적인 공학적 합리성의 정치적 측면을 파헤쳐 내는 것이다(Hewber Marcuse). 생산장치와 그것이 만들어 내는 재화와 용역은 사회체제 전체를 '팔거나'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 대량수송과 매스컴의 수단 의식주 등의 상품 유흥과 정보산업의 매혹적인 산출물 등은 소비자들을 다소간 가볍게 생산자들에게 반응을 수반하고 다니는 것이다. 그 상품들은 사람을 세뇌하고 조작하고 있다(Herbert Marcuse). 후기 자본주의적 경제질서 하에서 대중매체는 우선 무엇보다 상품을 생산하고 배포하는 산업적, 상업적 조직이다. 따라서 그들에 의하면 이데올로기 생산은 매체 생산의 일반적인 경제역학과 그것이 행사하는 결정의 파악에서 분리되게 할 수 없고 또 그런 파악이 적절히 이해될 수도 없다(김지운, 1991, pp.296-297). 마르크스의 이데올로기 개념의 핵심은 극히 간단한 명제다. 즉 사회전체가 복잡해지고 상호 연관적일수록 ① 개인들에 의해 그 일부가 구성되고 있는 사회 전체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렵고 ② 그 전체에 대한 그들의 지식을 얻기 위해 직접적인 경험이 아니라 상징적 형태로 매개되는 경험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된다. 이 두 가지 관련된 요인 때문에 <오류>의 가능성이 커지고 또 상징적 형태의 본질은 거짓말하는 능력이기 때문에 조작의 가능성이 커진다(김지운, 1991 p.297). 문화산업이 자본가계급의 이윤추구를 위한 확대재생산으로 나갈 때 이데올로기의 개입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자본가는 시장논리에 의해 다수의 대중들이 좋아하는 평균적인 문화상품을 생산함으로써 수용자들을 극대화시킨다. 이때 객관성이라는 문화산업종사자의 직업이데올로기가 지배이데올로기에 동조되고, 제반 계급이익을 통합하면서 헤게모니를 장악한 자본이 계급의 이익을 대변하는 국가가 문화생산 과정을 통제하여 대중문화는 지배 이데올로기적 특성을 지니게 된다(강형철, 1986, p.109). 또한, 문화산업의 이데올로기적 기능의 원천적이 발생근거는 신비화 (mystification)에 근거한다. 다시 말해 사회적 현실의 끊임없는 생산과정을 기초로하여 이루어지는 사회적 관계는 인간자신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외부적인 힘에 의해 산출되는, 인간의 의지와는 별개의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른바 물신(fetishes)이 그것이다(박명진(편), 1993, p.126).
커뮤니케이션 활동과 생산물 역시 지배적 사회관계로부터 벗어 나지 못한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상업적 형태를 확립시키고 이를 피지배자(수용자)들이 계급지배의 도구로서 의심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활동이 되게 하기 위하여 미디어는, 물신화의 과정을 밟게 된다. 이 물신화의 과정을 통하여 생명을 가진 민중은 '사물'로 변형되고 사물에는 반대로 생명이 부여된다(A. Mattelart, 이상희(편),1989, p.242). 지배이데올로기는 개인들이 체제 내에서 실천적 활동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자신들의 위치를 자연스럽게 차지하게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개인들로 하여금 그들이 그들 자신을 속이는데 공범자가 되고 있음을 깨닫지 못한 채, 지배도구의 재생산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A. Mattelart, 1989, p.249). 결론적으로 문화산업론의 대중적인 기능을 몇 가지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Jaegg 1979, S.314 김왕석, 1989, p.212-214). 첫째, 어떤 문화매체이든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 언론매체는 사적경제로 구조화되어 있다. 따라서 언론매체들은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최대이윤산출을 실현하려고 시도하고, 이를 위한 방법으로 다각경영, 집중화들을 추구하여, 갖가지 경쟁상황에서 혜택을 보게된다. 둘째,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 개인의 노동조건 및 생활조건은 매체를 통한 이데올로기적 영향을 기초로 성립되는 바, 사람들로 하여금 사회적 관계에 있어서 종류의 문화산업의 목적은 지배계급의 경제적 이윤을 최대화하고 지배계급을 위주로 한 경제구조를 떠받도록 하기 위한 이념적 통제의 수단으로 작용한다. 특히 이데올로기적 조작을 통해 소비자를 통제함으로써 지배계급의 의식을 피지배계급에게 부식(impose) 시키며, 피지배계급으로 하여금 현존의 사회적, 경제적 규범으로부터 어떠한 일탈도 하지 못하게 하고 민중을 스스로 판단하거나 결단을 내리는 자율성을 방해함으로써 반계몽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이정춘(편), 1993, p.510).
물론 이러한 문화산업의 이데올로기적 기능은 사회 현실에서 미디어 내용에 대한 각종 통제와 선별적 규제로 수행된다. 1980년대 빈번하게 가해졌던 사회과학, 북한 원전류 관련 도서에 대한 각종 통제와 국가의 판매 금지 조처나 출판사 등록 취소, 발행인 등록 취소, 발행인 구속 사례는 출판이 지배 이데올로기의 강화 수단으로 활용되는 대표적 사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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