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 결론:문화산업론에 대한 비판과 옹호
1. 비판적 시각
비판적 시각에서 고찰한 문화산업론의 모체는 대중문화 비판론에서 연원한다. 대중문화에 대한 부정적 측면은 대부분 대중문화 비판자들에 의하여 주장된 것으로 여러 학자의 견해가 있다.
B. Rosensberg는 이들 비판론자들을 정치적 입장에서 급진주의자, 보수주의자, 그리고 자유주의론자로 분류하고 있다. H. Gans는 B. Rosensberg와 유사한 정치적 입장 안에서 보수주의자, 사회주의자로 양분하고 있다. H. Gans와 유사한 입장을 취하는 사람은 A. Swinge Wood인데 그는 대중문화비판론을 대중사회 비판론자들의 문화관으로 보고 이를 대중문화 비판론의 초기 제창자들은 귀족주의 내지 보수주의적 입장에서 서 있는 학자들인 Tocquiville, Nietsche, 0rtepee Y. gasset, T. S. Elliot 그리고 F. R. Leavis 등을 들고 있다(이강수, 1987, p.24-27). 비판적 관점에서 중점 되어야 할 '대중사회를 전체주의로 또는 대중문화 비판론자' 들로서는 아도르노, 호르크하이머, 마르쿠제, 밀스, 모랭 등을 들고 있는데, 이들은 비판적 초점을 바로 '문화산업론'에 두고 있다 이들은 대중사회를 위로부터 지배된 사회, 강력하고 독립적인 사회집단과 사회기구가 결여된 사회라고 규정하면서 인간은 대중사회에 있어서 문화산업(미디어산업)의 조작된 기능과 권력의 집행과 조정 그리고 사회의 문화적 초구조화를 통한 통제적 측면을 비판의 초점으로 놓고 있다. 본 장에서 문화산업론에 기초하여 증폭된 H. Morin의 문화산업 및 H. M. Enzensberger의 의식산업론에 대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1) H. M. Enzensberger의 의식산업론(Ckonsness Industry)
독일의 문화철학자인 Enzensberger는 1962년에 출판된 단행본 <개체>에 처음으로 발표된 논문에서 문화산업론을 의식산업론으로 대체하고 있다(Enzensberger, 1974).
그는 현대 독점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 의식산업은 현존하는 지배체제를 견고히 하기 위하여 시멘트로 다지는 과제를 위탁받고 지배체제의 전술적 관점 하에서 의식을 생산하고, 관리하고, 조직화하고, 통제하는 이른바 인간의 의식을 만들어 내는 산업(the mind-making industry: 이강수)으로 규정하고 있다. 의식산업의 주요관점은 그 제품을 판매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존질서를 팔고 기존의 지배적인 인간유형을 영속화시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의식산업에 의해서 생산되는 것은 결코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되는 것은 그 매개나 계속적인 유도나 침투작용을 통해서 몇 배로 확대해서 대체 가능한 내용의 측면이다.
Enzensberger는 이와 같이 문화를 확대하고 '잡아먹는' 의식산업을 문화산업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하였다(이강수, 1987, pp.24-27).
한편, 이러한 의식산업의 4가지 전제조건은 다음과 같은 문제로 나타낼 수 있다.
첫째, 계몽주의로서 의식산업의 철학적 전제이며, 어엿한 성인을 상대로 한다.
둘째, 인권의 평등과 자유의 선언으로서 역사상의 모델은 유럽에 있어서는 프랑스 혁명이며, 공산주의 제국에 있어서는 10월 혁명, 미국, 아시아, 아프리카 제국에 있어서는 신식민주의로부터의 해방이다. 즉 개인은 공동체의 운명이나 자신의 운명을 자유로이 다룰 수 있는 권리가 모두에게 있는 듯한 허상이 생긴다(Enzensberger, 문희영(역), 1985, p.11-13).
셋째, 경제적으로는 자본의 본원적 축적이 의식산업에 선행된다. 1차 산업이 확립되어 소비제의 대량생산이 확보됨으로써 비로소 의식산업은 발전할 수가 있으며 생산방법의 고도화 함에 있어서 지도층뿐만 아니라 대다수 시민의 교육수준은 점점 높아지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노동시간이 단축됨에 따라 그들의 생활 수준이 향상되는 것, 이것이 그들에게 처음으로 막연한 의미와는 다른 특별한 의미의 의식을 갖게 해준다.
넷째, 산업화의 경제과정은 최후의 전제 즉 기술적인 전제를 자동적으로 이루어 놓는다. 또한 이 전제는 자연히 의식을 산업으로 유도하게 된다.
한편, 의식산업의 내용에 있어서 보다 앞선 부분에 있어서 의식산업은 이미 상품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 도서나 신문, 사진이나 녹음테이프 등은 단지 그 물질적 기초에 지나지 않는다. 가령 방송산업이 생산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비물질적인 것이다. 생산되고 공급되어지는 것은 상품이 아니라 모든 종류의 의식내용-의견, 판단, 편견과 같은 것이다 라고 말한다(문희영(역), p.15).
Enzensberger의 이와 같은 의식산업은 다분히 하버마스의 과학화(Sciemtipicatio)의 개념과 유사하다(이강수, p.212). 즉 인간의식의 산업화 즉 인간들로 하여금 이데올로기를 회피시킴으로서 인간으로 그리고 이러한 인간들로 하여금 정치적, 경제적 상황에 대하여 혼돈의식을 만들어 내고 기존의 체제를 합법화시킨다. 특히 주요 의식산업인 매스미디어가 어떻게 대중의 의식을 지배이데올로기로 통합시키는가에 관련된 구체적 사례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2) E. Morin의 문화산업론
기존의 신마르크수주의자들에 의해 개념화된 문화산업론은 이후 E. Morin에 의해 증폭되었다.
E.Morin은 대중문화라는 용어를 서구의 지배적인 산업문화로서 사용하고 대중문화를 생산하고 창조하는 문화산업의 특성을 관료기구적 산업적 모델과 산업화된 창조로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다. 전자의 경우는 신문, 잡지, 라디오, TV, 영화를 극도의 경산업이라고 주장한다. 경산업은 기술적으로 경제적으로 가장 집중적인 산업의 모델로 해서 조절되어 있다고 말한다. 가령 사기업의 틀 속에서는 대신문 그룹, 라디오, TV, 등의 대형회사는 설비를 집중적으로 소유하고 있으며 매스커뮤니케이션을 지배하고 있다. 한편, 공적인 틀 속에서는 국가가 그와 같은 집중화를 확보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술의 집중화에 관료기구의 집중화가 대응한다. 신문사, 라디오, TV국은 관료적으로 조직되어 있다. 관료기구가 창조적인 생각을 여과시키고 그 사고의 틀이 프로듀서, 편집자와 같은 결정자의 손에 들어가기전 검토된다. 이를 결정하는 자는 사기업의 경우 제안된 주제에 들어가기전 검토된다. 이를 결정하는 자는 사기업의 경우 제안된 주제가 실제로 수익이 있는가의 여부로 결정되며 국가의 경우는 그것이 정치적으로 시기 적절한가와 같은 비개인적인 고찰에 의해 결정되고 그 계획을 기술자들의 손에 맡긴다.
이와 같이 어떤 시스템에서도 문화적 힘은 관료기구의 힘과 기술의 힘사이에서 압연되어 있다. 기술과 관련기구에 힘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말해서 대중문화의 생산이 억압되고 있다. 대중문화의 창조가 비인간화되고 창의보다는 생산의 합리적 기구가 우세하며 반면 문화적인 힘이 붕괴해 가는 경향이 생긴다는 것이다(이강수, p.28-32),
따라서 문화산업은 문화산업이 관료 기구화되고 표준화된 구조 그리고 이 산업이 공급해야할 생산물의 독자성(개체성과 새로움)과의 사이에 있는 모순을 극복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또한 E. Morin은 문화산업의 특징을 산업화된 창조로 보고 있는데, 그에 의하면 문화의 영역에 산업기술이 도입됨에 따라 문화는 풍화되며 창조가 생산으로 변해간다고 말한다. 산업화된 창조는 문화산업에 있어서 노동의 엄밀한 분업을 만들어 내게 했고 노동의 분업을 산업적 창조의 다른 분야에서도 여러 가지방식으로 적용시킨다. 산업 디자인 분야에서 조형성과 심미성을 갖춘 각종 상품 디자인은 그것이 판매 증진에 기여할 때만 그 아이디어가 채택되고 상품으로서 판매되는 것이다.
노동의 분업(집단적인 분할)은 산업체제가 구하는 합리화의 일반적인 하나의 측면이다. 이와 같은 합리화에 표준화가 대응한다. 따라서 문화 산업의 내부에서는 자기작품을 부끄럽게 할 뿐 아니라 그것이 자기의 작품임을 부정하는 작자가 증가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산업노동자의 소외현상과 유사한 하나의 소외현상이라고 지적한다(이강수, p.210).
2. 긍정적 시각
후기자본주의 사회의 문화에 초점을 둔 E. Schills와 D. Bell에 의하면 후기자본주의 사회이론은 다원주의 개념과 비중앙집권적 권력구조 그리고 참여적 사회의 토대 위에 정립되었고 그와 같은 사회에 있어서 지배계급은 지식인, 과학자 그리고 경영자들이며 그들의 이데올로기는 자본가들의 수익주의가 아닌 실용주의로 대치되었다고 본다. 따라서 산업사회에서 노동자 계급은 양적인 면에서 소멸되었어도 서비스산업의 급격한 증가로 화이트 칼라노동자와 기술자와 같은 거대한 신중간 계급을 형성시켰다고 보고 이 같은 사회구조에 입각해서 지배적인 중간층문화가 매스미디어를 통해서 전파됨으로서 문화는 지배계급과 동일시 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있다(E. Shills, 1972, p.263). 또한 제학자의 일반적 이론은 기존의 문화에 관한 비판이론이(특히 문화산업론) 대중문화 운영에 게재하는 모순과 자유주의적 이상을 지나치게 무시함으로써 제한적이나마 사회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측면을 제대로 부각시키지 못했으며, 대중문화는 이윤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윤을 위해서는 현상 유지에 불리한 것도 판다는 점, 대중문화는 부분적으로 체제나 현상에 비판적인 지식인들에 의존하게 된다는 점 등의 대중문화의 모순점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또한 비판이론은 대중문화의 조작적 효과를 과장했으며 내용과 효과를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했으며, 사회변화를 지향하는 대안적인 언론의 존재를 무시했으며,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상호 작용하는 계몽된 개인들로 구성된 비억압적 집합체의 가능성을 배제함으로서 현대 사회에서의 사회변화 가능성에 대해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서술하였다는 점 등을 문화산업론에 대한 비판으로 들고 있다(이효성 , 1989, p.294).
한편 UNESCO의 논의로서 어떤 유리한 경제적 정치적 조건이 존재하는 곳에서는 문화산업이 예술분야의 직업과 일반인의 창조성의 발휘 양상을 크게 변모시킬 수 있고 창조적 예술가들과 일반대중들 간의 접촉기회를 높이는가 하면 학교 안팎에서의 교육화 등에 신선한 자극을 제공하기도하고 국민일반에 의한 분화적 표현에의 효과적 참여를 상당히 강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이들 문화산업론에 대한 긍정적 시각의 특징은 철학적이며 이데올로기적인 논의가 빈약하다는 경향을 들 수 있는데 이들 문화산업론에 대해 긍정적 관점들이 의미하는 것은 문화산업에의 분석이 비판적 관점에서만 국한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맥락에서 1967년 '문화산업의 재고'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문화산업 내지 의식산업론은 보다 실용적 관점에서 포괄적인 의미를 갖는 개념으로 확장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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