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방송광고공사 - 광고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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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BC제도의 현황
1) ABC의 의의
코래드의 광고전략연구소에서 발간한 광고대사전에 의하면 "ABC란 신문·잡지의 판매·배포부수를 조사하고 인증하는 기관으로 광고주, 광고회사 그리고 신문·잡지사를 회원으로 구성된 비영리단체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3) 한편 일본의 광고회사 전통에서는 "ABC란 신문·잡지사, 광고회사 그리고 광고주를 회원으로 하여 각 신문·잡지사에 발행부수의 공개를 요구하고 그것을 공사하며, 또 진실하고 정확하게 인증하여 회원들에게 보고할 의무를 갖고 있는 기구이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를 해석하면 ABC는 인쇄매체의 발행부수 및 분포상황을 공정하게 조사하고 확인함으로써 광고집행의 과학화와 거래의 합리화를 도모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구라고 할 수 있다.
ABC는 미국의 사정에 따라 그 운영방식이나 내용에 있어 약간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으나 그 역할과 기능을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ABC는 광고산업의 3각이라 할 수 있는 광고주, 광고회사, 광고매체사의 관계를 원활히 해주고 이들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합리성을 제거시키는 기능을 한다. 광고산업의 발전이 이들 3자의 조화와 균형 아래 발전한다고 전제한다면 ABC는 광고산업 발전의 가장 기본적인 기구라고 할 수 있다.
둘째, ABC는 광고주가 광고매체를 선택하는 데 있어 정보원 제공의 기능을 한다.
ARC에 의하여 공표된 발행부수는 어떤 매체가 어느 지역, 어느 계층에게 얼마나 전달되는가를 알려 줌으로써 광고집행의 과학화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세째, ABC는 광고요금에 대한 무질서한 경쟁을 서로 꾀하고 공정한 광고요금을 책정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해 준다. 방송매체에 대하여 시간(time)을, 인쇄매체에 대하여 지면(space)을 사는 행위를 광고라고 할 때 광고주나 광고회사는 방송된 시간이나, 게재된 지면에 대하여 광고요금을 지불함으로써 광고행위가 성립된다고 할 수 있다. 이 때 ABC가 공표하는 발행부수는 광고요금의 공정한 산정기능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ABC는 독자들에게 매체사에 대한 신뢰성을 주며 경영합리화의 자료를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 매체사의 경영합리화를 위한 구독료 인상이나 광고요금 인상에 있어 독자나 광고주로부터 쉽게 이해를 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ABC에 의해 정확한 발행부수가 공표됨으로써 광고주는 과학적인 광고계획을 광고회사에 그 대행을 의뢰할 수 있고, 광고회사는 광고주의 대행을 받은 광고 메시지를 가장 효율적인 매체에 집행할 수 있으며, 매체사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광고요금을 광고주나 광고회사에 요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 ABC의 설립배경
오늘날 광고의 성공여부는 가장 좋은 메시지의 제작과 더불어 가장 효율적인 매체의 선택에 달려 있다.4) 이를 매체의 문제에만 국한시켜 본다면 광고의 성패는 광고 매시지가 어떤 매체에 언제 게재 또는 방송되느냐에 달려 있다. 광고의 매체계획은 광고주의 메시지를 소구대상층에게 노출시킬 때 광고매체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하도록 고찰된 프로그램을 뜻하며 따라서 광고매체계획의 선정은 비용비교에 따라 최소의 매체비용으로 최대의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향에서 모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한국방송광고공사 조사부에서 조사한 87년 국내 광고업계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광고인들의 반응 결과를 보면 전체 비율중에서 광고유통질서의 문제가 14.1%, 공사제도의 미비가 12.9%를 나타내고 있다.5) (표1 참조)
여기에서 말하는 공사제도의 미비란 TV·Radio등 방송매체에서는 시청률조사제도, 신문·잡지 등 인쇄매체에서는 ABC를 말하는 것으로 공사제도가 정착 된다면 광고유통질서도 저절로 해결된다고 볼 때 광고 업계의 당면과제 중에 가장 시급한 것은 설문 전체의 1/4이 넘는 27.0%의 공사제도의 해결로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발행부수가 공개되지 않을 경우 가장 큰 손실은 투입과 산출의 개념에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광고주가 우선적으로 입게 된다.6) 특히 오늘날 광고비가 비용의 개념이 아닌 투자의 개념으로까지 이해되고 있는 실정에서 광고에 투입된 자금의 합리적 이용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자료의 빈곤은 시장에 대한 주관적이고 경험적이며 따라서 비합리적이며 비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또한 이렇게 결정된 광고전략에 의해 집행된 광고에 대해 사후평가 역시 할 수 없다. 따라서 차기 광고전략 수립에 아무런 가이드 라인이 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7)
따라서 ABC는 어느 나라에서나 광고주의 열렬한 발행부수 공개 요청이 있은 다음 매체사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성립되었던 것이다. 특히 광고활동이 일찍부터 활발한 외국의 경우를 보면 광고주협회의 발족과 함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작업이 진행된 것을 알 수 있다.
3) 미국의 ABC제도
미국의 ABC 설립 추진은 1898년 전국 광고주들이 뉴욕에 모여 정기간행물의 판매부수를 알아내기 위한 모임으로 부터 출발하였다.6)
여기에 모인 참석자들을 주축으로 1899년 미국광고주협회(Association of American Advertising)가 결성되었다. 이 혐회의 첫번째 설립 목적은 정기간행물 발행부수의 정확한 정보를 얻는 데 있었다.
1911년 미국광고주협회는 인사 및 운영 문제 등으로 전국광고경영자협회(Association of National Advertising Managers)로 분리되어 이원적으로 운영되기도 하였으나 1914년5月 통합 필요성을 느끼면서 통합 계획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전광고인들이 모였다. 이 회의에서 미국광고주협회의 회원·광고주12명,
광고회사 회원 5명, 발행인 대표2명 등으로 구성된 ABC 이사회가 구성되면서 세계 최초의 ABC가 설립되게 된 것이다.
곧 이 ABC는 일리노이주 법률에 의해 비영리단체의 법인으로 등록되었다.
미국 ABC협회의 재정은 크게 ①공사 사업수입 ②보고서 제공등 서비스 수입 ③년회비 등으로 충당되고 있는데, 그 중 공사사업수입이 총 재정수입의 60%를 차지하고 있다.9)
1982년 현재 총 회원수는 5,103사로 광고주가 1,457개사,광고회사 465개사, 일간지 1,527개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ABC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은 역시 미국광고주협회와 미국광고대행사협회라 할 수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ABC 이외에 또다른 발행부수공사기관인 BPA(Business Publication Audit of Circulations)가 있는데, 이는 1931년10月에 설립된 것으로 미국내 전문지만을 대상으로 공사, 공표하고 있다.
최근 인冽매체보다 전파매체가 광고매체로서 더 각광을 받게 되고 그 중요성이 증대되어 감에 따라 미국에서는 ABC가 TV·Radio등 시청률조사사업까지 공사영역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10)
4) 일본의 ABC제도
일본의 ABC는 미국이나 영국등 서구에 비하면 매우 늦게 설립되었다. 그 이유는 2차대전 중 산업의 합리화와 함께 광의 합리화가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독일(1949년12월)과 이탈리아(1975년7월)에서도 ABC의 결성이 늦게된 것과 그 맥을 같이 한다.
일본에 ABC가 처음 소개된 것은 미국에 ABC가 결성된지 4년이 지난 1918년경으로 알려진다. 그 당시 일본의 광고璟경은 오늘날의 우리나라와 같이 보통 광고회사를 통하여 신문사와의 교섭으로 광고 요금 등이 주먹구구식으로 정해지는 것이 관례였다. 전후 1947년10월에야 이르러 일본신문협회(1946년 창립) 의 광고전문부회에서 광고주와 광고회사의 집약된 의견으로 요금산정의 주요소로 발행부수의 공개요구를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결의하였다.
·광고요금산정에 있어 발행부수가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신문 광고의 통념이며, 이미 외국에서는 실시되고 있다.
·발행부수에 기준을 두지 않고 광고요금을 마음대로 산정할 경우 광고주도 광고 요금외 산정자료가 없기 때문에 광고모집비 지출이 늘어나 결국 특정 신문사의 실제 수입이 줄어든다.
·발행부수의 공표에는 권위있는 기관과 방법이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광고주, 광고회사, 신문사 합동기관으로 ABC가 설립되어 있으며 여기에서 발행부수를 조사·공표하고 있다.
·광고수입이 신문 경영상 중요한 수입원을 차지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광고계의 과학화와 합리성을 부여하기 위해 더 나아가서는 신문 광고의 해외거래도 시작되려는 무렵이므로 발행부수의 공표는 특히 필요하다.
결국 1952년 광고주, 광고회사, 신문·잡지등 93개사의 회원으로 오늘날의 ABC가 설립되기에 이르렀다.
1984년 9월 현재 총 회원수는 494개사로 광고주 130개사, 광고회사 212개사, 신문사 68개사, 잡지사 47개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참고로 일본 ABC 협회 정관에 나타난 ABC의 사업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11)
·신문·잡지를 발행하는 회원의 신문·잡지의 발행부수를 공사하며 인증한다.
·신문·잡지의 부수, 분포상황, 독자층 특색에 관하여 조사·연구한다.
·기타 이상의 각 항에 부대하는 사항을 수행한다.
5) 우리나라 ABC제도 현황과 과제
우리나라 광고계에서 ABC가 처음으로 논의된 것은 1963년 4월 한국ABC연구소가 발족되면서 국제 ABC기구(IFABC)와 관련을 맺고 미국, 영국, 일본을 비롯한 세계의 ABC관계 자료를 수집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준비 기간을 거쳐서 한국 ABC연구소는 국제ABC연맹의 후원을 받아 비공식 자격의 한국ABC연구회를 구성하여 연구회 형태나마 최초의 ABC단체가 탄생하게 되었던 것이다.
한국ABC연구회는 발족후 첫 단계 사업으로 1968년과 1970년 두 차례에 걸쳐 '신문·잡지 구독실태 조사'를 실시하였으나 이것은 원래의 ABC공사의 기본 원리와는 원칙적으로 다른 표본조사였으며 재정 역시 그때 당시의 의약품 PR구락부의 후원으로 이루어져 과학적인 실태 조사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뒤 이 연구회는 1972년 'ABC란 무엇인가' 등을 번역·출간하는 등 ABC제도의 본격적인 도입에 주력하였으나 1973년에 이르러 더 이상의 진전을 보지 못하고 해산되고 말았다.
2세기에 접어든 우리 나라의 광고산업에 광고의 과학화와 합리화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 조건인 ABC의 설립이 아직도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은 광고산업의 어느 일부분만의 책임이 아닌 광고주, 광고회사, 매체사의 공동책임이라 할 수 있다. 즉 매체는 자신의 발행부수가 경쟁자보다 적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광고료가 깎인다는 고질적인 생각을 하고 있으며, 광고회사는 짧은기간 동안 눈부신 발전을 한 반면에 아직도 전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중요성을 혼자의 힘으로는 역설하지 못하고 있으며, 광고주는 우리나라의 매체(언론) 환경의 낙후된 특수 상황에서 스스로 나서기를 꺼려왔다고 할 수 있다.
ABC의 설립 배경을 보면 매체사에 대한 광고주와 광고회사의 조직적인 추진력과 압력에 의하여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12) 세계에서 제일먼저 설립을 본 미국의 경우 미국광고주협회와 광고회사가 ABC설립의 주역이었으며, 1931년 설립된 영국의 경우에도 영국 광고주 보호회(후에 영국광고주협회)가 주체가 되어 광고인의 단결된 노력으로 ABC의 실현을 보게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인쇄매체사를 대표할 수 있는 신문협회와 잡지협회가 이미 조직되어 있고 1986년10월 광고대행사협회인 한국광고업협회가 창립되었으며 한국광고주협회 역시 비록 초기에 대기업 중심이나마 전국경영인연합회의 주도하에 지난 9월에 창립되었다. 이제 매체사의 ABC협회 설립의 당위성 인정과 더불어 광고주협회와 광고업협회의 매체사에 대한 단결된 노력이 요구된다 하겠다.
한편 한국판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1979년 영국 ABC에 가입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비록 외국의 ABC기구이지만 공사를 받고 있으며 '시사영어연구'가 1985년 역시 영국 ABC에 가입되어 있다. 우리나라에 아직 ABC기구가 없는 현실속에서 이 두 잡지는 ABC태동을 위한 선구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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