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리경제는 침체를 보이고 있습니다. 방송광고도 예외는 아니어서 불황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방송광고가 예전에는 99%의 판매율을 보일 정도로 호황을 누렸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서울지역의 평균 판매율이 80% 정도에 그칠 정도로 방송광고 영업은 불황을 맞게 되었습니다. 지역 민영방송의 경우는 더 심각해서 광고 판매율은 45%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95년에 설립된 1차 지역민방은 현재 평균 53% 정도의 방송광고 판매율을 보이고 있으며, 물론 오랜 시간이 지나지는 않았지만 97년 개국한 2차 지역민방의 판매율은 겨우 29%에 불과합니다.

이제 방송광고가 인기를 누리던 시절은 지난날의 영화에 불과한 과거사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렇다고 이러한 어려움을 불황 탓으로만 여기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는 불황을 광고영업의 과학화와 활성화를 위한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할 때입니다.

1. 방송광고 환경의 변화

최근의 불황과 더불어 광고 채널이 크게 늘어나면서 광고를 유치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먼저 방송광고 환경의 변화를 살펴보면, 8개의 신규 지역민방이 등장했습니다. 95년에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지역민방 4개가 설립되었고, 이어 97년에도 인천, 울산, 진주, 청주에 지역민방 4개가 설립되었습니다. 또한 공중파 방송은 아니지만 케이블 방송과 위성방송도 방송광고 시장의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하였습니다.

2. 방송광고 시장의 변화

불황과 관련한 방송광고 환경의 변화에 따라 방송광고 시장에도 역시 변화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우선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따른 매체에 대한 정보의 다양성을 그 변화로 들 수 있겠습니다. 이는 곧 매체 성격의 변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즉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매체에서 세분화된 특정집단을 대상으로 한 매체로 변화하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구매자 선택의 폭이 확대되었고, 결국 방송광고 시장은 판매자를 중심으로 한 시장에서 구매자를 중심으로 한 시장으로 변화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송광고 시장의 환경 뿐만 아니라, 불황도 구매자를 중심으로 한 시장으로 변화하는 주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같은 새로운 방송광고 환경의 등장과 시장의 변화에 따라 방송광고 영업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앞으로 말씀드릴 것은 모든 매체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싶습니다.

3. 방송광고 영업의 변화

방송광고 영업의 변화로는 우선 광고주의 수요와 시청률 등을 감안한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른 탄력적인 방송광고 요금제도를 들 수 있겠습니다. 이 제도는 인기시간대인 SA시급과 A시급의 광고요금을 상향조정하고, 반대로 비인기시간대인 B시급과 C시급의 광고요금은 하향조정하였습니다.

또한 교육방송 및 KBS2 라디오와 교통정보 및 뉴스프로그램에서 적용하고 있는 광고주 장기 구매에 따른 할인제도의 도입을 들 수 있습니다. 계약기간이 6개월에서 1년 미만인 경우에는 요금의 90%를 적용하고, 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경우에는 요금의 80%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더 구체적인 사항은 EBS를 중심으로 한 다음의 예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새로운 광고요금 산정 및 판매방법

여기서 저는 몇가지 예를 중심으로 새로운 광고요금 산정 및 판매방식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1. 요금산정 방식

기존의 방송광고요금은 전파료와 제작비의 합산으로 책정되는 고정요율제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방송의 광고요금 책정시에는 판매환경, 제작비, 시급을 계수화하여 요금에 반영하였습니다. 따라서 동일시간대의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그 프로그램가치가 별도 프로그램의 광고요금에 반영되어 책정됩니다. 결국 광고주에게 객관적으로 타당한 광고요금을 제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교육방송의 토막광고요금의 경우도 프로그램의 요금에 연동하여 변하기 때문에 수요자가 원하는 시간대의 토막광고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금 산정방식과 더불어 다양한 판매방법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2. 다양한 판매방법과 판매결과

우선 기간 및 초수에 대한 할인 할증제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프로그램 청약의 경우 기간과 초수에 의한 할인 할증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즉 장기초수 및 장기기간 구매자에게는 할인혜택을 주고, 단기초수 및 단기기간 구매자에게는 기준 요금에 비해 할증된 요금을 적용함으로써 시장경제원리를 도입한 것입니다. 이 제도는 광고주와의 계약에 의한 것으로 계약 당시 광고주가 계획한 기간 및 초수대로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이 판매방법은 광고물량은 고정적이고 광고시간 확보가 대단히 중요한 광고주들이 사전에 할인된 요금으로 광고시간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또다른 판매방법으로 단독 제공 프로그램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하나의 프로그램에 단독 광고주가 참여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참여하는 광고주는 공익성을 위주로 한 기업 PR광고를 중심으로 합니다. 이 판매방법의 장점은 기존 광고주가 재청약을 할 경우 우선권을 준다는 점입니다. 또한 유일하게 광고가 제공되기 때문에 프로그램과 광고주의 이미지가 잘 연결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패키지 판매에서는, EBS의 경우 광고허용량이 일반 TV에 비해 5/100으로 한정되어 있고 사회교육방송만을 광고할 수 있기 때문에 패키지 구매가 상대적으로 용이합니다. 특히 자막광고의 경우 주 74회, 월 330회의 노출에 비해 월 광고료가 3천8백만원에 불과해 광고주로부터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패키지 판매의 장점은 특정 타겟을 지향하는 광고주에게 있어서 그 타겟에 적합한 많은 양의 광고시간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자투리 초수 판매방법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KBS-2R 교통정보 및 뉴스 프로그램에서 자투리 초수를 전략상품화하여 판매하는 것입니다. 즉 5분물의 광고허용량 30초에서 라디오 주요 판매단위인 20초를 팔면 10초가 남습니다. 따라서 15개 교통정보 프로그램을 홀수(1일 8회)와 짝수(1일 7회)의 2개 패키지로 판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 계약시에는 기존 요금의 90%를, 12개월 이상 계약시에는 기존요금의 80%를 받습니다.

이 판매방법은 광고주의 광고제품이 신제품인 경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반면 이미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브랜드 이름을 회상시켜주는 것이 중요한 광고주에게 대단히 유용합니다. 이것은 같은 요금으로 4배의 반복 노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러합니다.

적확한 매체계획을 통한 광고주 인식 전환의 필요성

이상과 같이 다양한 판매방법과 그 판매방법의 장점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러한 판매방법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러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광고주 인식의 전환을 함께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광고주는 대부분 SA급 프로그램만을 선호하지만 매체계획을 잘 세울 경우 다른 시급의 프로그램이 더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즉, 광고주가 자신의 예산에 맞게 매체 계획을 세우면 더 긍정적인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효과적인 광고시간 구매와 긍정적인 구매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상품의 특성, 타겟층, 그리고 광고비의 규모 등을 고려하여 과학적인 매체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SA급만을 고집하는 광고주 인식의 변화가 필수적입니다.

다음의 표를 봐 주십시오. 이 표는 97년 9월 시급별 프로그램별 CPRP 평가입니다. 우선 C시급을 보시면, 굿모닝 코리아 1부는 19만 7천원, 특선 다큐멘타리는 26만 3천원, 젊은 인생은 27만 7천원 등으로, SA급인 뉴스프로그램의 CPRP 63만 7천원보다 광고효율성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음의 B시급도 한번 봐 주십시오. 뽀뽀뽀 B시급은 6만 7천원입니다. 굿모닝 코리아 2부는 7만 4천원, 그곳에 가고싶다는 8만 3천원 등으로, SA급인 뉴스프로그램보다 역시 광고효율성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음 A시급을 봐 주십시오. 디즈니 만화동산은 16만 9천원, 테마게임이 20만원, 전국을 달린다가 23만 7천원 등으로, 이 역시 SA급의 뉴스프로그램보다 광고 효율성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97년 9월 시급별 프로그램별 CPRP 평가

프로그램 명	시 급	채 널	CPRP(단위:천원)
굿모닝 코리아 1부	C	2	197
특선다큐멘타리	C	2	263
젊은 인생	C	3	277
좋은 아침입니다 1부	C	1	294
출발 모닝와이드 1부	C	3	380
뽀뽀뽀	B	2	67
굿모닝 코리아 2부	B	2	74
그곳에 가고싶다	B	1	83
좋은 아침입니다 2부	B	1	86
고향은 지금	B	2	145
디즈니 만화동산	A	1	169
테마게임(재)	A	2	200
전국을 달린다	A	3	237
일요아침드라마-짝	A	2	274
아침드라마	A	1	340

* 출처 : MSK, 15초 단위 서울 요금 * SA급인 모방송국 뉴스프로그램은 CPRP가 637천원.

방송광고의 나아가야 할 방향

마지막으로 앞으로 방송광고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과학적인 광고요금 산정과 판매방법을 위해서는 우선 신뢰성있는 전국적인 시청률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그에 따른 프로그램별 광고효율성 평가도 공개되어야 합니다. 또한 광고 주목율 및 광고효과 조사 역시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패키지 판매를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패키지 판매에는 수직적 패키지, 수평적 패키지, 혼합형 패키지가 있습니다.

수직적 패키지는 정해진 기간 동안 광고를 집중시켜 짧은 시간에 도달율을 높이는 것입니다. 수평적 패키지는 몇 개의 특정 프로그램에 대한 장기간의 판매를 말합니다. 그리고 혼합형 패키지는 수직과 수평패키지를 합한 형태로, 여러개의 프로그램을 묶어 장기간 판매를 보장해주는 패키지입니다.

이러한 패키지 개발을 통해 광고주에게는 표적시장에 집중하도록 도와주며, 방송매체사에게는 광고주의 예산을 방송일정 전반에 분산시켜 방송운영에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이상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매체사, 광고주, 광고회사 등 광고업계 모두 방송광고 요금 산정 방법 및 판매방법 개선을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