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인터액티브 텔레비전에 있어서 상호작용성의 의미
인터액티브 TV의 개념에 있어서 핵심이 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TV에 대한 시청자의 조정력 혹은 통제력(control)에 있다. Ovum(1995)은 인터액티브 TV를 '무엇을 시청할 것인가와 언제 시청할 것인가에 관한 시청자 스스로의 통제(control)를 더 넓혀주는 기술들의 결합' 이라고 하였고, 영국의 독립텔레비전위원회(Independent Television Commission; ITC)도 인터액티브 서비스를 정의하는 요소는 시청자들이 시청하고자 하는 것과 시청시간에 대한 통제의 수준이라고 하면서, 인터액티브 서비스는 시청자들이 이용가능한 정보들 중에서 선택하고, 원하는 때에 보는 것을 가능케 하는 서비스라고 하였다(한은영, 2000). 이러한 프로그램의 종류나 시기에 대한 소비자의 통제권을 증대시켜주는 미디어의 기능은 PVR이나 VOD의 예에 잘 나타나 있다. 하지만 이외에도 게임이나 퀴즈 등과 같은 시청자를 위한 참여형 서비스 및 광고된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직접주문 및 스키핑 등 기존의 텔레비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기능들이 텔레비전의 쌍방향 서비스에 추가되어 있다.
앞선 논의에서 우리는 상호작용성을 메시지 전달자와 수용자의 역할교환이 가능한 가운데, "매개된 경험의 내용이나 형태에 대한 사용자의 통제력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매체 혹은 메시지 피 전달자의 반응 등을 포함하는 일련의 교환적 과정"이라고 정의하였고, Neuman(1991)은 상호작용성으로 인해 메시지 전달자와 수용자 모두 매체경험에 있어서 통제력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암시하였다. 텔레비전미디어의 맥락에서 상호작용성은 프로그램 내용이나 형태에 대한 사용자의 통제권을 증대시킴으로서 각자의 미디어의 경험을 개인화 시키고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도를 높여 그 경험을 더욱 몰입적인(engaging)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이는 또한 프로그램 공급자나 광고주에게 시청자의 반응을 모아서 자료화하여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프로그램이나 더욱 효과적인 광고전략의 모색을 통하여 수용자의 반응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처럼 상호작용성은 텔레비전 사용자와 프로그램 공급자사이에서 메시지 전달자와 수용자의 역할이 상호 교차하는 가운데 매체경험에 대한 양쪽 모두의 통제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 이러한 통제력의 증대는 한편에서는 메시지 전달자와 수용자간에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갈등요인이 되기도 한다. PVR의 경우에서 보여지듯이 소비자의 광고에 대한 스키핑 기능은 광고주와 광고수입에 의존하는 방송국 모두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이어서 광고주 측면에서는 이에 대한 대처방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즉 상호작용성으로 인한 시청자의 통제권증대는 기존의 광고관행을 뿌리째 뒤흔들 수 있는 막강한 파급력을 갖는다. 다른 한편에서는 프로그램공급자의 시청자에 대한 자료조사, 분석, 및 이용문제가 고객의 프라이버시(privacy)를 침해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즉 공급자 측에서는 식별할 수 있는 개개인의 정보가 아닌 집합적 개념으로서 정보를 취합하여 이용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소비자입장에서는 누가 그들에 관한 어떤 정보를 어느 수준까지 보유하고 타자에게 수집된 정보의 이양을 어느 수준까지 허용해야 할지가 이슈로 남아있다. 따라서 상호작용성은 기능적인 측면에서 텔레비전사용자와 공급자 모두의 정보에 대한 통제력을 증가시켜주는 반면에 규제적인 측면에서는 서로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통제력의 균형점을 찾아야 할 필요성도 남겨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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