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캠페인 키워드의 소비자 중심성에 관한 연구 : 국내의 대표적 성공 광고캠페인을 중심으로

제 3장 성공한 광고 캠페인에 나타나는 키워드의 분석

  3.1 연구대상 캠페인의 선정

성공한 광고 캠페인의 키워드들에 녹아 있는 ‘수용자 중심’성 요인과 그 영향력을 탐색키 위해 다음과 같은 분석 대상 선정 과정과 분석 목표를 설정하였다.

첫째, 광고계에서 보편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성공 캠페인의 광고물을 대상으로 한다. 메시지(키워드)의 시대적 보편성에서의 의의를 확보키 위해 1980 년대, 1990 년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캠페인을 각 1편씩 선정키로 한다. 2000년 이후의 캠페인으로는 년대를 대표할 만한 성공작을 꼽기엔 이르므로 시대적 의의가 있다고 사료되는 캠페인을 선정키로 하였다. 이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광고회사, 독립 프로덕션, 광고주의 다양한 직종과 직급의 종사자 28명6)의 추천과 토의를 통해 최종 선정하였다. 이에 따라 연구 대상 캠페인의 기본적 선정 전제는 다음과 같은 기준을 갖게되었다.

1) 신제품의 시장진입을 대성공으로 이끈 캠페인의 키워드이거나,

2) 시장에서 매우 유의미한 판매 역전을 일으킨 캠페인의 키워드이거나,

3)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존 인식을 매우 상이하게 바꾸어 놓은 캠페인의 키워드이어야 한다.

4) 매체의 절대적 다량 집행으로 인한 성공일 수도 있다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캠페인은 제외하며,

5) 특히 2000년대 캠페인은 광고 후의 판매실적이나 수상실적을 중요한 선정 근거로 하지 않고 광고 방향 및 크리에이티브 전개에 2000년대라는 시대적 의미가 있다고 사료되는 캠페인을 위 광고계 종사자들과 협의하여 선정한다.

이에 따라 약 30일에 걸쳐 위 선정에 관여한 광고인 등 30여명에게 구두 및 전화로 반복 추천 받은 후, 최종 선정과 캠페인의 의의 등에 토론과 조언을 준 5명과 두시간 이상의 협의를 통해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 이후 각 1 캠페인씩 세 가지 연구대상 캠페인과 키워드를 선정하였다. 이 캠페인들의 주요 선정 의의 등은 <표 1>의 조사 대상 캠페인 선정 의의 및 조사 방법에 명기하였다.

둘째, 분석 목표와 방법은 선정된 광고캠페인의 문헌자료들을 통해,

1) 어떠한 키워드 추출 배경을 지니고 있었고,

2) 어떠한 과정을 통해 어떤 요인들을 중시하였으며,

3) 구체적으로 송신자와 수용자 중 어느 쪽의 어떤 요인들이 중시되었는가를 분석한다.

4) 또한 캠페인 키워드를 개발한 당사자가 주목한 요인과 의도를 파악, 각각의 성공 캠페인 키워드에 유의미한 공통점을 갖고 있는 바와 커뮤니케이션 전달의 역 흐름성을 갖고 있는지를 파악한다.

셋째, 위 각 항의 분석된 결과를 통해 캠페인 키워드의 ‘수용자 중심성’이라는 가치성과 개념을 정의하고, 각 캠페인의 메시지 개발 및 전달 모형과 그 결과를 총합하여 광고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의 메시지 전달 모형을 구성한다.

  3.2 연구대상 캠페인 키워드의 분석 과정

이 연구에서는 앞장에서 언급하였듯, 선정된 성공 광고 캠페인에 최종 구사된 키워드의 개발에 어떠한 마케팅적 주변 요인들이 있었고, 그 중 어떠한 요인들이 직접적, 핵심적으로 키워드의 작성 및 선정에 영향을 준것인지를 분석해보고, 이를 통해 키워드가 성공한 이유가 광고주 중심적 키워드였는지, 소비자 중심적이었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따라서 선택된 캠페인 광고물에 관련된 문헌, 즉 단행본, 신문, 잡지, 광고주 사보와 광고사 사보, 광고사 제작 각종 기획서와 프리젠테이션 실시시의 문헌 자료 등에 언급돼 있는 요인들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각 캠페인의 핵심 담당자를 대상으로 각 2회 이상의 반복식 면접 조사하여 그 결과를 추가로 분석하였다. 조사 대상자에 대한 인덱스 인터뷰는 대상자의 충분한 숙지와 준비를 위해 연구자의 연구 의도에 대해 전화 및 서면 혹은 이메일로 제시하였으며, 이후 최소 1주일의 시간을 두고 1차 면접 조사를 진행하였다. 이때 대상자가 제공한 자료와 면접 조사 결과를 정리, 분석한 결과를 반영, 다시 최소 2주 후 2차 심층 면접 조사를 실시하였다. 면접 조사시간은 회당 2내지 3시간을 기준으로 하였고, 3차 면접 조사는 필요에 따라 기타 캠페인 담당자의 보조 면접 조사하였거나, 보조 면접 조사와 겸해 2시간 내외의 조사 대상자 추가 면접 조사, 즉 3차 면접 조사를 실시하는 방법으로 진행하였다.

각 면접 조사 대상자에 대한 정확한 조사 장소와 시간은 <표 1>에 명기하였다. 선정한 광고 캠페인의 키워드와 성공성, 당시 캠페인의 핵심적 담당자로서 본 연구의 면접대상자에 대한 기록 역시 <표 1>에 구성하여 명기하였으며, 조사 대상 캠페인의 광고물은 부록으로 별첨하였고, 대상자가 제공한 기획서 등은 연구 발표에 필요한 일부분을 제외하고 공개하지 않을 것을 요청해 별첨하지 않기로 한다.

  3.3 풀무원 잡지광고 런칭 캠페인의 키워드 분석

  3.3.1 제품 개발 배경 및 광고 환경

우리나라는 1960~70년대의 강력한 개발드라이브를 통해 절대 빈곤을 떨치고 80년대를 맞았다. GNP, GDP의 증대와 함께 일부계층을 중심으로 그 과실을 맨 먼저 맛보는 층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가용자금이 대다수 서민들보다 풍부한 중산층 이상의 부유층이 서울의 신흥 부촌인 압구정동을 중심으로 모여 살기 시작했다. 이 사실은 이들을 중심으로 상품에 대한 기본적 필요성의 충족을 넘어 삶의 질을 추구할 수 있는 대상으로서의 상품에 대한 기대가 잠재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먹거리가 농약은 물론,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물질까지 동원하는 폭력적인 생산 및 이윤추구 지상주의에 환멸을 느끼기 시작한 부유층중심의 시민의식과 이러한 의식을 아예 행동으로 옮긴 사람들이 만나는 접점에서 사회적, 마케팅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사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풀무원식품(주)이’라는 기업의 뿌리와 압구정동이라는 상징적 신시장 형성과 만남도 시대적, 마케팅적 한 특징이다. 이러한 배경에 의한 ‘풀무원’의 탄생은 다음과 같은 문헌의 기술들로 설명되고 있다.

이곳이 흔히 ‘무공해식품’하면 연상되는 풀무원식품(주) 본사가 있는 곳이다. 풀무원식품의 모태는 원경선(82)씨가 기독교 사회공동체 운동의 일환으로 경기도 양주군 회천읍에 5만 평 규모로 만든 풀무원 농장이라고 할 수 있다. 원경선 원장은 이곳에서 ‘한삶회’라는 이름으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농약과 화학비료 대신 전통적인 퇴비로 유기농사를 지으며 자급 자족적인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이곳에서 나오는 잉여농산물을 81년 5월 아들 원혜영(42. 현재 국회의원)씨가 서울 압구정동에 조그마한 유기농산물 직판장을 차려서 팔기 시작했다. 이어 82년에는 현미효소와 율무효소 등 건강 보조식품을 만들어 파는 풀무원효소식품을 설립했다.7)고 한다. 특히,

많은 소비자에게 풀무원은 ‘무공해 식품’이란 이미지로 뚜렷하게 새겨져있다. 81년 기독교적 공동체인 풀무원 농장에서 환경운동 차원으로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생산한 여분의 채소와 두부 콩나물 등을 내다 팔면서 풀무원의 역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풀무원은 당시 기존 식품의 안전, 청결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배경으로 선풍적 각광을 받았고 식품 산업의 새로운 영역을 여는 데 성공했다.8)

라는 기사에서 기업과 제품의 출범 배경에서도 이미 ‘수용자 중심성’이 상징되고 있다하겠다. 즉, 소득이 높아지면서 국민들의 자연식품에 대한기대가 커진(강승구.신용삼 1999, 112) 점이 제품 개발 컨셉이 된 것이다.

  3.3.2 키워드의 수용자 중심성 분석

풀무원 캠페인의 면접 조사 대상자인 당시 제일기획 카피디렉터 심경석이 제공한 캠페인 기록서에는 다음과 같은 기획적 정의가 나타나 있다.

기업이념: 正農.正食.正心

제품: 성장촉진제 등을 사용치 않고 물로만 키우는 콩나물

시장상황: 불량식품 특히 성장 촉진제 등 유해성분 사용으로 속성 재배한 콩나물의 사회문제화

시대상황: 1980년대 생활수준의 향상. 자연과 건강에 높은 관심의 분위기

앞 절의 광고환경 이해에서 나타난 키워드 개발 요소와 위 기획 방향에서 드러난 요소들을 조작적 정의로서 ‘광고주 중심적―제품 중심적―소비자에게 제시되는 가치’로 이해키 위해 다음과 같은 분류표를 구성하였다.

표에 의해 분류된 소비자 가치란의 단어들은 물론, 요인들을 설명한 언어들도 당연히 표기된 그대로 광고컨셉이나 표현 컨셉으로 정의되거나, 동시에 직접적으로 헤드라인이나 슬로건으로 쓰이는 형태의 키워드로 채택되어 사용될 수 있다. 물론, A-1이나 B-1에 속한 단어나 개념이 더욱 직접적이며, A-2, B-2 쪽은 수용자 중심적 개념이며 언어이다. 이는 제품의 직접적 속성이나 장점의 고지보다 소비자 입장에서의 가치를 제시하는 <그림 2>의 Susan Fournier의 수단-목적 체인 모델에 근거한 구분이기도하다. 따라서 ‘광고주 중심적 - 소비자 중심적’ 구분은 사실상 조사 데이터나 숫자로서 증명할 수 없는 개념이기도 하므로 A-2, B-2의 단어가 직접 사용되어도 소비자 중심적 키워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요인들의 구분에 언급되지 않았고 직접적 상관도 없어 보이는 ‘옹고집’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했다는 의의성을 주목하여야 하며 이에 대한 분석의 필요가 생기는 것이다. 이 키워드의 성공 요인에 대해 문헌들도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발상으로 ‘무공해 콩나물’이니 뭐니(김태형 1987, 339)로 다분히 송신자 중심적인 언어가 키워드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작 상품은 수용자 중심적으로 개발됐으나, 메시지는 송신자 중심적 요인 일방적으로 개발되는 양상이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하여 제 1 서면 및 면접조사 대상자 심경석도 다음과 같은 응답을 제시하였다.

- 당시의 시대적 배경은 어쩌면 ‘최초의 무공해 두부와 콩나물’이라는 직접적 메시지를 했어도 먹혀들어 갔을지 모른다고들 했다.

- 초기에 쏟아져 나온 후보 키워드들은 그저 ‘무농약이다’, ‘사람의 몸에 없어야 할 것은 여기에도 없다’ 식의 직접적인 요인들을 부드러운 말투로 바꾼 정도인 것으로 기억된다.

- 정신이란 것도 잘못 알리면 소비자에게 교조적으로 들리지 않겠나. 더구나 모르던 회사이며, 당시만 해도 회사 형태로 두부를 판다는 것과 고가(高價)라는 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의문이었다.

- 점차 광고주와 AE 쪽도 그런 직접적 고지보다 제품에 숨어있는 어떤 정신을 소비자언어로 말해야 더 수용하기 쉽지 않겠나 라는 쪽으로 기울어 갔다.

이것은 결국 풀무원의 두부-콩나물 등의 런칭 캠페인 키워드 추출 작업이 송신자 중심적인 요소들에서만 이루어지지 않고, ‘말(언어)의 스타일을 포함한 수용자의 제품에 대한 수용성’ 쪽을 훨씬 더 많이 고려했다는 증빙이다. 다시 말해, <표 1>에 정의된 송신자 중심적 요소들을 직접적으로 연결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받아들이는 사회적인 동시에 시대적 배경, 광고 메시지에 사용된 단어나 문장투에서 느낄 반응들이 모두 고려된 수용자 중심적 키워드라 정의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심경석도,

- 예술은 자기가 느낀 것을 표현해서 던져 놓으면 그만일 수 있지만,광고는 소비자를 설득하는 데까지 반드시 가야 하는 것이다.

- 여기서 설득이란 것은 ‘카피가 소비자 언어적인가’, ‘사용된 말을 통해 제품의 좋은 점을 거꾸로 발견해가게끔 되었는가’의 여부로 이루어진다고 봐야할 것이다.

라고 응답하였다. 즉, ‘키워드를 통해 마케팅적 목표를 거꾸로 알게 하는’이라는 지적은 커뮤니케이션의 역흐름성에 대한 중요한 시사라 하겠다 메시지가 수용자 중심에서 나와야 하며, 그 결과 소비자 중심적 사고로‘옹고집’이라는 야무진 우리말 한마디에 컨셉을 응축한 키워드로 전 제품에 밀고 나감으로써(김태형 1987, 339)성공했다. 또한, 그 옛날 고향 할머니의 마음으로 풀무원의 이미지를 소구하여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제일기획 1988, 298)거나, 소비자들은 많은 식품기업들 중에서도 풀무원을 기억하게 되었고 그 ‘옹고집’에 큰 신뢰를 나타냈다. 다른 식품기업들의 상품에 대해선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 같은 느낌을 가졌으나 풀무원의 식품들은 손으로 정성껏 재배해서 나온 무공해식품으로 인식(강승구.신용삼 1999, 112)하며 성공했다는 것이다.

2차와 3차 째의 조사 대상자 면접에서는 보다 세부적 응답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 무 농약, 무 화학 비료, 무 첨가제 등은 그저 제품 개념에 그치는 이야기다. 정농.정식.정심은 사훈이나 교훈 같은 말이 된다.

- 사람들은 누구나 사훈이나 교훈이 좋은 말인 것은 안다. 하지만 그것이 자기들을 가르치려 드는 일방적 말이기에 관심을 갖지 않으려 한다.

- 카피라는 것은 보는 이의 주목과 공감이 없으면 역시 죽는 말이 된다. 생산회사의 상품 개발자가 하는 말을 조금 손봐서 내놓는 정도는 결코 소비자들의 주목과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다.

‘그냥 좋은 말’과 ‘주목받는 말’, ‘공감시키는 말’은 다르며 그것이 곧 소비자 입장에서의 보는 말이며 생각이라는 수용자 중심성을 논증하고 있다. 풀무원의 키워드 개발 과정에 대한 구체적 설명도 다음과 같다.

- 수확량이 없어도 무 농약, 무 첨가제를 고집하는 자세나 벌레 먹은 배추를 그대로 상품으로 내놓는 사례 등을 ‘의지’라는 개념으로 정의했다.

- 좋게 정의된 것이고, 이것을 그대로 사용해도 광고는 되나, 그게 바로 교훈 같은 말에서 그치는 단계다. 이 의지가 카피로는 ‘고집’으로 바뀌어야 읽는 사람의 입장이 되는 것이고,

- ‘좋은 것에 대한 고집은 좋은 것’이라는 관점을 자연스레 소비자와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옹고집’이라는 말까지 가야 풀무원 원장의 나이와 자세라는 요인도 긍정적 자산으로 공감케 하는 동시에 언어 자체로서의 관심성도 증대시킬 수 있는 말이 된다.

이 면접 조사에서 심경석은 ‘제품컨셉 - 광고컨셉 - 표현컨셉’의 개념을 정리해보면 왜 키워드가 수용자 중심성을 지향해야 하는지가 뒷받침 될 것이라고 했다. 그 개념을 다음과 같이 표로 정리하였다.

<표 3>의 위쪽 화살표는 광고 업무 진행상의 방향성을 많이 내포한다

면, 아래쪽은 메시지의 수용자 해독성을 내포한다. 예 1의 경우, ‘기저귀가 종로에 나왔다!’의 뉴스성과 주목성에 의해 광고물을 재미있게 살펴보며 해독하고 싶은 계기를 제공한 후, 시각적 장치나 간단한 부연 언어로 ‘외출용 기저귀’라는 광고 컨셉과 ‘새지 않는 기저귀’라는 제품 특징을 기억시키는 흐름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9)

이 방향성은 광고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의 메시지의 추출과 흐름성을 말하는 중요한 상징이라 할 수 있다. 결국 광고 메시지는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이 해석된 말’이 되고, ‘상품은 소비자 입장에서 디자인(de-sign)되어야 한다’(김주환 2000, 58)는 논증을 입증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디자인 과정을 통해 추상적 관념을 구체적 생산물로 번역한다’(카와마 T 1987, 69; 김주환 재인용)는 정의와도 맥을 같이 한다고 보여진다. 자칫 추상적인 결과로 사라질 수 있는 송신자(Sender) 중심적 의도나 메시지를 디자인 과정을 통하여 수용자(Receiver)가 적극적으로 받아 들일만 한 구체적 생산물을 바꾸는 것이 광고 메시지여야 한다고 정의할 수 있게 된다 하겠다.

결론적으로, 풀무원의 콩나물, 두부 런칭 인쇄광고 캠페인은 이 기업의 출발 배경인 비 상업성, 제품의 직접적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무농약 재배’, ‘유기농 자연 친화 제품’ 등으로 말해질 수 있는 송신자 중심적 요인을 직접 언어화하여 사용치 않았다. 키워드 ‘옹고집’은 소비자에게 호기심을 끌며 읽혀지게 ‘디자인되’었다. 그렇게 메시지의 수용성을 높인 후, ‘유기농을 고집하여 만든 제품’이라는 송신자 중심적 요인들에 닿도록 한다. 키워드 개발과 선택의 주요 담당자의 증언과 캠페인을 평가한 문헌들도 ‘제품 중심의 흔한 발상의 탈피’와 ‘소비자 중심적 마인드’의 성공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결국 ‘옹고집’이란 키워드는 그 어감에서 ‘광고주나 제품의 일방적 자랑’은 아닌 것으로 수용자로 하여금 느끼게 한다는 현저성, 제품의 개발 정신과 실체 등 많은 정보가 이 단어에 의해 역으로 느껴지게 한다는 메시지의 역흐름성의 명백함에서 수용자 중심적 키워드이며 그래서 성공한 광고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라스웰의 커뮤니케이션 전달 모델을 기본으로 다음과 같은 모형을 수립, 이해할 수 있었다.

  3.4 하이트 런칭 캠페인의 키워드 분석

  3.4.1 제품 개발 배경과 광고 환경

1990년대의 대표적 광고 캠페인 중 하나인 하이트 캠페인은 광고적, 마케팅적 숱한 평가와 논의, 논쟁, 사회적 반향, 심지어 기업인은 물론 관련 관공서까지 법적 싸움에 연루되는 사태를 노정하는 등 다양한 의미에서 한국 광고사에 기념비적 캠페인이다. 당시의 마케팅-광고 환경에 대해 문헌들은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OB와 크라운. 감히 ‘경쟁 상대’라는 대칭어를 쓸 수 없었던 두 회사는 조선맥주의 ‘하이트 돌풍’ 이후 건곤일척을 겨루는 라이벌 관계로 변모했다. 동양맥주가 58년 조선맥주를 제친 이후 다소 기복이 있었으나 90년대 들어 작년까지는 7-3의 비율로 나눠가졌었다.10) 그런데, 오비맥주와의 40년 맥주전쟁에서 만년 2위의 설움을 면치 못하던 조선맥주는 93년 하이트를 내놓으면서 시장을 공략, 그 해에 히트상품으로 떠올랐고, 그 여세를 몰아 96년 말에 마침내 꿈에도 그리던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11)

하이트가 나오기 전까지는 조선맥주의 시장 점유율은 고작 27% 안팎으로 당시 맥주회사 생존분기점이라고 측정되던 23%를 조금 넘었었다. 동양은 마음만 먹으면 조선의 점유율을 더 떨어뜨릴 수도 있었으나, 혹여 대기업이 조선을 인수해 버거운 싸움으로 비화되느니 ‘싸울 의지도 능력도 없어 보이는’ 조선에게 그 정도의 점유율을 떼어주며 십 수년간 현상유지 구도를 지켜왔다.12)

그러나 하이트가 출시될 즈음 환경문제, 특히 물의 오염에 대한 전 국가적 여론은 들끓고 있었다. 하이트의 성공에는 국민의 높아지기 시작한 환경의식에 이른바 ‘낙동강 사고’가 결정적이었다고 대부분의 보도자료와 문헌자료는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하이트는 1990년 대 초반에 언론의집중 포화를 맞으며 국민적 지탄이 되었던 두산그룹의 낙동강 페놀유출사건 이후 팽배해진 물에 대한 불신을 교묘히 사업에 이용해 성공한 대표적 사례13)라는 것이다. 또, 하이트의 마케팅팀은 하이트를 개발해 놓고 이를 ‘물 논쟁’으로 이끌고 가 히트의 기틀을 만들었다14)고도 단정한다. 대부분의 문헌들의 이런 사회적 환경에 대한 지적은 곧 적어도 ‘물’에 관련된 모든 제품에의 소비동기가 예민해져 있다는 상태를 뜻한다 하겠다. 다시 말해, 느닷없이 조선맥주 단독으로 ‘물 논쟁을 창조’하여 송신자를 향한‘욕구생산’을 할 필요가 없이 ‘수용자 상황’이 생산되어 있는 상태(주어졌음)로 해석할 수 있다. 이것은 수용자에게 ‘어떤’ 언어(Massage)들은 수용자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즉각적으로 행동에 옮길(Effect) 상태였다는 중요한 의미가 된다. 1992년 12월, 제일보젤이 조선맥주에 프리젠테이션15)한 내용속의 조사(<표 4>)들은 이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

이 조사 결과의 의미를 제일보젤은 위 VHS 녹화형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 한국 소비자들은 ‘맥주=OB'라는 전형적 저관여이자 습관적 구매와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하게 갖고 있으며,

- 그 이유로는 오비의 ‘친구, 만남’이라는 주제의 장기적이며 성공적인광고 집행,

- ‘크라운은 쓰다’라는 선입관과 유통의 열세 등이 그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런데 크라운 대 OB의 직접적 비교 조사에서 두산 그룹의 ‘낙동강 페놀 방출 사건’ 이후, 이전의 조사보다 ‘좋은 물 사용’이라는 항목에서 유의미한 변화이자 우세한 응답(23.7% 대 12.0%)이 나타나 있었다(<표 5>). 맥주에 대한 한국 소비자의 중대한 인식 변화가 하이트 런칭 광고 캠페인 이전에 이미 생성되기 시작했던 시간적 증거이다.

그러나 이 프리젠테이션에서 광고사는 ‘물’이라는 고관여적 컨셉을 감성적 컨셉으로 소화, 슬로건을 ‘물이 가장 맑은 나라를-’이라는 수용자 변화 포인트를 찔러내지 못하는 듯한 공익 캠페인으로 제시하고 말았다. 제품 캠페인에서도 술이라는 -맥주만이 말하기에 적합한 메시지라고도 할 수 없는- 기본적 속성을 담은 ‘인생 첫잔 - 크라운’이라는 이미지성 키워드로 제시하였다. ‘물’에 관한한 수용자의 대변화 가능성을 조사 보고서가 유의미하게 읽어주는데 까지 이르렀으나 ‘제품 자체의 메시지’로 삼지 않았던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세밀한 정황은 확보되지 않았으나, 그 이유 때문인지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광고권은 다른 광고사로 넘어가 ‘지하 150M 암반 천연수 맥주’라는 키워드로 제작, 집행되며 전형적 저관여 제품 카테고리였던 맥주의 선택 준거를 고관여의 싸움터로 바꾸어놓기 시작했다.

이 키워드로 촉발된 ‘맥주전쟁’이라 일컬어지는 광고전과 시장 쟁탈은 1994년 제일보젤의 크라운 담당팀이 거의 그대로 넘어간 제일기획 크라운 맥주 팀이 광고권을 재 수주하며 ‘물이 좋아 더 맛있는 맥주’라는 키워드로 이어지며 본격화하였다.

  3.4.2 키워드의 수용자 중심성 분석

먼저 키워드의 송신자 중심적 - 수용자 중심적이라는 분류 개념을 하이트 캠페인의 사례로 보다 실질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하 150m 천연 암반수 맥주’와 ‘물이 좋아 더 맛있는 맥주’라는 키워드가 지니고 있는 언어적 감각은 다분히 광고주 중심적이다. 어투뿐만 아니라 단어와 문장 자체의 내용과 의미도 제품에 관한 특정 부분의 직접적인 고지이기에 더욱 제품 중심적이며 송신자 중심적이다.

광고주 중심적 카피의 개념으로 분류하는 선행연구에서 1)광고주 입장에서 쓴 화법, 2)소비자의 관심보다 광고주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려는 글, 3)자기자랑, 선언, 주장 등으로 설득하려는 헤드라인(강신용 1998, 8)이라는 기준으로 적용해 보아도 그렇다.

이렇게 말의 어투나 의미만을 다른 조건들을 배제한 채 독립적으로 보면 하이트의 이 키워드가 송신자 중심적이라는 규정은 틀리지 않는다. 그러나 수용자에게 전달된 후의 수용성을 고도로 고려하는 광고 언어를 언어 자체만의 분류기준을 가지고 분석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은 무의미해 질 수 있다. 다시 말해 광고 커뮤니케이션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언어의 어투와 형식, 그리고 그 자체만의 독립적 의미로만 광고주 중심성 카피다, 소비자 중심성 카피다라고 개념 정의하는 것은 모호한 분류가 될 수 있고, 논의와 규정의 명백성과 핵심성을 놓칠 수 있다.

따라서 독립적 문장으로서는 첫째, ‘지하 150m 암반수 맥주’라는 키워드가 일방적 자랑을 하고 있는 형식, 둘째, 어투로서는 듣는 이를 고려하지 않는 듯한 형식의 일방적 주장식 어투, 셋째, 비감성적이며 특정한 제품의 사실에 근거한 직접적 서술이라는 형식에 의해 분명한 광고주 중심적 키워드로 분류될 수 있다.

그러나, 앞 절의 광고 배경에서 밝혀졌듯, 맥주 제품에 대한 소비자 준거 상황의 판이한 변화와 그에 따른 메시지 수용 상태의 변화라는 분석 포인트는 이 분류 개념을 달리해야 옳다는 한 증빙이 되고 있다. 이러한 개념 분류의 근거성 역시 3.3.1절의 문헌 언급에서 지적되었듯, ‘물에 대한국민의 불신을 사업에 이용, 성공한 대표적 사례’라거나, ‘맥주를 물 논쟁으로 이끌어 가 히트’했다 라는 진술들로 입증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전까지 소비자들은 OB맥주의 부드러운 맛을 맥주의 준거점으로 생각하고 있던 중, 페놀 사건을 계기로 소비자들이 깨끗한 물에 대한 관심이 극도로 높아져 있었기에 하이트가 제시한 ‘맥주에서의 깨끗한 물’을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선택 준거점으로 ‘깨끗함’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안광호.한상만.전성률 1999, 128)라는 사실이다.

결국 소비자 중심적 카피라는 것은 첫째, 수용자의 수용상태를 명확히 파악한 내용, 둘째, 소비자로서 다른 상품에 비한 선택의 이익치가 분명하게 약속되는 말이 우선적 분류 기준이 되야 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 문어체보다는 구어체가, 주장이나 선언 보다 청유나 약속이, 논리적이기 보다 감성적으로 말하는 - 방법의 문제로서 키워드의 어투 구성이 그 세 번째 분류 기준으로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하이트 캠페인의 메시지가 수용자 중심성으로 개발됐다는 논증은 제일기획의 1994년 프리젠테이션16) 내용에서도 확인됐다. 이 테이프의 기획 부문 내용 중 캠페인 전략 방향 제안에서 ‘물에 대한 높은 관심에 불을 지르는’ 메시지여야 한다며 키워드의 수용자 중심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하이트 캠페인 키워드의 의의성이자 최고 가치는 수용자(소비자)가 송신자(광고주, 상품)의 메시지(카피, 키워드)를 적극적으로 인정 할 환경(시기)이 조성된 상태에서 이 ‘인정할 환경’을 적극 고려한 메시지로서 ‘지하 150m암반 천연수 맥주’와 ‘물이 좋아 맛있는 맥주’가 개발 됐다고 규정할 수 있다.

위 결론적 규명의 입장을 좀 더 강화하기 위해서 당시 하이트 캠페인 키워드로 사용될 수 있는 요인(factor)들에 대한 탐색을 해볼 필요가 있다. 어떠한 키워드 추출 요인들이 있었으며, 어떠한 측면을 중시하여 결정하였는지는 그것이 키워드 성공요인의 규명인 동시에 키워드가 송신자 중심적이었는지, 수용자 중심적이었는지의 구체적인 규명이자 입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사 대상자 이재철은 다음과 같이 응답하였다.

- 광고주는 경쟁PT 오리엔테이션에서 1)‘맥아가 다르다’는 방향, 2)공정, 즉 ‘비열처리’를 말하는 방향, 3)‘물’이라는 방향 중에 광고사가 연구하여 제안하라고 주문하였다. 따라서 메시지의 추출 factor는 이 세 가지였다.

- 제일기획 PT팀의 논란은 많지 않았다. 이미 런칭한 메시지가 이미 시장을 흔들어 놓기 시작한 것이 감지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만 전달 방법, 즉 표현이 방향에 비해 좀 드라이하고 진취적이지 못한 점을 개선해야겠다고 판단했다.

- ‘맥아’가 다르다와 ‘비열처리’의 방향은 기본적으로 당시의 시장 상황에서 소비자가 쉽게 받아들일 메시지가 아니어서, 이 방향으로 가기엔 싸움의 장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마케팅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었고, 소요되더라도 큰 승산이 예상되지 않는 것으로 쉽게 판단할 수 있었다.

메시지 추출 요인(factor)은 물론 복수였으며 모두 제품, 즉 송신자 중심적인 요인이었다는 증언이다. 그러면서 역시 중요한 것은 ‘물’은 물성적으론 분명 제품적 요인이지만, 사회 상황으로는 수용자적 요인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또 제일기획의 이 프리젠테이션에서는 하이트가 지향해야할 포지셔닝 맵 상의 위치(<그림 7>)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는데, 그 역시 캠페인 메시지에 대한 소비자의 수용성이 증대할 것이라는 소비자의 세밀한 변화 포인트(<표 6>)를 근거로 삼고 있다.

당시의 프리젠테이션은 무려 19개 방향의 30 여 표현 시안(試案), 약 20여 점의 프로모션 아이디어 및 시안 등을 제시하고 있는데, 철저히 ‘하이트=좋은 물’이라는 대전제에 맞추었으며, 주력 광고물은 ‘물이 좋아 맛있다’라는 키워드로 통일시키고 있었다. 이 프리젠테이션의 광고사 내부 판단의 중요한 근거는 표 2-1에 나타난 변화 추이 항목 중 수돗물 음용자의 감소였다고 면접 조사시의 응답도 있었다.

- 1992 년의 수돗물 직접 음용자가 0.9%에서 1994 년 0.1%로 줄었다는 사실은 절대적 수치로 보면 크지 않을지 모르나, 어떠한 인식과 상태가 1/9로 줄었다고 해석하면 매우 급격한 상징이 된다.

- 결국 성공하는 광고 메시지를 찾는다는 것은 ‘소비자를 아는 상태’가 아니라, 심층적 내면, 즉 ‘insight’를 보는 단계까지여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소비자 조사에 의한 세밀하고 분명한 수용자 변화 요인의 파악전략과 키 메시지를 추출하는 과정의 확인은 키워드의 수용자 중심성 여부를 과학적으로 논증하는 것으로도 이용될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엔 조사 수치의 단순 절대량을 판단 근거로 하지 않고, 변화 포인트를 의의적으로 분석하고 통찰하여 직관한 행위에서 수행되는 것이라는 사실도 내포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약간 다른 차원의 논의이지만, 하이트가 지하 150M 암반수가 실제적으로 사용되었는가하는 당시로서는 큰 논란이었던 부분도 이 캠페인 키워드의 수용자 중심성을 역설적으로 입증할 단서로 세울 수 있다.

즉, 하이트의 ‘물’이 실제로는 크라운 상표 시절에도 이미 일부 공장에서 ‘쓰여지던 물’이었다는 항간의 이의제기가 사실이라면, ‘물’로서의 제품 변화는 없었다는 뜻이 된다. 크라운맥주가 ‘하이트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수원지를 찾아 공장을 옮긴 적이 없었다’는 주장도 있는 것이다. 이는‘물’을 컨셉으로 한 캠페인과 메시지는 있되, ‘물’을 컨셉으로 한 주체는 없다는 결정적 의의성을 지니게 된다. 다시 말해, 메시지가 송신자 쪽의 자연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나온 것이 아니라, 수용자가 요구하고 있기에 나왔을 뿐이라는 논리가 성립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적어도 하이트 ‘암반수 캠페인’의 성공은 논의를 할 필요도 없이 수용자 중심적 메시지의 성공이라 규정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한 진실 여부는 객관적으로 파악하거나 증명할 수 없었다. 하이트의 제조에 사용되는 물이 100% 암반 천연수이냐, 아니냐는 법정으로까지 비화했던 문제였고, 어느 쪽의 완전한 승리로도 결론 나지 않은 사안이다. 연구자가 각별한 관심으로 추적하였지만, 하이트와 OB 두 기업 간의 공방과 주장의 어떠한 기록에서도 객관성을 찾을 수는 없었다. 언론의 기사도 시간적으로 혹은 언론사마다 내용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논문이나 단행본, 광고 관련 전문지 등의 문헌 기록도 엇갈리고 있다. 이러한점 역시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마케팅은 결국 인식의 문제라는 정의의 뒷받침이 되며, 동시에 하이트의 메시지도 수용자 중심성이라는 자연스러운 논리적 연결로 이을 수 있다. 이 논증은 다음과 같은 시각의 논의에서 명쾌해진다.(박판제 외.박웅현 2001, 103)

사실 하이트가 이전 맥주들에 비해 가지고 있던 가장 두드러진 강점은 비열처리라는 공법이었다. 하지만 하이트는 비열처리라는 공법에 묶이지 않았다. “지하 150미터에서 끌어올린 암반수로 만든 맥주, 그래서 맛이 더욱 좋은 맥주”를 슬로건으로 들고 나온 것이다. 하이트가 이런 슬로건을 들고 나온 이유는, 그리고 그런 선택이 시장에서 역전을 불러일으키게 된 이유는 바로 90년대 초반이라는 시대상황에서 찾을 수 있다. 90년대 초반은 우리나라의 생수 시판 양이 급격하게 올라가던 시대다

논의는 계속해서 수용자에게서 메시지를 찾아야하는 당위와 성공 요인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키워드의 수용자 중심성이라는 개념의 보다 명백한 인식과 분류성에 대한 중대한 시사점도 읽을 수 있다.

당시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던 이야기는 열처리니 비열처리니 하는 게아니었다. 내가 먹고 마시는 것이 안전한가의 이야기를 듣고싶어 했다. 하이트는 바로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읽은 것이다. 그래서 비열처리라는 기업체 입장에서 하고싶은 이야기 대신, 물이 좋은 맥주라는 소비자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광고의 컨셉으로 잡은 것이다. “맥주의 90%는 물”이라는 너무도 상식적이고 평범한 이야기가 힘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맥주를 끓여서 드시겠습니까?”라는 말이 비웃음거리가 되지 않고 마음을 움직이는 핸들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다. 누구든지 ‘맥주에서 물이 중요하고 그래서 우리는 누구보다 깨끗한 물을 사용한다’는 말을 한다면, 그 맥주로 브랜드를 바꿀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하이트가 읽어낸 것은 바로 그런 사람들의 트렌드였고, 그 이유로 하이트는 시장을 뒤집을 수 있었다.

이러한 논증들과 분석 결과에 의해 하이트 캠페인의 ‘지하 150M 암반 천연수 맥주’와 ‘물이 좋아 맛있는 맥주’라는 키워드는 다음과 같은 키워드 추출 및 흐름 과정 이해 모형을 구성할 수 있었다.

이 모델에서 ③, ④, ⑤, ⑥이 광고 커뮤니케이션 키워드 개발의 수용자 중심성의 영향력이자 메시지의 방향성이라 정의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신제품 구성 요인들에서 ‘비열 처리’와 ‘신 맥아 발효법’, 그리고 ‘천연 지하수의 사용’이 메시지 결정의 최종 요인이었다. ‘비열 처리’와 ‘맥아’는 광고주 중심적 메시지로, ‘천연 지하수의 사용’은 논의와 분석 결과를 통한 위 모델에 표기됐듯 수용자 중심성 메시지로 분류할 수 있게 된다. 결론적으로 깨끗한 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겨냥해17) 키워드가 개발되었기에 수용자 중심적 메시지라고 일반화할 수 있는 정의가 가능하게 된다.

  3.5 메르세데스 벤츠 리뉴얼 캠페인의 키워드 분석

  3.5.1 메르세데스 벤츠의 한국 광고 환경

자동차는 전형적 고관여-이성적 구매18) 제품으로 분류된다. 고가(高價)의 제품이며, 첨단의 기술 집약적 상품이고, 재산목록에 오르는 동시에 생명과 재산을 좌우할 수 있기도 한 제품이어서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분류처럼 소비자가 반드시 모든 것을 철저히 고려하여 인식하는 것은 아니다. 이 정도의 고관여 제품도 예외 없이 단 한 두 개의 언어로 존재되는 ‘압축되어 버린 이미지’는 존재한다.

수입차 시장의 맞수는 메르세데스 벤츠(이하 MB와 병기)와 BMW다. 이 대결 구도는 전 세계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우선 매출에서 MB는 BMW를 앞서고 있다. 2001년의 세계시장 매출로 규모를 일별해 보면 MB는 서유럽 74만 1,834대, 미국 16만 2,703대, 일본에 5만 3,207대를 판매한 반면 고/소비자는 혼란스럽다’, 김미경 기자 BMW는 같은 지역에서 각각 54만 9,076대, 17만 2,505대, 3만 6,266대를 팔았다.19) 미국에서 BMW보다 뒤졌지만 그 차이는 미미하며 해마다 순서도 바뀐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BMW의 매출이 늘 앞섰다. BMW코리아 측은 MB가 ‘전통과 품격’에 한정되길 원하고, 상대적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능력과 자신감’이라는 이미지를 갖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양상이다. MB의 한성자동차는 BMW를 택했더라도 좀 더 상류층으로 오르면 벤츠를 산다고 맞선다.20) 하지만 MB는 한국에서 이 ‘뒷좌석의 회장님 차’로 인식해버리는 고압축 이미지가 된 사실은 강점이자 약점이다.

이런 인식은 소비자들에게서 실제로 ‘운전사가 있는 중 장년용 차'21) ‘회장님의 차’22)로 구체적 언어화되어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조금 다르게 인식되는 것이라 해야 ‘이동이 많은 연예인들이 교통사고에 비교적 많이 노출되어, 외제차를 타면 사고가 나더라도 어느 정도는 안전하다’23)이거나 ‘솔직히 팬과 주변을 의식해서’라는 일종의 보상심리가 그 정체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국산 대형차나 다른 외제차에서도 거의 같게 얻을 수 있는 만족감과 결정적으로 다른 자산일 수는 없다.

이는 하나의 이미지로 인식, 고착되도록 오랫동안 커뮤니케이션이 방치하고 있었다고 지적할 수 있는 결과다. 벤츠가 대형 승용차만 생산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실재(Real)는 바뀌어 왔는데, 전언(傳言. Communication)은 바뀌지 않았거나 미미해 수용자들이 인식을 바꿀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고관여 이성적 제품에는 소비자들이 지니는 재미있는 현상이 하나 있다. 커뮤니케이션 용어 중 선택적 노출(Selective Exposure)이라고 말해지는 행동이다. 고관여 제품을 구입한 후에는 구입하기 전보다 구입한 제품의 광고에 더 깊이 관여한다는 이론이다. ‘관여한다’는 상태는 광고를 주목할 뿐만 아니라 제품의 장단점을 적극적으로 전파시키는 행위까지이다. 즉, 이들이 제품의 구매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오피니언 리더가된다는 뜻이다. 벤츠는 한국 고객에게 오랫동안 구매 전에도 ‘위대한 차’,‘돈 많이 번 사람의 차’였고, 그들이 구매 후에 접촉한 광고물에서도 재확인되면서 가속화되고, 고착화하였다.

그러나 ‘권위’도 ‘성공’도 18세기의 것과 19세기의 것이 다른 것이며, 그 변화하는 인식이 10년도 길다하듯 바뀌는 시대에서의 차이는 심각할 수 있다. 더욱이 모든 면에서의 권력이라는 것이 집중화에서 집단화, 세분화, 나아가 개인화 되는 시대에서 전근대적 권위는 고립화를 의미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시대적 전제에서 최고가 된 사람들의 훈장24), 총수들이 가장 많이 타는 차25)로 대변되는 이미지는 절대적인 만큼 시장에서 변화한 시대의 고객에게는 접근 장애로 기능하고 있었을 것이다. 능력과 자신감, 능력위주의 젊은 성공인 이미지를 앉은 채로 BMW에 빼앗긴다는 것은 곧 미래의 고객을 빼앗기는 것이며, MB 이미지의 고착화는 이미지는 권위로울지 모르나, 치명적으로 좁은 시장으로의 위축을 뜻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벤츠는 S클래스 외에도 C와 M시리즈가 요구하는 절대적 목표 세대를 위한 브랜드 이미지에서도 젊고 진취적이어야 하는 젊은 식구들을 거느리고 있는 현실이다.

MB는 2001년 6월 ‘인식상의 벤츠 이미지 바꾸기를 주제로 ‘보수적, 고답적, 선택된 자들만의 브랜드’를 ‘역동적, 친근한, 다가가기 쉬운’ 브랜드로 이동시키는 마케팅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따른 광고캠페인을 광고회사들에 의뢰하였다.

프리젠테이션에서 제일기획 MB 팀은 ‘시장상황의 변화’와 ‘수용자 인식’이라는 포인트를 주목시키는 다음과 같은 두가지 전제를 도표(<그림 9>, (그림 10>)로 제시26)하였다.

도표의 분석은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첫째, 수용자 즉 소비자에 대한 분석에서는 ‘젊은 전문직의 집단적 등장’이라는 수용자 층을 주목시키고있다. 2000 년대로 들어서면서 지적 재산을 바탕으로 자기 일에 프로패셔널한 자세를 지니며, 고소득을 올리고, 개인의 자유를 추구하는 이들의 본격적 등장과 형성은 시대적 의미가 크다. 이들의 생각과 언어와 행동이 곧 다른 층의 추종으로 이어지기까지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시장에 걸맞는 스타일의 광고나 마케팅 활동은 눈에 띌만한 것은 별로 없다. ‘걸 맞는’이라 함은 이들을 타겟으로 하거나 이미지를 차용하는 광고는 있되 이들의 내면을 이들의 수준에 맞게 담아낸 광고는 없다고 본다는 의미이다.

둘째, <그림 10>에서의 송신자에 대한 냉철한 점검이다. ‘벤츠=S클래스’로 인식이 한정되어있다는 사실을 주목시키고 있다. 이 등식의 의미는 벤츠의 모든 라인업을 ‘자가 운전엔 맞지 않는 부호나 고위 관료의 검은 세단’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고착되어, 결국 구매 확대에 커다란 장애로 존재 한다는 것이다. 이어서 ‘벤츠=S클래스’에서 ‘벤츠= C + Coupe + M + S27)’라는 확장된 이미지 자산의 확보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그 방법으로는 선정된 타겟 층의 수용성을 파악, 그들의 언어로 말해야 한다고 전제하였다.

  3.5.2 키워드의 수용자 중심성 분석

기획서는 ‘젊은 전문직 종사자’라는 수용층의 프로파일을 구성해 갔다. 그것은 메시지 수용 가능성 요인들을 하나 하나 끄집어 내 그 의미를 분석하고 분석된 요인들이 하나의 강한 메시지의 화살에 꿰어져 가는가를 다듬어 가는 작업이라 하겠다. 먼저 MB에 대한 거부감의 이미지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 벤츠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 최고의 차라는 것은 인정하는데, 너무 권위적이다.

- 그룹 총수가 타는 나이 들고 높은 지위의 사람들의 차이다.

- 부를 과시하려 드는 부류들의 차이다.

- BMW나 렉서스를 가진 사람보다 덜 지성적이고 졸부의 성향이 좀 있다.

그리고 30대 남녀 전문직 종사자를 중심으로 한 핵심고객의 한 전형과 그들의 의식을 규명해 간다.

- 2000년 이후 IT 중심의 고성장 분야에서 고소득을 올리는 젊은 CEO 들의 대거 등장

- 진취적이며 유연한 사고

- 규범에 민감하지 않은

- 개성을 중시하는

- 자가 운전자

- ‘차도 자아의 표현이다’라는 의식: 그 사람이 지닌 지성 수준과 자기 분야에 대한 성공의 정도를 말함

이 의식 프로파일은 결국 메시지 수용 의식 프로파일에 다름 아닐 것이다. 이 요인들을 개념적으로 총합하는 말, 즉 광고 컨셉은 ‘프레스티지’로규정되었다. 이 프레스티지에 대한 이해도 세밀하게 타겟의 수용 요인을 녹여 정의하였다. 기획서는 이를 다시 두 개의 표(그림<10>, <11>)로서 정리하였다.

<그림 11>의 이미지도는 일반적 개념의, 혹은 기왕의 프레스티지의 개념과 변화한, 혹은 새로운 수용자 층의 프레스티지는 다르다고 분명히 분류해 놓고 있다. 전자의 프레스티지는 소유에서 얻는 만족감이자 명성, 권력, 선민 의식, 부, 성공, 출세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이미지에서 나온 평판이 내포된 것으로 40대 이후의 CEO나 부자들의 1차원적 만족으로서만 매력적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에 비해 <그림 12>에서 나타나 있는 선정된 목표 고객의 프레스티지는 남으로부터 받는 평판, 즉 권력, 양명, 부, 성공, 등의 사회적 프레스티지에 더하여 자기 표현의 가치,자유, 개성, 젊음, 지성, 세련된 교양이라는 개인적 이미지를 전제하거나 추가적으로 얻고 싶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분석 요인들은 캠페인에 구사된 카피에 유감 없이 녹아있는 데 그 내용은 물론이고 카피의 스타일, 즉 Tone & Manner에서 묻어난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적용되고 있다. 즉, 말하려는 것(What to Say=벤츠는 젊은 성공인 들의 차)도 말하는 바(How to Say=당신들의 수준, 기호)도 똑같이 수용자 중심성을 담아간 것이다. 이는 본질과 스타일은 같아야 한다는 정의에도 잘 부합되는 크리에이티브 사례라는 의의성도 지닌다. 캠페인의 이러한 수용자 집중성은 카피 전개의 예로 알아볼 수 있다.

때론 내 립스틱에 벤츠의 컬러를 맞출 필요가 있다.

▶차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남자들이 있어요(아주 따분한 스타일들이 대부분이죠). 마치 엔진의 힘과 코너링 성능이 자신의 능력인 양 떠드는 걸 들어 주기란, 별로 예쁘지 않은 새 원피스를 자랑하는 친구 이야기를 듣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이죠. 그들에게 메르세데스-벤츠라는 이름은 정말 긴 이야기의 시작을 의미할 거예요 ▶하지만, 나의 벤츠는 그들의 벤츠와는 달라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눈 깜짝할 사이에”(남자들 식으로 얘기하자면) 100㎞를 돌파한다 거나, 최고 속도가 232㎞나 된다는 거, 안전사양이나 편의사양들이 많다는 거... 전 관심없어요(선바이저의 메이크업 미러는 빼구요) ▶그럼 내가 C-Class 레드를 선택한 이유는 뭐냐구요? 내가 좋아하는 립스틱 컬러와 똑 같아요. 애써 손질한 손톱이 문을 열다가 망가질 염려도 없구요. 정장이나 캐쥬얼 모두를 아주 잘 소화해 낼 수 있는 스타일예요. 예고 없이 지워진 립스틱을 아주 세밀하게 되살릴 수 있답니다. 정말 완벽한 차라는 생각이 들어요. Mercedes-Benz C-Class sports Coupe.

‘벤츠를 립스틱에 맞추라’는 파격, ‘캐쥬얼을 잘 소화해내는 벤츠’라는 과감은 수용자의 비 권위주의적 성향과 유연한 사고에 정공법으로 맞추고 있다. 수용자의 심성과 행동 양식을 향한 이 정면승부적 설득은 카피 구성의 완성도에 의해 전혀 거부감 없이 읽혀진다. 메시지의 수용자 중심성이 카피에 담긴 것은 물론, 카피의 스타일에서 홑씨들처럼 실려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글의 행간들에서 기획 단계의 수용자 분석에 나타난 젊음의 진취성, 주관성, 개성들도 잊지 않고 담겨져 있는 것이다.

이처럼 메시지의 세밀한 수용자 분석과 세련된 적용은 광고 표현양식에 대한 광고인의 전형적 선입관을 반성케 하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광고 제작 현장에서 흔히 소비자의 수준을 막무가내로 무시하는 기류가 있다. 그것은 저관여 제품들에선 ‘웃기는 내용 없이 웃기려 드는 형식만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 장면과 다름없을 듯한 상황의 구성, 혹은 상품의 본질과 가치는 별로 담아내지 못하는 말장난으로 기억시키려는 크리에이티브로 나타나고, 고관여 제품에는 ‘권위는 사라지고 권위주의만이 드러나는’ 고압적 주장, 허황한 외침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그런 광고가 먹힌다’는 신봉은 대개 ‘광고를 열심히 보아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근거한다. 그러나 그것의 실상은 광고를 잘 안 봐주기에 보게 하는 수용자의 내면 파악에 서툴렀거나 설득의 수준을 높일 만한 자기수준에 대한 불신이라 볼 수 있다. 이런 허위들에 일침하며 광고 커뮤니케이션의 수용자 중심적 사고라는 가치의 현저성을 높인 메시지의 구성이라 하겠다.

앞서 규정한 ‘새로운 수용자 층이 원하는 프레스티지’의 두 부분, 즉 평판과 성공이 주는 ‘사회적 프레스티지’와 자유, 젊음, 개성, 세련된 교양의‘개인적 프레스티지’를 수용자 층이 가진 지성과 세련된 스타일로 말하는 메시지의 예는 M클래스의 광고에서 좀 더 뚜렷하게 인식할 수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동물은 자연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요일 AM7:40. 한 대의 메르세데스-벤츠가 사무실 앞에서 멈춘다. 익숙한 솜씨로 파킹을 하고, 낯익은 얼굴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눈다. 신문의 헤드라인들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고, 빡빡하게 적혀 있는 스케줄을 확인한다. 이것이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나와 New M-Class의 모습. ▶토요일 PM 15:20. 나의 New M-Class가 강과 계곡사이에서 멈춘다. 가벼운 흥분. 다니던 강보다는 계곡 쪽을 택한다. 차창에 뛰어 오르는 물살 위로 와이퍼를 움직이는 동안 네 바퀴는 4ETS 시스템에 의해 젖은 바위를 움켜쥔다. 심장이 엔진처럼 두근거린다.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나와 New M-Class의 모습. ▶일요일 AM 10:10. 발끝에서 부서지는 흙더미가 긴 여운을 남기며 멀어진다. 카펫의 질감에 익숙해 있던 두발이 가볍게 경련한다. 하지만 나는 나의 두발이 흙의 감촉을 잊어 가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나의 메르세데스-벤츠가 아스팔트만을 기억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며 동물은 자연을 두려워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Mercedes-Benz New M-Class

캠페인의 카피는 모두 `It's Now or Never'라는 슬로건으로 집중되는데, 바디 카피의 구성력에 의해 돋우어진 수용자의 프로파일로 세분된 요인들, 혹은 인식과 감성들을 효과적으로 끌고 와 슬로건에 닿게 하고 있다. 이러한 면은 모든 캠페인 광고물에 같이 사용된 슬로건 바로 앞쪽 카피 블록의 내용에서 분명하게 감지된다.

▶아직은 벤츠를 타야 할 나이가 아니라는 말은, 아직은 좋은 영화를 봐야 할 나이가 아니라는 말과 같습니다. 벤츠는 너무 좋은데 내 차가 아니라는 말은 저 여자 너무 멋진데, 내 여자는 아니라는 말과 같습니다. 항상 주저하는 사람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망설임에는 천가지 이유가 존재하지만 결정에는 한가지 이유만 존재합니다.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멀어질 것들이 있습니다 ▶지금 메르세데스-벤츠의 문을 여십시오

결론적으로 `It's Now or Never'라는 슬로건은 ‘벤츠가 위대하다 해서 나이가 든 다음에 만나는 차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수용자의 수용성을 전략과 전술 모든 측면에 성공적으로 담아 전개했다는 의의성이 있다. 다시 말해 벤츠는 수용자의 의식을 흡수, 직접적으로 위대함을 말하지 않았으나 효과적으로 말했다. 벤츠의 위대성이란 자산은 벤츠라는 로고와 마크에서도 말해진다는 사실과, 바디 카피 중 ‘아직은 벤츠를 타야할 나이가 아니라는 말은...’이나 ‘벤츠는 너무 좋은 데...’라는 카피에서 은근한 힘으로 이미 말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젊은 지적 성공인 들의 행동성을 채집, 그들의 기호(嗜好)와 기호(記號)성에 맞는 메시지로 말한 접근성에서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광고 메시지의 수용자측 추출의 당위성에 대해 면접 조사 대상자 박웅현은 다음과 같은 매우 명료한 응답 결과를 제공하였다.

- 고학력 능력자의 직종과 일터가 늘고, 유학파의 사회진출이 축적되고, 젊은 벤처 사업가들이 등장하고, 해외 여행이 잦은 시대에 ‘프로페셔널’ 층의 형성은 확실한 현상이다.

- 물론 볼륨 존은 아니지만, 어퍼클래스 20%는 존재한다. 그들이 타깃이 된 이상 그들의 감각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 그들이 상속받은 부자가 아니라 자기능력 소유자라면 ‘시대를 이끌어 가는 자 누구인가?’식의 메시지엔 콧방귀나 뀔 것이다. 그들은 지식이나 감각에 배타적이다. 예를 들어 말한다면, “너, 그거 알지? 유학 중에 본 그거. 그런 느낌 아냐?”라는 식으로 서구적 고감각을 자기들끼리의 세계에선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나눌 것이다.

- 서툴고 저열하게 자기들을 설득하려드는 것들은 단칼에 무시당하게 돼 있다.

- 그러나 자기들에게 맞는 수준의 감각엔 광고이든 예술이든 유연하게 마음을 연다. 알마니의 사진 한 장에 감탄할 줄 알고, 영화 한편을 보아도 속으론 저건 형편없어, 이건 좋아가 분명하다. 그것은 그들의 당당함일 수도 있다. 보그지를 던져주면, 아덴, 구찌를 고르지 라네즈 잡지 않는다.

- 이런 사람들이 성능이나 권위 따위를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는 투의 메시지에 마음을 열어주겠는가.

수용자 층의 존재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존중부터가 메시지의 수용자 중심성의 중요성이라는 증언이다. ‘지식과 감각에 배타적’이라는 성향까지 고려, 제작물의 Tone & Manner에 적용한 바도 역시 증명됐다 하겠다. MB 프리젠테이션 시의 크리에이티브 설명용 시놉시스 자료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다음과 같이 수용자 중심적 사고에 대해 언급했다.

벤츠는 보다 젊게 보여야 한다. 젊은 목소리로 다가가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차’ 같은 무겁고 진지한 어조보다는 다소 부드럽고 인간적이며 밝은 톤의 어조가 필요하다.

“벤츠는 훌륭한 차이다”라고 말할 필요는 없다. 타깃들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벤츠가 훌륭한 차가 아니라서 망설이는 것이 아니라 가깝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망설인다. 따라서 그들에게 해야할 말은 “벤츠는 훌륭한 차다”가 아니라 “벤츠는 호감이 가는 차이다” 또는 “벤츠는 할아버지의 차가 아닌 당신의 차입니다”이다.

박웅현은 이후 2차, 3차의 면접 조사에 걸쳐 광고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의 수용자 중심성 사고의 필요성과 절대적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은 추가적 결론을 응답하였다.

- 많은 경우, 우리의 고객은 아는 감각을, 광고주는 모른다고 한다. 고객의 감각과 사고를 따라가지 못하는 광고주 의견이 메시지가 되어야 하나? 그런 불합리는 없다.

- 시대를 알아야 한다며 조사를 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는 조사결과를 따랐으니 되었다 식의 일종의 책임회피와 같은 마케팅 활동을 하기도 한다. 그것은 하나의 사실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조사 결과, 우리 상품의 어느 면이 강점이다 하여 그것을 스트레이트로 말한다면 대부분의 소비자 반응이 “그래, 잘났다!”식에 불과한 광고나 나올 것이다.

- ‘사실을 안다’라는 머릿속의 앎은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와야 한다. 이것은 주입식 교육 대 이해시키는 교육의 개념과 비슷할 것이다. 예를 들면, 갑신정변을 외워서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 그래서 김옥균이 그랬구나!’가 되야 한다는 생각과 비슷한 이치다. 그런 것이 곧 수용자 존중이고, 시대를 읽는다는 개념일 것이다.

- 수용자 중심성이란 것은 시대성과 밀접하다. 예를 들어 다시다 캠페인의 ‘고향의 맛’은 1980 년대라는 시대적 배경 때문에 잘 받아들여 진 것이다. 이때 우리나라에 ‘녹색갈증’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급격한 도시화에 지치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멘탈리티에서 아스팔트, 콘크리트가 싫어졌고 흙이 좋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물리적으로도 좀 더 편하게 고향에 돌아갈 수 있는 마이카 시대도 열렸다. 1960 년대, 1970 년대 만했어도 ‘고향=쇠똥 냄새’였고 ‘귀향=낙오’였다. 또 온 종일의 고생을 소요해서 겨우 닿게되는 지겹게도 먼 길이었다. `고향의 맛‘이라는 메시지가 단 몇 년만 뒤로 돌아갔어도 수용자 중심적 가치라는 광고적 성공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 벤츠 캠페인도, 벤츠는 변하지 않았어도 벤츠라는 제품을 새롭게 수용할 새로운 계층이 이루어졌고, 이 젊은 상위 계층의 사고 방식과 감각을 충분히 존중하는 것에 모든 광고 방법을 맞추어 갔기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본다. 광고에 있어 메시지의 주권은 소비자 (‘Receiver’)에게 있어야 한다.

그의 직접적 증언을 통해서도 이 MB 캠페인은 수용자 중심적 메시지로 성공했다고 결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모두들 벤츠를 훌륭한 차라고 알고 있지만’, 발견되어진 타깃층에 ‘다시 말해질 필요가 없는 메시지’는 제거시켰다는 점, 동시에 ‘좀 더 나이가 먹은 후에 고려될 차’라는 수용자인식을 찾아 그 인식에 정공법으로 말하는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향유하지 못할’이라는 개념의 키워드를 구사했다는 점에서 수용자 중심적이다. 특히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라는 슬로건은 수용자가 벤츠에서 기왕에 인정하고 있는 자산을 안고, 새로이 그들이 인정할 만한 이미지 자산을 제공한 후, 광고목표를 제안한다는 방법에서도 수용자 중심적이라 하겠다.

또한 조금 다른 각도에서 이 캠페인 메시지의 수용자 중심성을 이해해보자면, 광고 커뮤니케이션의 두가지 덕목이라 할 ‘Problem Solution'(수용자의 벤츠에 대한 인식상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는 명백함에서)과 `Information Design'(수용자의 지적능력과 높은 감각에 걸맞은 화법의 구사 자체와 그를 통한 벤츠가 보유한 다양한 라인업의 정보를 디자인했다는 점에서)을 높은 수준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수용자 중심적 가치가 돋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통해 이 캠페인의 키워드 추출과 전달 순서에 의미가 있는 모형을 다음과 같이 구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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