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시티 (publicity)권에 관한 연구

제6장 퍼블리시티(publicity)權침해에 대한 구제

  1. 침해금지 및 예방청구

개인의 초상, 성명 등 인격권은 치매되면 사후 구제에 의해 사실상 회복이 불가능하므로 사전에 이를 억제하고 일단 시작된 침해에 대해서는 이를 신속히 정지 또는 제거하는 것이 가장 실효적이라 할 것이다. 한편 인격권은 성질상 배타성을 가지는 것으로 법상 명문의 규정은 없으나, 금지청구가 인정돼 왔다. 하지만 퍼블리시티권은 재산권에 불과하기 때문에 금지청구권 행사가 가능한지가 문제된다. 최근 서울 지법은 P&G 대 ‘비달사순 아카데미’학원 사건에서 P&G가 청구한 침해금지 청구를 받아 들였다. 생각건대 허락없이 성명, 초상 등이 광고에 이용된 경우 인격권 침해와 퍼블리시티권 침해를 동시에 주장할 것이므로, 금지청구를 인용함에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한편 저작권법은 제91조에서 침해금지 및 예방청구권, 침해물건 폐기청구권 등을 인정하고, 상표법 제 65조에서는 침해금지 및 예방청구권, 침해물건폐기 및 설비제거 청구권 등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퍼블리시티권을 지적재산권과 유사권리로 이해하는 경우에도, 퍼블리시티권에 기한 금지청구는 당연히 인정된다. 퍼블리시티권에 기한 금지청구는 명예훼손과 달리 사실의 공개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청구인의 초상, 성명 등이 포함된 특정 광고만을 금지하는 것이어서 명예훼손에 기한 금지청구보다 그 요건이 완화하여 인정할 수 있을 것이나, 반면 퍼블리시티권은 인격권 침해와 달리 사후 구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이들 권리에 비해 요건을 더 엄격히 할 필요도 있다고 보인다. 따라서 금지청구의 인정여부는 허락없이 초상, 성명이 상업적으로 이용됨으로인해 입는 본인의 불이익과 그로 인해 제3자나 공공이 얻는 이익 또는 금지로 인해 침해자가 받는 불이익 정도를 비교형량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이는 초상, 성명 등의 무단이용의 태양, 다른 구제수단의 적절여부, 기타 구체적 사정을 참작 판단하여야 한다고 한다.130)

  2. 손해배상청구

손해배상 및 위자료 청구

퍼블리시티권의 침해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되므로 침해자는 민법 제750조에 의해 침해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①침해자의 고의.과실②위법성 ③손해발생 ④권리침해행위와 손해발생 사이의 인과관계 등 4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하며, 이들은 모두 권리침해를 주장하는자가 입증해야 한다.

한편 초상권의 이중적 성격을 부인하고 인격권적 권리로만 이해하는 경우 민법 제750조 적용은 불가능하며, 재산이외의 손해의 배상을 인정한 민법 제751조에 의존할 수 있을 뿐이며 이에 따라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131) 생각건대 초상권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재산권인 퍼블리시티권과 인격권인 프라이버시권 모두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즉, 초상본인은 적극적으로 자신을 공표할 수 있는 퍼블리시티권 침해에 따른 재산권 손실이 발생하면 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고, 이와 별도로 본인이 원치 않은 광고에 이용되는 경우 자신의 초상 등 이용 결정권을 침해당한데 대한 정신적 고통이 있을 수 있기에 위자료 청구가 가능할 것이며, 자신의 초상 등을 광고에 사용하도록 허락한 경우에도 사용자가 허락의 범위를 넘어 명예를 훼손하는 방법으로 사용한 때에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본인이 제3자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경우 동종업종에서 자신의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한 광고의 경우 이로인해 이중으로 광고에 출연했다는 인상을 주어 본인의 명성이 훼손될지 모른데 대한 정신적 고통이 있으므로 이러한 침해에 대해서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할 것이다.

한편 일반인의 경우 재산상 손해의 산정이 어려우므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청구를 통해 구제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 생각된다.

  3. 부당이득반환청구

퍼블리시티권 침해는 법률상 원인없이 타인의 초상등을 이용 이익을 얻고 당사자에게 손해를 입히는 것이므로 민법 제741조에 의해 초상 등의 이용가치 상당액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다. 132)

소멸시효기간을 볼 때 손해배상청구권은 당사자가 침해와 침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민법 제766조)임에 비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10년으로 장기이고, 침해자가 악의인 경우 그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도록 돼있는 점(민법 제748조 2항)에서 부당이득반환청구권 인정시 원고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

  4. 명예훼손조치 청구

민법 제764조는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에 대하여는 법원은 피해자의 청구에 의하여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훼복에 적당한 처분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과연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한 자에 대해서도 위 조문을 유추하여 침해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구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해 명예훼복조치 청구가 가능하다는 측은 그 논거로 퍼블리시티권의 인격권성을 무시할 수 없고, 그 침해는 침해양태나 손해의 성질에 있어 명예침해와 유사성을 가져 민법 제764조를 유추적용 원상회복에 필요한 처분을 명할 수 있다 한다.

한편 퍼블리시티권이 지적재산권임을 이유로 저작권법 제95조, 부정경쟁방지법 제6조, 상표법 제69조 등을 유추적용 명예 또는 신용훼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구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에 반해 명예훼복조치 청구가 불가하다는 측은 법 체계상 불법행위에 대한 구제수단은 손해배상을 원칙으로 하고 원상회복은 예외적으로만 인정하고 있고, 민법 제764조가 원상회복처분을 명예훼손의 경우에 한해 인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이를 퍼블리시티권 침해에 유추적용할 수 없다고 한다.

생각건대 명예훼복조치 청구도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조악한 상품의 광고나 사기성 광고에 초상본인의 허락없이 초상이 무단 이용된 경우와 광고모델을 비하하는 광고 등의 경우 초상본인의 명예가 훼손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퍼블리시티권 침해의 경우에도 명예훼손적 침해의 경우에는 이를 적극적으로 청구할수 있도록 함으로써 초상본인의 명예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초상본인의 상업적 가치를 보호하는 중요한 방법인 것이다. 한편 종래 명예훼복조치로 많이 이용되던 사죄광고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의해 헌법위반으로 확정되었다. 따라서 현재는 법적으로 이를 청구할 수 없으며, 그 대안으로 침해자 비용으로 판결문의 게재를 청구하는 방법이 가능하다 생각된다.

  5. 반론보도청구

초상 등이 무단으로 광고에 이용된 경우 매체사를 상대로 반론보도 청구가 가능할까? 정기간행물의 등록 등에 관한 법 제16조, 방송법 제41조는 정기간행물 또는 방송에 공표된 사실 주장에 의해 피해를 받은 자는 당해 언론사 또는 방송국에 반론보도 게재 또는 방송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판례는 “광고는 언론기관이 광고주와의 광고계약에 의하여 광고주의 개인적인 의사표시를 그대로 게재해 주는 광고주의 주장에 불과할 뿐, 언론기관이 여론의 형성 등을 목적으로 공표한 사실적 주장이라고 할 수 없는 데다가, 광고는 언론기관이 광고주로부터 그 대가를 받고 이를 게재해 주는 것임에 반해 정정보도는 이를 무료로 게재해 주어야 하는 것이어서 대등의 원칙에도 반하게 되는 점등에 비추어 볼 때, 광고 게재로 인해 피해를 받은 자는 광고주 또는 언론기관을 상대로 민형사상의 구제수단을 강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광고 자체를 위 법에 의한 정정보도청구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반론보도를 청구할 수 없다는 주장과 이를 인정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뉜다. 생각건대, 만약 반론보도를 인정한다면 매체사마다 광고게재시 광고에 실린 초상, 성명권자의 동의서를 광고주 또는 광고사에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광고에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광고량 또한 적지 않기 때문에 만약 이들 모두의 승낙서를 받아 매체사에 전달해야 하고, 매체사가 이를 확인해야 한다면, 시각을 다투는 광고 집행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될 것임은 자명하다. 따라서 매체사에 대한 반론보도청구권은 부정되어야 하며, 반론보도청구권이 부인된다 하더라도 침해자 비용으로 광고가 실린 매체에 판결문 게재 등을 청구하는 명예훼복조치청구권을 행사함으로써 반론보도청구권을 행사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6. 저작권법상 구제제도의 적용가능성

저작권법 제32조 4항은 “촉탁에 의한 초상화 또는 이와 유사한 사진저작물의 경우에는 촉탁자의 동의가 없는 때에는 이를 전시하거나 복제할 수 없다.”고 규정, 초상권자 동의 없이 초상사진 등을 광고에 이용하는 경우 초상권자가 이를 근거로 저작권법상 민.형사상 구제수단을 주장할 수 있는지 문제된다. 즉, 저작권법은‘저작권 그 밖의 이 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권리를 가진 자’에게 민사상 제91조(침해의 정지 등 청구), 제93조(손해배상의 청구)를 주장할 수 있도록 하고, 제98조(권리의 침해죄) 1호에 의해 형사적 제재를 인정하는 바, 제32조 4항의 촉탁자가 법문의 ‘저작권 그밖의 이 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권리를 가진 자’에 해당하는 지여부가 문제된다 하겠다.

국내 문헌은 ‘저작권 그 밖의 이 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권리를 가진 자’로 저작재 산권자, 저작 인격권자, 출판권자, 저작 인접권자를 들고 있을 뿐, 위의 촉탁자가 이에 해당하는지에 관해 언급하고 있지 아니하다. 이에 대해 정상기 교수는 제32조 4항의 촉탁자를 ‘저작권 그 밖의 이 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권리를 가진 자’에 포함시키지 아니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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