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시티 (publicity)권에 관한 연구

제3장 퍼블리시티(publicity)權의 인정근거

우리 헌법 제17조는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라고 선언함으로써 일종의 프라이버시권을 보호하고 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퍼블리시티권은 프라이버시권의 발전선상에서 도출된 권리이다. 한편으로 프라이버시권은 인격권의 일부를 이루는 권리인데 퍼블리시티권과 프라이버시권의 관계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프라이버시에 대하여 “판례법과 프라이버시의 의미를 문자 그대로 이해해보면 프라이버시는 한 개인이 자기 자신에 관한 정보를 통제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조직사회에 있어서 한 개인에 대한 사실적인 정보가 남들에게 알려지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판례법상 프라이버시의 권리에 인정되는 보호는 부분적으로 사적인 사실이 얼마만큼 외부에 알려졌느냐와 시간의 경과로 해서 그 정보가 얼마만큼 다시 사적인 것으로 되느냐에 달려있다.”라고 설시하면서 프라이버시권을 인간이 자기에 대한 정보전달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라고 광범위하게 정의하였다. 이와 같은 정보 통제권까지 프라이버시권의 개념영역으로 들어온 것에 대하여는 과거의 프라이버시의 개념에 대하여 서로 이질적인 프라이버시권을 고찰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보화 사회의 도래와 국가기능의 적극화에 따라 침해의 주체와 방법이 달라짐에 따라 생겨난 구별이므로 양자의 개념은 포괄적으로 파악하여야 한다고 한다.¹⁶⁾

제2절. 미국에서 프라이버시(privacy)權에 대한 판례

Prosser교수는 프라이버시를 사적인 영역이나 공간을 무단으로 침입하는 Intrusion, 당혹스러운 사적인 사실을 일반에게 노출시키는 Public Disclosure, 일반 사람들로 하여금 허위적인 인상을 갖게 하는 False Light, 개인의 초상이나 성명을 본인의 허락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Appropriation으로 나누었음을 본 바있다. 이하에서는 앞의 3개 측면에 대한 미국의 판례를 알아본다.

1. 사적인 공간이나 영역의 침법

사적인 공간이나 영역의 침범은 주로 심리적인 것으로 불법 주거침입, 생활방해, 고의적인 정신적 고통을 입히는 것에 포함되지 않는 것 또는 헌법적인 권리위반에 대한 구제 밖에 있는 것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언론이 위 영역을 침해할 때는 그 보도의 내용을 문제삼기 보다는 보도의 방법 또는 기사 취재 중에 관련된 사람의 행위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Galella v. Onassis 사건에서 Galella는 Kennedy 대통령의 전처인 Onassis여사와 그 가족들의 사진을 찍으며 살아가는 사람으로 그들이 어느 곳을 가든지 갑자기 나타나서 사진을 찍어대는 사건에 대하여 법원은 위 Galella에 대하여 Onassis여사와 가족들에 대한 접근거리를 제한하되 공공장소에서는 그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하였다. 반면 Ayeni v. CBS, Inc. 사건에서는 CBS의 기자는 연방재무성 직원이 신용카드 사기조작 혐의를 받은 한 혐의자의 아파트에서 수색영장집행을 하는 행위를 동행하여 취재하였는데 당시 원고는 거듭 사진을 찍지 말 것을 요구한 사건인바, 법원은 주인의 허가 없이 또는 공적인 권한 없이 그의 집을 촬영한 행위는 정보의 강탈행위라고 하여 CBS의 취재행위를 강하게 비난하였다.

2. 사적인 사실의 노출

사적인 사실이 원하지 않는 노출은 프라이버시권에 대한 침해가 된다. 사실공표의 요건은 그 내용이 합리적인 사람이 보기에 지극히 불쾌한 것이고 일반인에게 정당한 관심사가 아닌 경우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고 한다. 이때 어떤 것이 공공이 정당한 관심사가 되느냐를 결정하는 데에는 사회의 관행 등을 참고하여야 한다. 무엇이 정당한 것이냐는 사회 관습의 문제이다. 관습의 경계는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을 개인의 사적인 생활을 선정적으로 다루었을 때 프라이버시의 침해가 된다. 또한 언론기관의 경우에는 사실에 대한 일반인의 인지도가 어느 정도인가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정부 문서에 들어 있는 사실을 언론이 공표하는 것은 프라이버시의 침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1975년 Cox Broadcasting Corps. v. Cohn 사건에서 미 연방대법원은 한 TV 방송국 기자가 17세 여학생이 강간 살인당한 사건의 재판기록을 열람해 보고그 여학생의 이름을 방송에서 밝힌 사안에 대하여 법원은 주정부는 일반이 볼 수있는 공식 재판기록에 들어 있는 진실한 정보의 공표에 대해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3. 개인을 오인하게 할 수 있는 공표

개인을 오인하게 할 수 있는 공표라고 하는 것은 그 대상 개인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대중에게 제공함으로써 그 개인에 대한 공중의 그릇된 인상을 심게 되어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받는 경우를 말한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경우의 프라이버시권의 침해를 최소한으로 인정함으로써 언론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있는 듯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이 개인을 오인하게 할 수 있는 공표가 불법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그 허위적인 정보가 그 개인에게 있어 본질적이고 상당할 것을 요하고, 또한 합리적인 사람의 관점에서 볼 때 그 개인에게 지극히 불쾌하고, 공표자는 그 내용이 허위인 점 및 일반인으로부터 허위적인 인상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에 관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Time, Inc. v. Hill사건이 있는바, 그 사안은 Life지가 한 브로드웨이의 연극에 관한 기사를 썼는데, 그 내용은 탈주범에게 인질로 잡힌 한 가족의 시련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위 Life지에서는 그 가족이 Hill가족과 관련된 인질극이었다고 소개하였는데, 위 Hill 가족은 위 연극의 내용과 같이 탈주범으로부터 구타를 당하거나 성희롱을 당하지 아니하였다. 연방대법원은 이 사안에서 “피고가 그 기사의 허위성을 분명히 인식하였거나 현저히 진실을 외면하였다는 증거가 없는 한 허위보도라는 주장에 대하여는 New York 주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판단함으로써 피고의 분명한 악의(actual malice)를 입증하지 않는 한 프라이버시의 침해가 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대하여 Cantrell v. Forest City Publishing Co. 사건에서는 프라이버시가 침해되었음을 인정하였는데, 사안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Margaret Cantrill의 남편은 오하이오강의 다리가 부서지면서 사망하였다. 피고는 그 사건과 남편의 장례식에 대한 기사를 썼는데, 5개월 후 그 수속 기사를 쓸 목적으로 위 원고의 집을찾아갔으나, 원고가 집에 없었기 때문에 아이들과 인터뷰를 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잡지에서 원고가 구차하게 살고 있으며, 인터뷰 시에 장례식 때와 다름없이 무표정하게 있었으며 주위에서 돈을 주겠다는 것을 거부하였다고 하는 기사를 실었다. 법원은 이에 관하여 기자는 분명히 위 원고의 진술을 인용하는 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고 있었으므로 이는 분명한 악의가 있다고 인정하였다.

제3절 우리나라에서의 프라이버시(privacy)權

우리나라에서는 인격권으로서의 초상권, 즉 프라이버시권의 보호에 관하여 직접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않은 실정이다. 또한 재산권으로서의 초상권보다 인격권으로서의 초상권으로 학설과 판례에서 인정되고 있다. 판례를 보면, 초상권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이 없는 관계로 헌법상의 인간의 존엄성과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 헌법 제16조의 사생활의 비밀¹⁷⁾과 자유에 관한 권리를 토대로 인정하고 또한 민법의 불법행위 등의 규정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구저작권법에서 초상의 보호에 관한 규정이 있었다. 구법 제13조에서는 타인의 촉탁에 의하여 제작된 사진 초상의 저작권은 촉탁자에게 속한다고 하여 초상권자를 보호하였다. 현행 저작권법에서는 이러한 규정이 삭제되었으나, 제32조 제4항에서 “촉탁에 의한 초상화 또는 이와 유사한 사진 저작물의 경우에는 촉탁자의 동의가 없으면 이를 전시하거나 복제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초상권이 침해되었을 경우, 이 조항을 근거로 구제를 주장할 수 있는지 문제가 있다. 우리 나라에서 초상권과 관련된 판례들을 보면 저작권법 제32조 제4항을 근거로 하여 판시한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초상권의 재산권적인 성격을 무시하고 주로 인격권적인 권리¹⁸⁾로만 해석하는 것 역시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인격권적인 권리로만 인정할 경우, 재산적 권리 침해에 대한 민법 제750조 손해배상 책임의 규정과 동법 제741조 부당이득반환의 규정 적용이 힘들기 때문이다. 정신적 즉 인격적 침해에 대한 민법 제751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불합리한 점이 있는 것이다. 개인의 초상이 상업적 목적의 무단사용이 발생되고 있고 또한 빈번해질 소지가 다분한 현실을 볼 때 이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구제수단을 위해 재산권적인 성격을 인정하여 그에 따르는 입법조치가 필요하겠다.¹⁹⁾

제4절 퍼블리시티(publicity)權의 정당성과 필요성

1. 개관

퍼블리시티권의 개념이 우리나라에서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보면, 미국의 퍼블리시티권 이론의 도입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는가? Healan 판결은 이에 관한 하나의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위 사례에서 원고는 껌 제조회사였다. 위 회사는 유명한 야구선수들로부터 그들의 성명과 초상을 야구카드에 사용하는데 승낙을 얻었다. 피고는 원고와 라이벌 관계에 있는 껌회사였는데 자신이 발행한 카드에 같은 선수의 성명과 사진을 위 선수의 승낙 없이 게재하였다. 여기서 그 선수들이 추구한 이익은 단순한 프라이버시상의 이익이라기 보다는 유명인의 지위를 이용한 광고상의 이익이었다. 또한 피고 회사도 원고의 계약은 야구선수의 사진의 무단이용에 의한 프라이버시권 침해에 기초한 책임을 면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으며, 더욱이 프라이버시권은 일산상의 것으로 양도할 수도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관해 법원이 적당한 해법을 찾아낸 것이 퍼블리시티권이었다. 즉 권리를 타인에게 양도한 경우- 그것이 설정적 양도이든 이전적 양도이든-제3자가 이를 무단으로 사용한 경우에 양수인은 어떻게 구제를 청구할 수 있는가? 만약 퍼블리시티권의 개념을 부정하고 단순한 인격권이나 프라이버시권의 문제로 바라본다면 원고 회사는 인격권의 불가양도성으로 인하여 원고의 권리를 대위행사할 수 없으므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직접 인격권 침해로 인한 사용금지청구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원고회사를 구제할 방도가 막막한 결과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원고 회사의 정당한 이익을 보전하기 위하여서는 퍼블리시티권 이론과 같은 인격적 요소의 재산권적 측면을 인정하여 원고 회사에 직접적인 금지청구권이나 대위에 의한 금지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을 위하여 퍼블리시티권 이론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다만 위 퍼블리시티권 이론을 도입할 때 용어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바, 기존의 성명권, 초상권의 개념을 확장하여 새로운 권리개념을 포섭하자는 견해가 있다. 물론 위 견해에서도 음성권 등의 새로운 권리에 대하여는 그때 그때 권리의 이름을 붙이기 보다는 사람의 동일성을 상징하는 일체의 것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라는 의미에서 퍼블리시티권이라는 개념이 가지는 편리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하는바, 앞에서 본 하급심판례에도 초상권에 재산적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점이나 인격권 이론이 개별적 인격권을 포괄하여 그 母權으로 작용하는 일반적인 인격권을 인정하고 있는 등에 비추어 양자를 병행하여 사용하는 것도 무방할 것 같다. 다만 퍼블리시티권이라는 용어는 적당한 우리말 용어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2. 정당성과 필요성

1) 정당성

퍼블리시티권을 옹호하는 입장은 ①자연적 재산권 ②인센티브 ③경제적 정당화 ④오해방지를 이유로 그 정당성을 인정한다. 이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은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면 유명인을 더욱 부유하게 하여 부의 불평등을 가져오고, 명성이라는 우연한 사정에 대한 지나친 보호이며, 승낙을 얻어 사용하여야 하므로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며,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기존의 다른 법리로 해결 가능하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 된다는 등의 이유로 퍼블리시티권의 인정을 반대한다.²⁰⁾

자신의 초상이나 성명을 통해 쌓아온 명성으로부터 재산적 이익을 얻을 권리는 당연히 당해 초상이나 성명 본인에게 귀속하여야 하며, 이는 명문의 규정 없이도 타당하다. 그것은 이른바 성명이나 초상 본인과 팬(내지는 고객)과의 사이에 형성된 ‘goodwill'의 보호이다.

2) 필요성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초상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권리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성명권이나 초상권과 별개로 굳이 재산권으로서의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할 필요가 있는가. 이에 대해서는 다음 두 가지 이유가 주장된다.²¹⁾

첫째는 연예인, 운동선수 등은 자기의 성명이나 초상을 이용하여 자기의 존재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자 하므로 이들에 있어서는 일반 사인들과는 달리 성명이나 초상이 무단으로 사용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신적 고통이 있을수 없고, 따라서 그로 인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는 것이므로 그들의 성명, 초상에 중점을 두는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함으로써 재산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받을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인격권적 성격의 성명권, 초상권은 그 성질상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는 것이므로 양도성이 있는 재산권적 성격의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여야 자신의 성명과 초상이 가지는 경제적 가치에 대한 충분한 대가를 받을 수 있고, 또한 그러한 권리를 양도받은 타인도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퍼블리시티권을 독자적인 권리로 인정할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 독자적 권리로 인정하지 않고서야 그 양도성, 상속성을 논할 수 가 없기 때문이다. ²²⁾

제5절 법적 근거

1. 개관

퍼블리시티권의 법적 근거로는 comman law와 미국내 각 주의 입법규정을 들수 있다. 앞에서 잠시 언급한 바와 같이 초기 퍼블리시티권은 그것이 comman law의 한 내용인지 여부에 대하여 수많은 논쟁이 있었고, 그 결과 15개의 주에서는 comman law에서 퍼블리시티권의 근거를 구하고 있고, 9개의 주에서는 프라이버시권이 comman law의 내용이라고 하고 있으나 이 프라이버시권은 퍼블리시티권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으므로 comman law로 보호하는 주는 모두 24개 주이다. Nebraska주는 명시적으로 퍼블리시티권이나 프라이버시권이 보통법상의 권리가 아니라고 하였으나, 이후 주법에 의하여 실정법화 하였다. New York주에서는 마찬가지로 보통법상의 권리가 아니라는 판결이 있었으나 1903년에 주법으로 입법화하였다. California주에서는 1972년 입법으로 통하여 퍼블리시티권과 프라이버시권을 모두 포함하는 내용의 입법으로 하면서 그 보호대상에 유명인과 비유명인을 망라함을 밝혔고, 아울러 보통법상의 퍼블리시티권과 공존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위 주에서는 1985년에서 위 법을 수정하면서 퍼블리시티권이 상속가능함을 명시하였다.²³⁾

한편 comman law 상으로 보호되는 경우와 주의 제정법으로 보호되는 경우에 그 요건이 약간 차이가 있다. 즉, comman law 상의 소송요건은 원고의` 성명이나 초상이 원고의 동의 없이 피고의 상업적 기타의 방법으로 피고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될 것을 요하는데 대하여 주의 제정법상 요건은 이외에도 원고의 성명, 초상등의 광고 등 상업적 목적에 의한 고의적 이용 및 위 이용과 상업적 목적간의 관련성의 존재를 요한다.

어쨌든 퍼블리시티권은 처음에는 프라이버시권의 일종으로 다루어지면서 개인적 권리의 구제에 관한 불법행위법의 영역으로 발전하였으나, 현재에는 명예훼손에 관한 법률규정, 저작권법, 상표법, 혼동방지에 관한 법률규정, 오인혼동광고의 규제에 관한 법률규정 등과도 관련하여 발달하고 있다.

2. 헌법

우리 헌법에서 프라이버시권 관련조항은 제10조의 ‘행복추구권’과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로서 일반적인 인격권과 맥을 같이한다.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 개인의 인격권에 대한 보호를 천명하고 있으며, 제17조는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생활의 비밀’이란 부당한 공개로부터의 자유를 말하며, ‘사생활의 자유’는 개인이 사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따라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하는 권리를 통칭하여 프라이버시권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신에 비추어, 사람은 인격권으로서의 초상권, 즉 본인 동의없이 무단촬영할 수 없고, 촬영에 동의한 경우라도 본인이 예상한 것과 다른 방법으로 공표할 수 없는 권리를 보유한다.

한편, 제2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를 가진다.”고 표현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는 무제한적인 것은 아니며, 이를 부여하는 기본 가치체계인 자유민주주의에 의한 내재적 제약을 받고 있다. 이는 제21조 4항이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 언론.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표현의 자유의 한계와 타법익 침해에 대한 배상을 명백히 하고 있는데서 잘 나타난다.

이와 같이 표현의 자유가 헌법상 가지는 중요성 못지 않게 개인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 같은 사적 법익도 보호되어야 할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것이고, 인격권으로서 명예의 보호와 표현의 자유의 보장이라는 두 법익 충돌시 어떻게 이를 조정할 것인가는 개별 사항별로 대립하는 공공과 개인의 상반된 이익을 비교 판단해야 할 것이다.²⁴⁾

3. 민법

민법 제750조는 인격권 침해를 포함 불법행위 일반에 대해 포괄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인격권 침해에 대해 제751조.제752조.제764조의 특칙을 규정하고 있다.

제750조와 제751조 및 제752조와의 관계에 관해 다수설과 판례는 제751조와 제752조를 제750조의 주의.예시적 규정으로 본다. 퍼블리시티권을 재산권으로 파악하는 때에는 그 침해는 불법행위로서 제750조에 의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다. 제750조는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으로 고의 또는 과실과 위법성 및 손해발생을 규정한다. 개인의 성명.초상 등 동일성을 본인 허락없이 이용한 때에는 고의 또는 과실 및 위법성은 규정되며 문제는 손해의 입증이다.

유명인의 경우 그 입증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유명인은 자신의 성명.초상 등을 대가를 받고 광고 등에 이용한 경우가 많을 것이고, 무단이용으로 인해 그와 같은 재산적 손실이 있음은 경험칙상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인의 경우 유명인과 같이 일정 대가를 받고 자신의 성명이나 초상을 이용 허락한 적이 없기에 일반인의 경우 재산적 손해의 입증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일반인의 경우 그러나 이용으로 받게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만 인정될 것이다.

그러나 퍼블리시티권 침해에 대해 권리자가 사용료 상당액만을 배상받게 한다면 이용자로서는 굳이 권리자와 접촉해 허락을 얻는 번거로움 없이 무단사용할 것이고 이는 결국 권리자에게 사용허락을 강요하는 셈이 된다.

이런 이유로 현재 미국에서는 퍼블리시티권 침해가 불법행위 관점에서 지적재산권 침해 관점으로 변화하고 있다. 퍼블리시티권 침해를 불법행위 관점에서 파악하는 경우 동일성의 상업적 가치를 침해하였느냐가 중요하지만 지적재산권 침해관점에서 파악하는 경우 권리자의 동의유무가 침해 유무를 결정하게 된다. 맥컬리교수는 “일단 피침해자의 손해가 추정될 수 있는 광고문구에서 광고의 동일성으로 확인될 수 있는 측면을 승낙없이 사용하였다는 것을 입증하면 동일성의 상업적가치의 손해가 추정된다.”고 하고 있다.²⁵⁾

4. 상표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외국의 유명상표중에는 베네통, 랄프로렌, 라코스테, 비달사순, 월트디즈니, 포드, 혼다, 이스트먼 코닥, 네슬레, 휴렛패커드와 같이 사람의 성명을 사용한 경우와 KFC처럼 사람의 초상을 사용한 예가 많다. 이러한 성명, 초상등이 상표로 사용돼 상품이나 서비스의 출처표시로 사용되면 전술한 인격권외에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추가보호가 가능하다. ²⁶⁾

5. 저작권법

광고는 매체에 따라 인쇄매체광고와 전파매체광고로 구분된다. 이에 따라 초상관련 저작물도 신문.잡지 등 인쇄매체 광고에 사용되는 사진 저작물과 CM 등 전파매체에 사용되는 영상저작물로 나눌 수 있다. 한편 최근 연예인의 초상사진이 캐릭터로 사용되는 예가 점차 늘고 있으며, 이러한 캐릭터는 미술저작물로 보호받는다. 결국 이 경우에는 초상권 문제 외에 저작권문제가 발생하며 초상권자와 이해관계가 다른 저작권자의 보호문제가 대두된다.

저작권법 관련 조항

이에 현행법은 이 특례규정을 삭제하고 저작권법 원칙으로 돌아가 저작권은 저작자인 사진작가에게 귀속하는 것으로 변경 후 “촉탁에 의한 초상화 또는 이와 유사한 사진저작물의 경우에는 촉탁자의 동의가 없는 때에는 이를 전시하거나 복제할 수 없다.”는 초상본인의 인격권 조항을 신설(제32조 제4항)하였다. 즉, 촉탁자는 촉탁사진에 대한 저작재산권은 소유할 수 없으며 다만, 이용통제권만을 행사할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나 이 조항을 문리해석해 보면, 사진작가가 촉탁자의 사진을 전시 또는 복제 이외의 방법으로 사용시 촉탁자 동의 없이도 이용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즉, 촉탁자는 사진작가가 사진을 전시 또는 복제 이외 방법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통제할 수 없다. 생각건대 본 조항은 초상화 등이 복제 이외의 방법으로 이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둔 규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로 저작물 이용형태가 다양해져 촉탁자의 초상이 담긴 저작물이 전시 또는 복제 이외의 방법으로 이용될 여지가 많아졌다. 한편 본 조항은 촉탁자 사후 초상이 담긴 저작물을 이용하는 사람은 사망한 촉탁자 유족이나 권리승계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지에 불분명하다. 이렇게 볼 때 현행 저작권법하에서 인격권보호가 완전히 해결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 즉, 촉탁사진이란 원래 촉탁자가 사진을 이용하기 위해 사진작가에게 부탁한 것인데 저작권이 사진작가에 있다면 초상권자가 이를 자유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1)구법과 같이 되돌아가거나 촉탁사진의 경우 촉탁자가 마음대로 사진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해야 한다는 견해²⁷⁾, 2)촉탁에 의한 저작물을 이용하는 사진제작자는 전시나 복제 뿐 아니라 어떠한 이용에 대해서도 촉탁자 동의를 얻도록 하여야 한다는 견해²⁸⁾, 3)저작자는 저작물을 직접 제작한 사람으로 하고, 그 저작물에 대한 모든 저작재산권은 촉탁인에게 귀속시키는 독일 저작권법의 초상권 규정을 도입하자는 견해²⁹⁾, 4)촉탁자라는 개념은 저작권법과 전혀 상관없는 개념이고 촉탁자도 어떤 의미에서는 ‘표현’을 하고 있으므로 실연자로 보고, 실연자의 복제권 등으로 초상화 이용 문제를 해결하자는 견해³⁰⁾가 있다. 생각건대 사진촬영의 목적달성을 위해 촉탁사진의 경우 촉탁자가 마음대로 사진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해야 한다는 첫째 견해가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한편 초상인의 유족에게 초상권자 사후 동의권을 인정해 주고, 독일처럼 그 기간을 명문으로 규정³¹⁾하는 것도 분쟁예방을 위한 한 방편이 될 것이다.

나. 광고실무상 고려점

최근 연예인의 캐릭터를 개발 상품화하는 ‘스타캐릭터 산업’이 일고 있다. 즉, 초상권자와 캐릭터 개발계약을 통해 캐릭터를 제작 이를 광고.판촉 등의 마케팅과 상품화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그 예로 이홍렬 캐릭터인 ‘뺑코’와 김국진 캐릭터인 ‘국찐이’가 있다. 이러한 캐릭터는 미술저작물로 보호되기에 초상권과 별도로 저작권이 존재한다. 실무상 양 권리의 충돌은 통상 캐릭터제작 의뢰시 초상권자에게 저작권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해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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