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시티 (publicity)권에 관한 연구

제1장 서론

대부분의 광고는 단순한 문구나 상품의 나열이 아니라 영화의 주인공이나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유명인을 매개로 하여 전달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이와 같은 광고에 전혀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져 있다. 물론 이와 같이 소비자들이 잘 아는 유명인을 광고에 출연시키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친밀감을 주고 광고내용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를 바란 것이다. 그러나 광고에 출연한 유명인의 가치는 어디서 비롯하는 것인가? 왜 이러한 유명인들에 대하여 단지 광고에 등장하는 대가로 아무런 노동 없이 혹은 단순한 노동의 정도를 훨씬 넘어서는 정도의 거액의 돈이 지불되는 것인가? 과연 어느 정도까지의 이용에 대하여 경제적인 대가가 지불되어야 하는 것인가?

이러한 물음에 대하여 우리는 퍼블리시티(Publicity)권이라고 하는 새로운 내용의 지적재산권에 관한 이론적 검토를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후술하는 바와 같이 현실적으로 우리 광고업계 또는 우리기업의 광고행위가 국내외적으로 퍼블리시티권에 관한 분쟁을 경험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미주법인 삼성전자가 미국 TV를 통해서 자신의 VCR광고를 ]함에 있어서 미국 유명 모델 VannaWhite의 이미지를 도용했다고 하는 주장의 손해배상청구의 소가 제기되어 지방법원에서는 삼성이 승소하였으나 제9순회 항소법원은 지방법원의 판결을 파기환송한 바 있어서, 광고에 있어서 퍼블리시티권 보호의 중요성이 새삼 제기되었다.

제2절 연구범위

1980년대 후반에 이르러 집중적으로 나타난 몇 건의 하급심 판례가 반증하듯이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이른바 초상권의 개념은 낯설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지금까지 우리판례를 보면 법원은 초상권을 현행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또는 제16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근거하는 헌법적 기본권의 하나로 이해하면서, 초상권의 침해가 있는 때에는 “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을 규정한 민법 제751조의 구제대상이 됨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판례에 따르면, 초상권을 인격권으로만 파악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처럼 초상권을 오로지 인격권으로만 이해하는 태도는 초상권의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초상권은 1차적으로 초상본인의 동의가 없는 한 초상이 공개되는 것 자체를 금지하기 위한 것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초상의 공개 및 그것의 상업적 이용을 바라면서 다만 그러한 상업적 이용에 대하여 적절한 반대급부를 받고자 하는 경제적 측면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보통법 또는 몇몇 주 제정법은 1950년대 중반 이후부터 이러한 초상의 경제적 측면에 관한 권리를 이른바 퍼블리시티권이라 하여 인격권으로서의 초상권을 의미하는 프라이버시권과 구별하여 그 법적 성질을 달리 파악하고 있다.

퍼블리시티권의 개념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영미에서 확립된 판례이론에 의하면 퍼블리시티권은 프라이버시권과는 구별되지만 프라이버시권과 전혀 관계없는 것은 아닌 일종의 지적소유권으로 볼 수 있다. 퍼블리시티권의 범위는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권리 중에서 순수하게 상업적 성격을 갖는 것으로서 포착되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인격권의 재산적 측면의 승인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개념의 정립이 영미법계에서 오래 전부터 이루어진 것인바, 아래에서는 주로 미국판례를 중심으로 하여 퍼블리시티권과 프라이버시권의 구별, 퍼블리시티권의 형성과정, 퍼블리시티권의 보호요건과 보호대상 및 법적 성격 등을 바탕으로 그 인정근거와 이에 따른 법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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