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선거와 정치참여에 관한 연구 : 2002년 새천년민주당 국민참여 경선을 중심으로

제 5 장 요약 및 결론

  5.1 요약

투표 참여율의 저하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사용하는 인터넷을 선거제도에 도입한다는 것은 이러한 정치 무관심 현상을 타파할 수 있는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인터넷의 특징인 정보의 실시간 유통과 쌍방향성은 그간 정치적 청중에 머물렀던 일반대중들을 적극적인 정치 참여자로 전환케 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는 인터넷선거의 활용을 위한 환경적 요인들이 잘 구비되어 있다. 우리 나라는 현재 1천 6백만 명에 육박하는 인터넷 인구를 자랑하는 세계 7위의 인터넷 이용국가이며, 특히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2000년 현재 220만 명에 달하고 있고 그 대부분이 가정 가입자이다. 가구당 2명이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한다고 보면 4백만명 이상의 초고속 인터넷 사용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 된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새천년민주당의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참여경선에서의 전자투표 도입과 인터넷선거 과정은 그러한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이에 대한 실증분석을 하고자 새천년민주당 제16대 대통령후보자 선출 서울특별시 선거인단대회에 참석한 국민선거인단 참관인과 제2차 전국대의원대회에 참석한 전국의 지구당에서 올라온 당원들을 249명을 대상으로 하여 인터넷선거에 대한 의식 및 참여 정도, 절차의 편리성, 보안 및 신뢰성, 향후 보완사항 등을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보았다.

실증분석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터넷은 이미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다.

본 설문조사의 응답자중 44.2%가 인터넷을 1∼2시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용목적도 정보취득, 쇼핑 및 전자상거래, 오락 등 다양한 형태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미 인터넷이 생활 속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둘째, 인터넷을 통한 정치 참여도는 높은 편이다.

응답자의 50.6%는 인터넷을 이용한 정치여론조사에 잘 응답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53.0%는 이번 국민참여 경선의 인터넷선거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74.7%가 올 12월에 있는 제16대 대통령 선거에 인터넷선거가 도입될 경우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하여 높은 참여의사를 밝혔다.

셋째, 인터넷선거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언론매체의 보도태도가 상당히 중요하다.

인터넷선거에 대한 인지 매체 조사에서, 응답자의 47.4%가 언론매체를 통해 알게 된 것으로 나타나 인터넷선거와 관련하여 언론의 보도가 중요한 홍보수단이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넷째, 인터넷선거에 대한 전망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인터넷선거가 향후 보편화 될 것인가에 관한 질문에서 응답자의 79.8%가 보편화 될 것이라고 응답하였으며, 88.8%는 인터넷선거가 참여민주주의에 도움이 될 것으로 응답하여 인터넷선거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망되었다.

다섯째, 인터넷선거에 있어 절차상의 난이도는 선거 참여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인터넷선거를 한 응답자 조사 결과 68.9%가 인터넷선거가 쉬웠다고 응답하여 절차상의 난이도가 전체 선거 참여율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여섯째, 개인정보 유출이나 해킹 등 보안 및 인증 시스템에 대한 보다 확실한 대비책이 있어야 한다.

본 조사의 응답자중 50.3%가 향후 인터넷선거의 보완점에 대해 개인정보의 유출 가능성을 제기하여 이에 대한 기술적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5.2 결론

이상의 설문 분석결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인터넷은 시.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는 매체로서, 실제 인터넷선거가 도입되었을시 시.공간상의 제약이 사라지고 무효표가 줄어듬으로써 투표율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층의 참여율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인터넷선거 결과를 보면 초기 언론의 관심과 흥미가 사라지면 ‘시간이 없어서’와 같은 식으로 투표 자체를 안하는 비율이 증가할 가능성 있기 때문에 인터넷선거가 도입되더라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정치동인의 제공이 필요하다. 인터넷선거가 도입되어도 유권자가 접속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언론의 보도태도는 아주 중요한 투표참여의 변수로 나타났다. 경선기간 동안 각 언론사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이인제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함과 동시에 노무현 후보를 새천년민주당의 대통령후보로 기정사실화하는 보도태도를 취함으로써 인터넷선거를 형식적 절차로 만들어 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인터넷 매체의 보편화로 인하여 국민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욕구는 증가하는 반면, 투표율은 계속적으로 저하하는 현상에서도 보았듯이, 정치적 무관심이 사회 전반에 만연되는 이율배반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선거시스템으로서 인터넷선거가 그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인터넷선거는 아직까지 국민들에게 친숙하지 못한 방식이며, 또한 투표자 인증 및 보안 등에 관한 문제, 네트워크 설비의 확산과 인터넷 미숙자 정보교육 문제, 인터넷 투표공간에서의 자유와 공정의 문제 등 보완하여할 과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인터넷선거를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회적 환경의 조성을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체제의 구축이 필요하다.

정보화 사회에서 참여민주주의의를 활성화 할려면 국민들이 정보를 공개적으로 자유롭게 획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며 국민들의 의사가 정책 결정자는 물론 정책 집행자에게까지 잘 전달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체제가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인터넷선거에 대한 국민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국민들이 인터넷선거에 대해 무지하고, 이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면 결국 참여도가 떨어지고 이러한 현상이 사회적 전반에 정치적 무관심 현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저소득층과 고연령층, 여성 등을 대상으로 한 정부차원의 교육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인터넷선거에 대한 법과 제도를 정비하여 인터넷선거의 역기능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인터넷선거시 유권자 개인정보를 유출하려고 시도한 자와 의도적으로 개인정보를 유출한 자에 대해 형사처벌 등의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관련 법을 만들 필요가 있으며, 선거의 공정성 문제, 투.개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산상의 오류, 재검표 등 기술적 문제를 관리.감독하고 객관적으로 중재할 수 있는 제3의 기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5.3 본 연구의 한계와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

본 연구의 한계와 향후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해외에서는 전자민주주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이제 어느 정도 그 논의가 정리되고, 이를 현실화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우리 나라의 경우는 아직까지 전자민주주의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되어 있지 않고 전자민주주의에 대한 관련 문헌이 소개되는 시점에 있다. 더구나 문헌들이 정보화론의 연장선상에 있거나 전자정보와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전자민주주의에 대한 문헌적 접근이 용이치 않아 이에 대한 본 연구의 한계가 있음을 밝힌다. 따라서, 향후에는 전자민주주의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전자민주주의가 제기되는 보다 정확한 현실적 배경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는데, 이는 이론적 능력의 한계로 보다 정확한 분석이 이루어지질 못하였다. 이 부분 또한 추후의 연구과제로 남겨 놓고자 한다.

셋째, 실증분석에 있어 조사대상자들이 새천년민주당의 당원이거나 혹은 새천년민주당에서 실시하는 인터넷선거에 관심을 갖고 있는 등 정치적 성향이 비교적 일치하는 사람들에 한하여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조사의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향후에는 보다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한 실증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넷째, 정치와 선거에 대한 무관심 현상을 극복하는 한 방안으로서 특히, 투표율 제고를 위한 선거시스템으로서의 인터넷선거를 연구하였으나 인터넷선거의 가장 큰 맹점은 역시 투표장에 가지 않는 것처럼 컴퓨터 전원을 켜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혹은 단 한번의 '클릭‘으로 정치참여가 이루어지고 국민들의 민의가 반영되었다고 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진정한 참여민주주의란 국민들이 자신의 일상 속에서 진행되고 제기되는 다양다기한 정책현상, 정치현상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이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데에서 출발할 것이며, 현재의 발달한 정보통신매체는 이러한 과정을 더 효율적이고, 손쉽게 이루어주는 수단적 기능을 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번 새천년민주당 국민참여 경선의 전자투표와 인터넷선거를 연구하면서 기술의 발전이 국민들의 정치참여의 의지를 가로막지는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오히려 응답자들 중 많은 수가 인터넷선거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있으며 실제로 차차기 대선에선 인터넷선거가 도입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만큼 전자민주주의가 국민들의 의식 속에 가깝게 자리잡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다만 이번 국민참여 경선에서 나타난 인터넷상에서 조직되고 활성화된 정치인 팬클럽 조직인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대하여 좀더 체계적이고 깊이있는 연구를 하지 못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 인터넷선거의 형식적 측면을 내용적으로 채워줄 수 있는 온라인을 매개로 하여 정치참여의 의지를 표현하는 20∼40대 지지자들의 모임이 어떻게 형성되고 이들이 정치적 의사 표출을 어떤 식으로 해 왔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후속 연구들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다섯째, 이번 국민참여 경선 기간동안에는 투표자들의 핸드폰을 이용한 여론조사와 선거운동이 무척 활발하였는데 전 국민 2인중 1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인터넷처럼 다양한 컨덴츠가 개발되고 있는 핸드폰 선거캠페인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 페이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