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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장 인터넷선거로 본 전자민주주의의 가능성투표형 프로젝트의 가장 발전된 형태인 인터넷선거(Internet Voting)는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사이버공간에서 온라인으로 투표하는 전 과정을 의미한다. 인터넷선거는 그 방식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 볼 수 있다.13) 첫째는 ‘기존 투표소 인터넷선거(Pollsite Internet Voting) 의 방식으로 유권자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마련된 지정된 투표소에 가서 선거인명부를 확인하고 투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현재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투표소 혹은 투표소가 마련된 어느 지역이든 가서 본인임을 확인한 뒤 투표를 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여행중이나 출장중이거나, 몸이 불편하거나 등의 여러 이유로 투표를 포기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이 투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둘째는 ‘키오스크 선거(Kiosk Voting) 로 네트워크로 연결된 현금인출기와 유사하게 생긴 간이 투표소를 쇼핑센터, 백화점, 도서관, 학교, 역 주변과 같은 공공장소에 설치해 놓고 이곳에서 선관위 직원에게 본인임을 확인받은 뒤 투표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첫 번째 경우보다 더 많은 유권자들이 간편하고 손쉽게 투표할 수 있는 방식이며 전자서명 과 인증기술을 이용한다면 무인투표소 운영도 가능한 방식이다. 셋째는 ‘원격 투표(Remote Voting) 방식인데 거리과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인터넷이 연결되는 곳이면 언제, 어디서든지 투표할 수 있게 하는방식이다. 즉, 인터넷에 투표를 위한 사이트를 개설해 놓고 유권자들이 이곳을 방문하여 투표를 하게 하는 방식으로 인터넷에 접속만 할 수 있다면 접속된 모든 사람들에게 투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그러나 이상의 방식들에서는 헌법에 보장된 보통.직접.비밀.평등선거의 원칙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특히, 투표자의 비밀선거를 어떤 방식으로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기술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핵심적 과제라고 할 수있다. 즉, 투표자가 본인임을 확인시켜 주는 ‘디지털서명(Digital Signatures) 기술과 투표자가 실제 투표에 참여하였는지의 여부를 확인시켜주는 디지털인증(Digital Certificate) 기술의 발전 여부가 인터넷선거 시스템의 보완성과 효율성을 담보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투표용지를 사용하는 기존의 선거시스템과는 달리 인터넷선거 시스템은 보완성과 효율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보완이 유지되고 공정한 선거권 행사를 가능하게 해주는 제도적 장치가 구비되었을 때만이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인터넷선거 시스템은 <표 3-1>에서 제시하는 전제조건14)들을 충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져야 할 것이다. 즉, 기존 선거방식에 비해 인터넷선거는 투표의 수정가능성, 편리함, 이동성 및 효율성의 조건들을 충족해야 하며 이러한 조건들을 만족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면 컴퓨터와 소프트웨어가 투표기계로 대체되어 어느 곳, 어느 때라도 유권자는 손쉽게 투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전제조건을 토대로 실현 가능한 인터넷선거의 모형을 제시하면 다음의 세 가지를 들 수 있다(김형진 2001). 먼저 첫 번째 모형은 ‘절차의 자동화(Automating the Current Process)라고 할 수 있는데 인터넷선거의 도구로 이메일(E-mail) 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메일에 투표용지를 첨부하여 발송하면 유권자는 투표한 뒤 다시 이를 이메일로 전송하거나 투표용지를 출력하여 기표하고 우편으로 발송하는방식이다. 이 모형은 투표가 몰리는 시간대에 접속을 분산시킴으로써 접속과다로 인한 병목현상을 방지할 수 있고, 투표를 개인적 차원에서 처리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모형을 위해서는 유권자 한 사람에게 한 개의 투표권이 행사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우편으로 발송할 경우 유권자의 익명성(Anonymity)이 보장되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 모형은 ‘웹사이트 투표(Website Voting) 모형으로 이는 유권자가 투표 웹사이트에 접속하여 로그인(Log In) 한 뒤 실시간으로 투표하는 방식으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지 투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투표 전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과정의 설계가 가장 중요하며 투표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의사항을 온라인으로 제공해야 하되 유권자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투표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이 모형의 가장 큰 약점은 해커의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 실현 가능한 인터넷선거 모형은 ‘지역투표소(Regional Voting Center) 모형인데, 이는 지역투표소에 설치된 컴퓨터를 통해 선거가 이뤄지며 정보의 보완을 위해 웹이 의사소통매체(Communication Medium)로 사용된다. 유권자가 본인 확인과정을 마치면 전자투표권(Electronic Ballot)이 지역투표소로 전송되고 투표단자(Voting Terminal)를 통해 유권자의 투표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이 모형은 투표방식이 어느 투표소나 동일하기 때문에 유권자는 자신이 거주하는 곳에서 가까운 투표소를 찾아가 투표하면 된다. 그리고 전 투표소는 중앙서버(Central Server)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유권자가 한 곳 이상의 지역에서 투표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으나 중앙서버에서의 선거조작과 같은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다. 2000년 3월 11일 미국 애리조나주 민주당이 실시한 인터넷선거는 정보통신기술과 정치시스템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더구나 3월7일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앨 고어가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이 대거 참여하여 시들해진 예비선거의 관심을 높이는데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구체적인 선거과정을 살펴보면 애리조나주 민주당에서는 정당의 당원으로 가입하였거나 정당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투표자에게만 정당의 투표를 허용하는 폐쇄형 예비선거 방식으로 선거를 치뤘기 때문에 유권자들은 자신의 서명과 함께 투표에 참가하겠다는 신청서를 먼저 민주당 본부에 제출하여야 했다. 민주당 본부에서는 이메일을 통해 확인통보와 선거패스워드 분실시 문의할 수 있는 무료 전화번호를 유권자에게 발송하였다. 애리조나주 민주당지부는 인터넷선거 방식과 기존의 투표방식 두 가지를 병행하는 선거방식을 택했는데, 기존의 투표방식을 선호하는 유권자는 11개지역에 설치된 124개 투표소를 찾아가 투표하도록 했고, 온라인상의 투표는 3월 7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실시되었다. 인터넷선거는 애리조나주 민주당홈페이지(www.azdem.org)와 인터넷선거 솔루션을 갖고 있는 일렉션닷컴(www.election.com)의 웹사이트 두 곳에서 진행되었다. 선거실시 전 애리조나주 민주당은 821,000명의 등록당원들에게 인터넷선거 설명서와 암호(Personal Identification Number/PIN)를 우편으로 발송하였으며, 유권자들은 민주당과 일렉션닷컴에 접속한 뒤 입력 창에 암호를 입력해야만 계속 투표를 진행할 수 있게 하였다. 유권자가 본인임을 확인하기 위해 유권자의 고유번호와 생년월일, 태어난주 등 몇 가지 질문과 주소를 입력시켜야 하는데 주어진 질문에 정확하게 답변하지 못하면 투표당일인 3월 1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사이에 투표소에서 선거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선거 담당자에게 문의하라는 경고 창이뜨게 된다. 주어진 질문에 정확히 답변한 경우에는 화면에 후보자 이름이 나타나는데 후보자 중 한 명을 선택한 뒤 ‘OK 를 클릭하여 투표를 종료시키면 투표가 마감된다. 이날 투표는 전체 등록 민주당원의 10.3%인 86,970명이 참여했는데 그중 41.2%인 35,768명이 인터넷으로 투표하였다. 이 수치는 지난 1996년에 대통령 예비선거에 참가했던 총 투표자 수보다도 3배나 많은 획기적인 결과였다. 더구나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앨 고어(Al Gore)로 이미 결정된 후에 치러졌다는 점에서 볼 때 꽤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런 이유로 인터넷선거를 찬성하는 학자들은 인터넷선거가 시민의 참여를 확대시킬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애리조나주 민주당의 인터넷선거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드러난 것은 접속이 되지 않아 투표를 포기하거나 동시적으로 투표 프로그램에 접속하여 정체현상이 빚어지는 등의 운영상에서의 미숙함이었다. 특히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특별한 대책이 준비되지 못했고 매킨토시 사용자나 구버전의 네스케이프(Netscape) 사용자들은 인터넷선거를 할 수 없었다. 또한 인터넷선거가 일렉션닷컴사와 애리조나주 민주당간의 계약으로 이루어져 부정투표 등의 시비가 일었을 경우 공식적인 중재를 해줄 제3의 역할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못하였다. 또한 민주당이 투표를 위한 패스워드(PIN)의 발행을 인터넷선거 대행업체인 일렉션닷컴에 맡김으로써 당내선거지만 내부적 선거조작의 소지를 남겼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사항이다. 이외에도 인터넷선거를 시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과정이나 선거관리 회사에 대한 정보 등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향후 보완되어야 할 점으로 지적되었다. 3.2.2 연방선거원조프로그램(The Federal Voting Assistance Program) 연방선거원조프로그램(FVAP)은 미국 국방성(The Department of Defense)이 운영하는 연방차원의 프로젝트로서 1986년의 ‘군인 및 해외체류자의 부재자투표 법령(Uniformed and Overseas Citizens Absentee Voting Act/UOCAVA) 을 통해 시작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외국에 거주하는 미국시민들에게 선거권행사의 권리를 인식시키는 것이며, 둘째는 투표참가를 촉진시키는 것이며, 셋째는 연방 또는 지역단체단위의 선거에서의 부정부패를 방지하는 것이다. 또한 시민들에게 당파에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정보를 제공하여 정치과정에 참여를 촉진하고 있다. 연방선거원조프로그램은 군인 및 해외체류자들의 부재자선거에 있어 선거인등록이나 투표 등의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자격은 ①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해안수비대 등의 군인 ② 해외에 체류중인 선원 ③ 해외에서 근무하는 군인이나 선원들과 동거중인 가족 ④ 공중위생사업(Public Health Service)이나 해양.우주관리(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를 위해 국외에 거주하는 미국시민 ⑤ 연방정부에 의해 해외에 파견된 공무원 ⑥ 해외에 거주중인 미국시민 등이 있으며, 대략 1억 9천만 명에 이르는 미국시민들이 이를 통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연방선거원조프로그램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는 각 지방정부의 선거업무를 관리하는 부서(State Election Sites)와의 링크, 지방정부의 선거인 등록양식과 부재자선거 신청양식의 다운로드 등이 있다. 아직까지 인터넷선거는 불가능하지만 선거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부재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여 참여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새천년민주당이 국민참여 경선제와 함께 인터넷선거 후보선출 방식을 도입하게 된 배경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2000년 당의 현대화와 정치문화 선진화를 위해 구성된 당발전특별위원회의 논의내용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당시 당발전특별위원회에서는 여러 분과를 두고 당의 진로를 모색했었는데 이때 연구된 내용 중에는 사이버선거, 기획선거, 정책선거를 위한 당의 역량강화부분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것이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2001년 11월 8일 새천년민주당의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이 10월 25일 실시된 국회의원 재.보선 참패 등의 이유로 총재직을 사퇴한 후 차기 정권재창출에 대한 우려와 민심 이반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구성된 ‘당 발전과 쇄신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이하 특대위)’가 활동을 시작한 2001년 11월 9일부터라고 할 수 있다. 특대위에서는 ⓛ 대선 후보와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의 시기 및 경선방법, 공천의 민주화 등에 관한 방법 ② 지도체제 개편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당의 발전방안과 쇄신안을 마련하면서 당의 대선후보 선출과정은 전국을 순회하며 경선으로 치르되 국민적 참여가 최대한 이루어질 수 있는 방식으로 할 것을 기본원칙으로 정하였다. 특대위가 최종적으로 채택한 국민참여 경선제는 권역별 투.개표의 도입, 국민참여비율 50% 확정, 결선투표의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호주식 선호투표제(Alternative Voting System) 적용 등의 실험적 방식들을 도입한 것이었다. 대통령 후보의 선출방식은 국민직접투표와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간접방식을 검토하였으나 국민직접투표 방식을 도입할 경우 인터넷선거, 우편투표, 대회 현장투표 등이 다 허용되어야 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는 결론과 함께 이러한 제도는 한 국가적 범위에서 시행된 사례가 없었으므로 장기적 연구과제로 남기고 국민선거인단을 구성하여 후보자를 뽑는 방식을 확정하게 된다(당발전과 쇄신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 2002. 4-11).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선거인단의 구성은 총 70,000명으로 하되 국민선거인단은 인구 1,000명당 1인 이상으로 전체 선거인단의 50%인 35,000여명을 성별, 연령별, 인구비례 원칙에 따라 선출하며 대의원을 제외한 당원 선거인단 20,800여명도 지구당별로 선출하는 방안을 채택하였다. 특히 일반공모 당원은 16개 시.도별 인구비례에 따라 그 정수를 배정하고 공모에 응한 자 중에서 무작위로 컴퓨터 추첨을 통해 선정하되 선거일에 출석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하여 예비일반 선거인을 더 뽑도록 하였다. 국민참여 경선제의 특이점은 결선 선호투표제의 적용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제1순위 득표수를 계산하여 과반수 득표자가 없는 경우, 제1순위 득표수가 최하위인 후보자는 탈락시키고 그 후보에게 1순위로 기표했던 투표지의 2순위 기표를 해당 후보자에게 분배하여, 각 후보자별로 합산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렇게 합산했을 경우에도 과반 득표자가 없는 경우, 그 다음 최저득표자를 탈락시키고 그의 2순위 표를 해당 후보에게 합산하여 과반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하여 최종적으로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를 대통령후보로 선출하는 방식이다. 선호투표제는 미국 하버드대학의 웨어 교수가 주창했고, 호주 하원에서 채택하고 있는 방식으로 결선투표제의 도입을 통해 과반수 이상을 얻은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뽑는다는 본연의 의미와 함께 투표 참여자가 1순위로 찍은 사람이 당선되지 않더라도 나머지 선호순위에 따라 표를 분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투표에 참여한 사람 모두에게 화합의 길을 열어준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
또한 특대위의 쇄신안 가운데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은 전자정당추진기 획단 설치 및 경선 과정에 전자투표와 인터넷투표 도입 등의 정보화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제도의 마련이다. 이는 국민참여 경선을 위해서는 전 당원의 전산관리가 필수적인 전제조건일 뿐 아니라 향후 인터넷을 중심으로한 유권자와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불가피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인터넷선거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어 시행착오의 위험성이 크고 보통.평등.직접.비밀투표의 원칙에도 일부 어긋난다고 보아 여러 차례결정이 무산되었으나 전 국민에게 참여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직접 민주주의발전 도모, 젊은층의 참여율 제고를 통한 정치불신 극복, IT선진국으로서의상징성 등을 감안하여 2002년 1월 7일 당무회의에서 법적.기술적 타당성을 전제로 전체 선거인단의 2.5% 범위 내에서, 그러나 국민선거인단에서는 5%범위 내에서 도입할 것을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2002년 2월 7일부터 전체 16개 권역별로 인터넷, 서면, 팩스, 직접방문을 통해 국민선거인단을 모집하기 시작하여 서울선거인단 공모 마감일인 4월 9일까지 총 190만 1천여명이 국민선거인단에 응모하였다. 3.3.2 대선후보 선출 예비경선 새천년민주당의 대통령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국민참여 예비경선은 2002년 3월 9일 제주도에서 시작하여 전국 16개 시.도를 순회한 뒤 마지막으로4월 27일 서울 선거인단 대회에서 대통령 후보자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김근태, 김중권, 노무현, 유종근, 이인제, 정동영, 한화갑 총 7명의 후보자가 입후보하였으나, 기호 2번 노무현 후보와 기호 3번 정동영 후보만이 서울 선거인단 대회까지 오게 되고 나머지 후보들은 여러 가지 정치적 이유를 들어 사퇴하게 된다. 그리고 최종 누계에서 노무현 후보가 전체 유효투표의 72.2%인 17,568표를 얻어 6,767표를 얻은 정동영 후보를 누르고 새천년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당선되었다. 투표는 국민선거인단과 대의원들이 신원확인대에서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을 제시하고 전산화된 선거인단 자료에서 본인임을 조회한 뒤, 전자투표카드 1매를 발급 받아 행사장 내 설치된 투표소에 들어가 전자투표 단말기 스크린에 나와있는 후보자를 손가락으로 터치함으로써 결정하였다. 후보자를 선택하는데 특이한 사항은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하는 경우에 실시되는 선호투표제의 적용 때문에 모든 입후보자들을 선호순대로 입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방식에 익숙치 못한 대의원들을 위해 투표단말기 3대당 1명의 도우미를 설치하여 투표진행을 원활하게 하였다. 또한 대리투표와 중복투표를 막기 위해 각 신원확인대에 지급된 전자투표카드 지급시 본인서명을 받음으로써 전산화된 선거인단 자료의 검색 수와 지급카드 수, 확인서명 수 3자가 일치하여야 개표가 진행되도록 하였다. 투표의 기표방식은 다음과 같다. ① 발급된 투표카드를 갖고 기표소에 들어간다.
인터넷선거를 도입함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당원만이 공직자 후보 선출을 위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현행 선거법 제254조와 당원은 반드시 서면으로 입당원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정당법 제20조항의 규정에 따라 중앙선관위가 지적한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선거의 불법성 부분이었다.15) 즉 당원이 아니면 투표권을 가질 수 없다는 중앙선관위의 입장은 인터넷으로 입당신청시, 혹은 인터넷선거 신청시 본인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가에 대한 기술적 불신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나 중앙선관위는 2002년 2월 5일자로 이번 국민참여 경선제가 당내행사이며 인터넷상에서 본인의 신원 확인이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함으로써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에 대해서도 인터넷을 통한 경선참여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리게 된다.16) 이러한 법적 제약을 해결하고서 인터넷선거는 2002년 4월 18일 오전 9시부터 4월 26일 오후 4시까지 총 9일간 24시간 내내 실시되었다. 투표는 대통령 후보자 선출을 위한 국민선거인단에 선정되지 않은 만 20세 이상의 모든 국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으며, 투표기간에는 인터넷 투표 참가자수와 성별, 연령별, 지역별 통계를 실시간으로 제공하였다. 아울러 실명확인을 위한 ‘인증위원회’와 보안 및 해킹방지를 위한 ‘실시간모니터링 위원회’를 두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인터넷선거 시스템이 공정하게 운영되도록 도모하였다. 투표결과는 공모선거인단 35,000명 중 1,750명만을 적용토록 하며 전체 선거인단의 2.5%를 득표율로 나누어 이에 해당하는 표를 1순위 득표자가 가져가는 식으로 반영하였고 집계 결과는 선거기간 내에는 비공개 처리하되 중앙당 디지털분과위원장이 서울대회 개표직전에 발표하였다. 투표결과 반영을 예시해보면 A후보가 전체 투표자 가운데 34%를 얻었을 경우, A후보는 여기에 전체 선거인단의 2.5%에 해당하는 1,750표를 곱하여 얻은 595표를 가져가게 된다. 인터넷선거는 1인 1투표를 보장하고 타인의 명의를 도용한 부정투표, 대리투표, 중복투표 등 선거의 공정성을 저해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온라인에서의 본인 여부 확인과정이 가장 핵심적 사안이었는데, 휴대폰, 신용카드, 은행계좌의 세 가지 정보로 본인임을 확인한 뒤 비밀번호를 부여함으로써 선거에 참여토록 하는 방안을 채택하였다. 즉, 본인 명의의 휴대폰은 이동통신사의 정보와 연계하여, 실명으로 발급받은 카드는 신용카드사 정보와 연계하여, 본인명의의 은행계좌는 금융결제원을 경유한 뒤 해당 은행 정보를 통해 본인 인증을 하였으며 인증번호는 신용카드의 경우 카드번호, 유효기간, 비밀번호 앞 2자리를, 휴대폰은 휴대폰 번호, 은행계좌는 은행계좌 번호와 비밀번호를 입력시켜야만 비밀번호를 부여받을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그리고 투표자는 인증을 받기 전에 필수정보인 투표자 성명과 주민등록 번호, 거주지역을 반드시 입력해야 하며, 선택정보로 e-메일 주소와 휴대폰번호, 당원가입신청 정보 등을 입력하는 등 개인에 대한 사전정보를 제공하여야만 인증 절차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였으며 반드시 새천년민주당의 홈페이지를 경유하여 접속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인터넷선거는 서울 선거인단 대회가 개최되기 하루 전인 4월 26일 16:00시에 마감되었으며 총 41,018명이 투표에 참여하였다. 개표결과를 보면 기호2번 노무현 후보가 전체 투표자수의 81.3%의 지지를 얻어 여기에 1,750표를 곱하여 획득한 1,423표를 득표수에 추가하였으며, 기호 3번 정동영 후보는총 18.7%의 지지를 얻어 전체 득표수에 327표를 더했다.
(1) 참여의 촉진 인터넷선거는 특성상 시간과 공간 등의 제약으로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다수의 유권자들에게 투표 참여의 편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투표율을 상승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예를 들어 현재 공직선거및부정선거방지법 제147조 투표소는 선거일 오전 6시에 열고 오후 6시에 닫는다는 규정과 제148조 부재자 투표소는 부재자 투표기간중 매일 오전 10시에 열고 오후 4시에 닫는다는 시간상의 규정은 출퇴근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투표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보궐선거의 투표율이 저조한 가장 큰 이유가 출퇴근하거나 등교해야 하는 유권자들이 투표를 안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투표소의 설치도 투표구안의 학교, 읍.면.동사무소 등 관공서나 기타 공공기관.단체의 사무소 등 투표하기 편리한 곳에 설치한다고 하나 투표소에 대한 홍보가 유권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경우 또는 지역지리에 어두운 경우 투표를 포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선거가 도입되면 이와 같은 거리.시간상의 제약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투표율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인터넷은 매체의 특성상 젊은 층에게 호기심을 제공하여 줄 수 있으며 도입된 초기에는 새로운 방식에 대한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기에 투표율의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한 예로 2000년 3월 미국 민주당의 애리조나주 예비선거에서 인터넷선거를 도입한 결과 1996년 선거에 비해 676%나 투표율이 올라간 사례17)가 이를 증명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인터넷선거에 대한 언론의 높은 관심과 젊은 층의 대다수가 인터넷에 익숙하다는 점, 그리고 인터넷을 이용한 투표행위가 간편하고 손쉽다는 점 때문이었다. 영국 집권노동당의 경우도 5월에 실시한 지방선거에서 인터넷, 휴대폰, 터치 스크린, 디지털TV 등을 동원한 대대적인 전자투표(E-voting)를 시험적으로 운영했는데, 선관위측은 전자투표 선호도가 75%에 달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투표율이 최저 4% 이상 높아질 것을 전망한 바 있다.18) 투표 참여율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로 낮은 수치이긴 하나 수기식 선거에 비해 인터넷선거에서는 무효표가 사라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역별로 치뤄진 국민경선에 적용된 전자투표 사례를 보아도 무효표의 비율이 이전 수기식 대통령선거와 비교하여 낮아진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인터넷선거의 시스템 설계시 기권이란 항목을 아예 넣지 않음으로 해서 접속한 사람은 반드시 투표하도록 유도하였기 때문이었다.
이번 새천년민주당의 인터넷선거의 결과를 보면 총 41,018명이 참가하여 자신이 선호하는 후보자를 선택하였는데, 정당에서 실시한 최초의 인터넷선거였다는 점 때문에 참여율의 객관적 평가기준을 정할 수 없었다. 때문에 인터넷선거를 실무적으로 준비했던 새천년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지털분과 부장급 당직자의 견해를 평가기준으로 삼았는데, 디지털분과의 정종곤 부장은 예상보다 참여율이 낮은 편이었다고 평가하였다. 그 이유로 국민선거인단에 응모한 전체 1,901,190명 가운데 실제 유효신청자 1,381,834명의 10%이자 인터넷신청자 330,303명의 3분의 1선인 130,000여 명이 최소 참여할 것으로 전망하였으나 실제 투표 참여율은 이의 30%에 불과한 41,018명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디지털분과의 정춘생 부장은 투표율이 낮았던 배경으로 인터넷선거가 국민참여 경선의 막바지인 4월 18일에서 26일 사이에 치러진 점을 지적하였다. 즉, 유력한 대통령 후보였던 이인제 후보가 사퇴함으로써 중심축이 급격히 노무현 후보로 쏠리게 되고 새천년민주당의 16대 대통령 후보로 노무현 후보가 기정사실화 되기 시작했던 시기에 인터넷선거를 실시하여 국민적 관심이 일정부분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하였다. 총 7명의 후보자들이 제주를 시작해 16개 시도를 순회하며 벌인 초반 예비경선 중 제주에서의 한화갑 후보 돌풍, 광주에서의 노무현 후보의 1위, 다시 대전, 충남에서 이인제 후보가 1위를 탈환하는 등 예측할 수 없는 개표결과가 연출되어 국민들의 참여 열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던 국민참여 경선 초기에 인터넷선거가 실시되었다면 더 높은 투표율을 기로하였을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2) 정치정보의 제공 및 과학적 정치마케팅 실현 선거 기간동안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유권자 제공하는 후보자 정보로는 선전벽보, 선거공보, 소형인쇄물, 신문광고, TV광고, 합동연설회 등이 있으나 이를 통해 후보자에 대한 정보와 각 부분의 다양한 정책을 파악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다행히 지난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때 도입된 TV토론이 후보자의 철학과 정책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나 인터넷에 비하여 TV 토론은 유권자의 자유로운 참여가 제한되는 일방향성의 한계를 갖는다는 단점이 있다. 인터넷이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근래에는 인터넷의 매체적 특징인 ‘속보성’ ‘정보성’ ‘쌍방향성’에 기반하여 후보자의 상세한 정보가 24시간 제공되고 있어 유권자들이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오락적인 기제를 활용한 서비스 제공과 문자와 텍스트보다는 그림, 사진, 소리 등의 동영상을 통한 이슈전달 방식은 정치를 어렵고 딱딱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정치 정보와 지식을 효과적으로 제공해 줄 뿐 아니라 이들이 선거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보조할 것으로 기대되고있다. 이번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인터넷선거에서도 새천년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지털분과에서는 후보자에 대한 투표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공식 투표사이트에 각 후보들의 홈페이지를 링크시켜 놓는다거나, 투.개표과정을 여성 마스코트를 이용한 동영상 만화로 제작하여 유권자들의 이해를 입체적으로 돕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새천년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지털분과 민기영 부국장은 인터넷선거의 가장 큰 장점을 ‘통계의 제공’이라고 이야기한다. 방문자에 대한 관심추적을 통해 수립된 정치 마케팅은 유권자들의 구미에 맞는 메시지와 정보를 생산하기 위한 기본 데이터가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선거과정의 과학화, 합리화, 투명화가 이루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터넷선거에서도 각 개인의 투표가 종료됨과 동시에 성별, 연령별, 지역별 투표자수에 대한 통계치가 함께 제공되도록 설계되어 선거에 참여한 유권자들은 전체적인 투표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아울러 민기영 부국장은 이번 인터넷선거의 가장 핵심적인 작업으로 190만여 명에 이르는 국민참여 경선 신청자들에 대한 전산화 작업을 지적하고있다. 즉, 국민참여 경선 기간 중 새천년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접수받은 국민선거인단 신청자들의 성명, 주민번호, 자택 주소, 전자우편 주소, 전화번호, 핸드폰 번호 등의 개인정보들이 전산화하여 데이터베이스로 구축되었으며, 진성 당원을 확보하고 있지 못한 우리 나라의 정치현실을 볼 때 이러한 자료는 향후 있을 각종 선거에서 중요한 유권자 분석 및 선거마케팅 자료로 활용될 것이며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가는 초석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그림 3-5〕새천년민주당 국민참여경선 절차 안내 동영상 인터넷선거가 도입되었을 경우에도 전산화된 유권자 정보가 필요한데 이러한 데이터베이스 작업과정에서 개인정보의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나, 이번 새천년민주당의 인터넷선거의 경우 투표자의 개인정보들이 암호화되어 보관되었으며 정보유출에 대한 문제점 역시 발견되지 않았다고 민기영 부국장은 설명했다. (3) 인터넷선거시 선거관리 비용의 절감 인터넷선거 시스템은 무엇보다 선거관리와 개표과정에서의 시간 단축과 인력.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온다는 장점이 있다. 현행 제도상 후보자 등록이나 선거인명부열람 및 공람, 후보자의 각종 신고사항 처리, 홍보물 배송, 투표소 설치, 부재자 투표를 위한 투표함 수송 등에 들어가는 선거관리 비용은 인터넷선거를 실시함과 동시에 그야말로 획기적으로 절감될 것이다. 지난 98년에 시행되었던 제2대 지방선거의 경우 전체 선거관리비용의 31.4%인 350억원이 투.개표에 사용되었으며 투표관리에 17만명, 개표관리에 10만 여명이 투입되었다. 올해의 경우 중요한 선거가 2개나 있는데 각 선거에 책정된 투.개표 관련 예산을 보면 6월 지방선거에는 389억원, 12월 대통령선거에는 347억원이 책정되어 있다.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인터넷선거의 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전자투표를 도입하기 위해 시스템 개발을 마친 상태이며 전자투표가 선거비용을 절감시킬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으나 초기에 상당한 투자비용이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 전자투표 추진의 어려움임을 토로하고 있다.
중앙선관위측에 따르면 전국 14,000여개의 투표소에 3∼4대의 전자투표기를 설치할 경우 2,000억원 가량의 예산이 소요되나 이 비용은 향후 계속되는 선거를 통해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19) 따라서 인터넷선거 혹은 전자투표제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초기비용에 대한 국민적 동의의 과정이 전제되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1) 정보격차와 대표성의 문제 전체 유권자의 절반 혹은 그 이하의 사람들이 뽑은 대표자가 과연 통치권의 정통성과 국민의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점과 함께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투표율의 상승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인터넷선거가 주목받아 왔다. 특히 인터넷선거는 인터넷을 즐겨 사용하는 계층인 20∼30대의 투표참여를 촉진할 것이라는 점에서 유효한 대안으로 논의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인터넷의 사용 여부에 따른 차별현상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새천년민주당 예비경선 인터넷선거 결과를 보면 50대 이상의 경우 투표율이 극히 저조한데 이는 인터넷을 자주, 익숙하게 사용하는 계층과 그렇지 않은 계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인터넷선거 지역별 투표현황에서도 인터넷 인프라가 잘 구축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에 따라 투표율에 차이가 나타난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곧 투표의 대표성과 관련하여 인터넷선거가 공정한 대표성(Representation)을 증가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게 한다.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투표율의 증가는 바람직한 것이며 또한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조건임에는 틀림없지만 인터넷선거가 과연 어떤 계층의 투표율을 증가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소위 정보격차(Digital Divide)라고 불리는 계층별.지역별.연령별.성별 차별현상이 인터넷선거의 도입을 통해 확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선거의 도입으로 전체 투표율이 상승한다고 해도 그것이 그 동안 상대적으로 과대 대표되어온 사회경제적 상위계층의 투표율을 하위계층에 비하여 비대칭적으로 상승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또한 하위계층의 과소 대표 현상은 더욱 심화되어 사회적 대표성의 불균형이 더욱 증폭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이는 궁극적으로 선거를 통한 사회통합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20) (2) 대리투표와 매표의 가능성 인터넷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라인 상에서의 본인확인 여부이다. 이는 타인의 명의를 도용하여 부정투표나 대리투표, 중복투표를 방지하기 위한 핵심적 사안으로서, 새천년민주당의 인터넷선거에서는 신용카드와 휴대폰, 은행계좌를 통한 인증방식을 통해 본인 여부를 확인한 뒤 투표를 위한 비밀번호를 부여함으로써 이를 해결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으로 인증 절차를 해결한다 하더라도 매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질 않는다. 인터넷선거는 투표소라는 공적인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적이고 개인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며 이를 일일이 감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리투표나 매표를 확실히 방지할수 있는 인증제도 즉, 지문인식이나, 홍체인식 혹은 새로운 인증방법의 도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3) 보안과 해킹의 문제 인터넷선거 시스템을 활용함에 있어 발생 가능한 해킹(Hacking)21)의 문제는 인터넷선거가 갖고 있는 잠재적 취약점이며 이러한 정보테러 행위는 중앙컴퓨터에서의 개표조작 등 극단적인 사태로 발전하여 선거 자체를 왜곡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의 예방을 위한 보안성의 강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선거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해킹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 정도를 들 수 있다. 첫째, 웹사이트에 과부하(Overload)가 걸리도록 해킹하는 ‘접속장애(Jamming) 이며, 이는 사용자의 정상적인 접속을 방해한다. 둘째는 시스템 사용자의 계정(ID)과 패스워드(Password)를 도청하는'스니핑(Sniffing)'인데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환경에서는 매우 위협적인 공격이 될 수 있다. 셋째는 해커가 네트워크를 조작함으로써 사용자를 위조 사이트(Fake Site)로 유인하는 ‘페이지 젝킹(Page Jacking) 이다. 즉, 사용자는 해커가 유도한 사이트에 접속하고도 자신이 가고자 하는 사이트에 접속되었다고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방식으로 사용자의 브라우저(Browser)를 손상시키거나 파괴시켜, 정상적인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하게 만든다. 이상의 세 가지 방식을 이용하여 해커는 선거를 방해하거나 또는 접속된 사용자의 개인정보까지도 유출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확실한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는 한 유권자는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침해당하면서까지 인터넷선거를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4) 신뢰성과 정확성의 문제 투표의 전 과정을 다루기 위해서는 중앙의 통제가 필수 불가결하다. 따라서 이를 관리하는 소수 집단이 선거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혹은 선거시스템 설계 과정에 관계자를 배제시킴으로써 내부 조작의 가능성이 제기 될 수 있다. 특히 투표를 수거하고 집계하는 과정에서 정확성 여부와 함께 대중사기(Mass Cheating)의 가능성이 지적될 수 있다. 인터넷선거에서는 투표의 진행과정이 중앙서버로 집중되기 때문에 부당한 방법으로 중앙서버에 접속할 수 있다면 선거결과를 조작하고 변질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거시스템은 신뢰성과 공정성, 공개성을 확보함으로써 유권자가 이를 신뢰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최우선적인 과제일 것이다. 선거를 주관하는 곳과 선거의 기술적 부분을 전담하는 업체 외에 제 3의 기관이 선거의 전 과정을 모니터 하고 선거 결과와 관련한 분쟁이 생겼을 때 이를 중재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인터넷선거 시스템은 자신의 투표가 타인에 의해 열람될 수 없는 비밀투표를 보장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하고 유권자가 자신이 한 투표가 올바르게 처리되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시스템으로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허위투표나 매표의 가능성 등이 제기되지만 이는 전자사인(Digital Sign)이나 전자인증(Digital Certificate)과 같이 보다 발전된 본인확인 기술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5) 시스템의 안정성 문제 인터넷을 통해 투표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점 중 하나는 ‘병목현상(Bottlenecks)’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2000년 미국 민주당의 인터넷선거에서도 나타났으며, 이번 새천년민주당의 인터넷선거에서도 홈페이지 주소(www.evote.minjoo.or.kr)를 통한 접속장애 현상이 선거 초반에 나타났었다. 이는 보다 많은 유권자들이 참여하는 전국적 단위의 선거일 경우, 선거를 관리하는 중앙시스템에 유권자들이 동시적으로 접속하여 서버가 한계를 초과하는 접속폭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대용량 서버확보 등의 대비책을 마련하여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함을 보여준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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