Ⅴ. 논의

2001년 9월 1일부터 ‘비교 표시?광고 심사지침’을 시행함으로써, 국내에서도 경쟁사의 상표명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직접비교광고가 가능하게 되었다.

비교광고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비교광고가 비비교광고에 비하여 효과가 있는가와 관련하여 위계적 효과 모형에 관련한 연구와 어떠한 상황 하에서 비교광고가 더 효과적인가를 규명하려는 상황적 효과모형에 근거한 연구들이었다. 비교광고의 효과에 대한 연구들이 일관적으로 긍정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연구에서 이미 비교광고의 효과가 입증되었으며, 최근에는 메시지의 유형, 수용자 특성, 시장 포지션 등의 상황 변인들의 상황적 효과에 초점을 맞추는 연구들이 꾸준히 진행되어 있다.

그러나 비교광고가 가장 정보적인 형태를 띠는 광고유형 중의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비교광고에서 제시되는 정보량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직접 비교광고에서의 정보량은 광고 내에서 비교기준으로 제시되는 제품속성의 수와 광고되는 상표와 비교되는 상표수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직접비교광고에서의 정보량을 구성하는 속성수와 상표수 변인들을 동시에 고려한 선행 연구는 전무한 상태이며, 제시되는 속성 수준만을 저작하여 측정한 연구들도 소수에 불과하다.

직접비교광고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앞으로의 환경 항서 직접비교광고에서 제시되는 상표 정보량에 따른 광고효과의 차이에 대한 연구는 더욱더 절실한 과제이다. 그래서, 본 연구에서는 직접비교광고에서 제시되는 상표수와 속성수를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수준별로 조작하여 광고의 효과가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실증적으로 고찰해 보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 피험자에게 제시되는 정보의 양이 10개 이상이 되면 동기수준이 현저하게 감소한다는 성영신과 김완석(1987)의 연구결과에 근거하여 실험광고물에서 제시되는 정보량을 현실적인 수준 내에서 3수준으로 분류하였다. 성영신과 김완석(1987)의 연구에서는 5개 상표의 제품 카탈로그로 실험 자극물을 구성하였으며, 이때 속성 변수의 수만으로 제시되는 정보량을 조작하였다. 주어진 상표수와 속성수를 수치상으로 계산하여 총 정보량이 50이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상표수와 속성수의 정보량을 조작하여 실험하였다. 그리고, 정보량과 관련된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제시하는 정보량의 최저수준을 2개로 조작하고 있다. 하지만, 이지한(1991)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잡지광고에서 한가지의 정보적 단서를 제시하는 광고가 24%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현실적인 상황을 감안하여 제시되는 속성의 최저수준을 한가지로 조작하였다.

제품군 내의 경쟁이 치열하며, 각 상표의 속성에 대한 장점을 객관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가상의 핸드폰 단말기 신제품인 ‘프리매니아’를 실험대상 제품으로 선정하였다. Pechmann과 Ratneshwar(1991)의 연구에서 시장 점유율이 낮은 상표일 경우 직접비교광고가 효과적이라는 결과에 근거하여 가상의 신제품을 대상으로 실험 광고물을 제작하였다. 속성 정보량과 상표 정보량이 각각 3수준으로 조작되어 만들어진 광고물은 인쇄광고의 형태로 제시되었으며, 광고를 보는데 대한 시간적 제약은 두지 않았다.

이러한 방법으로 진행되었던 실험의 연구결과를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연구문제 1은 제시된 상표 정보량에 따른 효과차이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분석 결과, 광고에 대한 태도를 제외한 상표인식, 상표태도, 구매의도에서 유의한 차이가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문제 2는 제시된 속성 정보량에 따른 효과 차이를 측정하는 것이었다. 분석해 본 겨로가, 광고태도, 상표인식, 상표태도, 구매의도에서 모두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제시된 상표 정보량과 속성 정보량의 상호작용효과를 알아보고자 한 연구문제 3의 분석결과는 상표인식과 상표태도에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직접비교광고에서 제시되는 속성 정보량은 광고태도, 상표인식, 상표태도, 구매의도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이며, 상표 정보량은 상표인식과 상표태도에서 두변수의 상호작용효과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직접비교광고에서의 정보량의 증가는 광고효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영향은 상표에 대한 인식과 태도, 구매의도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현실적인 수준 내에서 제시되는 직접비교광고의 정보량은 정보 과부하 현상을 발생시키지 않으며 소비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로서 상표에 대하여 긍정적인 인식과 태도를 형성시키고, 나아가 구매의도에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해 준다. 또한, 이 연구는 지금까지 정보적 형태를 강하게 띠고 있는 직접비교광고의 정보량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을 최초로 시도하였다는 점에서의 의의가 있다. 직접비교광고에 대한 지침이 마련된 시점에서 이 연구결과들이 실제 광고의 집행에서도 잘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본 연구는 직접비교광고에서 제시된 상표수를 수준별로 조작하여 실시한 최초의 실험 연구이기 때문에 이론적인 면과 방법론적인 면에서 많은 제한점을 가진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정보량만을 변인으로 광고효과를 측정하였다. 따라서, 메시지 주장을 모두 일면적인 것이었으며, 주장의 강도나 비교 속성의 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은 문제점을 가진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가상의 신제품 ‘프리매니아’라는 핸드폰 단말기만을 대상으로 실험 광고물을 제작하여 광고효과를 측정하였기 때문에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있다. 이후의 연구에서는제품의 관여도나 시장 포지션 등에 따른 연구설계가 추가되어 좀 더 확장된 연구를 하는 것을 제안한다.

셋째, 본 연구에서는 피험자들이 실험 광고물을 보는데 대한 시간적 제한을 두지 않음으로서 실제 광고노출 상황에서의 광고효과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좀더 실제 광고노출 상황에 유사한 실험처치를 살 것을 제안한다. 즉, 피험자들의 광고 노출 시간을 실제 광고 수용자들이 노출되는 시간과 유사하게 제한하고, 반복노출에 따른 효과를 측정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넷째, 본 연구에서 사용된 표집방법이 비확률 표집이며, 피험자를 대학생만으로 국한시킴으로서 연구결과의 일반화에 제약이 따른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인쇄광고만을 대상으로 광고효과를 측정하였다는 제한점이 있다. 본격적인 직접비교광고가 시작된다면, TV를 비롯한 다른 매체들에서도 제시되는 정보량에 따른 직접비교광고의 효과를 분석하고, 본 연구결과와 비교 분석해 보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본 연구는 직접비교광고에서 제시되는 정보량에 따른 광고효과의 차이를 실질적인 실험을 통하여 알아봄으로서 직접비교광고에서의 정보량의 중요성을 증명하였고, 그 정보량은 비교기준으로 제시되는 속성뿐만 아니라 비교되는 상표명의 수 역시도 포함된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었다. 상황적 효과모형에 근거하여 비교광고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인들이 연구되어 왔지만, 대부분의 연구는 정보원의 공신력이나 메시지 유형 등 비교광고 메시지의 질적인 측면에 집중되어 왔다. 그러나, 직접비교광고는 가장 정보적인 형태에 속하는 광고 중의 하나이다. 향후 연구에서는 직접비교광고의 정보량에 관한 본 연구를 기존에 연구되었던 다른 질적인 측면의 변인들과 연계시켜 좀 더 유용하고 확장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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