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기존 문헌 검토 및 이론적 배경

  1. 사회 문화와 매스미디어

  1) 문화의 개념과 구성 요인

문화는 기본적으로 사회를 전제로 한다. 사회를 갃동일한 지역에서 공통의 문화를 가지고 상호 작용하는 개인들의 집단 또는 조직이라고 했을 때, 문화는 이집단 또는 조직을 사회라고 규정짓는 중요한 준거틀이 된다.7) 이것은 사회가 공유된 문화적 상징체계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사회적 상호작용으로 유지 존속되기 때문이다. 많은 학자들이 사회를 다양한 관점에서 정의하고 있지만, 이들의 공통적인 점은 문화라는 공유된 상징체계를 중요한 출발점의 하나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문화는 기본적으로 사회에 대해서 다음의 기능을 갖는다.

첫째, 사회 구성원간의 공유된 생활을 가능케 한다. 사회 구성원들간의 의식주를 포함한 공유된 생활 양식은 조직 또는 집단으로서의 존속을 가능케 하고 사회 내의 갈등을 줄여준다. 둘째, 사회 구성원들을 사회화함으로써 장기적 관점에서 그 사회가 유지 존속토록 만든다. 셋째, 사회 구성원들의 심리적 욕구를 다양한 방식으로 충족시킨다.8) 문화의 사회적 기능을 다시 보편성, 다양성, 사회성, 학습성, 공유성, 체계성, 축적성 등으로 나누는 학자들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문화가 체계적으로 사회 구성원들간에 공유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9)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사회의 문화는 '사회 구성원들의 내적 요인, 즉 상징적이고 창조적인 요인들과 외형적 행위와 인공물(人工物) 로 구성된 공유체계'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본 논문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문화의 내·외적인 유형들이 매스 미디어를 통해서 표현되는 유형을 분석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문화적 기능들이 매스 미디어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다. 매스 미디어는 중요한 문화 생산자인 동시에 문화 소비의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더군다나 현대 사회에서 문화의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가능하게 한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가 매스 미디어라고 평가되는 것을 고려하면 매스 미디어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소비 지향적 문화의 공유성은 현대 대중 문화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한편,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회 구성원들의 공유된 의식주 생활체계가 문화의 한 범주로 포함된다면, 이는 외형적 요소로 볼 수 있다. 즉, 관찰 가능한 사회 구성원들의 생활 양식인 것이다. 예를 들면 의복 문화, 음식 문화, 주거 문화 등의 물질문화가 여기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문화의 다양한 층위 가운데서도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상징적이고 창조적인 내적요인은 사회 구성원들간의 상호작용을 가능케 하는 부분으로서 언어를 포함한 다양한 상징체계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것은 학습을 통한 사회화를 가능케 함으로써 그 사회의 유지 존속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언어는 물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제도, 예술(음악, 미술, 공연) 이 여기에 포함된다.10)

  2) 대중 문화의 개념과 특성

문화의 가장 중요한 특성 중의 하나가 사회 구성원들간의 공유되는 점이라고 한다면, 현대 사회에서 매스 미디어를 통해서 대량으로 공유되는 문화는 대중문화의 가장 기본적인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학자들은 대중문화(mass culture 혹은 popular culture)를 고급문화(elite culture)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보기도 한다.

대중문화는 단순한 대중 일반의 오락 지향적인 하위 문화를 가리키기도 하고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대중의 생활 양식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관점들에서는 현대 사회의 대중문화가 매스 미디어를 통해서 대량 생산, 대량보급됨으로써 문화 자체의 저급화 혹은 질적 하락이 나타났다고 본다. 대중문화를 'mass culture'로서 고급문화의 대립적 관점에서 보는 개념은 다분히 비판적·부정적 의미가 강한 것이 사실이다.11)

그러나 이보다 더 포괄적이고 가치 중립적인 관점에서는 대중문화를 단순히 현대 대중사회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향유하는 일반 문화양식 전체를 말한다. 이 역시 매스 미디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본적으로 매스 미디어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특정 사회 계층 구성원들에서 향유되는 문화 양태를 가리킨다. 이 경우에는 'popular culture'에 해당한다.

'mass culture' 혹은 'popular culture' 둘 중 어느 관점의 개념이든 공통적인 매스 미디어를 매개로 이루어진다는 점이 중요하다.12) 매스 미디어를 통해서 대량 생산, 대량 소비되는 문화 양식들은 현대 사회의 문화 향유 양식을 형성케하는 바탕이다. 이 때문에 그 사회의 현재의 모습과 가치관과 규범, 생활 양식은 문화에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 의식주 등 겉으로 드러나는 물질문화, 소비문화에서부터 음악과 언어, 가치관 등의 무형적 문화까지 문화는 매스 미디어 컨텐츠의 중요하고 거의 유일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 사회에서는 매스 미디어에 현재 시점의 사회 문화의 모습이 반영되어 나타난다. 매스 미디어를 통해서 공유된 문화 형태인 대중문화는 그 사회 구성원들의 생활 양식 전반을 반영한다. 이를 가리켜 학자들은 매스 미디어가 문화를 창조한다고도 하고, 매스 미디어가 문화를 반영한다고도 말한다.13) 여하튼 어느 경우이든 매스 미디어에 보여지는 문화를 학자들은 대중문화라고 하며 문화가 매스 미디어를 통해서 사회 구성원들에게 학습의 형태로 공유됨으로써 그 시점의 사회 구성원들에 의해 향유된다는 점을 강조한다.14)

  3) 사회현상으로서의 유행과 소비자

① 대중문화와 유행의 개념

현대 사회 문화의 중요한 특성 중의 하나인 유행(fashion)은 대중문화의 한 차원이기도 하다. 유행은 그 사회의 현재적 가치 또는 가장 외형적인 문화 형태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15) 매스 미디어에 반영되어 나타나는 대중문화가 그 사회 구성원들의 현재의 생활양식을 반영한다고 했을 때, 유행은 이렇게 드러나는 생활양식 중의 하나인 것이다. 이 때문에 흔히 유행이란 하나의 사회학적 현상으로서 사회 내의 일시적으로 지속되는 인습을 가리키는 것으로 정의된다. 구체적으로 유행은 '스타일이 신속하고도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행동이나 문화의 양식'을 말한다. 이 정의에서는 유행의 두 가지 특징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것은 유행이 가진 근대성으로도 표현된다.16)

이와 관련해서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문화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유행은 이러한 지속적인 문화 변용의 하위 차원으로서 사람들이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수용하는 형태를 보인다고 지적했다.17)

보드리야르는 유행은 문화적 재교육(recyclage)의 한 형태로서 제멋대로이고 불안정하고 주기적이며 개개인의 내적 자질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면서 무시할 수 없는 강제력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 사회에는 특히, 유행의 집단적·배타적 속성이 있기 때문에 유행을 따르는 가의 여부가 포용과 배척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즉, 인간 개개인의 품성과 인격, 교육이라는 근본적 차원에서는 도움을 주지 않고, 외적이고 피상적 형태의 지속적·집단적 변환에 다름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유행의 특성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매스 미디어 광고에 의해 창조된 지속적인 변동이며 매스 미디어에 의해 부추겨진다. 현대 사회에서는 매스 미디어의 즉각적이고 피상적인 현실 재현에 의해 유행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상징적 성격이 강한 광고는 그 특성때문에 유행의 창조와 반영의 도구로 간주된다.

둘째, 사람들의 직접적인 사회적 환경과 자아와 정체성의 표현을 통제하는 힘을 갖는 의복, 가구 혹은 문화 상품의 스타일과 취향이기도 하다. 특히, 헤디지(D. Heldige)는 하위 문화가 의복이나 대상의 창조적인 여러 가지 배열을 통해서 풍자적인 스타일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리하여 유행은 대중문화의 한 형태로서 평가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즉, 유행도 하위 문화의 형태로서 창조적인 표현과 조작의 요소를 갖는다는 것이다.18)

셋째, 유행은 집단적·배타적 속성을 가진다. 유행은 사회 전체보다는 각 하위집단에서 그들의 특성과 속성을 반영해서 나타나며, 이러한 집단성 때문에 준수의 여부가 포용과 배척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강제성은 곧 유행의 급속한 파급 현상을 설명하는 한 원인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김경동은 유행이 사회적 동조 현상의 하나임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갃유행이란 어떤 새로운 것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수용되어 급속한 사회적 동조현상을 불러일으킬 때 갅를 말한다.19) 즉, 이것은 사회 구성원들간의 동조를 기본으로 하는 현상으로서 특히, 의상 부문에서 강하게 나타난다고 본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는 유행의 중요한 원인으로 매스 미디어를 꼽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는 유행이 출현하는 배경과 원인으로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20)

첫째, 유행이 일어나는 영역은 사람들이 기존의 낡은 관행과 신념, 부착물 등을 개혁할 의사가 있고, 환경 내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따라 새로운 형식을 채택할 준비가 되어있는 것 중의 하나이다.

둘째, 유행이 일어날 수 있는 영역은 반드시 새로운 형식의 모델이나 제안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것이어야 한다.

셋째, 모델 사이에는 반드시 선택이 있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기회가 부여되어야 한다. 즉, 이 모델은 관찰할 수 있어야 하고, 채택에 필요한 수단과 방법이 쉬워야 한다.

넷째, 유행의 경쟁적인 모델들이 갖는 외양적인 장점과 가치는 공개적이고 심사숙고한 검증을 통해서 나타나지 않는다.

다섯째, 유행이 되기 위해서는 개개의 경쟁하는 모델들이 유명인들에 의해 신봉되는 것으로 보여져야 한다.

여섯째, 유행될 영역들은 외부적 사건의 영향, 그 영역에의 새로운 참여자의 유입, 내적·사회적 상호 작용의 변화에 부응하여 언제나 새로운 관심 및 경향의 출현에 대해 개방적이어야 한다.

윤덕중 역시 유행을 가리켜 '사람들이 자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자신을 꾸미는 행위, 즉 자신의 위상을 과시하고자 시도한다는 점에서 합리적, 타산적'이라고 정의함으로써 유행의 외향성과 현재성을 설명하고 있다.21) 유행의 단기적 일상성, 인습성, 대체성, 주기성 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즉, 유행은 비교적 단기간에 사회 구성원들간에 퍼져서 일상 생활 속에 어느 정도 자리잡고 있다가 대체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일정 주기를 반복해서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

안계춘은 유행을 '의상과 장식, 행위의 단기적 변화를 추구하는 집합적 행동이며 때로는 장기적으로 지속되어 문화 속에 자리잡기도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22) 그는 유행이 신분과시 기제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한 사회의 관심과 가치 지향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유행에 대한 다양한 정의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점은 첫째, 유행이란 매스 미디어를 통해서 표현되는 그 사회의 현재 모습이며, 둘째, 주기적이고 순환적이라는 점이다. 셋째, 사회적 동조 과정이 깊이 있고 합리적인 사고 과정에 의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상의 유행의 특성을 그림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② 유행과 소비자의 관계

대중문화는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소비자들의 의식주 생활에 관계된 외형적 차원의 문화뿐만 아니라 가치관, 규범, 언어, 종교, 음악과 예술 등의 문화도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제품의 소비계층에서 향유되고 있는 문화 형태, 즉 대중문화에 맞춰 광고를 제작한다.23)

문화를 구성하는 다양한 하위 문화로 내려가면 그 사회 구성원의 소비 행태에 미치는 문화의 영향력은 더욱 커진다. 집단의 규모가 클수록 그 집단의 문화 역시 사회 전반의 문화의 속성과 유사한 형태를 띄며, 독립성보다는 보편성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집단 가운데 하위 계층으로 내려갈수록 공유된 문화의 속성이 다른 계층과는 다른 형태를 띄게 된다. 이는 하위문화의 독립성이 더욱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X 세대' 또는 '신세대'로 불리는 청소년 계층의 경우에는 그들 또래의 의식주 생활양식과 언어, 음악, 스포츠 등의 문화 양식을 가지며 이것은 기성세대의 그것과는 상당히 다른양상을 가진다. 예를 들어 청소년 세대의 생활양식 및 가치관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의 표와 같다.24)

위의 표에서 보이는 것처럼 문화가 소비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체적인방식 중의 하나가 가치를 통한 것이다.25) 문화는 다수의 사회 구성원들에게 공유된 생활 양식이라고 했을 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일차적이고 직접적·외형적인 물질문화보다 간접적이지만 사회 구성원들의 생활양식을 규정하는 가치관과 규범, 종교, 언어관습 등이 더 근본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즉, 이것들이 의식주 등의 외형적 문화의 형성 유지, 변화의 기본 동인인 것이다. 이렇게 보았을때, 문화가 제품의 소비자로서의 구성원들에게 가치관을 형성케 함으로써 영향을 주는 형태는 문화적 가치(cultural value)의 차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소비자 행동과 관련된 신념과 가치, 관습을 중심으로 소비자에 대한 문화의 영향력을 분석하는 것이다. 사회 구성원들은 개인의 욕구와 목표에 대한 인지적 표현인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서 개인들은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의 달성을 가능케 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동기화되고 이에 반대되는 경우에는 회피하게 된다. 이러한 행위가 일어나도록 동기 부여하는 것 중의 중요한 요인이 가치이며, 사회 구성원들이 공유한 가치가 바로 문화적 차원의 가치가 된다.

이학식과 안광호는 로키치(Rokeach)의 가치이론에 나타난 문화적 가치를 통해서 문화와 소비자들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문화적 가치가 소비자들에게 소비행동을 유도하는 방식을 로키치의 가치이론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수단적 가치(instrumental value)와 최종적 가치(terminal value)로 볼 수 있다.26)

최종적 가치는 사회 구성원 개인이 각자의 생활 속에서 얻으려고 하는 궁극적인 상태를 의미하며, 수단적 가치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하위 가치로서 개개인이 선호하는 행동양식을 의미한다. 이러한 문화적 가치 관계를 소비자의 제품 소비행동에 비추어 설명하면 다음의 표와 같다. 먼저 소비자는 제품속성과 이속성들이 가져다주는 편익과 가치를 연결시켜 계층 구조로 조직화한다. 소비자는 제품이 지닌 속성으로부터 이 속성들이 지니는 편익을 추론하거나 연상하고 이것을 가치와 연결시키는 인지과정을 통해서 제품에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달성한다. 즉, 소비자는 일차적으로 제품 소비로부터 이용의 편익을 얻지만 궁극적으로는 편익이 창출해내는 추상적 가치를 얻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제품의 소비에서는 오는 속성-편익-가치의 연결 과정을 수단 목표 연쇄(means-end chains)라고 한다.27)

한편, 유행을 문화적 가치와 연관지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제품은 매스 미디어를 통해 구체적 속성과 추상적 속성을 소비자에게 제시한다. 이것을 광고주는 대중문화의 한 형태인 유행의 형식을 빌려서 보여준다. 유행은 사회적 동조 현상이 강하기 때문에 소비자로 하여금 제품 소비의 욕구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유행의 형식을 빌린 광고 메시지는 소비자에게 제품 소비를 통한 기능적 편익과 그로 인한 심리사회적 편익을 보여주고 만약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해서 소비했다면 이러한 과정이 일어나도록 유도한다.

셋째, 소비자는 제품 소비를 통해서 일차적으로는 심리사회적 편익을 가지지만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최종 가치를 달성한다. 이 과정에서는 광고 메시지의 구성 차원으로서의 유행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유행이라는 메시지가 실제로 그 사회에서 유행하든 아니든 간에 대중문화의 공유성이 소비자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다.

문화적 가치의 변화는 소비 양식의 변화도 가져온다. 즉, 여러 가지 요인 중의 유행의 변화를 통해서 소비자들의 생활양식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28) 이 때문에 광고 메시지에 나타난 유행의 형식도 변하게 된다. 예를 들어서 수단 목표 연쇄를 통해서 사회 문화 생활양식의 유행과 소비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현대 사회에서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사람들의 생활양식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이것은 곧 사람들의 의식주 문화, 즉 일상 생활양식과 그 기반이 되는 가치관의 변화를 의미한다. 사람들의 일상 생활 속의 가치관의 변화는 곧 생활양식의 변화와 연결된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은 장기적으로 안정 지향적인 라이프 스타일의 추구, 스마트 상품, 즉 정보 집약적·정보 추구형 상품의 강세, 기업의 대외 이미지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평판 마케팅'의 부상, 속도(speed)의 소비자 가치 증대 등의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29) 때문에 광고 메시지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가치관의 변화에 맞추어 광고 메시지에서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반영하기도 한다.

  4) 현대 사회의 대중문화와 매스미디어의 커뮤니케이션 구조

문화를 상징적 상호작용의 부분에 초점을 두고 정의하는 학자들은 '커뮤니케이션'을 공통적으로 강조한다. 문화가 사회 구성원들간의 공유된 다양한 상징체계를 통해서 유지·변형되어 간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매닝 화이트(David Manning White)나 알프레드 스미스(Alfred Smith)등은 언어와 문자, 기호 등의 상징체계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상호 작용, 즉 쌍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해서 문화를 정의하고 있다.30) 이들의 문화 정의에서는 의미의 생산과 공유를 강조함으로써 문화의 소비보다는 생산과 공유의 차원을 강조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외형적 문화와 내적 문화의 생산 및 공유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직접적·대면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현대 대중사회에서는 매스 미디어가 문화의 중재 역할을 맡게 됨으로써 대중문화의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매스 미디어가 문화의 내적·외적차원들을 연결함으로써 대중문화의 형성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즉,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문화 생산과 공유보다는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문화의 소비가 강조된 것이다. 유행은 이러한 대중문화 소비구조에서 일방향성을 더욱 반영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대량 생산·대량 소비로 대표되는 현대 대중사회 속에서 문화의 생산과 소비 양식을 대중화시킨 것이 매스 미디어, 그중에서도 텔레비전으로 지적되고 있다. 즉, 대중문화의 한 가지 중요한 구성 요인으로 매스 미디어를 꼽고 있는 것이다.31) 간단히 표현하자면, 매스 미디어의 간접적·중재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문화 생산과 소비가 대량화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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