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연구방법과 절차
3.1.1 측정척도의 구성
앞선 이론적 논의 말미에서는 본 연구에서 사용하고 있는 주요 용어에 대해 개념저의를 간략히 살펴보았다. 제 3장에서는 그러한 개념들을 실증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어떠한 문항들로 척도화 하고 있는지 제시하도록 한다.
3.1.1.1 성장단계의 척도화
벤처기업은 성장과정에서 조직구조나 기업형태를 달리할 뿐만 아니라, 상이한 핵심 경영문제에 직면하게 되는데, 카자난(1998)은 각 성장단계에 따른 다음의 시나리오8)를 이용하여, 피설문자의 선택기법으로 벤처기업의 성장단계를 나누고 있다(279). 이러한 카자난의 성장단계 구분 기준을 이용해 국내에서는 김영배(1999)가 국내 벤처기업을 창업기, 초기 성장기, 정체기, 고도성장기, 성숙기로 나누고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5단계 중 창업기와 초기 성장기를 하나로 묶어 생성단계로 규정하고, 고도성장기를 성장단계, 성숙기를 안정화단계로 명명하여 이를 구분하도록 한다. 이를 카자난의 분류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개념화 단계와 상업화 단계의 구분이 설문지상의 시나리오만으로는 구별이 어렵고,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서도 성장초기 두 단계는 별다른 특징의 구분을 보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1998).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카자난의 개념화 단계와 상업단계를 하나로 묶어 생성단계로 구분하고, 안정화 단계의 벤처기업은 김영배(1999)의 기준에 따라 이미 코스닥 상장을 마치고 성장후기로 접어든 기업으로 규정지었다. 그리고 연구 성격상 정체기 단계를 생략하기로 했다. 본 연구에 사용된 성장단계는 다음의 항목으로 특정하였으며, 카자난이 사용한 피설문자의 선택기법에 따라 설문응답자로 하여금 다음의 각 세 단계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였다.
3.1.1.2 기업문화관련 변인에 대한 척도화
1) 권력격차 (Power Distance: PD)
권력격차에 관한 기본적인 쟁점은 인간의 불평등이라는 문제이다. 조직의 내부에서 권력상의 불평등이 존재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며 또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이 불평등은 보통 상사와 부하사이에 계층적인 상하관계와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뮬더(Mulder)의 권력격차 축소이론에 의하면 부하는 그들과 상사와의 권력격차를 축소시키려 하는 반면, 상사는 그것을 현 상태로 유지하거나 더욱 확대하려 한다는 것이다.(차재호, 나은영 1995)
권력격차란 바로 상사와 부하직원간 대인관계에서의 권력이나 영향력을 측정하는 기준으로서, 다음의 각 항목은 홉스테드가 사용한 문항과 서인덕(1987)이 사용한 문장 중에서, 상사와 부하직원의 권력관계,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영향력 등을 측정하는 항목을 연구자가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다음의 4가지 질문에 대한 응답을 '전혀 그렇지 않다'에서부터 '아주 그렇다'의 7점 척도로 응답하게 하고, 항목들에 대한 각 벤처기업군의 평균점수를 비교 분석하였다.
이러한 권력격차는 기업 내부에 존재하는 권력관계에 대해 부하직원이 지각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태도와 역할을 측정한다(Vasquez, and Taylor 1997). 예를 들어, 권력격차가 높은 기업문화의 경우 부하직원과 상사간의 열린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하며, PR 담당자조차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대로 권력격차가 낮은 기업 문화의 경우, 서로 다른 직위의 직원들간에 대화와 타협이 활발하게 진행된다고 할 수 있다.
2) 불확실성 회피(Uncertainty Avoidance: UA)
불확실성의 회피는 불확실성과 위험에 대처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능력으로서, 조직 내의 규칙과, 직무와 관련된 스트레스는 불확실성 회피를 측정하는 주요한 부분이다(홉스테드 1990). 하지만, 본 연구에서 사용된 설문문항 중 '장기고용에 대한 보장'과 '직무에서의 스트레스'를 묻는 항목이 조직 차원에서의 불확실성 회피 정도를 묻는 문항과 상관관계가 적게 나타나 신뢰성을 저해하기 때문에 통계분석에서는 제외하였다. 그리고 기업조직의 문화적 차원의 하나로서 불확실성 회피를 측정하는 질문은 다음 2가지로 한정했으며, 이들 두 항목에 대해 7점 척도로 응답하게 하였다.
바스퀘즈와 테일러는 이러한 불확실성 회피(UA)가 조직 내에서 상사와 부하직원간에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 양에 영향을 미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다(Vasquez, and Taylor 1997). 즉 불확실성 회피가 높은 기업일수록 엄격한 규칙과 규제가 행해지는 반면, 불확실성 회피가 낮은 기업에서는 협상의 여지를 남겨둔다는 말이다. 그리고 불확실성 회피 정도는 각 기업의 특정 유형의 PR모델 시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예를 들어 불확실성 회피가 높을수록 사원 관계뿐만 아니라 외부 공중과의 유동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설명이다. 이는 바로 공중의 요구에 신속히 응답할 수 없는 이러한 기업문화는 결국 관계 형성을 저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불확실성 회피가 낮은 기업문화에서는 보다 느슨한 규칙과 규제로 인해 PR 담당자는 공중과의 커뮤니케이션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데 자율적인 통제권을 부여받을 수 있다(Vasquez, and Taylor 1997). 따라서 불확실성 회피가 낮은 기업조직일수록 경직된 절차에 따르는 기업조직보다 외부 위기에 더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3) 개인주의(Individualism)와 집단주의(Collectivism)
홉스테드가 정의한 개인주의는 기업 내에서 집단의 목표나 필요, 욕구보다 개인의 목표나 필요, 욕구를 강조하는 문화적 가치로서, 집단주의 대조되는 차원이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집단주의적 문화를 업무위주의 경쟁보다는 팀웍을 강조하고, 업무공유가 활발하며, 개인적인 성공보다는 회사의 성공을 우선시하는 개념으로 정의하면서, 7점 척도 상에서 나타나는 평균값을 통해 각 성장단계에 따른 기업문화의 집단주의적 특성 정도가 어떠한지 평가해 보도록 한다. 그리고 개인주의적인 기업문화에 대해서는 집단주의와 전혀 상반된 개념적 차원이 아니라, 업무에 있어 개인의 자유와 권한에 대한 보장과 구성원 스스로 도전적인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7점 척도를 이용해 응답하도록 하였다. 본 연구에서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를 측정하는 항목은 다음과 같다.
4) 남성성(Masculinity)과 여성성(Femininity)
남성성은 기존연구에서 "성의 이중성"을 측정하는 차원으로 사용되었다. 홉스테드에 의하면 남성성은 전문직에서의 여성비율과 부적인 관계를 드러내는데, 일부 선진국의 고등교육에서조차도 성 역할은 구분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 기업 조직 내에서 업무에 따른 성 역할의 구분, 즉 경영진에서의 높은 남성 비율과 PR 업무에서의 높은 여성비율을 고려해 볼 때,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두 차원의 기준은 PR모형을 연구하는데 있어 주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남성성이 높은 기업문화에서 PR실무자들은 대개 승진과 월급이라는 목적을 두고 일을 하며, 남녀가 같은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다(Vasquez, and Taylor 1997). 하지만 홉스테드는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차원이 단지 성(性) 역할에 국한되지 않고, 그 대신 가족, 학교, 미디어, 또래집단을 통해 구성원들이 어떻게 사회화되는지를 보여주는 차원이라고 설명하였다. 따라서 이 질문들은 남녀간의 성 역할을 구분하기보다는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과 조직행동에서 남성적, 여성적 특징을 측정하는 항목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남성성을 측정하는 항목은 승진, 기회, 성공을 포함하는 물질적인 면에 대한 기업집단 내의 가치를 측정하는 반면, 여성성은 기업구성원들이 근무환경과 인간관계를 포함해, 일의 질적인 면에 가치를 부여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변수이다. 본 연구에서 남성적 기업문화와 여성적 기업문화를 측정하는 항목은 다음과 같으며, 이는 서인덕(1987)이 국내 기업문화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했던 설문문항 중, 홉스테드의 개념적 정의와 유사한 문항을 연구자의 판단에 따라 선택하여 구성한 것이다.
3.1.1.3 PR모형관련 변인에 대한 척도화
그루닉과 헌트(1991)가 제시한 PR 4모형은 앞선 이론적 논의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매스 미디어를 통한 호의적인 언론보도(publicity)만을 목적으로 하는 언론대행모형과 뉴스레터와 브로셔, 우편 등의 미디어 통제를 통해 비교적 객관적인 정보를 배포하고자 하는 공공정보 모형, 그리고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공중을 설득하는 메시지 개발을 위해 조사를 병행하는 쌍방불균형 모형, 마지막으로 공중과의 갈등을 해결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 커뮤니케이션을 사용하는 쌍방균형모형이 있다. 이 가운데 언론대행모형과 공공정보모형은 선전이나 호의적인 정보의 배포를 통해 기업 자신이 아니라, 공중의 행동만을 변화시키려는 일방적인 불균형모형이다. 이에 비해 보다 세련되고 효과적인 PR모형은 과학적인 조사와 전략적인 기획에 기반을 두는 쌍방모형으로서, 이 중 쌍방균형모형은 공중의 태도만은 바꾸려는 쌍방불균형모형보다 더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도지어 등(1991)의 우수기업연구에서는 실제로 대부분의 우수기업들이 기업과 공중의 대변인으로서 혼합된 동기모형(mixed-motive), 즉 쌍방불균형모형과 쌍방균형모형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본 논문에서는 국내 벤처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라 시행하고 있는 PR모형을 해당 벤처기업에서 홍보를 담당하는 실무자들로 하여금, 다음의 항목들을 이용해 7점 척도로 응답하게 하였고, 또한 현재 실시하고 있는 유형을 4가지 유형 중에서 선택하게 하였다.
이들 각 항목은 도지어 등(1991)이 우수기업연구에서 사용한 설문문항9)을 참고로 구성한 것이다. 도지어 등이 사용한 문항은 각 PR유형의 특징에 따라 각각4개의 문항을 질문하였는데, 번역 후 중복되는 문항이라고 판단되는 항목을 제외한 각 유형마다 2,3개씩의 항목으로 설문을 구성하였다.
3.1.2 조사대상자의 조사절차
3.1.2.1 조사대상자의 표집과 속성
본 연구의 연구대상은 국내 벤처기업으로서 이를 분석단위로 채택하고 있다. 벤처기업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는 비단 벤처기업이 최근 사회·경제적 붐의 하나로 떠올랐기 때문만은 아니다. 벤처기업은 다른 대기업이나 중소기업과는 달리, 기업의 생성과 발전, 성숙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역동적이고, 동일한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이 각 단계별로 단일한 시장 내에 존재하기 때문에, 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라 기업의 생태학적 특징을 살펴보기에 적합한 연구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소기업청이 국내 벤처기업을 업종별로 뚜렷하게 구분해서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표본의 통제에도 우리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러한 벤처기업 중에서 본 연구의 범위는 벤처기업으로 등록된 기업 중, 중소기업청의 기준에 따라 분류된 컴퓨터 및 정보처리 업계로 한정했다. 이는 연구자의 주된 관심분야에서 표본의 동질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특별법에 등록된 벤처기업 중 상당수가 기계금속, 섬유화학, 전기 등 전통적인 중소 제조업계와 유사한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제거하기 위해 방법이기도 하다. 컴퓨터 및 정보관련 분야 벤처기업에 대한 표본 추출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청 홈페이지10)에서 제공하고 있는 국내 벤처기업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 지역의 벤처기업 명단과 자료를 표집틀로 채택하고, 거기에 나타난 서울지역의 컴퓨터 및 정보처리 업계 2194개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단위는 서울에 위치하고 있는 국내의 컴퓨터 및 정보처리 벤처기업이며, 관찰단위11)는 각 벤처기업에서 홍보·마케팅을 담당하는 PR 실무자로서 이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실무조사를 실시했다. PR 담당자는 기업의 구성원으로서, 공중을 대상으로 하는 PR업무 외에도, 경영진과 사원들간에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들이 기업문화 전반에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본 연구에 적합한 설문 대상자라고 판단하여 채택하였다.
실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전체 2194개의 컴퓨터 및 정보처리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설문을 발송한 1345개 기업 중 165개의 설문이 회수되었는데, 극단치를 제외한 161개의 응답지 중에서 설문에 응한 각 벤처기업의 속성과 응답자의 인구학적 속성의 분포를 알아 본 결과는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우선 설문에 응해준 벤처기업들을 성장단계별로 분포를 살펴보면, 코스닥에 상장되어 중견벤처기업이라고 응답한 기업 수가 12개로서 전체의 7.5%에 불과하고, 대부분 성장단계와 개념화 단계라고 응답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응답 비율은 실제 국내 벤처기업 중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수가 전체 벤처기업 수에 비해 상당히 낮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직원 수에 있어서 50명 이하라고 응답한 벤처기업수가 118(73.3%)개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성장단계와 직원 수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본 결과, 상관계수 r=.435(p<0.01)로 어느 정도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업종별로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인터넷 서비스가 전체 60.3%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기타 솔루션 제공이나 컴퓨터 주변장치제작 기업도 전체 30.4%로 나타났다.
각 벤처기업이 기업별 속성 외에, 설문에 응해 준 홍보 담당자들의 인구사회학적 속성을 살펴보면 다음의 <표9>와 같다.
위의 표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우선 응답자의 성별 분포를 살펴보면, 남자(73.3%)가 여자(26.7%)보다 월등히 많은 응답 수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연령에 있어서는 35세 이하가 137명 전체 8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벤처기업의 특성상 젊은 인력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직책에서는 이사급보다는 팀장 이하 사원들이 설문에 응해 주었는데, 이는 연구자의 의도대로 권력격차를 측정하는데 있어 부하직원이 상사와의 관계에서 느끼는 수직관계나 영향력의 차이를 측정할 수 있는 적합한 분포라고 할 수 있다.
3.1.2.2 조사 절차
본 연구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답식 온라인 설문조사방법을 사용하였는데, 실제 조사는 2000년 10월 7일부터 2000년 10월 10일까지 4일 동안 중소기업청 홈페이지에 등록되어 있는 컴퓨터 및 정보처리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에 협조해 달라는 이메일을 보내고, 설문에 대한 응답은 2000년 10월 8일부터 10월 15일까지 일주일동안 수거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중소기업청 홈페이지 벤처기업 명단에서 서울지역, 컴퓨터 및 정보처리 벤처기업으로 업종을 한정지은 다음, 2194개의 달하는 벤처기업 중 홈페이지가 제시되어 있고, 접속이 가능한 1345게 벤처기업의 홍보담당장나 웹마스터들에게12) 설문요청 메일을 발송했다. 이와 같이 온라인 설문저사를 통해 회수된 응답은 165부(회수율 12.3%)였으나,
이중 부적합하거나 응답이 부실한 설문지 4부를 제외하고 161부의 응답지를 가설검증을 위한 최종분석에 이용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