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커뮤니케이션 연구대상으로서의 기업문화
기업문화에 대한 일련의 연구들은 경영학뿐만 아니라, 심리학,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이 장에서는 지금까지 소개되었던 기업문화 전반에 관한 선행 연구들을 참고로 기업문화의 개념과 접근 방식들을 살펴보고, 최근 커뮤니케이션 연구 대상으로서 주목받고 있는 기업문화에 대한 논의들에 대해 서술하고자 한다.
2.1.1 기업문화의 개념
2.1.1.1 기업문화 개념의 형성과 정의
일반적으로 문화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공통으로 지니고 있는 가치, 신념, 이념, 관습, 그리고 지식과 기술 등을 총칭하는 것으로써 그 문화권에 속한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법칙 등에 대한 가장 거시적인 개념" 이다(Light, and Keller 1975,82). 이러한 거시적인 사회문화개념을 사회체계를 구성하고 있는 미시적인 기업체 수준에 적용한 것이 바로 기업문화개념이다.
기업문화에 대한 일군의 이론가들은 기업문화를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어떤 것이 아니라, 단지 그 기업 자체로 바라보고 전체로서의 문화는 독립적인 변인이 될 수 없으며, 경영에 의해 창조되거나 바뀌어질 수 없다고 주장한다(Meek 1988, 453-473). 이에 반해, 다른 기업문화 연구자들은 기업문화를 다른 조직 변인들과 같이 통제할 수 있는 변인의 하나로 취급하고 있는데, 이들은 새롭고 명확한 역할 모델의 제시나 새로운 방향의 채택에 대한 보상 등의 경영 전략에 의해 바람직한 기업문화가 생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Schein 1990,117). 그리고 최근 기업문화에 대한 접근 방식은 후자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기업문화가 1980년대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중요한 이슈로 대두된 첫 번째 이유는, 미국 기업 조직이 폐쇄 체계로부터 개방체계로 넘어가면서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조직의 정체성과 질서, 통합성을 상실할 위기에 봉착한 데 있다. 특히 다 부서 독립경영 체제의 도임은 부서 위주의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하위문화를 형성하여 갈등을 조장하기에 이르렀고, 이로써 기업조직으로서의 통합적 강력한 기업문화가 절실히 요구되었다. 그리고 1980년대에 들어와 일본기업의 우수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1997년대의 유류 파동과 경기침체, 그리고 선진국의 보호무역 장벽 속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였던 일본기업의 연구 결과 기업구성원간의 신뢰감과 공동체의식에 바탕을 둔 온정적이며 집단주의적인 기업문화 특성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서인덕 1978). 특히 오우치(1981)가 일본 산업문화와 미국 기업문화를 비교하여 우수한 기업 경영에 공헌하는 강한 문화의 속성의 Z이론으로 소개하면서 미국 기업들은 주요 변수로서의 기업문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미국내의 우수기업에 관한 연구2)에서도 1970년대의 경기 침체기 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한 우수기업 각자가 고유의 문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것이 환경변화에 시장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성공요인으로 작용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또한 다국적 기업이 발전함에 따라 현지 사회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기업 경영에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되면서 비로소 기업문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김명언, 박영석 1997)
우리 나리에서도 기업문화에 대한 인식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기업주변의 다양한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기업의 체질개선과 의식구조변화, 그리고 조직활성화 등 많은 변화를 거쳐나가는 과정에서 기업문화도 하나의 중요한 개념으로 연구되어왔다(윤희중, 신호창 2000, 65-66). 학계에서도 경영학자(신유근 1997; 이학종 1989)뿐만 아니라 심리학자(김명언, 박영석 1997)와 커뮤니케이션 학자(저어루지외 1994; 오두범 1996)들이 연구에 동참하게 되었고, 이것이 조직성과(직무만족도, 직무몰입도, 조직유효성 등)에 미치는 효과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연구하였다.
기업문화에 대한 관심을 PR분야에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 특히 IABC(Inernational Association of Business Communication)의 기금지원을 받아 우수기업의 PR 연구를 수행한 대표적인 PR 학자인 그루닉(Grunig)과 그의 동료들은 기업문화와 커뮤니케이션, PR과 기업문화의 관련성 등 여러 주제를 폭 넓게 연구해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Grunig 1992). 특히 도지어 등(1996)은 기업문화를 참여적인 기업문화와 권위적인 기업문화로 구분하고, 기업문화와 조직구조, 내부 커뮤니케이션, 직무만족도 간의 관계를 연구했는데, 이들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팀웍을 강조하고, 의사결정권을 공유하며, 외부의 아이디어에도 개방적인 모습을 보이는 참여적인 기업문화일수록 쌍방균형PR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채택하고 있었다. 이러한 우수 기업PR연구 외에도, 신호창(1997)은 효과적인 사원관계를 위해서도 긍정적인 기업문화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구성원들간에 서로를 신뢰할 수 있고,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의사결정의 자유로운 참여가 이루어지는 이상적인 기업문화를 가진 기업이라야 경영전략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활용이 경영자의 리더십 발휘를 위한 가장 실천적인 방안이 되는 것이다. 이렇듯 하나의 조직체로서 기업을 연구함에 있어, 기업 문화는 유용한 분석도구로 인정받아 왔다.
이렇듯 기업문화는 1980년대 이후 경영일선과 하계에서 관심이 초점이 되어 왔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개념의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조직 구성원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있어 문화라는 개념이 지니고 있는 복합적인 의미로 인해, 기업의 조직 시스템과 구조, 전략, 목적 등과 구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문화는 학자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정의되어 왔다.
기업문화에 대한 정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지는데, 이는 기업문화를 조직구성원들이 공통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가치, 신념, 이상의 총체적 개념으로 이해하는 입장과, 기업문화의 표현으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상징, 즉 언어, 일화, 의식, 행사, 영웅 등을 기업문화로 이해하려는 입장으로 구분된다.
즉 기업문화는 조직구성원들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조직 내에서의 행위에 대한 규칙을 제공해 주는 "공유된 신념 및 가치"(Davis 1984)이며,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등에 대한 조직구성원들의 "공통된 이해(Wallach 1983)나 규칙의 체계"(Deal, and Kennedy 1982)로 볼 수 있다. 이렇게 조직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신념과 기대의 패턴"(Schwartz, and Davis 1981)은 스토리, 신화, 전설. 슬로건, 우화와 같은 상징수단에 의해 전달되는데 기업문화는 이런 상징수단에 의해 전달되는 "지배적이고 일괄된 공유가치" (Paters, and Waterman 1982)인 셈이다. 지금까지 제시한 기업문화에 대한 여러 정의를 요약해 보면, 결국 기업문화는 "조직체 또는 집단이 내외환경과의 적응 및 통합과정에 적용하는 기본제시로서, 조직 구성원의 가치관과 사고 방식 그리고 행동을 지배하는 근본요소"(Schein 1983)라고 할 수 있다.
2.1.1.2. 기업문화의 형성요인과 구성요소
문화가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가지 요인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형성되는 것과 같이 기업문화 또한 그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내외적 객관적 상황과 주관적인 상환요인이 상호작용 한는 가운데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다(최종태 1985). 이러한 기업문화의 형성요인에 대한 견해도 학자마다 다르게 제시되고 있는데. 페티그루(1979)는 기업문화의 창조과정을 "조직에 독특한 의미를 담아 가는 과정"으로 보아, 기업문화를 전체로 볼 때 그 부분들인 상징, 언어. 신화, 신념 등이 하나하나 생성되면서 전체 문화를 형성한다고 본다. 국내에서 서인덕(1987)은 기업이 속한 사회 문화적 환경과 최고 경영자의 특성을 기업문화의 형성요인으로 지적하고, 업종별, 산업별로 어떠한 기업 문화적 차이를 나타내지는 연구하였다. 이에 비해 이학종(1993, 26-31)은 기업문화의 형성 요인을 기업의 외적 환경요소와 내적 환경요소로 구분하고 있는데, 여기서 외적 환경요소는 정치, 경제, 법규, 기술 등의 사회문화(social culture)와 상품과 고객, 상품 생산과 조직경영에 적용되는 기술, 산업구조체계 및 산업의 수명 주기 등의 산업문화(indusrty culture)를 말하며, 내적 환경 요소는 기업의 산업규모, 제품수명, 기업의 이념과 경영 전략, 경영관리 체계등을 의미한다.
이렇게 기업의 내외적 환경요소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는 기업문화는 구성원과 전체 기업행동의 배경요인이 되며, 대표적인 기업문화의 구성요소로는 일본기업과 미국 우수 기업 연구를 통해 파스칼과 아토스(1981), 피터스와 워터맨(1982)이 개발한 기업문화의 7S모형을 들 수 있다. 이 때 7S 모형이란, 공유가치(Shared Value)와 전략(Strategy), 구조(Structure), 관리시스템(System), 구성원(Staff), 기술(Skill), 리더쉽 스타일(Leadership Style)을 포함하는데, 이상의 일곱 가지 요소들은 상호의존적으로 기업의 독특한 특성을 나타내면서 기업문화를 형성하게 된다는 말이다.
또한 딜과 케네디(1982)는 기업문화의 중요한 요소로서 환경(Environment), 가치(Values), 중심인물(Hero), 의례와 가치(Rites and Rituals), 문화망(Cultural Network)을 제시한 바 있다. 여기서 의례와 의식이란 기업의 일상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모든 구성원들이 규칙적으로 지켜나가는 관습이나 행동을 말하며, 문화망은 기업 내의 중요한 통신수단으로서 기업 가치와 영웅, 신화의 전달매체가 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샤인(1984)은 기업 구성원의 일반적인 인식수준을 중심으로 기업문화의 구성요소를 인공물과 창조물, 가치, 기본적인 가정으로 구분하고 있다. 여기서 인공물과 창조물은 가장 표면적인 수준으로서, 물리적인 공간, 기술적인 산출물, 언어,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의 형태를 말한다. 가치는 인식적인 수준으로서 기업이 왜 그러한 인공물을 표출하는가에 대한 이유에 해당하는 것이며, 기본가정은 구성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당연한 사실로서, 논의가 필요치 않은 점에서 가치와 차이를 보인다.
신유근997)은 샤인의 견해를 발전시켜 기업문화의 구성요소를 가치·이념적 요소와 행동·관행적 요소, 그리고 언어·상징적 요소로 구분하였다. 이 때 기치·이념적 요소란 모든 구성원들에게 공통적인 방향감각과 일상행위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으로서, 기업에서는 대체로 사시, 사훈 또는 경영이념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에 비해 행동·관행적 요소는 구성원들간에 공유되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행동기준이나 양식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기업문화를 구성하는 언어·상징적 요소란 가장 가시적인 수준에서 표출되는 것으로서, 기업의 내부적 통합과 구성원들간의 동질성을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상의 기업문화의 구성 요소들은 전체적인 연결 관계 속에서 구성원의 행동과 기업행동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각 요소가 개별적으로 얼마나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측정은 매우 어려운 편이다(이학종 1993)
2.1.1.3 기업문화의 유형 분류
기업 문화 연구자들은 기업문화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나 기업문화의 개념, 구성요소에 대한 논의뿐만 아니라, 기업문화에 다양한 기준을 적용해 그 유형을 분류하는 연구들을 발표해 왔다. 대표적으로 윌킨스와 오우치(1983)는 통제형태에 따라 기업문화를 사장문화, 관련제 문화, 클렌(clan) 문화로 구분하고, 성과의 모호성이나 목표의 불일치 정도와 관련하여 어느 형태가 더 효율적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거래비용의 관점에서 복잡성이나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때에만 클랜에 의한 통제가 시장이나 관료제 문화에 의한 통제보다도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즉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클랜을 발전시키는 데에는 그것이 제공하는 이익만큼 많은 비용이 들게 되므로, 비용이 이익을 초과하는 상황에서는 감독이나 규제, 규칙에 의한 통제가 가치관의 고유에 의한 통제보다 효율적이라는 것이다(468-469). 그리고 딜과 케네디(1982)는 기업문화의 유형을 거친 남성문화, 일 잘하고 노는 문화, 사운을 건 투기문화, 과정 문화로 구분하고, 각 문화적 유형마다의 장단점을 결정짓는 상황적 요인을 지적하고, 각각의 문화유형마다 상이한 가치, 영웅, 의례 및 의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서인덕(1987)은 기업문화를 친화적 문화, 진취적 문화, 보존적 문화, 합리적 문화 등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산업별, 재벌그룹별 기업문화 유형의 차이를 밝힌 후, 기업의 문화유형과 의사소통, 통제, 의사결정 등의 과정과 임금결정, 승진, 선발, 배치, 이동 등의 인력관리 제도와의 관련성을 조사하였다. 그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친화적 문화와 조직전념도의 상관관계가 다른 문화와 조직전념도의 상관관계 계수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종래의 인류학자들이 질적 방법을 사용한 것과는 달리, 심리학자인 퀸과 맥그래스(1985)는 대립가치 모델의 두 차원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도구를 구성하여, 정보처리의 관점에서 환경에 대한 인식패턴과 반응패턴이라는 두 가지 기준에 의해 기업문화를 합의문화, 이념문화, 계층문화, 합리적 문화로 구분하고 있다. 비록 이러한 구분은 기업 문화론자들의 유형분석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기업문화를 유형에 따라 분류하지 않고, 차원으로 분류한 왈라치(1983)는 기업문화를 관료적 차원, 지지적 차원, 혁신적 차원으로 구별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문화의 유형 구분은 학자마다 서로 분분하며, 혁신적 차원으로 구별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문화의 유형 구분은 학자마다 서로 분분하며, 일부에서는 문화적 특질에 따라 분류하기를 주장하기도 한다(Denison 1990;Hofstede et. al. 1990)
박노윤(1997)에 따르면, 이러한 기업문화 유형 구분의 핵심은 모든 조직에 적용되는 관계를 발견하기보다는 독특하고 내적인 일관성을 지닌 유형의 기업들을 분류해 냄으로써 조직현상에 대한 이해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가정을 담고 있다고 한다. 또한 기업문화의 유형분류 연구는 기업의 기본적인 구조와 관계를 간결하게 이해시켜줄 뿐만 아니라, 기업문화 이론의 개발과 가설검증의 기초를 제공해준다는 측면에서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기업문화 유형에 관한 선행연구는 다음의 <표1>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2.1.2 기업문화에 대한 접근방식
지금까지 기업문화의 개념에 대한 일련의 연구들을 기업문화의 정의와 형성 요인, 구성요소, 유형 분류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 절에서는 기업문화에 대한 일련의 연구들이 어떠한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지를 문화적 시각과 목적론적 입장, 그리고 인지론적 시각으로 구분하고, 각 접근방식의 특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서술하도록 하겠다.
2.1.2.1 문화적 시각에 따른 연구
문화를 단순히 가시적인 표현으로서의 인공물로 정의하기보다는 그러한 상징들의 배후에 있는 주제를 탐색하는 것을 문화 연구하고 보는 일군의 문화 연구자들은 문화를 "상징의미 체계(symbol-meaning system), 또한 상징 대화(symbolic discourse), 상징 활동(symbolic act)"으로 이해한다(Turner 1983). 이런 견해를 조직에 적용함으로써 조직의 문화적 시각에 따른 연구가 시작되었고, 이는 상징의 의미를 탐색하려는 의미론적 연구와 상징을 기호체계로 바라보고 기호들 간에 존재하는 법칙을 찾으려는 기호학적 연구, 그리고 상징을 일종의 증후(症候)로 간주하여 해당 증후를 발생케 하는 심층구조를 밝히려는 정신분석학적 연구로 나눠졌다(김명언, 박명식 1997)
기업문화에 관한 의미론적 연구는 인간이 그 상황에 부여하는 의미에 따라 행동이 결정된다는 가정 하에, 주로 기업의 가시적인 인공물들로부터 공유된 의미나 공통된 해석, 이해들을 탐색한다(Schein 1981). 이에 반해, 표면에 드러나는 상징들의 의미가 아니라 상징이라는 기호체계 사이에 존재하는 법칙을 찾아내려는 기호학적 연구는 직업수행이나 의식이 지니는 의미보다는 그것들이 수행되는 과정을 지배하는 법칙을 찾으려는 연구방법이다(Barley 1983). 마지막으로 기업문화에 대한 분석학적 연구는 상징들을 징후로 취급하고, 정신분석에서와 같이 증후들을 해석하여 숨겨진 동기를 찾아내려고 한다(Schwartz 1985). 즉 기업조직 내에 존재하는 억압하는 자와 억압당하는 자의 갈등의 좌절을 찾아내어, 이들 증후들을 불안에 대한 방어기제 혹은, 욕구의 대리만족으로 해석한다. 이러한 입장에서는 기업문화를 지나친 개방 체계적 접근으로 인하 미국 산업의 독선적인 병폐에 대한 치유책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2.1.2.2 목적론적 입장에서의 연구
기업문화에 대한 목적론적 입장에서의 접근은 주로 기업문화의 기능에 대한 실용적인 연구로서 기업문화가 기업경영이나 관리에 유용한 변수임을 입증하고 있다. 즉 그들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기업문화는 불확실한 환경에 대처하고 구성원들의 행동통일을 위한 참고 준거가 되어 문화지도(cultural map)를 조성하고, 조직의 경계를 설정하며(Ouch 1980), 조직의 안정에도 기어한다(Kreps 1981). 또한 기업의 구성원들은 기업문화는 어떤 성문화된 법이나 규정보다도 구성원들의 행동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Schneider 1980)
데니슨(1984)은 기업문화와 기업성과간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미국의 34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투자 수익률과 같은 재무지표상의 관점에서 볼 때 참여적 문화 유형의 기업들이 그렇지 못한 기업들보다 거의 2배에 가까운 성과를 내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결과에 따라 기업의 문화적, 행위적 측면들이 단기적 성과 및 장기적 생존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마틴과 실(Martin, and Srehl 1983, 52)에 의하면, 이러한 기업문화는 조직내 구성원들에게 정체성(identity)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그 조직에서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할 것인가, 즉 조직 내에서 승인된 행동과 금기시 되는 것에 대해 비공식적인 기준을 암시함으로써 조직통제의 역할과 함께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기도 한다. 즉 기업문화는 기업 전체의 가치관이나 경영철학에 대한 동참(commitment)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구성원들이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기능을 한다. 이렇듯 목적론적 입장에서 바라본 기업문화는 기업의 변화를 초래하는 매개일 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변화의 능력으로 목표 성과를 달성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중요한 변수가 되는 것이다(Davis 1981).
2.1.2.3 인지론적 입장에서의 기업문화
기업문화에 대한 인지론적 접근 방법에서는 문화를 "조직구성원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사고 맥락 중에서 그들에게 공통되는 사고맥락"이라고 정의한다. 이를 문화의 맥락이론(context theory of culture)이라고 하는데, 즉 "기업문화는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심리적 기제가 아니라. 그런 심리적인 기본 기제가 기능하는 양상 또는 내용 중에서 집단 구성원들 사이에서 공통된 것을 지칭한다"고 본다(김명언, 박영석 1997). 대개 한 조직 내의 구성원들은 공통된 경험을 하게 되고, 동일한 맥락에서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경험을 지각하고 사고하게 되는데, 이때 공유될 수 있는 맥락은 도태되고 제거되는 반면, 공유될 수 있는 맥락이 살아남아 각 개인의 행동을 규제하게 된다. 이러한 기업문화의 맥락이론에 따르면 공유된 가치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가치가 아니라, 기업조직에 유용하며 조직을 살아남게 하는 사고 맥락이다. 이런 입장은 이류학자들이 인공물에서 조직의 공유된 가치를 추정하고 그 가치로부터 조직의 무의식적 가정을 추리하는 것과는 반대로, 조직 구성원들 각자의사고 맥락 중에서 공통된 맥락을 찾아내어, 이것이 어떤 가치를 존중하고, 어떤 인공물을 창출하는지를 밝혀내는 접근 방식이다.
이 같은 맥락이론에서는 동참(commitment)을 조직에 대한 개인의 심리적 유대라기보다는, 맥락 차원에서 해석한다. 즉 기업조직의 정책이나 목표를 긍정하여 수용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정책이나 목표를 수립하게 된 사고 맥락을 자신의 사고 맥락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동참이라고 본다. 마찬가지로 공감(consensus) 또한 기업 정책이나 목표 자체를 수긍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수립하게 된 사고 맥락을 수긍하여 약간이라도 자신의 사고 맥락으로 받아들인 기업성원들의 수를 의미한다고 본다. 따라서 기업 정책을 수립한 사고 맥락에 전적으로 동참하고, 기업 성원들 자체가 그 맥락에 전적으로 공감할 때에야 비로소 가장 강한 기업문화가 형성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고 맥락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업 전략이 요구될 때 바람직한 사고 맥락을 전략적으로 조직성원에게 학습시킴으로써 기업문화를 변경할 수 있게 된다(김명언, 박영석 1997)
2.1.3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의 기업문화 연구
기업문화는 앞 절에서도 밝혔듯이, 접근하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연구들이 행해져 왔다. 본 절에서는 특히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기업문화가 어떻게 해석되고 연구되어 왔는지를 살펴보고, 특히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변수로서 기업문화를 소개하고 있는 구디쿤스트(Gudykunst 1997)의 논의와 그가 제시하고 있는 홉스테드(Hofstede 1980, 1991)의 문화 변수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도록 하겠다.
2.1.3.1 기업문화와 커뮤니케이션의 관계
기업문화를 조직구성원의 행동과 전체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조직이 공유하는 가치관, 신념, 규범 및 관습에 대한 거시적 성질의 것이라고 개념화한다면, 그런 기업문화는 커뮤니케이션 형태를 설명하는 중요한 변인으로서,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을 규정할 뿐만 아니라, 기업은 또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그들의 문화를 개발하고 유지한다(Dozier et. al. 1996). 즉 커뮤니케이션은 기업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기업문화와 커뮤니케이션은 한 쪽의 변화가 다른 쪽의 변화를 유발하는 공생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많은 학자들은 기업문화를 연구함에 있어, 커뮤니케이션 관점을 취하고 있다(Barley 1983; Bormann 1985; Schall 1983). 그리고 그들은 조직을 동일한 구성원들이 상황에 따라 자신의 지위와 책임에 맞게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극장(theater)이라고 보고 있다. 비록 그들의 접근 방식이 조직을 기계나 유기체로 바라보는 입장에 가깝기는 하지만, 이는 조직 커뮤니케이션이 상황에 따라 상대적이고 다양해진다는 중요한 함의를 담고 있다. 거 나아가 그들은 조직적인 수행은 다양한 배우들의 대화이며, 조직내의 커뮤니케이션은 의식, 사회성, 열정으로 이끄는 문화적 수행이라고 주장한다(Dozier et. al. 1996).
보만(1985)은 커뮤니케이션을 인간의 사회적 과정이라고 정의하며,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사람들은 집단의식을 창조하고 유지해나간다는 유사한 견해를 보였다. 이때 집단의식은 기업문화의 중요한 구성요소가 되며, "커뮤니케이션 틀 송에서 문화는 조직 성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언어적·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사람에게 전해지는 조직내의 총체적인 삶의 방식"(Bormann 1985, 100)이 되는 것이다. 보만에 의하면, 커뮤니케이션이야말로 기업문화 개발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이다. 이와 유사한 견해로서, 스칼(Schall 1983)또한 문화는"사회적 사호작용, 즉 모방과 모델링, 교육, 교정, 협상, 이야기, 관찰 등의 행위를 통해 만들어지고 유지되며, 또한 전해지고 때로는 변하는 것"(560)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2.1.3.2 구디쿤스트의 논의: 홉스테드의 문화적 변수
이러한 커뮤니케이션과 기업문화의 관계는 기업조직 내의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는데 있어 문화적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구디쿤스트(Gudykunst 1997)의 논의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구디쿤스트는 개인이 문화 속에서 사회화되면서 문화는 그들의 커뮤니케이션방식에 영향을 미치며 동시에 개인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오랜 시간 그들이 공유하는 문화를 변화시킨다는 입장에서, 그 동안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이 커뮤니케이션과 문화의 관계를 간과해 왔음을 지적했다. 그리고 문화가 커뮤니케이션에 끼치는 영향에 초점을 두고, 문화간의 커뮤니케이션과 행동의 차이점과 유사점을 설명하기 위해3) 문화적 변수 차원에서의 접근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문화적 변수를 연구하기 위해 다양한 차원들이 지금까지 논의되어 왔지만, 구디쿤스트는 그 중에서 홉스테드(1980,1991)의 문화적 변수4)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홉스테드는 문화를 하나의 조직 구성원과 다른 구원들을 구별시켜주는 집합적인 가치라고 정의하는데, 이것은 " 개인과 상황을 모두 고려해, 유사한 상황에서 동일한 행동을 하게 하는 정신 프로그램(mental program)"을 의미한다(Hofstede 1984, 1991, 14-15). 그는 여러 국가나 민족의 문화를 비교 연구하기 위해 세계40 개국의 IBM지국(HERMES)의 종업원 116,000명을 대상으로 1968년과 1973년 두차례에 걸쳐 설문조사를 실시해 권력격차, 불확실성 회피, 개인주의 대 집단주의, 남성성 여성성이라는 측정 가능한 차원을 설정하였다. 이러한 문화적 차원들은 개인의 커뮤니케이션에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조직의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이다(Gudykunst 1997). 이들 4가지 차원 중에서 우선, 권력격차(Power Distance)란 "조직 내에서 상하간에 존재하는 권력격차의 수준으로서, 조직의 힘없는 구성원들이 권력의 불평등한 분포를 기대하고 수용하는 정도"라고 정의 할 수 있다(차재호, 나은영 1995, 54). 이 때의 측정지표는 상사가 취하는 의사결정의 유형에 대한 견해, 상사에게 반대의견을 표명하는 것을 얼마나 두려워하고 있는가에 대한 견해, 상사의 바람직한 의사 결정 유형에 대한 견해로 이루어진다. 불확실성의 회피(Uncertainty Avoidance)는 "한 문화의 구성원들이 불확실한 상황이나 미지의 상황으로 인해 위협을 느끼는 정도"라고 정의 할 수 있는데, 이런은 스트레스를 통해 표현되기도 하고, 예측가능성에 대한 필요성, 성문율 혹은 불문율의 필요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차재호, 나은영 1995, 168). 불확실성 회피는 규칙을을 준수하려는 성향, 고용안정을 찾는 경향, 직무스트레스의 수준으로 측정되고 있다. 세 번째 차원인 대 집단주의(Individualism-Collectivism)는 "집단 내에서 혼자 일하려 하거나 함께 일하려는 성향의 정도인 조직에 대한 개인의 독립성과 의존성"을 의미한다(이하검, 노남섭 1996, 334). 이때 개인주의의 지표는 개인의 사적 자유시간 ,작업상의 자유, 삶에 있어서 일의 중요도, 기능향상의 기회, 작업환경, 복지후생을 중시하는 태도 등이다. 마지막으로 남성성과 여성성(Masculinity-Femininity)은 구성원들의 지배적인 가치로서 "공격성과 독립성 및 냉정성 등과 같은 남성적인 것을 강조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즉 남성성은 성역할이 뚜렷이 구분되어 있고, 대체로 자기 주장이 강하며, 물질적인 성공을 추구하는 반면, 여성성은 삶의 질을 중시한다. 또 이러한 강한 성의 개념을 피하기 위해 전자를 삶은 양(quantity of life), 후자를 삶은 질(quality of life)이란 개념으로 대체하여 논하기도 한다(Robbins 1994, 77-78). 남성성의 지표는 높은 급여, 공헌에 대한 정당한 평가, 승진, 일의 보람에 대한 중요도, 상사와의 인간관계, 직장에서의 협조, 고용보장을 중시하지 않는 태도 등이다.
홉스테드는 국가문화의 4가지 차원을 각각 크고 작은 권력격차, 강하고 약한 불확실성의 회피, 개인주의 대 집단주의, 남성성 및 여성성의 두 극단으로 구분하여, 각 국가별로 차원을 나누고 있다. 홉스테드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한국의 기업문화는 높은 수준의 권력격차와 불확실성 회피로 인해 중앙집권적인 조직구조와 표준화 경향을 보이고 있고, 충성심과 의무감, 집단참여에 기반을 두고 집단주의와 성역 차별이 분명한 남성성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Hofstede, and Bond 1988, 12-13).
본 연구는 위에서 논의한 홉스테드의 문화적 변수를 국내 벤처기업의 기업문화를 측정하는 변수로 채택하고, 기업의 성장단계별로 각 기업문화 변수가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실증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각 기업문화 변수에 대한 척도화는 제3장에서 구체적으로 다루도록 한다.
2.1.4 PR입장에서의 기업문화 연구
지금까지 본 연구의 주요 변수인 기업문화에 대해 그 개념과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논의들을 살펴보았다. 본 절에서는 구체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분야 중에서 다루고자 한다.
2.1.4.1 기업문화와 기업의 PR수행간의 관계에 관한 선행연구
문화라는 개념은 많은 학문분야에서 연구되어 왔지만, PR분야에서는 최근에서야 변인의 하나로서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Botan 1992; Grunig et. al 1995), PR연구에 있어 문화의 역할과 영향에 대한 이러한 연구들에 대해, 보탄(1992)은 "자민족 중심주의(ethnocentrism)에 대한 염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서 자민족 중심적 이론이란, 비록 이론은 그것이 생겨난 사회의 문화적 가정을 반영할지라도, 하나의 이론이 모든 사회에 적합하다고 가정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PR에서의 자민족 중심주의는 한 나라의 PR, 즉 미국의 PR이론이 전세계에 적용 가능하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bOTAN 1992). 바스퀘즈와 테일러는 이에 대해 "실제로 많은 나라에서 미국의 PR기술을 모방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런 모방이 미국의 이론과 모델, 가정들이 전 세계의 PR 수행을 설명하는데 포괄적이고 적합하다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Vasquez, and Tayior 1999, 435)고 주장했다. 그들의 논의에 따르자면, 문화라는 요소가 학자들과 실무자들의 PR에 대한 시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에야, 공중과 조직에 더 민감한 PR로 정의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문하는 PR의 수행에 있어 대내외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며, 조직 내 변수로서 기업문화 또한 조직의 PR수행에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지어등(1995)의 우수 기업의PR에 대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참여적인 기업문화(participative organizational culture)는 팀웍을 강조하고, 의사결정권한이 공유되며, 외부의 아이디어에도 개방적인 문화로서 대체로 쌍방대칭 PR모형 형태를 나타내고 있었다. 반면, 권위적인 기업문화(authoritarian organizational culture)는 의사결정 권한이 상부에 집중되어 있고, 폐쇄적이며, 직위에 따라 괴리감이 존재하는 문화로서, 이런 기업문화에서는 쌍방비대칭 PR 모형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또한 기업문화가 PR수행에 미치는 영향 가운데, 조직 내에서 PR 담당자가 어떠한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서도 PR수행은 다른 모습을 보인다. 만약 PR실무자가 기업의 의사결정권을 담당하는 위치에 있다면, 이들은 PR에서의 기본가정과 주요공증의 설정, PR모형을 채택하고 실행하는데 있어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 자칫 PR 지식이 없는 경영인들이 비윤리적인 결정을 내리거나 공중과의 관계를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다. 이렇듯 PR수행은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기업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Vasquez, and Taylor 1999).
위의 논의에서 더 나아가 문화적 가치와 기업의 PR수행 모형에 관한 관계를 밝힌 바스퀘즈와 테일러(1999)의 연구에서는, 홉스테드의 문화적 변수를 그루닉의 PR 4모형과 결합함으로써 PR 이론과 수행에 있어서의 문화적 접근을 시도하였다. 이는 지금까지 소수의 연구자들이 홉스테드의 문화적 변수를 통해 그루닉과 헌트의 PR모형이 국가간에도 유용한지 알아보기 위해 시도했던 질적 연구에 비해, 최초의 양적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바스퀘즈와 테일러는 이러한 연구가 PR연구와 수행에 있어 문화의 역할과 영향력을 인식하고, 각각의 PR모형과 관련된 PR실무자들의 태도와 행동을 측정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사화의 문화적 가치와 PR담당자의 PR업무 수행과의 관계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이는 홉스테드의 국가문화 비교 연구에서 미국사회가 개인주의와 남성성의 경향이 짙은 것으로 드러난 것과는 달리, 기업 내에서 남녀 PR담당자 모두 동료들과 협력하고, 의사결정에 있어서의 토론과 협의와 중요함을 인식하고 집단의 가치를 존중하고 있으며, 이런 집단적, 여성적 기업문화가 PR의 쌍방모형을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리고 처음의 예상과는 달리, 많은 기업문화가 낮은 권력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그들이 일방적 PR모형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기업 내에서 부하직원들이 인지하고 있는 상사와의 권력격차는 OR의 일방적 모형(언론대행, 공공정보모형)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비스퀘즈와 테일러는 일방적 PR모형의 채택이 권력격차가 높은 기업문화 내에서 상사의 명령에 의한 PR수행이기보다는, PR담당자 스스로 PR에 대한 지식이 모자라거나, 쉽고 간단한 방식을 선호하는데서 생기는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 PR수행에서의 연구결과와는 달리, 스리라메시(Srirmesh 1992)의 연구에서는, 인도 기업의 PR담당자는 높은 권력격차를 보이고 기업문화로 인해, 상사의 명령에 따라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문화와 PR의 관련에 대한 이상의 연구들에서는 보는 바와 같이, 기업문화는 기업 조직의 PR 수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이다. 그리고 이렇게 국가 문화 차원에서의 획일적인 사회문화를 규정하고 문화의 국가 간 차이를 비교하는 연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한 국가 내의 기업문화를 비교하면서 이러한 기업문화가 기업 PR수해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연구도 유용한 연구가 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벤처기업 내에서 그 성장단계별로 다양하게 나타날 기업 문화적 특징이 그 기업의 PR수행에 있어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실증적 검토를 하자.
2.1.4.2 그루닉과 헌트의 PR4모형
기업문화가 PR 수행에 미치는 영향력에 관한 위의 논의들에 덧붙여 본 절에서는 PR모형이란 어떤 것이며, 대표적인 PR모형이라고 인정받고 있는 그루닉과 헌트의 PR 4모형의 특징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PR모형의 고전이라고 일컬어지는 PR 4모형은 그루닉(Grunig)와 헌트(Hunt)에 의해 체계화되었으며, 그 4가지 모형은 각 나라마다 다양한 조직별로 PR 커뮤니케이션이 어떻게 수행되고 있는가를 평가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되어왔다. 그루닉과 헌트(1992)는 PR이 발전해 온 역사를 네 개의 모형을 통해 설명하고 있는데, 이들이 구분한 4가지 PR모형은 언론대행모형(press agentry), 공공정보모형(public information), 쌍방불균형모형(two-way asymmetrical model), 쌍방균형모형(two-way symmetrical communication model)이다. 이들 PR 4가지 모형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5).
PR 4 모형 중 언론대행과 공공정보모형은 폐쇄적인 모형으로서, 주로 매체를 통하여 공중에서 정보를 배포하는 PR의 일방적인 접근 방식을 말한다. 즉 19세기 중엽, 언론대행업자들(Press agents)이 미국 영웅들을 부각시키기 위해 선전위주로 PR을 수행했던 언론대행과, 20세기 초 기업에 관해 좋은 일만 보도자료로 내보낸 공공정보모형 모두 정보의 전파를 통해 조직을 우호적으로 보이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쌍방불균형 모형은 사람들의 동기를 이해하고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조직이 원하는 방향으로 공증을 설득하여 행동하게 하는 메시지를 개발하는데 중점을 둔다. 이 모형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선전가들의 성공에서 확인한 바 있듯이, 인간은 조종 가능한 대상이라는 전제하에, 때로는 기업 입장에서 미디어 의제를 조작하려고 시도하여 언론인들과 갈등을 겪기도 한다. 이에 반해, 네 번째 PR모형인 쌍방균형모형은 '진실을 말하는 것', '고객과 공증간의 상호이해를 넓히는 것', 그리고 ' 구성원과 지역주민이 경영을 이해함을 물론 경영진이 구성원과 지역주민의 견해를 이해하는 것'을 전제로, 연구결과를 활용하고 쌍방 커뮤니케이션을 이용하는 PR방식이다. 이는 쌍방불균형 모형처럼 공중에서 동기를 부여하고 설득하기 위해 메시지를 찾아내기보다는 조사와 연구를 통하여 공중과의 이해를 돈독히 하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중요시하는 PR모형이다. 즉 균형모형에서는 설득보다 이해가 PR의 기본 목표가 되는 셈이다.
그루닉은 네 모형의 바탕을 이루는 두 변인을 방향과 목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 때 '방향'이란 모형이 일방적이냐 아니면 쌍방향이냐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독백 성격의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정보 배포를 주목적으로 하는데 반해, 대화에 해당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은 정보 교환을 의미한다. '목적'은 모형이 불균형이냐 균형이냐를 지칭하는데, 불균형 커뮤니케이션은 조직이 자체의 변화를 시도하지 않은 채 공중을 변화시키려 한다는 의미에서 균형을 잃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이에 반해 균형 커뮤니케이션은 조직과 공증간의 관계를 이해를 통하여 조정한다는 의미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기준에 따라 그루닉과 헌트는 언론대행모형을 일방 불균형 모형으로, 공공정보모형을 일방 균형모형으로 개념화하였다.
조직이 채택하는 이러한 PR모형은 조직의 구조 및 환경과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그루닉은 조직의 환경이 복잡하고 변화가 심할수록 쌍방조직들은 이론이 예측한 대로 PR을 수행하지 않음이 밝혀졌다. 따라서 PR의 모형과 조직의 환경 및 구조의 이론적 관계는 실증적이기보다는 규범적인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2.2 기업조직의 성장단계에 관한 논의
지금까지 PR영역의 주요한 변수의 하나로서 기업문화에 대한 개념과 여러 가지 접근 방식, 그리고 커뮤니케이션과 PR에서의 선행연구를 중심으로 설명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기업문화와 기업PR을 중요한 변수로 채택하면서, 국내 벤처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라 이들이 어떤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따라서 다음의 논의에서는 본 {연구문제1}과 {연구문제2}의 독립변인인 조직의 성장단계에 대한 여러 학자들의 연구와 최근 벤처기업의 성장단계를 이론적으로 구분하고 이를 실증적으로 연구한 카자난의 연구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2.2.1 성장단계에 관한 이론적 논의
조직의 수명주기(organizational life cycle:OLC) 개념은 시간에 따른 조직의 변화를 설명하는데 주로 사용되어 왔다(Kazanjian 1988). 수명주기 개념의 유용성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어 왔지만(Pentose 1952), 그것의 유용성은 실용적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입증되어 왔다(Kazanjian 1988). 전통적으로 조직의 성장 패턴을 설명하는 학자들, 특히 킴벌리(1980)와 같은 활동주기 이론가들은 각 조직이 생겨나서 변화하고, 소멸하는 역동적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생물학적 방법을 채택하고 있는데, 조직은 필요한 자원을 위해 환경에 의존한다는 것이 이들의 지배적인 생각이다. 즉 활동주기 이론가들은 조직이란 상당히 순응적이고, 내적인 과정이 조직의 구조와 궁극적인 생존에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조직차원의 분석에서 이론을 전개하면서, 변화의 요인을 조직의 내적, 외적 요인에 돌린다. 이와 유사한 접근방식을 택하고 있는 인구생태학자들은 조직의 형태와 인구의 생성과 소멸에 초점을 맞추면서, 외적인 사건이 조직의 특성을 결정한다고 주장한다. 이들 두 이론을 서로 다른 분석차원을 보이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조직을 살아있는 유기체로 보고, 그런 조직의 변화에 대한 장기적 관점을 취하고 있다(오두범, 1996).
조직에 대한 이러한 인구생태학적·활동주기 접근 방식으로서, 최근에는 조직의 수명주기에 관한 접근과 일련의 조직 집단의 수명주기에 관한 연구가 행해지고 있다(Kazanjian 1988). 그 동안 조직이 성장에 있어 예측 가능한 패턴을 보여주는 수많은 성장 단계 모델이 제시되어 왔는데, 이러한 모델은 각 단계를 설정하고 조직이 어떻게 성장하고, 성장과정이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 '성장'이라는 복잡한 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성장에 관한 일련의 연구들은 조직이 변화하는 환경에서 부딪힐 수 있는 문제점들과 그 결과로 생겨날 수 있는 조직이 형태를 설명한다는 점에서, 스타벅(Starbuck 1988, 258), 즉 이는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들이 변함에 따라 조직은 그 형태를 달리해야 하기 때문인데, 예를 들어, 그레이너(Greiner 1972)는 조직의 성장을 리더십, 통제, 조정에서의 위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련의 진화, 혁명의 과정이라고 보았으며, 샨들러(Chandler 1962)는 성장단계를 기업이 조사한 새로운 성장기회에 대한 반응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조직 수명주기에 관한 연구들은 바로 조직특성이 조직의 성장단계에 따라 변해가며, 각각의 단계에 따라 서로 다른 경영방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조직의 공식화(formalization)는 성장 초기 단계에 조직의 성공을 촉진하지만, 후기 단계에서는 성공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Walsh, and Dewar 1987). 혁신(innovation)또한 초기 성장기에는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후기 단계로 갈수록 점차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Kimberly 1980). 이러한 입장에서 조직의 성장 단계에 관한 최근의 실증적 연구들은 주로 이론적인 성장 단계를 거치는 동안 조직 내부의 특성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Miller, and friesen, 1984).
본 연구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따라 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른 조직 내부의 특성변화를 살펴보고자 하는데, 시간의 흐름에 따라 특정 기업의 성장과 변화를 연구하는 종단연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성장 단계별로 동일한 성격의 기업군이 한 시장 내에서 다양하게 공존하고 있는 국내 벤처기업은 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전략 수립이나 기업의 생태적 성장 모습 등을 파악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에 유용한 연구대상이 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2.2.2 카자난(Kazanjian)의 벤처기업 성장단계 구분
벤처기업은 창업과 성장 그리고 발전에 이르는 과정이 역동적이고, 각 단계별로 기업이 당면하는 문제와 전략유형 등에서 차별화 된 수명주기를 갖는다. 일련의 조직성장단계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카자난(Kazanjian 1988)은 임의로 선택한 두 벤처기업이 당면하고 있는 지배적인 문제점들에 따라 각각의 단계가 두드러진 차이를 보인다는 사례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벤처기업의 성장단계를 4가지 모델로 구분하였다. 카자난이 제시한 벤처기업의 성장단계 모델은 다음과 같다(1988, 262).
카자난이 분류하고 있는 벤처기업의 성장 단계 중, 첫 번째 단계인 개념화단계(Conception and Development)는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로서, 주로 재정 자원의 확보와 시장개발에 초점을 두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조직이라는 틀과 공식적인 절차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조직 내 행위는 경영자, 일반적으로 설립자나 소유주에 의해 결정된다. 상업화단계(Commercialization)의 벤처기업은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고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제품 개발보다 조직구조와 업무 체계를 창조한다. 이에 비해 성장단계(Growth)의 벤처기업은 판매와 종업원 수에 있어 높은 성장을 보이는데, 이 단계에서는 생산·판매·배급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중점을 둔다. 따라서 위계적인 기능 전문화가 개발되고 직원들 또한 더 숙련된 전문인력이 된다. 마지막으로 안정화 단계(Stability)의 벤처기업은 후속 제품개발과 시장에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또 다른 성장 기회를 찾고자 한다.
비록 밀러와 프리센(Miller, and Friesen 1984), 그 외 다른 학자들이 기업들이 각 단계를 거쳐 순차적인 진화가 일어날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긴 하지만, 카자난과 드레이진(Drazin 1989)은 비록 각 단계마다 기간이 세부적으로 제시되지 않았고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업들인 뚜렷한 절차에 따라 발달해간다고 주장하였다. 카자난(1988)은 그의 연구에서 조직의 외부 관계와 조직체계가 개념·발달단계와 상업화단계사이에서, 그리고 성장과 안정화단계사이에서 단지 미세한 변화만 보이는 반면, 각각의 두 단계에서의 변화는 뚜렷하게 드러남을 발견하였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코벅 등(Koberg et al. 1996)은 초기와 후기, 두 단계에 관해서만 연구를 실행했다. 국내에서도 벤처기업의 성장단계별로 어떠한 차이가 존재하며, 이를 통해 성장단계별 성공요인을 분석하고 정책제안을 하고자 했던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정보통신정책연구원 1998). 하지만 기존의 벤처기업의 성장단계별 연구는 각 단계별로 성공요인과 전략을 도출하기 위해 벤처기업의 전략 유형과 현황분석(창업가 특성, 재무구조, 인력, 기술, 판매, 업력, 기업성과) 등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벤처기업의 경영적 특성만을 제시하고 있을 뿐, 벤처기업 내부의 기업문화나 PR모형에 관한 실증적인 연구는 이루어진 바가 없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카자난의 벤처기업 성장단계 구분을 근거로 각 성장단계마다 벤처기업의 기업 문화적 특징과 기업PR 유형, 그리고 그들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2.2.3 국내 벤처기업의 개념
본 절에서는 본 논문의 연구가설을 설정하기 전에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는 벤처기업의 개념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벤처(venture)란 "위험성은 높으나 성공할 경우 고 수익이 기대되는 신생 기업군과 그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기관이 참여한 네트워크를 총칭한다"(중기청 2000).6) 미국의 실리콘 밸리(Silicon Valley)를 기원으로 하는 벤처의 핵심은 위험성은 높으나 고 수익을 기대하고 신기술을 상업화하려는 벤처기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고 수익을 기대하고 창업초기 벤처기업에 자본을 지원하는 벤처캐피탈이나 엔젤이 발전하고, 벤처기업의 발전을 통해 산업 구조의 고도화와 고용 기회 확대 등을 기하려는 정부뿐만 아니라, 벤처의 발전을 토대로 산학협동을 촉진하려는 대학 등 교육기관, 그리고 코스닥과 같은 벤처 금융시장이 발전함에 따라, 오늘날 벤처는 다양한 사회적 기관이 참여하는 네트워크, 더 나아가 기존의 산업질서를 재편하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중기청 2000).
첨단 신기술이나 참신한 아이디어를 사업화 해 신규시장을 개척하는 기업인 벤처기업은, 연구개발(R&D) 집중도가 높고 위험성은 높으나 성공할 경우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등 일반 기업들과는 구별되는 기본적인 몇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경우는 정부가 산업정책의 일환으로 벤처기업을 정의 내리고 있으므로 외국의 정의7)와는 다소 차이가 난다. 우리 나라의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 조치법(1997.8) 및 시행령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회사를 벤처기업으로 규정하고 있다(중기청 2000).
▶벤처캐피탈 투자기업: 중소기업 창업투자회사 및 투자조합, 신기술사업금융회사 및 투자조합) 의 투자총액이 당해 기업 자본금의 20% 이상이거나 주식인수총액이 당해 기업의 자본금의 10% 이사인 기업
▶연구개발 투자기업: 당해 기업의 전년도 연간 총매출액에 대한 연구개발비(R&D)의 비율 이 5% 이상인 기업
▶신기술 개발기업: 특허권·실용신안권 또는 의장권을 주된 부분으로 하여 사업화 하거나 특허청장이 인정하는 기술(기술비중이 매출액 대비 50% 이상)을 주된 부분으로 하여 사업화 하는 기업
▶기술평가기업: 공업발전법, 에너지이용합리화법, 대체에너지개발 촉진법, 전기 통신법, 정보화촉진기본법, 영상진흥기본법, 기술개발촉진법, 과학기술혁신을 위한 특별법, 환경기술 개발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 관계법령이 정한 사업 중 벤처기업활성화위원회의 심의의 결을 거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서 해당 기술개발 사업의 성과 등을 이용하여 생산 한 제품의 연간 매출액이 당해 기업 연간 총 매출액의 50%이사인 기업
▶기타 우리 산업의 구조조정을 원활히 하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하여 통상산업부 (현 산업자원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업 등
본 연구는 이상의 법률 정의에 따라 중소기업청에 등록되어 있는 국내 벤처기업을 연구 대상으로 한다.
2.3 연구문제와 가설의 설정
일반적으로 기업문화는 각 기업마다 상대적으로 독특한 그 무엇으로 알려져 있지만(Barley 1983; Smircich 1983), 일련의 연구들은 기업들이 문화적 가치와 실행들을 공유하고 있고, 이러한 공통점은 임의적인 것이 아니라, 유사한 산업 환경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Gordon 1991; Hofstrde ed al. 1990; Spender 1989). 예를 들어, 스펜더(1989)는 기업별로 산업 환경에 존재하는 불확실한 경영 요소에 대응하는 공통된 반응인, 특정한 '비결(秘訣)(industry recipes)'이 존재함을 밝히고 있는데, 부분적으로 이러한 비결들은 샤인(1992)이 기업문화의 기본적인 가치(underlying values)라고 설명한 가정들로 구성되어 있다. 고든(1991)은 이전의 실증적 연구(Gordon 1985) 결과를 인용하며, 기업문화는 기업의 채택에서 환경의 요구에 이르기까지 진화를 거듭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동일한 산업의 기업들은 그들이 받는 영향에 있어서 공통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기업문화에도 유사점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가정으로 볼 때, 유사한 산업환경 조건하의 기업들은 유사한 기업문화를 나타낼 것이고, 이는 조직의 성장단계에 따라서도 각 기업군 별로 유사한 기업문화의 모습을 지니고 있을 것으로 가정할 수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조직의 성장단계에 따른 기업문화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국내, 특히 서울지역의 컴퓨터 및 정보처리 업계라는 동일한 산업기반의 벤처기업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도록 한다. 그리고 기업의 성장단계를 개념화 단계, 성장단계, 안정화단계로 구분하여 각각의 단계마다 기업문화의 특징을 밝혀내도록 한다. 기업문화의 측정 변인으로는 홉스테드(1991)가 개발한 권력격차, 불확실성 회피,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남성성과 여성성 이라는 문화적 차원을 채택하였는데 홉스테드(1990)는 이러한 4개의 문화적 가치가 기업의 시장 상황이나 작업 유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발견해 내고, 네 개의 차원이 기업문화의 주요한 부분을 형성하고 있음을 주장했다. 그리고 본 연구는 기업문화의 측정에서 그치지 않고, 최근 기업문화와 PR모형간의 관계를 밝힌 연구결과(Vasquez, and Taylor 1997)를 참고해서, 과연 국내 벤처기업에서는 기업 조직의 성장 단계에 따라 어떤 PR모형을 채택하고 실행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 문화적 차원과 PR모형간에는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밝히도록 하겠다.
요약하자면, 본 논문은 국내 벤처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라 기업문화와 기업PR수행 유형의 차이를 밝히고, 또한 PR에서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기업문화를 주요 변수로 채택해 기업문화와 기업PR간의 상관관계를 밝히도록 한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이론적 논의에 근거해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와 세부 연구가설을 설정하였다.
{연구문제1} 국내 벤처기업은 성장단계에 따라 어떤 기업 문화적 특성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가?
카자난(1988)은 벤처기업들이 각 단계마다 직면하고 있는 서로 다른 문제점들에 근거해 성장단계를 각 4단계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외의 벤처기업에 대한 후속 연구에서 대표적인 성장단계 모델로 활용되고 있다(김영배 1999; Koberg et. a. 1996). 이들 연구들은 대부분 벤처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라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비롯해 각종 현황을 파악하고, 각 단계에 적합한 경영전략을 세우기 위한 노력으로 집약되고 있다. 선행 연구들의 결과에 따르면, 벤처기업은 각 성장단계마다 업력, 직원의 수와 성장률, 그리고 산업환경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차이에 근거해 본 연구에서는 벤처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라서 기업 문화적 특성에서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가정한다.
벤처기업의 기업문화의 차이를 검증하는데 있어, 연구자는 홉스테드가 국가별 문화를 비교 분석하는데 사용했던 문화적 차원을 채택하였는데, 그 세부차원은 권력격차, 불확실성 회피, 남성성-여성성, 개인주의-집단주의로 구분된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화적 차원을 기업문화의 측정 변수로 설정하고, 각 성장단계마다 서로 다른 기업문화를 보일 것으로 가정하고 다음과 같은 연구가설을 설정하였다.
가설1-1. 국내 벤처기업은 안정화단계로 갈수록 기업내의 권력격차가 높게 나타날 것이다.
가설1-2. 국내 벤처기업은 안정화단계로 갈수록 벤처기업의 불확실성 회피 정도가 커질 것이다.
가설1-3. 국내 벤처기업은 개념화단계로 갈수록 집단주의적 기업문화가 두드러질 것이다.
가설1-4. 국내 벤처기업은 안정화단계로 갈수록 남성적인 기업문화가 두드러질 것이다.
가설1-1에 대한 가설설정 이유는 벤처기업이 안정화단계로 갈수록 조직이 비대해지고 양적으로 성장함에 따로, 오히려 부하직원이 상사와의 권력격차라든지 의사결정의 일방성은 더 심하리라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가설1-2의 경우에는 중견벤처기업으로 양적 성장을 함에 따라 조직체계나 업무수행에 있어 창업초기의 느슨하고 불명확한 구조보다는 오히려 규칙을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 하에, 이와 같은 가설을 설정하였다. 그리고 창업 초기의 개념화단계의 기업문화는 소수의 구성원들이 회사와 운명을 같이 해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안정화단계보다는 집단적이고 여성적일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남성성, 즉 물질적인 보상에 대한 가치나 업무에서의 경쟁 등에 있어서는 개념화단계보다는 안정화단계의 벤처기업들이 더 높을 것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다.
{연구문제2} 국내 벤처기업은 성장단계에 따라 기업PR 수행에 있어 어떠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가?
{연구문제2}에서는 {연구문제1}에서 벤처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라 기업문화가 다를 것인가라는 문제제기와 함께, 각 성장단계에 따라 기업PR의 수행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일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리고 성장단계에 따라 채택하고 있는 PR모형에 있어서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 {연구문제2}와 관련한 연구가설은 다음과 같다.
가설2-1. 국내 벤처기업은 성장단계에 따라 다른 기업PR을 수행하고 있을 것이다.
가설2-2. 국내 벤처기업은 안정화단계일수록 쌍방PR모형을 더 많이 채택하고 있을 것이다.
연구가설2-2에 대한 채택 이유는 성장 초기 단계의 기업이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제품 개발과 디자인, 재정자원의 확보와 시장 개발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PR공중에 대한 이해와 접근이 안정화 단계의 기업보다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근거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조직의 체계가 안정화되고, 코스닥 상장을 통해 성숙기에 접어든 벤처기업들이 회사자산의 사회반환이라는 취지에서 여러 가지 자선활동을 하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PR업무에 있어 공중과의 관계 개선에 더 많은 중점을 두고 있으리라는 예상 하에 가설2-2를 설정하게 되었다.
{연구문제3} 국내 벤처기업의 기업 문화가 기업PR수행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떠한가?
본 연구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세 번째 연구문제는 기업문화와 기업PR간의 상관관계이다. 즉 기업문화의 변수로 채택하고 있는 권력격차와 불확실성 회피, 개인주의, 집단주의, 남성성, 여성성이라는 문화적 차원과 그루닉의 PR 4모형의 상관관계를 분석함으로써, 국내 벤처기업의 기업문화가 PR모형에 미치는 영향력을 검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본 연구의 연구가설을 바스퀘즈와 테일러(1999), 스리라메시(1992)의 연구결과에 근거해, 다음과 같이 설정하였다.
가설3-1. 권력격차는 언론대행모형과 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일 것이다.
가설3-2. 집단적이고 여성적인 기업문화는 PR의 쌍방대칭모형과 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일 것이다.
이상의 연구문제와 연구가설을 통해 본 연구에서는 벤처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라 기업 문화적 특징에서 어떠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지, 그리고 PR업무 수행에서도 어떠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 실증적으로 검증해보고자 한다. 또한 이론적 논의에서 살펴본 기업문화와 기업PR간의 관계에 대한 문헌들을 통해, 본 연구에서는 국내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기업문화와 기업PR간의 상관관계를 밝히고자한다. 이상의 연구문제와 연구가설 주요 변수를 그림으로 도식화면 다음의 <그림 2>와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