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특성을 활용한 일대일 ˜one to one˜ 마케팅 기법에 대한 연구

인터넷의 등장은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다양한 변화를 유발하고 있다. 인터 넷을 통한 학술 연구에서 비롯하여 정치 Internet Policy, 또는 Internet Democracy 등의 용어가 이미 낯설지 않게 되었으며, 상업적인 분야에 있어서 도 인터넷의 등장으로 인하여 인터넷 상거래 Internet Commerce 라고 하는 새 로운 거래형태가 일반화 될 것이라는 예측과 더불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밖에도 인터넷을 그 기반으로 하는 가상공간 등의 사이버 cyber 라는 접두어가 붙은 말들은 이미 우리 실생활 가까이에 다가서 있다. 다 시 말해 오늘날 인터넷은 인류의 생활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 고 있는 강력한 정보통신매체로서 등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산업사회에서의 동맥은 잘 발달한 고속도로와 철도로 비유되어 왔다. 역사적으로도 우리나라가 1970년대 이후 급격한 고도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경부 고속도로의 건설을 주목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사실은 이를 반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한편 도로와 철도를 비롯한 항만, 공항, 통신 등 수많은 사회간접자본 SOC ¹² 들이 산업사회를 발전시키는 핵심으로 자 리잡고 있었으며, 이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전세계에 걸쳐서 이루어져 왔 었다. 하지만 21세기에서는 더 이상 물리적인 고속도로가 국가의 동맥으로서 자리잡지 못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21세기 정보사회에서는 새로운 고속도로, 즉 정보고속도로가 등장 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처음 발의되어 이제는 전세계적인 프로젝트로 수행되 고 있는 초고속정보통신기반, 다시 말해 정보 고속도로 Information Super- highway가 정보사회의 대 동맥으로 자리잡고 있다. 더욱이 초고속정보통신망 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는 각 국가별 프로젝트 NII : National Information Infras- tructure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연결하는 전세계정보통신기반사업 GII: Global Information Infrastructure 으로 확장되어 발전되고 있다.

한편 인터넷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의를 내릴 수 있다. 그것은 인터넷이 아 직까지 완전히 정착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발전하는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에서 인터넷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서는 포 괄적이고 일반적인 수준에서 접근하는 것이 오히려 인터넷의 발전 양상을 따라 가는데 더욱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정 의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식상할 정도로 많이 들어왔던 말이지만 바로 '네트워 크들의 네트워크 Network of Networks' 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정의는 지나치게 포괄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인터넷이 지니고 있는 기술적인 내용을 고려하여 다시 개념을 좀더 구체화시키면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인터넷이란 전세계 어디서나, 누구라도 자유롭게 접속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터넷용 프로토콜 특히 TCP IP : Trans- mission Control Protocol Internet Protocol 을 사용하여 네트워크의 개방성 및 상호연결성을 보장하고 있는 개방형 네트워크 OSI : Open System Inter- face 로서 전세계 컴퓨터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있는 '네트워크들의 네트워크 Network of networks" 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이러한 인터넷의 등장이 지니고 있는 의미 를 파악해 보도록 하겠다. 인터넷이 지니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차원의 중요한 의미는 인터넷으로 인해 그 동안 논의되어 왔던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의 영역이 확고히 그 자리를 잡았다는 것에 있다. 최근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컴 퓨터 네트워크의 급속한 성장과 사회구성요소로서 인터넷의 영향력과 중요성의 증가는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적인 개념정의에 있어 보다 더 구체적 이고 세련 refine 된 접근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픽시 페리스 P. Ferris 는 다양한 학술분야에서 제기되는 이슈들을 중심으로 학술적인 정의들 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페리스에 따르면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은 학술분 야에 있어 다른 학문영역보다 상대적으로 새로운 영역임과 동시에 컴퓨터라는 정보처리매체가 사회의 각 분야, 즉 교육, 산업, 정부 등의 분야를 통합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급속히 확대되어 가고 있다고 지적한 다. ¹³

이러한 페리스의 논의에 대해서 산토르 G. Santoro 는 "광범위한 의미에서 볼 때,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은 모든 컴퓨터의 사용자와 응용영역을 포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통계분석프로그램이나 원격제어시스템, 그리고 회계용 프로그램 등 모든 인류의 커뮤니케이션 영역과 개념 안에 넣을 수 있는 어플리 케이션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 ¹⁴ 라고 설명함으로써 전통적인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의 개념이나 페리스의 정의에 비해 그 범위가 상당히 확대되어 있 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전석호의 경우 뉴미디어의 인간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추어 그 속 성을 '기계매개적 대인커뮤니케이션 machine- mediated interpersonal communi- cation',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 computer mediated communication', 또는 '상호작용적 커뮤니케이션 interactive communication' 등으로 부르지만 이를 모 두 함축하여 '매개커뮤니케이션 mediated communication' 이라는 개념으로 통 합하고 있다. ¹⁵

한편 위의 개념들이 컴퓨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에, 피터 머레이 P. J. Murray 는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의 커뮤니케이션 측면에 초점을 두어 파악하고 있다. 머레이는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이 텔레비전 방송과 같은 일방향적이고 수동적인 커뮤니케이션적 특성을 지니는 동시에 대화를 하는 듯 한 양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도 함께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¹⁶

또한 인터넷의 커뮤니케이션적 특성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 연구하고 있는 디셈버 J. December 는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을 파악함에 있어서 단지 기 술적인 차원이나 도구적인 수단으로서만 이해하는 것은 제한적인 접근이기 때 문에 인터넷의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적 특징이 단지 정보의 교환과 검색만 을 의미한다는 협의의 결론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디셈버는 인터넷은 정 보교환 및 검색이라는 측면 뿐 아니라, 훨씬 크고 광범위한 커뮤니케이션적 의 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은 컴퓨터를 이용한 휴먼 커뮤니케이션의 과정 process 이며, 이는 사람 people, 특수한 상황 contexts 이 란 조건하에 위치하며, 다양한 목적 purpose 을 위한 일정 형태의 매체 media 를 이용하는 모든 과정 processes 을 포함하는 것이다." ¹⁷ 라고 포괄적으로 정의 하고 있다.

따라서 인터넷 중심의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은 단지 그 기술의 활용을 통한 정보라는 산물 products 에만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오히려 정보와 커뮤니 케이션으로 이루어지는 공동체 community 의 형성을 촉진하는 것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다양한 기술 및 도구들의 출 현은 이용자로 하여금 보다 광범위하게 상호 연결되고 관련 맺어지는 다양한 활동영역을 위한 "공간 space"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리고 이러한 새로운 공간개념을 제공하는 인터넷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새로 운 상거래 환경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제 2 절 인터넷의 확산과 커뮤니케이션 양상의 변화

1.인터넷의 뉴미디어적 특성

1 1 뉴미디어로서 인터넷의 사회적 수용; 통합화에서 개인화로 기술은 사회적 필요에 의해서 생성 및 발생되어진다. 마찬가지로 미디어를 구성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은 사회발전의 역사와 인과적 연관관계 속 에서 이루어져왔다. 물론, 매스미디어의 발달과 사회변화의 상관관계를 살펴볼 때 최초의 원동력이 '미디어'인가 아니면 '사회'인가에 따라 상반된 논의가 이루어지곤 한다. 또한 1970년대 초 이후 컴퓨터 전자기술의 급격한 발달에 힘입어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에 독립된 역할을 맡기는 미디어 중심적인 시각도 혁명적 발전과 진화론적 발전으로 나누어 접근을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논의에서 유념해야할 사항은 그 원동력이 '미디어'인가 혹은 '사회'인가 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상호연관성을 띠고 있으며, 그 과정 속에서 진화 및 발전되어간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전제하에 20세기 미디어 발달 혹은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발전을 사회변화와의 상호연관성¹⁸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았다 .이를 그림으로 나타 내면 다음의 그림 2-1 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그림 2-1 은 20 세기 이후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급속한 발전과 커뮤니케이 션 미디어가 일반대중의 생활, 문화에 미치는 영향, 사회적 역할을 나타내고 있 다. 이 그림은 메릴과 로웬스타인 Merrill & Lowenstein 의 미디어 세분화 모 델¹⁹을 참고하여 미디어 발전과 사회변화에 대해 미디어를 중심으로 논의해 보았다.²⁰ 따라서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의 발전과정을 중심에 두고, 커뮤니케이 션 및 사회변화를 검토해 보았다. 즉 50-70년대까지를 '대중미디어의 확산과 사회통합시기'로, 80년대 이후를 '개별전문미디어의 발전과 사회분화시기'로 설 정하여, 40년대 이후의 미디어와 사회변화를 논의하였다 .

미디어의 초기 이용 혹은 수용과 관련해서는 그 당시 대중들의 교육적 정도 와 경제적 능력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새로운 미디어가 도입될 때의 초 기 채택자는 문화적 실천과 경제적 여유를 갖춘 엘리트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다음에 새로운 미디어의 가격이 하락하고 사회적으로 폭 넓게 수용됨에 따라 대중에게 접근할 수 있는 요소가 강조되면 대중수용자의 경제학에 의해 새로운 매스미디어가 형성된다. 그러나 새로운 경쟁 미디어가 등장하게 되면 기존의 미디어는 살아남기 위해서 독특한 기술적 호소력을 전문화시킬 필요성 이 생긴다. 이같은 미디어의 채택과 발전 경향은 신문→영화→라디오→텔레비 전→뉴미디어→멀티미디어로 이어지는 미디어 역사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 다.²¹

이 과정에서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에 따른 기존의 미디어의 수용성 하락은 새로운 미디어와의 경쟁으로 인한 노출의 감소를 의미하는 것이지만, 실제로 새로운 미디어에 의해 기존의 미디어가 완전 대체된다기보다는 보강이나 보충 의 효과를 지니게 되며, 기존의 미디어는 새로운 시장환경에 적응하게 된다 .이 런 관점에서 보면, 신문은 영화에, 영화는 텔레비전에 그 중심미디어로서의 자 리를 내주었으며, 보완적이고 보강적인 위치에 자리매김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텔레비전이 더 새로운 미디어와 경쟁에 직면할 때 이러한 패턴이 그대로 반복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20세기초까지 대표적인 매스미디어였던 신문의 경우, 당시의 정치지도자들 이 그들 자신의 소규모 신문을 개별적으로 설립하고 정부로부터의 지원도 받았 다. 이 당시만해도 경제력과 교육수준이 낮은 사회적 환경으로 미디어 향유층 과 수용자가 모두 엘리트들이었으며, 미디어 내용 또한 높은 수준의 문화예술 및 특정소수에 편화된 정치기사였다. 즉 문자해독 능력을 요구하는 신문의 경 우 일반대중의 낮은 교육수준으로 인해 수용대상과 신문 내용 모두 경제력과 교육적 수준이 높은 특정소수에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²²

이후 매스미디어는 인쇄미디어에서 전자미디어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체제로 의 전환이 확연해졌다. 즉 산업화, 도시화되면서 대중들의 교육수준이 향상되고 경제적 능력이 높아짐에 따라 중산층의 수는 급격히 증가하게 되었으며, 이 과 정에서 전자미디어, 특히 텔레비전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점유영역을 최대 화하려는 전파의 특성에 맞게 일반대중에게 급격히 확산되었다. ²³ 특히 2차대

전 종료와 함께 대중보급이 급격히 이루어진 텔레비전은 1949년에 CATV와 1952년에 UHF의 개발, 1953년에 컬러 텔레비전 보급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기 술의 발달과 병행하여 텔레비전을 통한 정보전달양은 기존의 미디어와 비교하 여 상대적으로 많아졌으며, 또한 대중오락적 성격의 프로그램을 강화시켜 일반 대중의 여가시간을 텔레비전 시청시간으로 이어지게 했다. 따라서 60-70년대까 지의 상황을 볼 때 대중들은 텔레비전을 많이 시청할수록 텔레비전적 스테레오 타입을 형성하게 되어 인식의 동일화를 가져왔고, 의식적·무의식적으로 개인 들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게 되어 텔레비전은 원심력보다는 구심력이 강해져 사회통합의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이러한 텔레비전의 구심력을 통 한 사회통합의 힘이 때로는 매카시 상원의원 사건, 베트남 전쟁보도 등과 같은 역기능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

한편 1971년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개발로 인한 극소전자기술의 급격한 발전 은 전자미디어의 경량화, 소형화, 가격의 하락을 가져왔다. ²⁴ 이러한 경향은 대 중화로 이어졌고 수용자들에게 시간적, 공간적 제한을 극복하게 하였다. 즉 칩 기술의 개발이 급속히 고도화되어 감에 따라 극소전자기술을 응용한 각종 뉴미 디어 기술의 진척이 가시화되기 시작하였으며, 대중들에게 영상미디어의 일상 화를 안겨다주었다. 대표적으로 1975년 홈비디오의 시판은 새로운 영상물의 다 양화를 가져다 줄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특히 홈비디오의 시간전환 time shifting 기능은 일반 대중들에게 시간의 재조직화를 가져오고 경제적으 로는 새로운 파급효과를 지녀 사회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더욱 이 1975년 HBO Home Box Office ²⁵ 에 의한 케이블 텔레비전과 위성의 결합 으로 엄청난 채널의 확장이 이루어 졌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게 되 었다. 이같은 새로운 미디어 기술의 결합은 무수히 많은 채널의 확장 및 다양 화를 통해서 대중들에게 뉴미디어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사회적 환경 및 분위 기를 조성하게 되었으며, 미디어의 일상화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1977년 개인용컴퓨터 PC 보급, 1981년 뉴미디어 용어 등장, 1987년 직접위 성방송 DBS 시작, 특히 90년대 들어 컴퓨터 기술의 급격한 발전, 정보 처리방 식의 디지털화, 미디어 처리기술의 발달 등에 힘입어 인쇄, 방송, 영상, 컴퓨터 산업 등은 멀티미디어²⁶ 산업에 통합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커뮤니 케이션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인쇄→영화→라디오→텔레비전→뉴미디어→멀티 미디어로 이어지는 미디어의 변화양상은 사회 각 분야와 대중 개개인들의 일상 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으며, 대중들의 가치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 치고 있고²⁷, 문화산업부분의 생산양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처럼 매스미디어의 변화양상은 기존의 텔레비전, 케이블 텔레비전, 위성, 홈비디오, 컴퓨터 등이 결합된 멀티미디어로 전개되고 있다. 테크놀로지의 발달 에 힘입은 정보채널의 확장, 즉 채널의 폭증은 정보사회의 특징이 될 수 있는 문화, 정치적 다원주의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²⁸ 즉 정보기술과 멀티미디어를 통한 정보환경은 다양성에 부응하여 사회적 다원주의, 전문화가 증대된다는 것 이다. 여기에 대해 노라와 밍크 Nora & Mink 는 전자적인 연결성의 증가와 함 께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수단은 갈수록 쉬워지기 때문에 탈집중화를 향한 추세는 새로운 정보기술환경에서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것이다.²⁹

이런 의미에서 보면, 80년대 이후 채널의 풍요로 인한 텔레비전 시청자의 감소는 텔레 비전 시청이 사라진 것을 의미한다기 보다는 다른 독립방송사 채널을 비롯해 케이블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으로 분산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미 디어 내용의 다양성은 사회적 다양성을 부활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에 대한 시민자문위원회의 활약, 국가 권력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부활, 지방 이권에 대한 새로운 지역이기주의의 확대, 범죄예방 을 위한 시민집단의 적극적 참여, 환경오염의 반대운동 등의 사례이다.³⁰

그러나 기술적 진척으로 인한 채널의 풍요, 즉 정보전달에서 수단의 다양화는 내용 의 다양화와는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³¹ 즉 커뮤니케이션의 다양성을 팽창시키기 위한 기술적 역량 정보접근에 대한 비용감소, 편리성, 속 도증가, 쌍방향성 확대 등과 커뮤니케이션의 의미적 다양성 공공성과 전문성 확대 등은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단지 수용자는 미디어 채널의 증가 때문에 갈수록 분화 fragmentation 되고 극화 polarization 되어 프로그램에 대한 선별 성만이 증가되었다. 원하는 채널과 프로그램의 종류가 많아진 동시에 선호하는 채널과 프로그램에 집중되는 모순적인 미디어 편식이 작용된다는 의미이다.

한편 90 년대 이후의 미디어는 불특정 다수의 수용자를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개별성이 강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전개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즉 뉴미디어의 등장에 따른 채널의 증가로 인해 전체 정보량은 증가되었으나 정보소비량은 공 급량을 뒤따르지 못한 채 감소되는 정보 과잉화의 역학을 초래하였다. ³² 즉 정 보투입이 늘게 되면 인간의 정보처리력도 함께 증가하지만, 계속 증가되는 정 보투입에 대한 처리력이 한계점에 달하면 정보수용 및 이해력이 파괴된다는 것 이다. 따라서 수용자들은 자기 관여도가 높은 미디어와 그 내용에 주로 노출되 고자 하는 경향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런 경향에 따라 미디어도 불특정 다수라 기보다는 다원적 다수를 대상으로, 미디어 수용자라는 개념보다는 미디어 이용 자라는 개념으로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내용을 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개별적이고 전문화된 미디어는 사회적 분화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디지털화로 대표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는 인류의 커뮤니케이션 양식에 일대 변혁을 초래하고 있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로 인한 정보전달의 형태와 내용성의 변화는 전세계적인 네트워크 global networks 를 형성하였으며, 결과적으로 전세계적 차원의 정보유통 현상을 야기시켰다. 이제 국가라는 지리적 개념은 소멸하고, 동일한 언어 또는 문화적 경험을 공유하는 전세계적 문화공동체가 새로운 지역개념으로 등장하는 시기에 진입하고 있 다.³³

이처럼 디지털화와 영상화를 동반한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첫째, 미 디어에 있어 동종 사업체들간의 경쟁을 가속화시키며, 둘째, 텔레비전산업, 영 화산업, 정보통신산업 등 미디어산업사이의 경쟁과 재통합을 촉진시키고, 셋째, 소비자들에게 보다 다양하고 고품질을 제공하여 소비자 선택과 다양성을 증가 시킨다.³⁴ 따라서 향후의 사회는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힘입어 세 계적 네트워크에 의해 수퍼시스템화된 네트워크 사회로 확장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기술발전에 다른 뉴미디어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추세 를 따라가 줘야 한다는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스미디어의 기능 이 약화될 수는 없다. 그렇기에 당분간 매스미디어와 뉴미디어의 균형적 접근 이 예상된다. 이는 사회적, 문화적 통합성 부분은 매스미디어가 담당하고 개인 적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뉴미디어가 담당하는 이른바 기능성 분화를 통해서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점이다. 시간을 연장할 때 수용자의 기능 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스미디어를 유용하게 관리하면 정치, 문화, 사 회 기능을 훌륭히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인터넷 확산의 사회적 성격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인터넷은 단순하게 그 자체로서만 설명되지는 않는 다. 인터넷 기술의 발전은 그 사회의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함의를 동반하고 있으며, 인터넷의 사용은 개인과 그 사회의 제 관계 및 문화적 의미를 연결시 키는 물질적, 상징적 토대를 함께 수반한다. 대중은 이러한 인터넷 기술의 수용 을 통해 자신의 생활세계를 구성하고 자신을 사회에 위치 짓게 한다. 즉 인터 넷의 기술은 개인의 존재조건에 따라 사회적인 부분과 독특하게 접합시킴으로 써 그 잠재성을 드러낸다.

인터넷은 일반적으로 컴퓨터 기술을 통해 가정 내외에서 의미를 교환함으로 써 소비되고 이용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즉 국내외적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 크의 주된 요소이자, 문화를 만들어 내는 상징이 된다. 동시에 공적, 사적 영역 의 매개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의 구조와 내용을 통해 사회구성원원들에게 그들 자신의 생활이나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원천을 제공하기까지 한다. 그러한 원천은 개인의 사회적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르지만, 각 개인들은 인터넷 을 통한 일상적인 문화의 실천으로 항상성을 감지하며 궁극적으로 존재론적 안 정성을 느끼게 해준다.

이렇게 전자미디어와 관련된 이론들이 발전되는 가운데, 풍요의 원천이요

진보의 상징이었던 미디어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즉 선전과 대중설 득의 본질, 새로운 전자미디어가 지닌 독특한 힘, 중앙권위의 필요성과 사회 적·정치적 다원성 사이의 균형유지 등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구조와 사회구조 간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전자미디어가 초래할 미래상에 대해 두 가 지 상반된 견해가 나타났다. 그 중 하나는 수용자의 속박이 강화된다는 관점³⁵ 이고 다른 하나는 산업혁명만큼 중요한 뉴테크놀로지의 무한한 잠재성에 초점 을 맞춘 관점이다. 즉 전자는 새로운 전자기술이 정치적 통제와 억압을 위한 전례 없던 강력한 수단으로서 정치 및 경제엘리트들을 유혹할 것으로 보았고, 특히 정치적 상징이 테크놀로지와 연결될 때 더욱 막강한 이데올로기가 내포될 위험성을 경고한 것이다. 후자는 이러한 테크놀로지가 대중사회 시민들에 의해 저렴한 정보도구로 이용됨에 따라 결국 정보의 공개적 유통을 촉진시킴으로써 사회의 민주주의성을 한층 강화시킬 것이라고 보는 입장이었다.

먼저 전자미디어의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력을 표명한 입장들을 살펴보 면 다음과 같다. 20세기 들어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는 다수인구의 동질성 및 개인간이나 집단생활의 약화를 야기시켰다. 즉 가족생활의 쇠퇴, 직장에서의 소 외감 증대, 지역공동체의 쇠퇴, 일체감과 연대의식의 약화 등 공동체 의식과 정 치적 소속감의 상실이 급속히 진행되었다.³⁶ 이러한 상황에서 전자미디어는 소 속감을 찾는 고립되고 뿌리 없는 개인들에게 국가중심의 새로운 동질성을 제공 하는데 이용되게 되었다. 전자미디어를 상징되는 것들은 대중들을 움직이기 위 해 정치적으로 조작해낸 가상의 권위를 나타내며, 이는 깊이 없는 내용을 지니 면서도 직접 개인에게 영향을 미쳐 강제적이고 비합리적인 형태의 충성을 촉구 했던 것이다.³⁷ 또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전통적인 행동규범의 급속한 붕 괴, 그로 인한 몰가치적인 심리상태에 놓인 개인들은 전자미디어를 통해 드러 나는 가상의 권위와 가상 공동체에서 편안함을 구한 것으로 보인다. 즉 이러한 개인들은 전자미디어를 통해 선동적인 소구에 쉽게 동원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러한 일단의 관심사들로 인하여 설득, 태도변화, 대중심리, 정치커뮤니케이션 등과 같은 개념에 관한 많은 사회과학적 연구³⁸를 자극하기도 했다. 대중들의 정치뉴스에 대한 전자미디어에의 의존 정도가 높아짐에 따라 대중들의 정치불 안이 고조된다고 주장하기도 하였으며, 또 50-60년대에는 고립감을 더 많이 느 끼는 개인들일수록 전자미디어에 더 쉽게 설득되고 극단적인 정치적 관심으로 흐른다는 증거를 발견하기도 했다.³⁹ 이렇게 점유영역을 최대화하려는 특성을 지닌 전자미디어의 등장과 확산으로 대중들의 획일화를 우려하는 내용의 연구 도 있다. 즉 오웰 Orwell의 소설, 히틀러의 권력부상 역사와 민주주의 제도의 와해 과정 등 앞으로 어떠한 상황하에서 이와 유사한 일이 발생할 것인지에 대 한 의문을 전자미디어의 특성을 논의하면서 제기하는 연구도 있다. ⁴⁰

한편 엘루 Ellul 는 전자미디어를 통한 선전과 대중교육은 유사하다는 점을 주장하였다. 선전은 설득하거나 태도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기존문 화를 강화시키기 위해서 더 자주 사용되는데, 그것은 의도적인 허위보다는 의 심할 바 없는 반진실을 강조하는 현대정치의 정교하고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는 것이다. 또한 그것은 널리 알려진 신화를 이용하고 ,복잡한 현실을 단순화하 며, 무심코 경청하고 있는 대중 수용자에게 모든 것이 잘되어간다는 확신을 심 어주고 있다. 따라서 전자미디어를 통한 선전은 대중의 생활 구석구석에 스며 들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며, 중앙집권화된 정치기구가 문화를 움직이는 매스미 디어나 미디어기술에 대해 지나친 통제를 하는 위험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⁴¹ 이러한 주장은 매스미디어를 통한 상징과 전략들이 40년대 이후 70년대까지 계 속 제구실을 해 왔으며, 오늘날에도 입장 및 주제간에 약간의 차이는 있더라도 미디어와 정치적 통제와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일정정도 합의를 이루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마르쿠제 marcuse 는 60년대 전자미디어 체제를 편안하 고, 부드럽고, 합리적이며, 자유가 없는 민주주의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하 였으며, 실제로 정보와 오락을 제공하는 매개체로서의 전자미디어와 의도적으 로 특정 사상을 주입하고 조작하는 매개체로서 전자미디어를 구별할 수 없음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엔젠스베르거 Enzensberger 는 전자미디어가 발 전함에 따라 의식을 형성하는 산업은 후기산업시대의 사회에서 사회발전을 위 한 보조자가 되어왔으며, 그것은 생산과 더불어 모든 다른 부문에도 침투하여 점점 관리적이며 통제적인 기능을 갖고 지배적인 기술의 기준을 결정한다고 하 였다.⁴² 그리고 전자미디어가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 연구가 많다. 결국 전자미디어의 지나친 상업화, 오락화, 획일화를 비난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수동성을 유발시키고⁴³,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희석시키며⁴⁴ , 어린이들 로 하여금 너무 이른 나이에 성인의 기대와 가치를 갖도록 강요하며⁴⁵ , 현실세 계의 폭력에 대해 시청자들을 무감각하게 한다⁴⁶와 같은 비판적 주장이다. 한 편 전자미디어와 컴퓨터의 결합, 즉 이전보다 훨씬 강력해진 새로운 커뮤니케 이션 테크놀로지 시대에 직면하여 프라이버시권을 빼앗기게 될 것이라는 우려 가 있는데, 여기에 대해 번햄 Burnham 은 다가오는 정보시대의 근본적인 문제 는 우리들의 자유로운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권리중의 하나인 프라이버시권을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하여 전자커뮤니케이션의 사적영역에 대한 위험을 경고 하고 있다.⁴⁷ 이러한 입장은 미디어 수용자와 그들의 사회적인 태도에 대한 조 사연구와 실험을 통하여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한편 대부분 개별적 연구에서 나온 자료와 분석결과는 논쟁으로 이어지고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지만, 컴퓨터를 위시한 정보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미 디어의 내용이 어느 정도 풍부해지고, 더 다양해졌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통적 으로 인정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전자미디어는 개인의 성장과 국가의 발전을 위한 중심요소로 인정되고 있다. 이러한 전자미디어의 낙관성에 대한 연구의 연속선상에서 볼 때, 윌리엄스 Williams 는 새로운 전자미디어는 나라를 건국한 조상들도 생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정보와 참여를 시민에게 제공하는 기회를 준다고 하여 새로운 전자미디어를 바탕으로 한 미래사회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 으며⁴⁸ , 알몬드 Almond 는 새로운 시장발달, 생활수준 향상, 법과 인간 및 자 유존중의 정책, 세계시장의 개척, 동맹이 없는 새로운 국가간의 연결에 기반을 둔 '결정적 도약 critical takeoff 등의 논의를 통해 미래사회에서 지식과 전자 미디어의 확산과 적용을 강조하고 있다.⁴⁹ 또 사회발전에 대한 미디어의 중요 한 역할에 대한 연구로서, 더치와 레믹스 Duch & Lemieux 는 정치경제적 발 전과정에서 미디어제도의 성장을 중요한 요인으로 보아 '도시화→문명→미디어 발전→사회발전'등의 네 개 변인으로 설명하면서 미디어와 사회발전에 대한 낙 관적 논리를 전개하여 국가통합과 국가형성에서 전자미디어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⁵⁰ 이처럼 전자미디어의 발전이 정치, 문화, 경제 등 사회를 움직이는 원 동력이라는 믿음은 점차 강화되고 있다. 한편 이니스 Harold Innis 는 고대사회 에서 20세기 중반까지의 사회변화를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와 관련하여 설명 점 토, 첨필→파피루스→양피지,펜→종이→인쇄술→필름→라디오→텔레비전 하고 있 는데, 각각의 사회양식은 사회형태에 따라 나름대로의 '편향성'을 갖고 있는 것 으로 파악하여, 사회변화에서 커뮤니케이션 기술력을 가장 중요한 축으로 보았 다.⁵¹

이와 같이 미디어기술의 발전에 대한 관점과 인식이 충돌되어 혼재되고 있 는 가운데 컴퓨터 기술 중심의 전자미디어는 계속 개발 발전되고 있는 것이 사 실이다. 이러한 새로운 전자미디어는 우리생활 속에 다양하고 수많은 이미지를 쏟아 붓고, 우리들 사고방법까지 철저히 변화시킴은 물론 ,사생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⁵²

인터넷은 가장 역사가 짧은 매체이고, 편재성이 높은 작은 화면의 매체이며, 다양한 내용을 무로 혹은 유료로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뉴미디어이다. 그런 이 유로 불과 5- 6년 남짓한 기간에 인간은 인터넷 없이는 살 수 없는 특이한 환 경을 만들었다. 인터넷은 생활과 밀착된 현재 진행형의 매체이다. 이것은 일상 성과 현시성으로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매체이며 철학이나 사상의 매체라기 보 다는 생활과 편의성의 매체이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이유는 고독을 달래기 위 한 동반성, 대인간 커뮤니케이션 구조로의 회귀, 1대1로 마주보는 일종의 체험 감과 참가성, 그리고 희열감이 주된 이유이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인터넷의 속 성은 친근의 환상, 동반의 환상, 현장의 환각, 유사환경의 환영illusion, 현실의 환상이라는 말로 그 특성을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인터넷의 특징은 커뮤니케이션적으로 의미를 지닌다. 인터넷은 1대1 중심의 대인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으며, 인간의 현실에 관해 알고 싶어하는 강한 욕구에 일치하는 현재진행 형이다. 개인은 이러한 인터넷을 통해 자신을 투영하며 자기의 생활을 가늠하 고 자기의 욕구를 수렴하고 현실을 정리하고 외부세계를 의식하게 된다. 이와 같이 현재진행형이나 공감대 형성은 유사환경적 특성을 내포한다. 개인이 직접 관계하고 있는 내용도 아니며 직접 체험하는 내용도 아니지만 개인은 진실성이 나 필연성을 믿으며 자신의 강한 욕망을 투영한다.

인터넷에 대한 오늘날의 위상은 개인들의 생활패턴을 좌우하는 중심체가 되 었다. '인터넷에 의한', '인터넷 때문에', '인터넷에 따라' 등에 일상의 틀과 리듬 을 잡아가는 것이 일반대중의 속성처럼 되어버렸다. 자신의 행동과 사고, 그리 고 생활의 구심력을 인터넷에 놓고 이에 맞추어 가는 사람들을 인터넷 증후군 Internet syndrome이라고 한다면 이 증후군 근처에 있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인터넷 메시지의 정기능과 역기능은 논외로 하더라도 현대인의 생활축은 인터넷의 자력에 주저없이 끌려가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은 지식과 창조의 시대를 도래하게 하여 세계화시대로의 인간형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한편 현대사회에서의 인터넷은 단순한 인간생활의 한 요소가 아니라 이제는 생활의 중심적인 요소가 될 정도로 중요하며, 보편화된 하나의 '사회현상' 이 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의 내용은 인간의 여가활동을 창조적으로 형상화하는 기능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상업적 메카니즘을 통하여 상 품과 문화를 대중적으로 유통시키는 형태로 변모시키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상업적 경제논리의 연계를 통하여 인터넷 내용은 다양한 수용자 들의 기호에 맞게 각양각색의 형태로 만들어져 나온다. 즉 미디어 테크놀로 지 - 경제체제라는 역동적 시장의 분위기 속에서 활발히 작용한다.⁵³ 이러한 상황에서 인터넷이 사회의 다른 영역들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으 어떤 방식으로 기능하고 있는가, 또 대중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문제는 계속 논의되고 있는 사회과학의 주요 쟁점중의 하나이다. 특히 인터넷 은 다른 어떤 미디어보다도 빠르게 대중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수용되고, 나아 가 현실에 대한 정보가 인터넷이라는 미디어를 통해 생산, 분배됨에 따라 사회 적으로 갖는 중요성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즉 인터넷이 현대인의 여가생활의 중심이자 사회화 socialization 의 대리자이며 나아가 정치적 현실의 중재자 mediater의 역할을 수행하는 등 다양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영향을 끼치 는 현실적인 '제도'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3. 커뮤니케이션 양상의 변화

1 커뮤니케이션 구조의 변화; 미디어시스템에서 컴퓨터 네트워크로

컴퓨터에 기반한 디지털화는 개인의 일상생활을 위시한 심리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디지털화로 인한 변화는 그 이전과는 달리 구체적이고 급진 적인 커뮤니케이션 구조변화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매스미 디어와 뉴미디어 혹은 멀티미디어의 혼재 속에서 그 미디어의 독특한 기능과 특성으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침투는 엄청날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디지털 테 크놀로지와 기존 미디어의 접목은 사회문화적으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것으 로 판단된다. 디지털화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영향은 컴퓨터 테크놀로지와 분 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컴퓨터로 시작된 디지털 테크놀로지는 미디어의 도구 tool로, 방법 method, 내용 content으로서 엄청난 혁명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간이다. 정보기술이 고도 로 발달되어 가지만 그 기술 또한 인간을 위한 것이므로 커뮤니케이션은 여전 히 인간중심이며 인간이 소속되어 문화를 창조해 가는 공동체 사회야말로 커뮤 니케이션의 핵심적인 요소인 것이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기본적인 사회적 공감 대가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즉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궁극적으로 매체의 기술 수준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송수신자가 공유하는 사 회성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⁵⁴

그러나 디지털 테크놀로지는 인간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장을 테크놀로지 중 심의 커뮤니케이션 장으로 변화시킬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디지털 시대는 비트의 세계와 가상 현실로 대표된다. 실제 인간세상은 아날로그의 공 간이며 아날로그의 세계이기 때문에 불연속적인 비트와 디지털은 인공세계로 인식되기도 한다. 즉 아날로그의 세계에서는 갑자기 켜지거나 꺼지는 일, 검정 에서 흰색으로 바뀌는 일, 단계적 변환 없이 어떠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급 변하는 일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이크로 단계에 다가서면 이러한 현상은 진리가 아닐 수도 있다. 전선을 흐르는 전자는 우리 눈으로 들어오는 광자의 차원에서는 사물이 불연속적으로 존재하며, 우리가 대개 연속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물은 수많은 독립구성요소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⁵⁵ 한편 비 트로 이루어진 디지털 시대는 가상현실이란 새로운 개념을 낳았다. 시간과 공 간을 초월한 새로운 세계를 만든 것이다. 가상현실이란 말은 어쩌면 모순된 용 어처럼 보이는데, 가상과 현실이 서로 모순되어 결합할 수 없는 것처럼 생각되 기 때문이다.⁵⁶ 그러나 가상이 현실보다 더 실감나는 것일 수도 있고, 현실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이 필요 없이 나름대로의 해석경향을 지닐 수 있다.

이같은 비트의 세계와 가상현실 등의 컴퓨터 테크놀로지와 같은 기술적 양 식들이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정보화 시스템은 개인들이 예측하는 것 이상으로 크고 새로운 문제를 제기할 것이고 이로 인해 새로운 사회구조나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즉 공간적·시간적 제약의 제거, 개인간·집단간·제도·정보간의 새로운 관계 형성, 이로 인한 사회제도의 이동이 진행되어 사회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변 화하게 될 것이다.⁵⁷ 더 나아가 가상공간 cyber space 을 통해 개인은 전자형태 의 정보를 획득하고 소유하며 상호교류 하기 위한 고도의 전자수단을 얻게된 다. 이와 같은 새로운 전자식 상호교류가 사람들과 정보간의 새로운 관계를 조 성하며 시·공간을 초월한 커뮤니케이션은 규격화된 여러 기본적인 가정들을 변화시킨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의 형식과 내용 변 화는 개인의 문화성과 사회성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컴퓨터를 비롯한 정보기술이 기존미디어와 융합되어 커뮤 니케이션 구조에 어떠한 변화를 일으키는지는 아래 그림 2-2 와 같다. 즉 컴 퓨터를 이용한 인터넷을 중심으로 인간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산업 등이 전개 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중심개념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그림 2- 2 는 기 존미디어와 컴퓨터의 융합으로 기술영역, 시장영역, 문화영역 등뿐만 아니라 사 회 시스템 자체의 변화와 더불어 커뮤니케이션 구조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컴 퓨터와 기존미디어의 융합은 이제 단순한 정보통신의 수단이 아니다. 모든 미 디어를 통합하는 토탈미디어 total media 로서 전세계의 모든 정보와 컨텐트 contents 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 사회 자체를 변화시키는 근본적인 동력 이자, 변화의 핵으로 등장하고 있다. 기존미디어와 컴퓨터의 융합에서 가장 중 시되는 능력은 지식과 정보를 이용할 줄 아는 능력이다. 정확한 미래예측과 기 회발전 및 제공을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 특히 현재의 정보기술에 대한 이해와 활용, 이를 적용할 줄 아는 능력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다시 말 해 디지털처럼 역동적으로 변화해 가는 사회에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이용하고 경영하기 위해서는 미디어에 대한 이용능력이 최우선되어야 하며, 따라서 미디 어에 대한 이용능력이야말로 미래의 핵심적 능력이 될 것이다.

미디어 이용능력으로서, 기존미디어와 컴퓨터의 융합에 대한 활용능력은 크 게 세 가지로 구성된다. 첫째, 정보소비자 content consumer 의 이용 능력인 '정보 활용 능력'이다. 둘째,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네트워크 운영자 network operator 의 이용 능력인 네트워크 운영 능력이다. 셋째, 컨텐츠의 제작 및 제 공 등 정보생산자 content provider의 이용 능력인 '정보 제공 능력'이다. 이러 한 미디어 이용 능력은 컴퓨터의 발전과 더불어 확장되기 시작하였다. 보편적, 대중적 서비스를 추구하는 매스미디어와는 달리 컴퓨터와 기존미디어와의 융합 은 이용자 중심의 매체이며, 이용자의 활용능력에 따라 미디어 이용효과는 확 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미래의 미디어 이용자는 컴퓨터와 기존미디어의 융합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이용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그것은 곧 멀티 미디어 환경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멀티미디어 환경을 그림 2-2 를 통해서 설명하면 그림의 세개의 큰 원 안의 ◆표시와 큰 원 세개의 교차부분 다음과 같다. 우선 멀티 미디어를 축으로 하는 토털미디어 시스템의 등장은 전화망이나 근거리 통신망 LAN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네트워크 계열의 발전을 중요요소로 지닌다. 또 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새로운 컴퓨터 환경을 제 공하고 있는 컴퓨터 계열의 발전을 핵심적인 요소로 지닌다. 그리고 방송, 영 화, 애니메이션, 신문, 잡지 등 다양한 콘텐트를 지니고 있는 매스미디어 계열 즉 콘텐트 계열의 발전이 중심요소로 등장한다. 이러한 네트워크 계열, 컴퓨터 계열, 그리고 매스미디어 계열의 발전은 기존에 독립적으로 존재해 왔던 각각 의 영역에 침투하면서 새로운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네트워크 계열과 컴퓨터 계열의 융합으로 인해 네트워크 컴퓨터의 등장이나 부가가치통신망 VAN 등의 발전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또한 네 트워크 계열은 매스미디어 계열과 융합함으로써 케이블 텔레비전이나 주문형 비디오시스템 VOD 등의 새로운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컴퓨터 계열과 매스미디어 계열이 만나 디지털 방송, 컴퓨터 게임, 전자출판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한편 이러한 서비스간, 계열간의 융합은 이 세 가지 핵심요소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멀티미디어로 인해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

이처럼 멀티미디어는 네트워크, 컴퓨터, 매스미디어 계열의 총체적인 합으로 등장하고 있다 .더욱이 멀티미디어는 네트워크 계열에 있어서는 유선, 무선 등 다양한 전송망이 지니고 있는 차이를 초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컴퓨터 계열 에 있어서는 모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포괄하고, 매스미디어 계열에 있어 서는 콘텐트의 종류와 형식을 초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닌다. 이러한 가능 성으로 인하여 멀티미디어의 모든 사용자가 지역이나 국가 등의 제한 없이 모 든 형태의 정보를 통합된 하나의 미디어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 으로써 기술, 서비스, 산업차원에서의 미디어 계열의 대통합을 이끌고 있는 것 이다.⁵⁸ 따라서 멀티미디어를 토털미디어 시스템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이러 한 토털미디어 시스템은 커뮤니케이션 구조 변화에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컴퓨터와 기존미디어의 융합은 주객 혼융 혹은 송수신 혼융을 지향하 는 전자적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초래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기본적인 분석틀이 되어 온 S→M→C→R→E 모델에서 수용자 receiver 가 이용자 user 로 변화되어 S→M→C→U→E 형태로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그림으 로 나타내면 그림 2-3 과 같다.

그림 2-3 은 단순히 송신자로부터 정보를 얻기만 하는 수용자 개인에게 힘 을 부여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정보 흐름의 제어의 역할을 정보창출자로부터 정보 이용자로 전환시키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미디어 이용자의 등장은 커뮤니케이션 구조의 지배적인 흐름으로 진행되어 갈 것이다. 이러한 미디어 이용자의 등장은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디지털화로 인한 주요 변화 중의 하나이다. 수용자 개념이 단순한 일방적 수용에서 정보 접근에 대한 선택권을 가지고 이를 행사하는 적극적인 정보 추구형 수용자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의 흐름이 일방향 전달방식에서 디지털화로 인해 수용자의 시각과 의식의 흐름에 따라 정보의 구조를 자유롭게 향해 navigation 할 수 있게 된다. 다양한 미디어가 디지털화로의 결합 및 융합을 통해 정보의 집중과 분산이 자유로워지고 전반적인 정보의 확장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즉 디지털화와 네트워크의 구축으로 인해 이용자들이 원하는 마음만 먹으면 활용할 수 있게 시·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대중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방송장비나 신문제작 장비 등을 보유하고 있어야 했기 때문에 거대자본을 바탕으로 하는 자본집약적인 산업으로 분류할 수 있었으며, 따라서 일대 다수 one-to-many 의 커뮤니케이션 모델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기존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변화시키고 있다. 즉 일반 대중이 정보의 소비자뿐만 아니라, 정보의 생산자인 동시에 분배자가 될 수 있는 기술적인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다수대 다수 many-to-many 커뮤니케이션 모델, 즉 'U2 모델 User to User' 이 가능해 지고 있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의 변화와 이용자의 개념변화는 전지구적 네 트워크를 통해서 전송되는 디지털 정보의 가치의 급증과 그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또한 멀티미디어 기술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영상의 중요성은 더욱 급격 히 증대되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본 멀티미디어 시스템으로 인 한 커뮤니케이션 구조의 변화는 몇 가지로 나타난다.

첫째, 상호작용성과 쌍방향성의 확장이다. 멀티미디어는 기본적으로 개방형 인 동시에 컴퓨터를 통한 상호작용성을 포함한 상태로 발전해 왔다. 컴퓨터 인 터넷에 접속한 사용자들은 누구나 정보를 검색하고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 라, 나아가서는 정보를 생산해서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정보의 흐름이나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은 양방향성을 지니고 있다. 둘째, 하이퍼미디어 시스템의 확장이다. 이것은 인간의 사고체계와 유사한 미디어 체계를 구축하고 제공한다. 선형적 linearity 인 정보검색이나 정보처리 등의 과정을 비선형적인 구조로 전환, 커뮤니케이션 연구영역에 있어 핵심분석 대상인 과정과 효과 process & effect 라는 차원에서 볼 때 정보의 흐름 flow 이나 정보처리의 과정 자체가 전적으로 이용자 차원으로 전이 transfer 된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셋째, 토털 커뮤니케이션 total communication 으로서 멀티미디어 커뮤니케 이션이다. 멀티미디어는 모든 미디어의 기능을 포함하는 미디어이다. 토털미디 어로서 멀티미디어는 기능대안성의 정도가 모든 기능을 통합 media convert-gence 한다. 미디어의 기본적 요소인 내용, 전달, 채널 등의 3개 부분이 완전 분해된다.

이처럼 과거 전통적인 아날로그형 커뮤니케이션 구조는 디지털형 커뮤니케 이션 구조로 변화되고 있다. 디지털에 기반한 커뮤니케이션 구조는 다음과 같 은 다섯 가지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첫째, 송신자와 수용자의 이원모델 에서 이용자 중심의 통합모델로, 둘째, 선형모델에서 하이퍼텍스트형의 비선형 모델로, 셋째, 2차원적 단일미디어에서 다차원적 멀티미디어로, 넷째, 국가중심 의 미디어 시스템에서 전세계적 네트워크의 가상공간으로, 다섯째, 개별미디어 에서 통합미디어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사고와 경험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가 핵심이 되는 사회가 등장하고 있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중심이 되는 구조에서 멀티미디어 이용 능력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되며, 이것이 곧 멀티미디어에의 표현 능력이자 멀티미디어 정보의 전달능력인 것이다.

2 커뮤니케이션 양식의 변화: 시간개념의 변화와 공간감각의 확대

인터넷은 공간과 시간의 특수한 결합을 이루고 있다. 시간적, 공간적인 요소 가 기술적 수단에 조응하여 인터넷을 구성하고 있다. 인터넷은 시간과 공간사 이의 경계선이 모호하다. 즉 공간이 준시간적 성격을 띠기도 하고 시간이 부분 적인 공간적 성격을 지니기도 한다. 더욱이 시간과 공간은 더욱 다양한 의미를 띠게 된다. 시간과 공간의 성격이 혼재하고 시간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이를 극 복하려는 기술적 진보가 시도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에서 시간과 공간의 개념은 더욱 급진적인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이를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살펴보 면 몇 가지 중요한 의미가 부각되어진다. 시간문제와 관련하면 커뮤니케이션 양식에 2가지 변화가 나타난다. 첫째로 커뮤니케이션의 동시성과 비동시성을 들 수 있으며, 두번째로 시간개념의 변화가 일상생활 속에서 일과 여가의 형태 와 방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의 문제이다. 공간문제와 관련해서 커뮤니케이 션 양식의 변화를 살펴보면, 역시 두 가지 형태의 변화가 나타난다. 첫째로 공 공영역의 해체와 사적 영역의 강화, 두번째로 사이버스페이스를 통한 공간감각 의 확대가 그것이다.

먼저, 시간개념의 변화를 살펴보면, 기존미디어와 컴퓨터가 융합된 커뮤니케 이션 양식은 컴퓨터의 저장기능, 즉 이미 다른 시간에 방송된 프로그램이나 정 보를 편리한 시간에 꺼내서 보거나 처리할 수 있는 비동시성의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더욱이 기존미디어와 컴퓨터의 융합은 이전의 상황보다 시간차이에 대한 문제를 극복시켰고 동시성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시켰다. 이 런 점으로 볼 때 커뮤니케이션의 시간차이를 전제로 한 전통적인 의미의 피드 백에 대한 개념설정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 결국 새로운 환경에서 커 뮤니케이션 시간은 동시성과 비동시성이 공존하는 형태를 띠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커뮤니케이션 상황에도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예를 들어 기존미디어 와 컴퓨터가 융합된 커뮤니케이션 양식 하에서는 이용시간 자체를 이용자가 조 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 들어 기존미디어와 컴퓨터의 융합으로 인한 커뮤니케이션 양식의 변화 는 대중의 일상생활 속에서 감지되고 있다. 즉 일반 대중의 라이프스타일, 시간 감각 및 시간 활용에 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주문형 비디오의 선 택과 시청을 가능하게 하고 영상과 소리가 있는 전자신문을 볼 수 있게 하며, 홈쇼핑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심지어 컴퓨터 모니터는 각종 게임, 사진, 그래 픽, 도서관 등에 접속함으로써 최상의 레저와 여가의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 다.⁵⁹ 컴퓨터 네트워크, 가상현실 테크놀로지 등은 대중의 내부영역과 외부세 계, 일과 여가, 개인생활과 공공생활간의 상식적 구분을 변형시킬 것이다. 즉 대중의 라이프스타일, 시간개념을 변화시키고 일과 놀이의 구분을 모호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는 것으로 이해되기보다는 배제되고 할당되는 것 으로 이해되어 갈 것이다. 특히 전자화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얻어진 추상 성의 시간은 실제시간과 가상시간으로 구획될 여지를 갖고 있다. 기존미디어와 컴퓨터가 융합된 커뮤니케이션 양식은 의사시간 창조를 가능하게 만들며, 결과 적으로 시간의 생태적 인식이 변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공간개념의 변화는 기존미디어와 컴퓨터의 융합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의 공공영역이 해체되는데서 발견된다. 기존의 미디어가 공공영역을 강화시키 고, 그것을 팽창시켜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기존의 미디어가 매개하고 개입 하는 근대적 의미의 공공영역은 현재까지 매우 강력한 영향력과 세력권을 형성 하고 있었다. 그러나 컴퓨터와의 융합을 통해서 기존의 공공영역은 이미 변화 내지는 해체의 과정에 들어가 있다고 판단된다 .

이러한 공간의 변형 및 해체의 과정은, 첫째, 기존미디어는 컴퓨터 네트워크 에 포함되어 더 확장된 전자적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로 변화되고 있으며, 둘 째, 기존의 고정화된 공공영역에서 이동성 있는 공공영역으로의 재편과 변형이 이루어지고 있고, 셋째, 대중·집단 지향에서 개인·개체 지향으로의 성격변화 를 통한 사적영역이 강화되고 있는데서 발견되어진다.⁶⁰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공간을 확대시켜왔으며,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미디어에 의해서 재구성된 공간 속에서 이루어졌다.

본질적으로 미디어의 공간은 현실의 공간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현실의 공간이 물리적 공간이라면 미디어의 공간은 공간이 무시된 커뮤니케이션만이 존재한다. 따라서 모든 미디어의 공간은 가상공간이라 볼 수 있으며, 미디어의 형태는 커뮤니케이션의 형태를 결정지움으로써 가상공간의 형태를 구성하게 된 다.⁶¹ 그러나 현재의 영상미디어와 컴퓨터가 융합한 가상공간은 지난날의 가상 공간과 그 기능과 의미 측면에서 엄청난 변화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의 미 또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즉 정보의 내용 측면에서는 전문화되 고 세분화되어 최대다수가 아닌 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며, 정보의 전달방식 측면에서는 일대다 one-to-many 에서 일대일 point-to-point, 혹은 상호다수 many-to-many 간 쌍방향적 연결이 자유로와 지며, 정보의 유형 측면에서는 정보표현이 점차 혼합되어 시청각적, 공감각적 전달이 이루어 진다는 것이다.⁶²

이는 커뮤니케이션에서 전송 transmission 과 의식 ritual 의 결합을 의미하는 것이다. 통제의 목적으로 어떤 지역을 가로질러 메시지를 확장하는 전송과 동 료애와 공동체 의식으로 사람들을 함께 끌어들이려는 의식의 결합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⁶³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기존미디어와 컴퓨터의 결합은 시·공간적 개념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양식에서의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평가내릴 수 있다. 이같은 변화양상을 기존의 미디어, 그리고 새로운 컴퓨터와 결합된 기존미디어의 형태로 나누어 비교하면 표 2- 1과 같다.

표 2-1 에서 정리한 개념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단지 구분된 각 개념 마다 그러한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미디어의 경 우 홈비디오는 동시성이 강하고 이용자 중심의 매체이다. 표 2-1 에서 볼 때, 기존미디어와 컴퓨터의 융합은 공간 커뮤니케이션 양식을 확장시키고 있다. 점 차 인간 커뮤니케이션에 가깝게 접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치 거기에 있 는 것처럼 대화하고 관계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있지 않으면서도 마치 거기에 있는 것과 같다는 실재감, 즉 가상의 현실이 강 화되는 것이다. 또 상징을 통한 재현이 아닌 현재 존재하는 것과 같은 환영으 로부터 미디어와 컴퓨터가 안내하는 가상의 현실에 따라 생각하고 판단한다.⁶⁴

이러한 기존미디어와 컴퓨터가 융합한 커뮤니케이션 양식이 작동하는 가상 공간에서는 커뮤니케이션 행위자의 공간감각이 무한대로 확대될 만큼 빈번한 전자적 위치의 이동이 있다. 즉 인터넷을 통한 방송의 등장으로 영국의 BBC에서 일본의 NHK로, 그리고 또다시 미국의 CNN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전자적 위치의 이동이 빈번해 질수록 가상공간 하에서의 공간감각은 전 지구적 수준으로 확대된다. 따라서 공간감각의 확대가 야기할 사회적 관계성의 문제들, 예를 들어 기든스 Giddens 가 지적한 바 있었던 시공간 거리화 time- space distanciation 의 문제의식⁶⁵, 하비 Harvey의 시공간 압축 time- space compression 의 개념⁶⁶ 등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이러 한 점으로 보아 기존미디어와 컴퓨터가 융합한 커뮤니케이션 양식의 변화는 시 간의 개념변화와 공간감각의 확대로 규정지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양상을 그 림으로 나타내면 그림 2-4, 그림 2-5 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

그림 2-4는 기존미디어를 통한 대중의 일상생활의 경로를 나타낸 것이다.

일상적인 이동경로에서 현대사회에서는 기존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하 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즉 시공간 위에서의 대중들의 삶의 경로를 표시한 것이다. 미디어 기술의 발전을 통해 개인 대중의 일상적 이동을 제한하는 요소 들 즉 시간과 공간에 대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기존미디어의 확산은 대중들의 경제적 능력, 지적능력 등에 대한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게 하였으며, 기존의 미디어 기술은 시간과 공간을 혼합하여 소비하고 이동

하게 하였다. 즉, 그림 2-4는 대중들이 어떤 사회적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기 존미디어를 통한 시공간 경로들의 교차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기존미디어는 시간의 절대적인 흐름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하더라도 몇 가지기능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되돌릴 수 있으며, 공간에 대한 제약에서도 일 정정도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송신자의 의도에 따른 일방향적인 측면 이 강하다는 점에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완전히 극복했다고 볼 수는 없는 것 이다. 인간의 사회적 활동들은 대개 이용 가능한 활동장소와 생활영역에서 발 생한다. 활동장소는 대중들이 여가, 노동 등의 활동이 발생하는 장소이며, 생활 영역은 대중들의 사회적 상호작용이 펼쳐지는 곳으로 볼 수 있다. 위의 그림은 대중들의 일상생활이 시간과 공간 속에서 어떻게 표출되는지를 설명해주고 있 다. 그러나 기존미디어를 통해 생활영역과 활동장소가 어떻게 생산되고 변하는 지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단지 기존미디어가 대중의 일상생활에서 시공간을 극 복하는 중요한 기제가 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한편 기존미디어와 컴퓨터의 융합은 대중들에게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식을 급속하게 변모하게 만들고 있는데, 이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그림 2-5와 같다.

그림 2-5 는 텔레비전 등과 같은 기존미디어가 컴퓨터와의 융합으로 인한 대중들의 시공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컴퓨터의 등장으로 인 한 대중들의 시공간적 실천들은 대단히 미묘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일반화된 방 법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컴퓨터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새로운 의미 를 부여해주고 있는 것이다. 위의 그림에서 보면, 컴퓨터의 등장은 대중들의 일 상생활 속에서 여가와 노동의 형태와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에 따른 라 이프스타일의 변화는 물론, 시간 감각 및 시간활용에 대한 변화를 초래하고 있 다. 이를테면 텔레커뮤팅 telecommuting 의 확산으로 직장으로의 일정한 출퇴 근의 필요성을 없애주고 자기에게 편리한 시간에 일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면 일상생활에서의 직장과 가정의 경계는 물론 노동과 여가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생활세계에서의 절대적인 밤과 낮의 개념은 컴퓨터와의 융합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고도의 정보처리기술로 저장능력의 확장으로 필요한 정 보를 언제 어디서나 꺼내 볼 수 있어 이용자의 선택과 필요에 따라 시간을 얼 마든지 이동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 2-5 에서 공간적 실천은 대중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이고 구체적인 흐름이나 이동들, 그리고 상호작용들을 의미한다. 공간적 재현은 신호나 기호, 부호, 지식 등을 포함하여 대중들이 컴퓨터를 통해 경험할 수 있 게 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공간적 실천과 공간적 재현을 통해 대중들은 일상생활에서 공간에 대한 거리가 좁혀지고, 공간의 점유와 활용이 확장되며, 공간에 대한 지배와 통제가 자유로와 진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대중들의 컴 퓨터를 사용하는 정도에 따라 사회적으로 효과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존미디어와 컴퓨터의 융합은 첫째, 정보상품의 분산과 공유에 대한 무제한성을 가져오고, 둘째는 고도의 상호작용성을 수반하며, 셋째는 토탈 미디어 시스템으로의 성장 등을 가져오고 있다. 즉 개방형 시스템으로 발전하 여 이용할 수 있으며 특별한 규제가 없는 네트워크 망을 구축하고 있다. 그리 고 영상과 음성, 이미지와 데이터를 결합한 형태의 멀티미디어를 구현함으로써 다양한 형태의 커뮤니케이션 관계를 형성함은 물론, 사용자 중심의 흐름을 보 장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을 프로그램 생산자인 송신자로부터 프로그램 이용자인 행위자로 전환시키고 있다.

다음 페이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