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결론
제1절 요약 및 결론
이상에서 신문의 방송비평에 관한 신문기사의 내용분석 결과를 살펴보았다. 구체적인 세 가지 연구문제, 즉 첫째, 신문은 방송비평시 어떤 취재채널을 통해서 비평하고, 그 내용은 무엇인가, 둘째, 신문의 방송비평시 나타나는 비평진술형태와 비평의 태도는 어떠한가, 셋째, 신문의 방송비평시 표출되는 신문간의 차이는 무엇인가를 분석하였다. 이러한 연구문제들을 분석한 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신문의 방송비평 채널과 관련된 논의이다. 신문은 대체적으로 신문사 자체의 내부 채널을 통해서 비판과 비평을 하고 있으며, 내부채널 가운데 사설이나 칼럼을 통한 가치적이고 정책적인 서술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또한 외부채널의 이용에서는 주로 정치권, 시민언론단체 등의 출입처제나 네트워크에 의해서 보도가 편리한 것을 취하고 있었으며, 시민에 대한 인터뷰나 PC 통신이나 인터넷 등에서의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는 반영이 미흡했다.
외부채널에서는 정치권과 시민언론단체 등에 있어서 조선과 한겨레, 국민, 대한매일이 각각 다른 취재원 선택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서 조선은 친야, 한겨레는 친여, 대한매일은 정부부처, 국민은 종교단체들을 취재채널로서 활용하고 있는 특색을 보이고 있다.
한편 신문의 방송비평을 가장 활발하게 하고 있는 신문으로는 검색된 기사량으로 볼 때 한겨레로 드러났으며, 다음으로는 조선, 국민, 대한매일의 순이었다. 그러나 한겨레와 조선이 대체적으로 활발하게 비평을 하고 있었고, 국민이나 대한매일의 경우는 활발하게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물론 신문사가 발행하는 신문의 지면이 고려되어야 하지만, 한겨레의 경우는 조선보다 적은 지면을 발행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훨씬 더 많은 방송비평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겨레는 자체적으로 활용하는 방송담당 기자도 다른 신문에 비해 1-2명 정도 많았고, 비평 채널을 가장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문의 방송비평시에는 내부채널을 통한 비평이 외부채널보다는 빈번하게 나타났다. 내부채널의 경우 기자가 작성하는 기사는 거의가 프로그램에 대한 모니터 활동이나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제공에 한정되었고, 논설위원이나 데스크를 통한 비평활동도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외부채널의 경우도 주로 출입처나 방송비평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시민언론단체, 그리고 방송전문가 집단들을 소개하고 짤막하게 논평 혹은 해설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아직 신문의 방송비평은 신문사 자체적으로 전문적인 방송비평을 하기보다는 주로 프로그램에 대한 모니터 활동이나 외부 비평채널을 활용한 비평이 주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신문의 방송비평의 대상에 관한 논의이다. 신문의 방송비평은 크게 구조, 내용, 효과의 세 차원에서 살펴보았는데, 내용, 구조, 그리고 효과의 순으로 비평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신문마다 방송의 공영성, 독립성, 방송사 내부구조의 문제, 시청자 주권, 방송인력의 전문화, 방송장비, 방송광고 등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방송사 내부구조의 문제에서 KBS 사장선임문제를 둘러싸고 신문들간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즉 조선과 한겨레, 대한매일, 국민일보가 이분법적 시각을 보여주었다. 다시 말해서 조선은 박권상 사장 체제의 KBS를 부정적인 시각에서 비판하는 반면, 한겨레를 비롯한 대한매일, 국민일보 등은 긍정적 낙관론이 주를 이루었다.
한편 구조적 측면에서는 특히 방송사와 정치권력과의 관계에서의 정치적 독립성의 문제, 그리고 방송사 소유구조와 내부구조적인 문제 등 주로 정치적 성격을 띈 내용들이 많았다. 그러나 방송인력이나 방송장비 등에 대한 지적은 적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비평 역시 추상적이고 피상적일 뿐 구체적인 대안제시 등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다음으로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기획/구성 및 편성의 문제, 연출, 주제 및 소재 선정의 문제, 그리고 방송언어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밖에도 제작 기법, 카메라, 조명, 카메라, 소품 및 무대장치 등에 관한 것들도 있었다.
이러한 것들 가운데서 신문의 강도 높은 비평 대상이 되는 내용으로는 특히 드라마 과다 편성문제, 편성의 임의 변경,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며 폭력적인 소재 선정, 그리고 부적절한 방송언어 등이 주를 이루었다.
구체적으로 프로그램 장르별로 살펴보면 주로 드라마, 연예 오락, 어린이 청소년 프로, 다큐멘터리, 시사, 뉴스, 토크쇼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는 신문의 방송비평 내용이 어느 한 장르나 특정 시간대에만 국한되지 않고, 방송시간대 전반에 걸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나타내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주로 드라마와 연예오락 프로그램이 비평내용의 주된 대상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의 시간대는 주로 프라임타임대가 주를 이루었고, 심야시간, 그리고 아침시간, 어린이 시청시간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시청시간대에까지 연예오락 프로그램 등이 편성되는 것에 대한 비평이 다수를 차지하였다.
마지막으로 효과적 측면에서는 윤리성, 공익성, 오락성, 예술성, 정보제공, 문화전달의 측면에서 이루어졌다. 윤리적인 측면에서는 주로 프로그램 내용의 폭력성, 선정성, 범죄모방 가능성 등이 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공익성 측면에서는 방송 3사의 수재민 성금 돕기 생방송, 불치병 환자들을 다룬 휴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등에 대해서는 방송 도중이나 방송 후에도 사람들의 온정이 이어진 것으로, 이는 방송의 공익성을 제고한 것이라고 긍정적 효과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예 오락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건전한 오락성을 추구하고 있기보다는 자극적인 소재와 주제 선정으로 인해서 저질성과 선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예술성과 관련한 비평의 내용은 주로 자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드러나고 있다. 그 밖에도 방송의 문화적 전달과 정보제공이라는 측면에 대한 비평 등이 등장하였다.
그러나 효과문제와 관련해서는 주로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지적되었으며, 구체적으로 드러난 효과문제, 가령 재해 모금 운동이나 휴먼 다큐, 인권 침해고발 등을 통해서 성금모금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거나 관련부처에서 긴급조치를 취하는 등 가시적 효과가 나타난 경우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로 효과문제에 대해서는 비평자의 가치적 판단이나 각 전문가 집단이 제기한 문제를 다루는 등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효과문제를 취급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었다. 특히 텔레비젼을 모니터 한 후 개인적인 가치판단과 윤리적 기준에 의해서 감정적인 비평태도를 보인 경우도 있었다.
셋째, 신문의 방송비평의 진술형태와 비평태도에 관한 논의이다.
우선 신문의 방송비평시 나타나고 있는 진술형태는 주로 가치적 진술과 사실적 진술이 주를 이루었고, 정책적 진술은 적게 나타났다. 이는 신문의 방송에 대해 사회적이고 공적인 기능을 강조하는 측면에서는 가치판단이 많이 개입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사실적 진술이 주로 외부채널을 비평의 취재원으로 삼을 경우에 나타나고 있는 반면, 가치적 진술과 정책적 진술은 내부 채널, 즉 일선 취재기자의 비평이나 사설, 칼럼 등에서 주로 반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치적 진술은 일선 취재기자들의 비평에서, 그리고 정책적 진술은 사설이나 칼럼 등을 통해서 주로 다루어지고 있었다.
특히 정책적인 대안의 경우는 드물어서 신문의 방송비평이 다소 가치개입적이고 감정적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고 전문적이고 정책대안적인 성격의 글은 다소 부족한 면을 드러내고 있다.
다음으로 비평태도의 측면에서 신문은 대체적으로 긍정이나 중립보다는 부정적인 태도가 많이 표출되었다. 그리고 가치적 진술에는 주로 부정적인 측면에서의 논의가 많았던 반면, 정책적 진술에는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논의가 주를 이루었다.
한편 신문은 비평대상인 구조, 내용, 효과 면에서 대부분이 부정적인 태도를 많이 보였지만,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서 긍정적이고 중립적인 태도를 달리 하고 있었다. 가령, 내용과 효과 측면에서 부정적인 태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자연다큐멘터리, 캠페인성 프로그램과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정책 반영, 캠페인성 프로그램을 통한 사회적 공익성 제고 등에서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상에서 논의한 신문의 방송비평에 관해서 비평채널, 비평대상, 비평진술 형태 및 비평태도의 결과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즉 신문은 외부채널보다는 내부채널을 통해서 방송비평을 하고 있으며, 주로 프로그램의 내용과 관련해서 드라마와 연예 오락프로그램, 다큐멘터리, 시사 프로르램 장르에 대한 비판을 활발히 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프로그램의 시간대는 주로 프라임타임이 주를 이루었다. 또한 사실적이고 정책적인 진술보다는 주로 가치적 진술이 많았고, 방송에 대해서는 부정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문의 방송비평에서 신문들마다 방송의 공공성,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러한 차원에서 사회적 효과 차원에 관한 논의들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념적이고 정치적 사안에 관해서는 신문마다 비평채널의 활용과 비평대상에 대한 진술형태, 그리고 태도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특히 조선은 정치적 이슈나 북한문제와 관련해서 한겨레와는 다른 보도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그것은 조선은 친야적이고 보수적인 색채를 보이고 있는 반면에 한겨레는 친여적이고 진보적인 색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양 신문이 취재채널을 활용하는데서도 알 수 있는데, 조선은 야당 취재원을 그리고 한겨레는 여당이나 정부취재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서도 알 수 있다. 또한 방송의 신문비평이나 신문비판에 관한 특집 프로그램의 방영문제에 있어서 한겨레는 적극 옹호하면서 조선일보를 겨냥한 개혁의 목소리를 많이 반영한 반면, 조선은 이에 대한 보도를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이러한 측면은 신문사마다 자사의 이기주의를 확연히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대한매일과 국민일보도 취재채널을 활용하는데서는 조선과 한겨레와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사례수가 많게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대한매일은 정부부처나 여당의 취재원을, 국민일보는 종교단체 취재원을 상대적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었다. 이념적이나 정치적 입장에서는 조선이나 한겨레처럼 뚜렷한 대비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대한매일은 한겨레와 유사한 성향을 표출하고 있었으며, 국민일보는 다소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다.
이상에서 살펴 본 것처럼 신문은 지속적으로 방송에 대한 비평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신문의 방송비평이 갖는 함의는 다음과 같이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요약이 가능하다고 하겠다.
우선, 신문의 방송비평은 이종 경쟁 매체간에 일어나고 있는 경쟁과 감시의 측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의 신문비평보다는 주로 신문의 방송비평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상호 경쟁 매체간의 비평을 통해서 서로의 감시자와 비판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신문의 방송비평이 이종 경쟁 매체간의 비평을 넘어서 동종 경쟁 매체간의 비평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하겠다. 특히 소유구조가 다르고 이념적 정치적 성향이 다른 한국의 신문들 간에는 방송과 방송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다양한 현상이나 활동 등이 서로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역할로서 작용할 수 있다고 하겠다.
다음으로 신문은 방송이라는 매체의 특성상 사회적 공기로서의 공영성, 그리고 독립성에 초점을 맞추어서 구조와 프로그램의 내용, 효과의 측면을 가치적이고 정책적인 진술로서 대체로 부정적인 태도로서 방송을 비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신문이 주로 방송의 사회적 영향력에 초점을 맞추면서 방송을 비평하고 있지만, 이념적, 정치적 측면에서는 동일한 이슈일지라도 각기 다른 보도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맞추어 신문마다 진술형태나 비평태도 등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비평을 위해서 활용하는 취재 채널에도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