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장 결론

  제 1 절 요약 및 결론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단순히 소비하는데 있지 않고 그 과정을 통하여 만족을 얻는데 궁극적인 목표가 있는데, 만족은 만족 그 자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에 대한 태도를 형성함으로써 다음의 상품지각이나 구매의도 및 실제 구매관련 행동과 연결된다. 이처럼 만족에 수반되는 구매 후 행동이 갖는 중요성으로 인해 1970년대 이후 다양한 접근방법으로 소비자만족에 관한 많은 연구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기업들은 판매 후 고객관리 측면에서의 마케팅 전략으로서 만족에 근거한 상표충성도를 바탕을 두고 고객만족지수를 조사, 활용해 왔다.

그러나 재구매 의도나 행동의 대리지표로 사용되어 온 만족시수나 만족의 정도가 반드시 상표충성도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최근의 연구결과들(Heskett, 1994 ; Jones, 1995)은 추가적으로 반복구매되는 품목인 의류제품의 경우에서도 만족여부가 반드시 재구매 의도나 재구매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의류제품은 타 제품군과는 달리 상표충성도가 복수 상표충성(multy brand loyalty) 형태로 관찰되기 때문에, 만족/불만족에 따라 나타나는 상표 구매행동 양상이 다양하며, '만족/불만족'이라는 소비자태도가 '상표충성'이라는 소비자행동의 예측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상표구매 행동이라는 현상에 대한 원인으로서 만족/불만족을 형성하는 제품요소와 그에 대한 인지적인 평가에 초점을 맞추어 상표구매행동과 만족/불만족간의 관계를 알아보고자 하는 목적에서 출발하였다. 구체적으로 의복을 사용한 후 제품에 대한 성능평가가 만족/불만족과 관련한 어떠한 성능에 기인하여 달라지는지를 귀인이론을 바탕으로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먼저 의류제품의 상표구매행동의 유형을 밝혀 소비자를 분류한 후에, 만족/불만족을 형성하는 제품성능에 대한 각 집단별 평가의 차이를 통해 의복에 대한 성능 평가경험이 상표구매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았다.

실증적 연구에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의류제품의 다양한 상표구매행동을 살펴보기 위해 선행연구들을 중심으로 상표구매행동의 유형과 관련변수들을 고찰하였고, 만족/불만족에 따른 상표구매행동 유형의 차이를 가져오는 의복평가기준과 그 측정에 관해 살펴보았으며, 마지막으로 귀인이론을 바탕으로 하여 만족/불만족과 상표구매행동간의 관계를 추론해보았다.

연구문제의 성격상 실증적 연구를 위해 출구조사(exit survey)를 실시하였는데, 서울시내의 17개 의류매장에서 자신의 옷을 구입하고 나온 20~30대 여성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질문 조사하였다.

연구의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상표구매행동의 유형은 요인분석 결과 충성적 상표구매, 습관적 상표구매, 다양한 상표구매, 가격민감형 상표구매의 네 가지로 추출되었다. 이렇게 추출된 차원을 기준으로 소비자들을 유사한 상표구매행동 특성을 지닌 집단으로 세분화하였는데, 소비자 세분화는 신념적 충성집단, 탐색적 충성집단, 다양한 상표전환 집단, 가격민감형 집단으로 구분되었고, 실제 상표구매행동에 대한 집단별 비교를 통해 그 타당성을 밝혔다.

이렇게 유형화된 집단의 특성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소비자 특성, 구매행동 특성에 따른 세분집단의 차이도 살펴보았다. 소비자 특성으로는 상표구매행동의 선행요인으로서 의복관여, 의복지식, 의복선택 자신감, 구매시 위험지각 문항이 구성되었는데, 통계적으로는 가격민감형 집단만이 유의하게 나머지 집단과 큰 차이를 보였으며, 상대적으로 신념적 충성, 탐색적 충성, 다양한 상표전환 집단간에는 편차가 작게 나타났다. 인구통계적 변수는 대체로 상표구매행동의 유형을 구분짓는 변수가 되지 못했으며, 다만 월평균 피복비 지출만이 높은 상관을 보이는 변수로 나타났다. 한편, 구매행동 특성으로는 상표 관련변수와 상표구매행동의 결과요인, 평상시 쇼핑관행에 관해 살펴보았는데, 각 집단마다 큰 차이를 보임으로써 소비자 특성보다는 상표구매 집단의 특성을 보다 명확히 드러내주었다.

둘째, 만족/불만족을 형성하는 의복성능의 차원을 파악하기 위해, 의복속성을 요인화하였다. 의복속성은 물리·관리적 속성, 실용·경제적 속성, 심미적 속성, 상징적 속성, 사회심리적 속성의 5가지 요인으로 추출되었다. 이렇게 추출된 의복속성에 대한 중요도와 속성의 수행결과에 따른 의복성능의 만족/불만족도를 집단별로 비교, 분석하였는데, 각 집단별로 중요시하는 의복속성과 만족/불만족한 의복성능에 차이가 있음이 밝혀졌다.

신념적 충성집단과 탐색적 충성집단은 모두 높은 상표충성을 보이는 중요한 집단인데, 탐색적 충성집단은 의복 구매시 표현적 속성 뿐 아니라 의복 품질과 관련한 도구적 속성까지 중요시하는 고품질을 추구 집단으로, 상표충성을 하면서도 자세한 비교 탐색을 하는 까다로운 소비자들이라는 점이 상표명성에 의존하여 편의적인 충성을 보이는 신념적 충성집단과의 차이점이다. 다양한 상표전환 집단은 심미적 속성을 특히 중시하는 집단으로 의복성능에 있어서는 상징적 속성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던 집단이다. 가격민감형 집단은 의복 자체에 대한 관여도가 낮은 집단으로 의복속성과 의복성능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나머지 집단에 비해 상당히 낮은 집단이다.

셋째, 집단별로 차이를 보이는 의복성능을 상표구매행동의 차이를 가져오는 원인으로서 파악하여 만족/불만족에 따른 사후 태도로서 귀인유형과 재구매/전환 의도, 사후 행동으로서 실제 재구매/전환 행동과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모든 집단에 있어 명쾌한 차이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귀인유형은 신념적 충성집단의 특성을, 재구매/전환 의도는 다양한 상표전환 집단의 특성을, 실제 재구매/전환 행동은 이 두 집단의 특성을 함께 밝혀줌으로써, 만족/불만족한 의복성능이 매개가 되어 상표구매행동의 유형에 따라 사후 태도 및 행동이 달라짐을 알 수 있었다.

만족/불만족에 따른 상표충성도를 비교해볼 때, 신념적 충성집단이 탐색적 충성집단보다 유의하게 높은 상표 재구매율을 나타냈는데, 의복에 대한 신념적 상표구매 행동은 일반 저관여 제품에 대한 습관적 상표구매 행동과는 다른 성격의 상표구매행동이다. 여기서 '신념'이란 단순히 일반 저관여 제품에서의 '습관'을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라 의복과 같은 고관여 제품에 있어 선호상표에 대한 신뢰와 확신을 바탕으로 한 고차원적인 개념이며, 높은 관여도로 인해 제품에 대한 감정적인 결부가 높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상표를 통해 정보처리를 하는 신념적 충성 집단은 탐색적 충성집단에 비해 구매 전 숙고를 덜함으로써 여러 상표 대체안을 이성적으로 복잡하게 평가하지 않고 자신이 선호하는 상표를 반복구매하는 행동을 나타낸다. 이러한 행동에는 선호상표에 대한 확실한 신념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 구매상황에서 다른 대체안적인 상표들을 배제시키는 결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신념적 충성집단, 탐색적 충성집단, 다양한 상표전환 집단은 모두 상표충성적인 집단들로 상표충성도에 따른 계층구조상에서 순서대로 서열을 이룬다고 볼 수 있는데, 탐색적 충성집단은 행동적인 측면에서는 신념적 충성집단과 유사하지만, 구매 전 까다로운 비교탐색을 한다는 점에 신념적 충성집단과 차이가 있으며, 행동 결과상 탐색적 충성집단보다 높은 상표충성을 보임으로써 마케팅 전략상으로도 중요한 대상집단임을 알 수 있었다. 한편, 다양한 상표전환 집단은 약한 상표 충성도를 보이면서도 새로운 상표에 대한 관심이 많고 실제로도 그러한 상표들을 쉽게 시도하는 집단으로서 상표전환을 통해 다양한 상표에 충성하는 소비자집단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와 같이 상표구매 행동 유형에 따라 세분화된 소비자 집단은 의복의 사용평가 경험에 따라 만족/불만족한 성능이 다르고, 이러한 성능의 차이는 만족/불만족에 따른 사후 태도 및 행동을 설명하는 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마케터들은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소비자의 구매 후 행동을 파악하여 판매 후 고객관리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제 2 절 연구의 제한점 및 제언

본 연구를 수행함에 있어 크고 작은 제한점이 몇 가지 발견되었다.

먼저 표본의 수집과정이다. 본 연구의 실증적 조사는 서울 시내의 의류매장에서 자신의 옷을 구매하고 나온 여성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거리에서 이루어졌다. 이러한 출구조사(exit survey)라는 방법은 구매 직후의 시점에서 자신의 상표구매행동에 대한 높은 환기수준을 지니고 있는 소비자들을 설문대상으로 하기 위해 연구문제의 성격상 본 연구자가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여 실시하였다. 하지만 대리인을 통한 출구조사라는 설문방법은 설문자가 접근하기 쉬운 대상들을 자기 임의대로 선택하게 됨으로써 표본이 편중되는 결과를 낳았다. 결과적으로는 본 연구의 표본이 무작위로 추출되지 못하고 20대 초반에 편중됨으로써 표본이 다양한 특성을 갖는 소비자들로 구성되지 못하였다. 따라서 의복 구매시 중요시하는 의복속성 및 의복 사용시 만족/불만족한 의복성능 측정에 있어 소비자 세분집단별 편차가 적게 나타난 것 같고, 이러한 문제점은 인구통계적 특성과 같은 세분집단의 소비자 특성이 상표구매행동 유형에 대한 설명력을 낮추는 원인이 된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출구조사가 소비자의 의복에 대한 높은 환기상태를 유도함으로써 의복관여를 포함한 상표구매행동의 선행요인에 있어 집단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러한 결과는 상표구매행동에 따른 소비자 특성의 차이를 설명하지 못한 원인으로 보여진다. 또한 설문지 구성상 세심한 배려 부족으로 객관적으로 응답할 수 있는 문항들을 앞에 위치시키지 않고 상표구매행동의 선행요인 문항들을 설문지 맨 앞에 위치시킴으로써 응답의 오류를 유도한 점도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원인으로 보여진다.

한편, 상표구매행동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에 걸쳐 설문구성을 하다보니 설문 문항의 비교적 많았는데, 거리에서 선채로 긴 설문에 대한 응답작성을 하다 보면 설문지 끝으로 갈수록 무성의하게 응답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조사방법상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기억의 왜곡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소비자 세분집단별 상표구매행동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만족/불만족한 성능 요인의 개념을 도입하였는데, 방법상의 한계점으로 인해 과거의 성능평가 경험을 회상하여 쇼핑이 끝난 현재와 비교하도록 할 방법이 없었다. 따라서 과거경험에 대한 회상 과정에서 기억의 왜곡으로 인해 응답이 부정확했을 수도 있으며, 이에 따른 연구의 신뢰도도 의심해 볼 수 있겠다. 단 한번의 설문조사 방법은 이러한 한계점을 지니므로 가능하다면 본 연구와 관련 후속연구는 종적연구를 제안하는 바이다.

만족/불만족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들은 만족이나 불만족을 포괄하여 함께 연구하기보다는 별개로 연구가 이루어져 왔는데, 본 연구는 만족/불만족이 상호 독립적인 차원이 아니라 이중구조를 갖는다는 사실과 상표구매행동에 있어 상표충성을 하는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성능에 불만족하면서도 계속 같은 상표를 사려 하고, 상표전환을 잘 하는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성능에 만족하면서도 계속하여 다른 상표를 구입하게 되는지를 밝혀보고자 하는 노력에서 구매 후 수반되는 심리적인 평가로서 만족/불만족을 동시에 고려하는 연구를 시도하였다. 그러나 만족/불만족 현상을 함께 측정하다보니 응답자들의 긍정적인 편향으로 인해 제품에 대해 불만족했던 경험에 해당하는 피험자수가 적어 만족/불만족 둘을 비교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는 것을 지적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의복 사용시 경험하게 되는 만족/불만족 성능이 상표구매행동 유형에 따라 다르다는 어느 정도의 경향은 보여주었지만 불만족했던 경험에 있어서는 집단간의 명쾌한 차이를 드러내 주지는 못한 것 같다. 이처럼 본 연구에서는 상표구매행동의 차이를 가져오는 원인으로서 의복성능이라는 제품특성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았는데, 상표구매행동에 대한 다양한 접근으로서 소비자 특성이나 상황 특성을 비롯한 다른 확인되지 않은 요인들의 영향력에 대한 후속연구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만족/불만족이라는 심리적 평가는 비단 인지적 평가 뿐 아니라 감정적 경험에 따른 결과일 수 있는데, 만족/불만족을 설명함에 있어서 감정적 경험의 측면은 배제하였으므로 향후에는 이 둘을 포함하는 모형이나 연구를 제안하는 바이다.

의류제품의 상표구매행동에 있어 만족/불만족한 제품성능 평가경험에 관한 연구는 마케팅 관리자들에게 자사의 상표정책과 판매 후 고객관리 측면에서 유용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다. 자사의 상표고객이 어떠한 상표구매행동 특성을 가졌는지 파악함으로써 목표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소비자 집단을 보다 명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고, 이에 따른 유동적인 상표관리나 광고 및 판촉활동과 같은 상표정책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자사의 상표가 상표인지도가 높고 고정고객이 많은 상표라면, 신념적 충성집단을 대상으로 이러한 집단이 중요시하는 제품속성 즉, 상표명성을 부각시키고 좋은 상표이미지를 유지함으로써 그 상표에 대해서 신뢰성을 높이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이에 반해 자사의 상표가 상표인지도는 높지만 유동고객이 많은 상표라면, 좋은 상표이미지 유지를 위한 광고 및 홍보활동과 함께 고품질 추구를 통해 탐색적 충성집단 등을 고정고객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가격과 같은 속성에 비해 심미적 속성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상표의 경우에는 가격민감형 집단을 대상으로 의복의 관리나 범용성 등의 실용·경제적 속성에 초점을 두어 상표관리를 하고 가격정책을 세심하게 수립해야할 것이다. 유동고객과 같은 주변고객이 많은 상표의 경우에는 자사고객이 만족해하는 성능을 강화시키고 불만족해하는 성능에 대한 개선을 동시에 고려하여 판매 후 고객관리를 한다면 고정고객의 비율을 높여갈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상표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상표정책에 선행하여 자사상표 소비자들의 상표구매행동과 제품만족/불만족에 따른 구매 후 행동에 대한 파악은 기업의 판매 후 고객관리와 관련하여 중요하므로, 상표구매행동과 그 영향요인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모색이 후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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