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절 문제의 제기
최근의 IMF 한파로 인해 이제까지 가져왔던 소비의 원칙이나 방향, 그리고 가치관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현재의 소비자들은 마치 미국의 소비자들이 1980년 중반 이후 극심한 불경기를 겪으면서 '미국의 꿈(American Dream)'이 흔들렸을 때와 흡사한 경험을 하고 있다. 당시 미국의 소비자들은 경제상황이나 정치적 지도력에 대한 상실감과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며 불안해했다. 그러나 당시 미국의 마케팅은 그러한 상황을 역전 시켰다. 모든 마케팅 능력을 성조기에 모아 소위 '민족주의 마케팅'을 시작한 것이다. 자조의 소리를 '애국심'이라는 하나의 가치관에 모아 이때야말로 힘을 모을 때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월마트가 '미국 것을 사자(Buy America)'는 캠페인을 시작했고 코티 화장품의 향수는 '순 미국의 향(All American)'을 강조하였으며 자동차회사 쉬보레는 '미국의 맥박(Heartbeat of America)', 맥주회사 밀러는 '미국의 멋을 창조하는 술(Made the American Way)'을 시장으로 가지고 와 불안해하는 소비자들에게 구심점을 제공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IMF 관리체제에 놓인 이후 애국심은 광고의 중요한 컨셉트로 떠올랐으며 소비자의 애국심에 호소하는 광고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내 삐삐에서 달러가 나간다'는 로케트 건전지의 광고와 '당신은 달러를 신고 있습니다'고 하는 프로스펙스의 광고에서 자사제품이 외제가 아님을 강조하는 광고,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광고에 이르기까지 그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최근에는 '815 콜라'와 같이 직접적으로 애국심을 호소하는 브랜드가 나오기도 하였다.
이러한 애국심 호소가 얼마만큼 설득력이 있는지에 대한 예로써 1986년 미국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광고의 접촉률이 66%, 그리고 메시지가 '믿음 간다'는 응답률이 72%로 나타났다. 실제로 애국심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이 한참이던 당사에 미국의 10대 자동차 중에 단 하나도 외제 자동차가 오르지 못했다는 사실로 그 효과가 어느 정도 입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중앙 리서치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70%이상의 응답자가 애국심 광고에 '호감이 간다'고 답했으며 이들 중 46.9%가 실제로 그 광고를 본 후 국산품을 구입했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들은 적어도 명분을 내세운 광고 전략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하며 실제 구매 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보다 먼저 IMF를 겪은 태국에서도 기업들의 애국심 광고가 매출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최근의 경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애국심이 국산품과 외제품 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실시되어 왔지만 정작 소비자의 애국심에 호소하는 광고의 효과 측정에 관하나 연구는 전무하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소비자 애국심과 더불어 애국심에 호소하는 광고의 효과에 대해 실증분석을 실시하고 광고전략 수립을 위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제 2 절 연구의 목적
기존의 애국심에 관한 연구는 소비자 애국심과 관련된 연구가 대부분이다. 한충민은 소비자 애국심이 국산품과 수입품의 구매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 낸 바 있다. 고은숙은 그의 논문에서 소비자 애국심이 국산품/수입품의 국내/국제 소구 광고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연구한 바 있다. 그러나 소비자의 애국심에 소구하는 광고의 효과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본 논문에서는 소비자 애국심 정도와 제품 관여도의 차이에 따른 애국심 소구 광고의 효과를 실증 분석할 예정이다. 본 논문의 연구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애국심 호소 광고는 광고태도, 상표태도, 구매의도와 같은 광고 효과 측정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둘째, 소비자의 애국심 정도에 따라 애국심 소구 광고의 효과에 차이가 있는가?
셋째, 고관여/저관여 제품의 구분에 따라 애국심 소구 광고의 효과에 차이가 있는가?
넷째, 고관여/저관여 제품의 애국심 광고 상황하에서의 소비자 애국심의 역할에 대해 살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