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절 연구결과의 요약

본 논문에서는 영상상품으로서 케이블TV 프로그램의 부가가치 창출과정과 전략, 그 성과에 대해 연구했으며, 사례연구로 만화채널 투니버스의 "영혼기병 라젠카"라는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창구화가 프로그램의 생산비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생산비용의 변화에 따라 프로그램의 품질은 어떻게 바뀌는지, 창구간의 상관관계가 창구의 수익률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창구화가 프로그램의 생산기반에 어떠한 효과를 미치는지 등에 대해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에 대한 연구방법으로 영상상품의 특성에 관한 이론적 논의와 "영혼기병 라젠카" 제작과 관련된 내부자료와 비용과 수익에 관한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연구하였다.

투니버스에서 기획단계부터 파생시장의 확대를 통해 부가가치 창출을 목표로 제작한 "영혼기병 라젠카"에 대한 연구는 생산비용과 거래과정 및 창구효과 면에서 다음과 같은 연구결과가 도출되었다.

첫째, 창구효과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생산비(제작비)의 증가가 요구된다.

창구화는 시기적, 지리적 차별화 통해 배급효과의 극대화를 이루는 것이다. 이러한 배급이 다양한 창구를 통해 이루어지려면, 우선 견실한 원본(초판=one source)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러한 원본의 제작은 그 상품의 기대수익률에 따라 제작비용이 결정된다. 1차 창구에만 유통을 목표로 한다면 기대수익률이 낮을 것이며, 제작비 규모는 그에 비례할 것이다. 하지만 국내와 해외의 파생 시장규모를 고려해 제작하게 되면 기대수익률이 높은 반면 높은 생산비를 요구하게 된다. 사례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국내에서 제작된 TV애니메이션은 일반적으로 국내 방송용으로 제작되며, 광고를 수입원으로 한다. 이러한 기대 수익률에 따른 편당 제작비는 7천만원에서 1억원 사이에서 제작이 되며 이러한 1차 창구만을 목표로 제작이 될 경우 기대수익률은 낮게 책정이 된다. "영혼기병 라젠카"의 경우 기획당시 국내 부수시장인 캐릭터, 출판, 비디오, 음반, 게임 시장과 해외시장의 유통을 목표로 한 프로그램으로 파생시장규모에 따라 기대수익률이 높게 나타나므로 제작예산 규모를 국내TV 애니메이션의 2배인 편당 1억 5천만원으로 제작하였다. 이것은 1차 창구에서 생산비용의 일부밖에 보전하지 못하더라도, 후속창구에서 이윤극대화가 가능하므로 생산비의 증가가 유발된 것이다. 또한 생산비용은 배급창구에 따라 소요되는 비용의 규모가 상당히 역동적이게 된다.

둘째, 창구화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기획단계에서부터 모든 과정이 종합적이고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영상상품은 일정한 수명주기를 가지고 있다. 수명주기가 장기적일수록 창구화의 과정은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가 있다. 이러한 창구효과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창구의 배급에 대한 효율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즉, 지불 의사가 높은 순으로 영상상품을 배급함으로써 창구화를 통한 수익의 극대화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창구간에는 상호의존성이 있어서 1차 창구의 효과는 후속되는 2차·3차 창구의 수익률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영혼기병 라젠카"는 파생 시장규모의 확대 및 수요의 장기화를 위해 1차 창구를 매체의 영향력이 큰 지상파 방송인 MBC로 하고 초방 (first run)을 하였다. "영혼기병 라젠카"의 목표시장인 11∼15세의 주시청 시간대인 6시 30분에 방송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연관 부수시장의 계획에 차질이 예상되었으나, 평균 시청률 11% 동 시간대에 높은 시청률을 유지함으로써 후속 창구인 캐릭터, 완구, 게임, 출판, 비디오의 수익은 예상 매출액에 근사한 수익을 기록하였다. 하지만 13편이라는 짧은 편수의 방송으로 장기적인 노출이 어려웠던 점이 장기적인 수요시장의 축소를 가져온 요인이 되었다. 이러한 사례는 창구효과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기획단계에서부터 모든 과정이 종합적이고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함을 검증한다.

셋째, 창구의 확대는 초판 생산에 많은 비용이 투여되어 1차 창구에서 시장 실패가 발생하더라도 2·3차 후속창구의 확대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로 생산비용의 안정적 공급이 이루어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생산기반은 자체 생산을 증대키는 핵심적 기제가 된다. 2차, 3차 창구에서 발생되는 이익률 높은 수익은 1차 상품의 생산비로 유입되고 재투자의 비율이 높아져 그 만큼 품질의 향상과 수요자 입장에서 한계효용이 체증하게 되는 것이다.

"영혼기병 라젠카"는 23억원의 총 제작비가 투여되었다. 손익분석결과 당기순손익이 12억 9천만원의 적자로 나타났지만 기존의 초방(first run)수익에만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창구화로 인한 파생시장의 확대에서 부수 수입을 올림으로써 커다란 제작비의 부담에서 비롯된 적자폭을 줄일 수 있었으며, 국제적인 표준에 맞는 전체적인 작품의 품질을 높여 놓았다. 즉, 창구효과는 부수 시장의 확대로 인한 높은 생산비용의 안정적인 보장이 가능케 하며, 전체 작품의 품질을 상승시키는데 기여를 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제2절 대안적 제언 및 연구의 한계점

본 논문에서는 앞서의 결론을 통하여 다음과 같은 대안적 제언을 하고자 한다.

먼저, 기획단계에서부터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로 창구확대를 통한 상품 부가가치의 극대화를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상상품은 많은 비용의 투입으로 고품질의 상품을 생산할 경우 그 상품 수명주기의 장기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상품의 OSMU(One Source Multi Use)를 위해서는 원본(One Source)이 견실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다시 말해 시장목표(market target)와 상품의 타겟이 일치하는 그리고 마케팅과 프로모션이 일치하는 작품의 제작을 말한다. 그리고, 시장의 한계 상황 속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상품의 제작은 공동제작(co-production)의 형태이다. 국내 채널간의 코 프로덕션은 제작비 절감의 효과와 채널간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국제간의 코 프로덕션은 많은 제작비를 들여서 고품질의 제작물을 생산할 수 있으며, 생산기반의 안정성과 유통망의 확보에 큰 이점이 있다. 즉, 이것은 국제유통의 문제 해결과 거대한 투자비용으로 인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충족되어야 할 요건은 견실한 원본을 어떻게 재가공할 것인가의 기술적인 문제이다. 이것은 기술적으로는 국제적 표준에 적합한 프로그램 생산으로, 자막을 넣지 않고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클린 비디오(clean video)방식 및 음악·대사·효과음을 분리해서 제작하는 M&E(music effect)분리방식의 현실화이며, 프로그램의 내용 면에서는 문화적 할인이 작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다.

둘째로는 재가공된 새로운 텍스트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하는 마케팅의 문제이다. 즉, 다양한 유통판로의 확보이다. 소수 메이저사로 구성되어 있는 미국의 프로그램 제작/공급업자들은 해외 프로그램수출협회(MPEAA: Motion Picture Export Association in America)을 통하여 가격을 담합하거나 물량을 제한하는 등의 상호협조 체계를 형성, 국내 프로그램 공급업자들과의 계약에 있어서 유리한 위치를 누리고 있다. 국내 제작사들은 기본적으로 전문적 유통업체가 부재함으로 고품질의 상품을 제작하고서도 시장개척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 즉, 해외시장의 정확한 정보를 가진 전문유통업체의 출현과 유통망의 확보가 당면한 문제일 것이다. 이러한 유통은 프로그램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품질을 알 수 있을 때 가능하며, 장르에 맞는 프로그램 질 평가지수의 개발을 통하여 틈새시장(niche market)의 확보와 해외시장의 진출에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는, 현 단계에선 영상상품의 기획은 미국이나 일본의 작품과 경쟁한다기 보다 우선은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하면서 몇몇 동남아 지역에 수출할 수 있는 아시아적 지역정서로 틈새시장을 노려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전제조건은 세계화 마인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