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여도와 반복에 대한 연구는 아직 통일된 결론이 나오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소구형태별로 반복을 하는 것이 본 연구의 주목적인만큼 관여도를 떠나 연구를 진행할 수는 없기 때문에, 관여도의 개념을 적절히 반영하며 통제도 비교적 쉬운 제품관여도를 통해 실험을 하기로 하였다. 제품 관여도는 미리 사전조사를 통해 선정했으며 이 경우 소비자의 구매蟁효용경험을 같이 조사하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소비자 관여가 포함되었으리라는 가정을 하였다. 따라서 본 장에서는 광고 반복이나 소구형태에서 중요한 조절적 역할을 하는 관여도에 대하여 간략히 살펴보기로 한다.
제1절 관여도가 정보처리에 미치는 영향
관여도는 '주어진 상황에서 특정상황에 대한 개인의 관련성 지각정도(perceived personal relevance) 혹은 중요성 지각정도(perceived personal importance)'라고 정의될 수 있다. 광고된 제품의 구매가 한 개인에게 매우 중요하거나 그 개인의 가치관이나 자아 이미지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면, 그 개인의 제품에 대한 관여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관여도는 연속적이 개념이지만 보통 저관여와 고관여로 구분된다. 소비자가 어떤 제품군에 대한 관여도가 높은 경우에는 낮은 경우에 비하여 광고에서 제시된 제품정보의 처리에 보다 많은 인지적 노력을 기울인다.
앞에서 언급한 전통적 정보처리 이론은 정보의 인지적 처리와 태도형성 혹은 변화가 반드시 행동에 선행된다는 전제에서 전개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에 반해 1960년대에 Krugman(1965)이 저관여 학습이론을 제기한 이후 수동적 태도변화 및 형성에 대한 연구는 1970년대에 보다 더 이론적으로 체계화 되었다. Krugman은 TV로 광고된 대부분의 제품들은 저관여제품이며, TV매체 그 자체도 저관여매체라는 사실을 주장하였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TV시청자들은 대개의 경우 광고에 그다지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아서 인지적으로 정보처리를 하지 않으며, 단지 반복적으로 광고에 노출되면 광고메시지는 소비자의 인지구조를 여과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 경우 능동적 정보처리가 행하여지지 않으므로 광고에서 주장하는 제품속성은 소비자의 인지구조 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거나, 다른 제품과 명확한 차별이 되지 않으며 단지 상표등이 두드러지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 이 때의 인지는 그 상표에 대한 태도를 형성할 만큼 구체적이지 않으므로 후에 그 제품 구매시 소비자는 상표태도보다는 상표에 대한 친숙성 때문에 그 상표를 구매하게 되며 구매, 소비 이후 소비자는 상표평가를 통해 비로소 상표태도를 형성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정보처리에 관한 이러한 견해는 저관여 정보처리로 일컬어지며 이에 반해 전통적 견해는 고관여 정보처리로 일컬어진다. 이러한 저관여 과정이론은 '인지과정이 감정과정에 선행하여 감정이 행동을 결정한다'는 합리주의적 인간관의 기초였고 전통적인 정보처리적 모델이 암묵적으로든 명시적으로든 받아들이고 있는 인지 → 정서 → 행동 패러다임을 수용했던 대부분의 소비자행동모델의 한계를 드러내보인 것이다. 저관여 과정에 관한 연구들은 기존의 정보처리적 소비자행동이론으로는 설명하기 힘들었던 비합리적인 것처럼 보이는 많은 소비자 행동을 이해하는데 크게 공헌했으며, 또한 소비자 행동 연구분야에서 그 동안 정보처리적 관점이 크게 강조했던 소비자행동의 인지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정서적 측면에 대한 이해를 중요한 연구주제로 부각시켰으며 광고연구에 있어서도 광고와 관련된 소비자행동의 정서적 측면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기울이게끔 하였다.
저관여 이론은 소비자의사결정과정이나 정보처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었다. 커뮤니케이션에 노출 되었을 때에 소비자가 어떻게 태도를 형성하고 또 변경하는가하는 문제에 대하여 여러 학자들에 따라 표현의 차이는 있어도 태도형성과정에 있어서 관여도에 따른 두 종류의 정보처리 형태가 제시되었다. 80년대에 들어 소비자 행동 연구에 있어서 많은 연구들이 태도변화 매커니즘의 양분성에 관한 것과 광고에 있어서의 그 시사점들을 다루었다. Petty와 Cacioppo(1979)는 이 매커니즘을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중심경로처리와 주변경로처리라 칭했으며, Chaiken(1980)은 체계적 대 자기습득적으로 명했으며,Schneider와 Schffrim(1984)은 통제된 정보처리 대 자동적 정보처리라고 설명했고,Craik와 Lockhart(1979)는 깊은 정보처리 그리고 얕은 정보처리라고 설명하고 있다. 위의 학자들은 대부분 소비자들이 마케팅커뮤니케이션에 반응하는 두 종류의 방향을 설명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합리적이고 제품의 속성에 근거를 둔 평가과정에 의해 행동을 하거나 또는 커뮤니케이션 노출시 야기되는 전체적인 정서에 의해 행동하게 된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같은 커뮤니케이션에도 각기 다르게 행동을 하며 같은 소비자라도 같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도 다른 때에는 다르게 반응을 한다. 이를 살펴보면 개인, 촉진되는 제품 그리고 상황, 이 세가지 조합에 의하여 소비자 반응이 결정된다. 이러한 개인, 제품 그리고 상황의 조합은 소비자 관여의 개념으로 파악 될 수 있다.
고관여 하에서의 소비자들은 그들에게 노출된 커뮤니케이션과 당면한 제품선택에 큰 관심을 가지고 광고와 같은 커뮤니케이션에 주의깊게 관심을 쓰며 더 자세하게 정보를 처리한다. 따라서 어떤 특정제품의 속성들에 대한 정보를 더 자세하게 탐색하고 평가하게 된다. 그러나 저관여 하에서는 관심도 덜쓰며 그에 따라 행동도 덜 하게 된다. 즉, 어떤 특정한 정보를 처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도 꺼리게 되어 쉬운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에서의 비언어적 단서를 사용하여 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정서를 형성하게 된다. 따라서 고관여 하에서는 적은 횟수의 반복으로 정보처리가 이루어지는 반면, 상대적으로 저관여에서는 정보처리가 아닌 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정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효과가 크게 감퇴되려면 많은 반복횟수가 필요할 것이다.
제2절 소비자 관여도와 광고전략
Foote, Cone & Belding 광고대행사의 Richard Vaughn은 소비자 관여도와 뇌특화(brand specialization) 이론을 토대로 FCB grid라고 불리는 광고기획 모형을 개발하였다. 뇌특화 이론에 의하면, 좌측뇌는 합리적 인지적 사고과정을 주로 담당하고 우측뇌는 시각적, 감정적 기능을 담당한다고 한다.
FCB grid는 고관여-저관여와 사고(thinking)-느낌(feeling)이라는 두 차원을 이용하여 네가지 유형의 소비자반응 모형을 제시하고 각 유형에 적합한 광고전략을 제시하고 있다.(표 5-1참조)
정보제공형 광고전략은 합리적 사고가 요구되는 고관여 제품에 적합한 광고전략이다. 즉 구매하기 이전에 많은 인지적 노력과 이를 토대로 한 호의적 태도형성이 요구되는 제품에 적용되는 전략이다. 감정유발 광고전략은 제품 사용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느낌이 중요한 구매 고려요인인 고관여 제품군에 적합한 광고전략이다. 습관형성 광고전략은 소비자의 관여 수준이 낮으면서 최소한의 사고를 필요로 하는 제품에 적합한 광고전략으로, 이러한 제품의 유형은 시험구매가 먼저 이루어진 다음 제품 특성에 관한 구체적 신념과 태도 형성이 이루어진다. 자아만족 광고전략은 소비자의 관여수준이 낮으면서 제품 사용과정에서 갖게 되는 느낌이 중요한 제품에 적절한 광고전략이다. 이러한 제품유형에서는 소비자의 사용 경험이 학습과정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므로, 구매행동이 먼저 일어난 다음 감정이나 학습이 이루어진다. 저관여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능동적 학습을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최소한의 브랜드 인지 만으로도 구매가 이루어진다. 본 연구의 주제인 제품관여도와 소구형태에 따라 동일한 상표태도에 대한노출의 빈도가 조절될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