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절 메시지 반복에 관한 고찰
1. 고전적 조건화 이론
광고의 반복효과를 설명하는 이론으로 우선 고전적 조건화 이론을 들 수 있다. 고전적 조건화 접근법에 따르면 대상에 대한 태도는 긍정적으로나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자극과 짝지음으로 호의적이거나 비호의적으로 형성될 수있다. 고전적 조건화에 대한 전통적인 가설은 조건 자극과 무조건자극을 반복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조건적 자극이 시청자로 하여금 무의식적이며, 자동적인 방법으로 조건적 반응을 야기하는 과정이라고 정의된다. 조건화에 대한 연구의 흐름은 조사된 대상자의 반응 형태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 파블로프의 실험
고전적 조건화는 파블로프가 개에게 조건 타액분비를 실험함으로써 그 효시가 되었다. 배고픈 개에게 종소리를 울리고 곧 먹이를 주고, 그러면 개는 침을 흘리는 실험을 반복하다가 종소리만 울리고 고기는 주지 않아도 개가 침을 흘리는 조건 반응이 형성된 것이다. 이 실험에서 고기를 무조건 자극, 고기 자체를 보고서 개가 침을 흘리는 반응을 무조건 반응이라고 한다. 종소리는 처음 침을 흘리는 반응과는 관계가 없으므로 조건화 실험 초기에는 중성적 자극이었다. 그러나, 이 중성 자극이 무조건 자극과 짝지워짐으로써 나중에는 중성자극을 제시했을 때도 개가 침을 흘리는 반응을 하게 된다. 그러면, 이 때는 중성자극이었던 종소리는 개가 침을 흘리는 반응에 무관한 것이 아니라 침을 흘리게 하는 자극으로 변한다. 이 경우 종소리를 조건자극이라 하며 조건자극인 종소리만 듣고도 침을 흘리게 되면 이를 조건적 반응이라고 한다.
2) Staats의 평가적 의미의 전이
고전적 조건화에 대한 두 번째의 연구흐름은 Staats의 평가적 의미의 전이로서 대표된다. 그는 의미가 없는 시각적 상징과 평범한 뜻을 가진 여러 단어를 결합하여 피실험자에게 반복적으로 제시한 결과, 단어들의 평가적 의미가 무의미한 시각적 상징으로 이전되어 원래는 무의미했던 시각적 상징들이 새로운 평가적 의미를 가지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Staats의 연구결과 인지적 노력만 이해될 수 있는 단어의 의미가 위와 같은 조건화 과정을 거치게 되면 무의미적, 자동적 처리과정을 통해 시각적 요소에 이전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3) 정서적, 감정적 조건화 혹은 직접적 정서 전이
고전적 조건화의 세 번째 연구 흐름은 정서적, 감정적 조건화 혹은 직접적 정서 전이로 볼 수 있다. 이는 제품이나 상표를 매력적인 배경그림, 음악, 희극적 요소 등의 조건화 자극과 결합하여 반복노출 시킴으로서 수신자로 하여금 제품이나 상표연관속성에 대한 인지적인 평가과정을 거치지 않고 자동적으로 제품이나 상표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갖게 하는 조건화를 의미한다.
결국 고전적 조건화에 의한 광고의 설득효과란 광고의 여러 감정적 요소(매력적인 모델, 음악, 배경, 희극적 요소)와 제품을 결합하여 반복 노출시킴으로서 소비자로 하여금 복잡한 인지적 정보처리 과정 없이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인 방식으로 호의적인 상표태도를 형성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를 근거로 하면 반복 효과는 정보적 요소보다는 정서적 요소가 강한 경우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이는 정서적 소구광고의 경우 대부분 반복광고를 이용한다는 주장과도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
2. 2요인 이론
메시지의 반복이 광고효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여러 연구에서 노출빈도와 호의적인 상표태도나 구매의도간에는 역 U자 모양의 관계가 있다고 제시되었다. 이러한 관계를 설명하면서 자주 인용되는 이론이 Berlyne(1970)의 2요인 이론이다. Berlyne의 2요인 이론에 따르면 , 광고메세지에 대한 노출빈도가 증가하면 일정수준까지는 메시지의 효과가 증가하지만 그 이상으로 노출빈도가 증가하면 오히려 커뮤니케이션 효과가 감소하는 역 U의 관계를 가진다. 자극에의 친숙성과 호감도는 역U의 관계를 가진다는 Berlyne의 주장은 자극에 의한 효과가 긍정적 습관화와 지루함이라는 두 개의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긍정적 습관화는 새로운 자극으로 인해 처음에 생긴 불확실성과 갈등이 줄어드는 결과로 나타나며, 지루함은 권태, 물림, 반발에 의해 나타난다. Berlyne에 따르면 초기 자극에 대한 노출은 긍정적 습관화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호감을 증대시키지만, 그이후의 노출은 지루함에 영향을 미쳐서 자극을 싫어하게 만든다. Berlyne은 반복노출에 의해 주어지는 메시지처리의 시간뿐만 아니라 메시지 처리의 용이성도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만일 자극을 처리하기가 너무 어려워 사람들이 정보를 이해할 수 없는 경우에는 노출수준이 높을지라도 긍정적인 습관화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3. 단순 접촉효과에 관한 이론
어떤 광고들은 아주 적은 정보를 내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노출을 함으로서 태도에 보다 효과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이러한 현상에 대한 해답의 이론적 근거의 하나로 접촉효과를 들 수 있다. 접촉효과에 대한 설명은 여러 가지 인지적인 이론들과는 아주 상반되는 관점을 취하고 있다. 접촉효과에 관한 가장 극단적인 입장은 심리학자인 Zajonc(1980)에 의해 제기되었다. Zajonc는, 한 대상에 대한 선호는 인지적인 활동이 개재(介在)되지 않고 단순한 접촉만으로도 나타날 수 있음을 가정하고 있다. 예컨대, 무의미한 철자나 상형문자, 그리고 음악의 멜로디 같은 대상들이 보다 자주 접촉되면 그에 대한 선호도가 형성된다고 보는 것이다. Zajonc의 이론은 노출효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성립되었다. 노출효과란 똑같은 자극이라 하더라도 반복해서 노출이 되면 그 자극에 대해 좋은 감정을 유발하게 된다는 심리적 현상을 말하는데 이것은 반복하여 광고하면 매출이 증가한다는 사실에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최근의 많은 연구들은 감성이 이성적으로 인지적 반응을 하지 않아도 생긴다는 것을 입증하는 방법으로 노출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Zajonc는 감성을 이성적인 사고를 거치는 인지적 반응과는 별개의 차원에서 설명하고 있다. 그의 주장을 간추려 보면 자극이 사람의 자극에 대한 인지적 반응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황에서도 자극은 감성에 영향을 미치며, 인지적 반응으로서는 감성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Zajonc의 이론은 광고의 반복효과, 그 중에서도 적은 정보를 내포하고 있는 광고라도 반복함으로서 태도에 효과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의 이론적 근거가 될 수있다. 감정이 인지반응과 상관없이 형성된다는 것은 반복노출효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성립된 이론이므로 주로 반복노출효과를 가지고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반복노출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인지적 반응을 하지 않았는데 좋아하는 감정이 생긴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좋아하는 감정이 생긴다는 것은 인지적 과정과 관계 없이도 생기는 현상이라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