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알아요'의 랩풍의 국내 가요는 전국의 방송을 통해 폭발적으로 흥행하였다. 제품의 상표가 제품을 대신하고 신용 카드가 현금을 대신하고 통장의 비밀번호가 도장을 대산하는 기호화 된 사회현상, ⁹³⁾ '난', '나'라는 용어의 등장은 그들의 취향과 새로운 표현방식의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었던 때에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형태로 구체화 되었다. 텔레비젼의 컬러화와 함께 성장한 이들 그룹은 일반적 성향은 기존사고에 대한 과감한 부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젊은이 시장(Youth market)이 새로운 광고 대상으로 설정되는 시점과 맞물려 더욱 다양화 되어가고 충격적인 영상언어와 파격적인 메시지를 통해서 소비자의 뇌리에 강렬한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노력은 기존의 전통적 광고이론과 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패턴을 등장시키고 그것이 새로운 테크놀러지와 예술을 결합한 영상문화의 한 장르로 자리잡게 되었다.

확산기에 출현한 포스트 모더니즘 표현들 식품·음료광고에서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코카콜라의 광고는 기존 인물의 등장이 아닌 태양과 곰·펭귄, 동물이나 식물 등 사실적 형상제작을 컴퓨터그래픽 기법으로 표현하여 짜릿한 젊은 느낌의 표현을 코카콜라의 로고송과 함께 무언(無言)의 메세지로 젊은 타켓시장을 공략하였다. 확장품 광고에서도 기존 모델이 메세지를 전하던 일반적 광공와는 달리 C.G. 개구리를 이용하여 여성 확장품 광고를 지속적으로 제작, '참존'의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적은 시간에 높게 인지시키는 효과를 거두었다.

확산기인 '93, '94년에 우리나라 컴퓨터그래픽기술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10년정도 늦었다고 본다. 대전 Expo93'의 각종 전시장에서 보여진 영상은 모두 외국에서 제작된 것이고 국내에서 제작된 영상은 하나도 없다라는 것이 당시 한국 컴퓨터그래픽스의 현 주소였다.

컴퓨터그래픽스의 자체기술의 개발은 엄청난 예산이 요구 되며, 규모가 작은 기업은 기술개발에 손조차 대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컴퓨터그래픽스에 투자하기 보다는 외국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방송국이나 프로덕션에서 툴만 사용 영상물을 제작하였다. 그러나 컴퓨터그래픽의 가치전달기능의 인식은 매우 높아졌고 확산기의 열악한 기술에서도 물체표현은 실사에 가까운 영상과 동작의 부드러움을 표현하고자 하는 CG업계의 노력은 계속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컴퓨터 영상의 발전을 더욱 가속화 하였고 선진 수준에 걸맞는 영상을 제작하고자 컴퓨터그래픽의 표현기법 또한 다양해 지고 더욱 더 발전하게 되었다.

4. 컴퓨터그래픽스의 하이테크(Hi-tech)시대(1995~)

미래는 하이테크(high-tech)와 하이터치(high-touch)의 공존시대이다. 하이테크와 하이터치라는 것은 사람이 기술에 대응해서 나타내는 반응의 과정을 그리기 위해 저자가 사용하는 공식이다.

새로운 기술이 사회에 도입될 때에는 언제나 균형을 되찾으려고 하는 인간적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 "하이터치"이다. 이 하이터치가 없으면 기술에 압도되어 사람이 견뎌내지 못하여 기술의 저항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하이테크일수록 더욱 하이터치가 필요하게 된다. 하이테크의 보상으로 하이터치를 요구하는 것은 어디에서나 행해지는 일이다. 우리사회는 하이테크가 불어날수록 기술의 딱딱한 측면과 밸런스를 잡는 부드러운 측면을 가진 하이터치한 환경을 더욱 많이 갖고 싶어한다. ⁹⁴⁾

1995년에는 텔레비젼광고가 다른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실적으로 무엇인가에 새로운 방향으로의 크리에이티브 전환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1995년부터 전면적으로 광고크리에이티브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짐작된다. 외국의 수입 완제품 광고는 코카콜라라든가 펩시콜라를 비롯하여 나이키·리복·리바이스 등 한국에 상당한 기반을 구축한 수입상품을 중심으로 점차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한 광고의 특징은 더욱 과학화 된 선진영상기법이 적용되며 그 표현방법은 매우 뛰어난 아이디어와 흥미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선진외국의 광고사의 국내진출에 따라 시장을 질식당하는 경우가 생기지만 광고의 질을 높이는데 큰 자극과 도움이 되었다.

오늘날 치열한 광고시장에서 "판매없이 사업없고 광고없이 판매없다" 라고 하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기업주는 모두 광고에 열중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광고에서 아이디어는 문화와 언어 그리고 생활 수준의 차이까지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와 무기라고 할 수 있고, 앞으로는 더욱더 개방화, 국제화, 세계화, 미래를 위한 개혁 전진을 예고하고 있다. 광고업계에서는 '세계화(Globalization)'를 위한 기업의 의지와 같이 병행하고 선도해야 하는 의무감을 보이고 있다.

국내방송의 변화로는 1990년 방송법 개정에 따라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의 증대로 양자의 경쟁을 통해 광고의 매체가 다양하게 확보될 전망이며 특히 유선방송의 출현으로 CA-TV의 설립과 자체 제작방송으로 전국은 일변도에서 지역 특성에 따른 방송 내용이 달라지고 업종별, 기능별로 구별하여 방송체제가 확립되어 있어 방송광고를 확충시키는 데 기여했다. 1990년 5월 15일자 '매일경제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HDTV⁹⁵⁾가 본격화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전3사가 미국과 일본의 텔레비젼 수상기 개발에 착수한 데 이어서, 정보통신부·KBS, 전기통신연구소 등이 우리나라 표준방송 시스템과 전송 및 위성방송시스템의 연구에 들어감으로써 우리나라에서도 HDTV시대의 막이 오른 느낌이다. 이는 2천년 대를 지배하게 될 새로운 영상방식으로 각국이 앞 다투어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다양화와 테크놀러지의 발전은 영상광고 제작분야에도 영향력 있는 변화와 물결로 다가온다.

95년 이후에 텔레비젼에서 제시된 영상광고의 특징은 앞에서 제시한 개략적인 현대 하이테크시대의 흐름을 타고 가는 영상 제작업계의 모습이다. 하이테크시대와 컴퓨터그래픽 영상광고의 특징은 실사에 가까운 정밀한 제품과 대상물이 제작되어 실사의 컴퓨터그래픽 시대가 도래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영향은 SFX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스필버그"감독의 '쥬라기 공원'에서의 공룡들의 움직임과 "제임스 카메론"감독의 터미네니이터2'에서 나타난 쇳물에서 다시 형성되는 인간의 형상, '포레스검프'에서 나타난 과거의 유명인물과의 만남. '베이브'에서는 돼지와 동물들의 의사표현과 그 행동들은 상상의 세계를 현실의 세계에 완벽히 이식시켰다. ⁹⁶⁾

이제는 컴퓨터그래픽스 영상이 특수효과를 요란하게 드러내는 것은 촌스러운 일이 돼 버렸다. 이제는 특수효과를 어떻게 교묘하게 숨겨 시청자의 눈에 띄지 않게 하느냐가 컴퓨터그래픽 영상제작의 목표가 된 것이다.

'삼성멀티미디어' 편에서 나타난 현재의 공간과 미래의 사이버공간을 왕래하는 표현, 그리고 부분적 요소로 나타나는 생물체 실사기법은 현실에서 미래를 접목시키는 시간의 해체를 이룬다.

리복 영상광고에서 나타난 컴퓨터그래픽의 제작기법은 우주공간에서의 행해지는 스포츠 게임을 특수편집으로 제작하여 기존 영상광고에서 제약을 받아 오던 공간확장의 난해함을 파괴함으로 그 영역이 우리의 상상을 지배했다.

'95년 코카콜라 광고에서 표현된 9개의 광고는 모델에 대한 기존인식을 바꾸어버렸다. 곰, 태양, 펭귄, 물개 등을 등장시켜 우리 눈에서 동공을 통한 시점의 모든 물체가 텔레비젼 광고와 모델로 등장할 수 있는 것이다.(그림 21) 참조.

이상 살펴 본 바를 요약하면 '95년에 나타난 컴퓨터그래픽의 특징은 시간의 무한성, 공간의 무한성, 모델의 무한성을 파괴한 해로 보이고, '96년에는 컴퓨터그래픽을 사용했다는 우월감은 완전히 사라졌다. 컴퓨터그래픽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의 표현느낌에서 나오는 그 차가운 메세지와 권위감은 전자기술의 발달로 점차 무력화되어, 이제는 컴퓨터를 사용한다기 보다는 어떤 방법으로 컴퓨터 영상을 친근하게 만들어 그 구성의 방법이 소비자에게 어필될까 하는 생각으로 광고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 특징을 두 가지로 살펴보면 첫째가 인간의 우월주의다. 인간 위에 군림하는 시대에서 컴퓨터에서 창조된 영상의 매개체는 유아에서 노년까지 모두가 거부감이 없는 재미있는 영상으로 다가오고 있다. ⁹⁷⁾

그 대표적인 작품이 '펩시콜라'에 등장하는 '펩시맨'이다. 구성은 완벽한 컴퓨터 주인공이 아니라 완벽하면서도 결국에는 약간의 실수하는 행동으로 소비자에게 미소를 유발하는 유모 영상으로 다가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