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 맺음말

1. 연구의 요약 및 결론

본 연구는 앞으로 케이블 TV, 직접위성방송 등이 도입됨에 따라 하드웨어를 채울 소프트웨어의 부족에 직면하여 원활한 영상 소프트웨어의 공급이라는 문제점에 착안하여 시작되었다. 이제까지의 영상 소프트웨어는 영화와 비디오 프로그램, 텔레비전 드라마, 교육용 프로그램 등으로 한정되어 있었지만, 다매체·다채널 시대의 도래와 함께 다양한 영상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통해 국내 영상산업의 산업적 경쟁력을 길러야 할 시점에 있다. 즉 국제화·개방화 시대에 있어 영상산업은 막대한 시장수요와 잠재력, 연관산업에 미치는 영향 뿐만 아니라, 문화적 함의 또한 담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지원과 육성이 필요한 분야인 것이다.

현재까지 국내의 영상산업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은 영화와 비디오산업이다. 이중에서도 비디오산업은 하드웨어의 급격한 보급과 함께 영화산업보다 훨씬 큰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연구자는 비디오산업의 구조와 시장행위를 분석하여 현재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바람직한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영화나 비디오산업에 있어 전세계적인 특징은 미궁의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영상상품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할리우드의 외국시장 진출의 논리와 배경을 살펴보고, 비디오 산업을 중심으로 이들이 한국의 영상산업시장에 진출하는 과정과 현재의 시장점유정도를 알아보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본 논문은 이러한 주제의 대부분 연구들이 가지는 비판적 '문화제국주의'의 관점을 택하지 않고, 산업환경이나 하부구조, 정책 등을 고려한 산적업·경제적 관점에 따라 현실적이면서도 포괄적인 분석을 시도하고자 했다.

본 논문의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한국의 비디오산업은 1992년부터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VCR의 보급율은 80%에 달하게 되었고, 시장규모는 판매액 2천 5백억원, 대여액 8천억원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1987년 이후 미국의 개방압력과 함께 할리우드의 메이저 영화사들이 진출하여 시장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영화시장의 개방으로부터 시작된 비디오시장의 개방은 정부정책의 적절한 대응 부재, 비디오업계의 인식부족 등으로 오히려 영화시장의 개방보다 쉽게 이루어졌다. 현재까지 한국시장에 진출한 미국 할리우드의 메이저는 Paramount와 Universal이 외국시장에서의 비디오 프로그램 판매를 위해 설립한 CIC, Warner Brothers, 20th Century Fox, Columbia-TriStar, MGM-UA, Walt Disney 등이다. 이러한 메이저사들은 현재 비디오 프로그램의 55% 정도를 공급하고 있으며, 판매시장에서의 점유율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한국의 비디오산업은 중소기업 고유업종으로 출발했지만, 하드웨어의 판매를 위해 대기업들이 소프트웨어의 시장에도 진출함으로써 점차 대기업 중심의 산업으로 변화했으며, 현재는 대기업이 자회사나 별도법인을 통해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이다. 대기업들은 영상 소프트웨어의 부수효과를 인식하여 프로그램의 판권을 구입하는데 과다경쟁을 하게 된다. 즉 직접제작보다는 흥행성 있는 외화의 판권구입을 통해 이윤추구에만 몰두함으로써, 미국의 메이저사들에게 평균 50-60%의 로열티를 지불하게 되고, 영세한 중소 프로덕션들은 점차 입지가 약화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의 메이저사들은 비디오 프로그램의 판매방식을 라이센스에서 직배로 전환시키고 있다. 그 이유는 비디오 프로그램이 가지는 독특한 경제적 성격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즉 비디오 프로그램은 생산에 있어 복제에 드는 비용만을 추가함으로써 판권의 소유자에게 높은 부가가치를 발생시킨다. 따라서 판권의 소유자는 판권의 거래만으로 이윤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케이블 TV나 위성방송 등의 뉴미디어가 도입되는 경우, 판권을 통해 프로그램을 공급할 수 있으며, 이들 사업주체들과 직접적으로 거래함으로써 중간배급단계에서 발생하는 마진을 감소시키고 부수적인 수입의 극대화를 이룰 수 있다. 그러므로 한국 비디오시장의 지속적인 확대와 뉴미디어의 도입으로 인한 창구효과가 커질수록 직배를 통한 거래방식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메이저들의 직배에 따라 판권을 통해 이윤의 극대화가 힘들어진 국내 대기업들은 그동안의 도매상을 이용한 유통에서 자사의 대리점을 통한 직판거래를 확대해가고 있다. 이러한 시장구조의 변화로 인해 나타난 현상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제작부문에서 영세한 중소 프로덕션들은 미국의 메이저사들이나 국내 대기업의 하청을 받아 OEM 계약방식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는 중소 프로덕션의 자생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앞으로 비디오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여지가 그만큼 적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둘째, 유통부문은 그동안 제작사 --> 유통사 --> 도매상 --> 대여점의 루트를 통해 이루어져 왔으나, 점차 국내 유통사와 도매상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즉 그동안 도매상, 직판사 그리고 대여점의 트라이앵글 체계로 운영되던 비디오 유통의 구조가 직판사와 대여업자의 이중구조로 전화되고 있는 것이다.

셋째, 비디오 대여업의 경우에 있어서는 덤핑경쟁으로 인해 출혈경쟁을 하고 있다. 이는 소규모의 영세한 대여점들이 밀집되어 있는 상황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경기침체와 함께 경영악화로 인해 문을 닫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한국의 비디오산업이 급속한 양적팽창만큼 질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것을 반영한다고 하겠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할 새로운 돌파구로 셀쓰루 형태의 직접 판매방식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이는 침체에 빠져있는 국내 중소 프로덕션으로 하여금 기획물의 제작기회를 가져다 주고, 포화상태의 대여시장을 판매시장 위주로 전환시킬 가능성을 제공해주고 있다.

이러한 비디오산업의 구조는 미국 메이저 영화사들의 진출에 의해 국내업계의 입지가 그만큼 약화되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며, 비디오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영상상품이 가진 경제적 부가가치와 연관효과, 여타의 일반상품과는 또 다른 문화적 합의를 고려할 때, 영상산업의 토대가 약한 우리나라로서는 적절하고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할 것이다.

이상에서 열거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비디오시장의 개방에 대한 대처방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현재 비디오 소프트웨어의 판권시장에 있어서는 미국의 메이저들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이상, 이를 따라잡기에 매우 힘들다. 그러나 우리가 아직도 실제적인 영향권 내에 두고 있으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은 유통시장이다. 최근 들어 직판제의 실시 등으로 다소 정리가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유통시장은 복잡하게 얽혀있어 비디오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을 안고 있다. 그러나 이는 또한 미국이나 일본의 대형 유통사가 쉽게 시장진출을 하지 못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의 유통시장은 현대적인 체제로의 정비와 함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가 할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시장개방에도 불구하고 비디오산업이 산업적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는 견고한 유통망의 기반 뿐인 것이다.

이와 함께, 기존의 영상산업을 복합적 미디어 산업체제로 전환시켜 영화와 비디오, 공중파 방송과 케이블 TV, 위성방송 등의 유기적인 연관과 상호보완을 통해 경제적 이윤창출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내 비디오산업의 실질적인 선도자인 대기업들은 단기의 수억을 위한 경영보다는 지속적인 투자오 함께 대기업과 중소 프로덕션이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국내시장의 확대와 내실화, 외국시장의 개척을 위한 기반의 조성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최근 정보는 영상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취약한 자본구조와 기술의 낙후를 개선하여 영상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즉 그동안 오락서비스 산업으로 분류되어 육성보다는 규제와 압력을 받아왔으나, 앞으로는 제조업 수준의 각종 지원과 혜택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정보의 정책적 뒷받침이 일시적인 방편이 아니라 지속적이고도 강력하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결구 정부의 정책적 지원, 업계의 경쟁력 강화 그리고 영상산업이 가지는 문화적 특수성의 인식은 개방압력이 더욱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절실히 제기되는 사항인 것이다.

2. 연구의 한계와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

본 논문에서는 한국 비디오산업의 시장개방에 따른 구조의 변화를 분석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대응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본 논문은 한국 비디오산업의 일정부분을 밝혀낼 수 있었지만, 연구분야의 몇가지 특수성으로 인한 한계 또한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첫째, 일차적 자료의 부족과 접근의 곤란성이다. 현재 우리나라 비디오산업을 실제적으로 대표하는 단체나 기관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자료가 양적·질적인 면에서 빈약한 실정이며, 신뢰성 또한 상당한 의문을 안겨주고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 사용한 자료들은 상업적 목적의 비디오 관련 잡지, 영화나 관련 영상산업의 저널, 신문의 문화면 기사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즉 이차적 자료를 중심으로 수집, 분석된 것이라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둘째, 본 연구의 분석들이 비디오산업의 제 측면들을 도식적으로 구분 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하지는 못하다는 점이다. 즉, 한 산업에서의 행위들을 분석틀에 맞춰 조작적 차원에서 정의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셋째, 비디오시장의 산업적 측면을 주로 분석하였으므로, 실제로 비디오 프로그램을 보는 수용자에 대한 평가와 분석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시장구조의 변화와 현황이 어떠할 지라도 결국 매체를 향유하는 주체는 수용자이므로 이에 대한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따라서 비디오산업을 비롯한 영상산업에 대한 앞으로의 후속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와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분석들의 적용과 함께 구체적인 일차자료를 통해 보다 명확하고 실제적인 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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