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전적 조건화 모델을 이용한 사례

(1) 先조건자극을 이용한 조건화

고전적인 조건화는 선천적인 자극(예 : 침이 나오게 하는 음식) 외에도 후천적으로 배운 조건자극에도 반응하는데, 후천적으로 습득한 조건자극은, 본격적인 조건형성 과정이 시작되기前에 형성된 것이라 하여 先조건자극(pre-conditioned stimulus)이라 하는데 이의 효과는 Staats와 Staats의 연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 연구에서 조사대상자들은 어떤 단어들을 외우도록 지시 받았다. 이때 주어진 단어들은 新造語(무조건자극)들로 사실상 아무런 의미도 없는 단어(예 : BOK, SID)들이었다. 한편 조사대상자들이 주어진 단어를 외우려고 애쓰는 동안 헤드폰을 통하여 또 다른 단어들(先조건자극)을 읽어주며 그들이 듣는 단어들을 크게 소리내어 복창하도록 지시하였다. 조사대상자들이 듣는 단어들 중에는 좋은 의미의 단어(선물, 엄마, 평화 등)도 있었고 좋지 않은 의미를 내포한 단어(실패, 살인, 쓴맛)도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끝난 후에 새로 배운 무의미한 단어들에 대하여 조사대상자들의 좋고 나쁜 태도를 조사하였다. 예상 했던 대로 사람들은 좋은 의미의 단어들과 함께 나열되었던 무의미한 단어들에 대해서는 좋게 생각하고, 나쁜 의미의 단어들과 함께 나열되었던 단어들에 대해서는 나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⁶⁰⁾

제일제당의 "고향의 맛, 다시다는 인간의 귀소본능을 자극함으로써 '고향'(先조건자극)에 대한 그립고 절절한 감정을 제품으로 轉移시키고 있다. 1987년부터 지속적으로 "고향의 맛"을 시리즈로 제작,토속적 생활 속에서 잊혀질 수 없는 어머니의 손맛을 「그래, 이 맛이야」라는 메시지로 일관성 있게 소구하고 있다. 先조건자극을 이용한 고전적조건화의 좋은 例라고 할 수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의 일련의 "情"시리즈도 마찬가지이다. 살아가 면서 느끼는 작은 고마움들을 초코파이로 표현하는 비주얼을 통해 "情"에서 느껴지는 정서를 초코파이로 조건화시키고 있다. 동서식품의 맥심은 "가슴이 따뜻한 사람과 만나고 싶다"에서 "세상은 따뜻한 사람들이 만들어 간다"로 이어지는 따뜻함으로 맥심의 이미지를 조건화하고 있다.

경동 보일러의 "孝心"도 특히나 유교적인 전통에서 孝에 대하여 원초적인 의무감과 애틋함을 가지고 있는 한국인의 심금을 울리는 좋은 비주얼이라 할 수 있다. 부모님의 자식에 대한 사랑과 孝라는 전통가치가 대화 속에 잘 풀어져 있다. 「들어가, 추운데 애들 고생이나 않는지 원」,「여보, 아버님댁에 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

우황청심원은 「우리것은 소중한것이여」 라는 인간문화재 김동진옹의 메시지와 「제비몰러 나간다」는 가사의 판소리가 함에 어우러져 제품의 효능이 전통에 바탕을 두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전통의 중요성과 제품을 조건화하고 있다. 고전적인 조건화 모델은 기업 이미지광고에도 효과적으로 이용된다. '80년대초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모기업으로 해서 반도체 산업으로 본격적으로 진출할 때 「기업변신」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이는 삼성그룹의 주력기업을 제일모직, 제일제당 등 '소비재기업'에서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첨단기업'으로 변신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기업변신'이라는 표현만 가지고는 삼성의 이미지를 바꾸는데 있어서 부족했다.

그것은 '기업변신'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있어 수용자 입장이라기보다는 그 메시지를 보내는 공급자 입장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그룹이 아무리 '기업변신'을 했다고 주장해도 이것을 실감있게 느끼는 소비자는 별로 없다. 바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삼성그룹이 새롭게 내세운 개념이 바로 '휴먼테크' 슬로건이다.

휴먼테크는 말 그대로 인간과 테크닉 간의 결합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인간적이라고만 하면 덜 기계화, 덜 첨단화된 것 같고, 또 테크닉적인 것만을 강조하면 덜 인간화된 것 같은데 이 문제를 휴먼테크라는 개념으로 일거에 해결하였다. 바로 휴먼테크의 개념으로부터 삼성전자의 이미지, 나아가서 삼성그룹의 이미지는 인간적이면서도 첨단적인 것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여기서 삼성그룹이 이용한 설득전략이 고전적 조건화 모델을 최대한 이용한 전략이다.⁶¹⁾

'90년대 들어 삼성은 삼성의 '신휴먼테크=사랑'이라는 이미지를 구사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고부터 인간의 영원한 테마인 '사랑'(先조건자극)으로부터 느끼는 감정이야 더 말 할 나위가 없겠다. "함께 사랑을 지켜요", "함께 사랑을 밀어요", "함께 사랑을 지어요"로 이어지는 사랑시리즈이다.

대우전자는 삼성이나 금성에 비하여 제품이 튼튼하지 못하고 고장이 잦다 대우는 소비자 리서치를 바탕으로 하여, 기존의 디자인이나 색상 등으로 차별화하던 전략에서 급선회하여 "탱크주의"를 선언하고 나섰는데, '탱크=튼튼하다'라는 선조건자극을 잘 활용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 무조건자극을 이용한 조건화

광고하고자 하는 상품이 性的인 내용과 관련이 있을 때, 섹스를 사용하는 상품은 자연스러운 발상일 것이다. 예를들면, 향수나 화장품 또는 속옷 등을 판매 하고자 할 때가 그러한 사례에 속한다. 섹스어필 광고는 고전적조건화에 있어서 무조건자극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캘빈클라인의 옵세션 향수광고는 미국에서 4년 연속 1위의 브랜드 회상률을 기록 할 정도로 높은 인지도를 나타내고 있다.

소비자의 광고정보처리는 대개 광고제품에 대한 관심이 낮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며 이때의 광고처리방식이나 광고효과는 소비자가 광고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경우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들이 있다.
광고제품에 대한 관심이 낮은 경우의 광고정보처리와 그 효과에 대한 연구는 Krugman이 소비자연구분야에서 처음으로 관여(involvement)라는 개념을 사용함으로써 시작되었다. Krugman은 T.V광고효과에 대해서 T.V는 저관여매체이고 인쇄매체는 고관여매체이기 때문에 T.V광고에 대한 1회 노출은 광고된 상표명에 대한 태도를 형성하지는 않으며, 반복노출을 통하거나 아니면 시험구매(trial purchase)의 결과로서 태도가 형성된다고 주장했다.

Petty와 Cacioppo(1979)는 관여를 개인적 관련(personal relevance)의 정도로 정의하고, 그 정도에 따라 설득메시지의 처리 방식이 달라진다고 주장한다. 고관여, 즉 개인적 관련이 높으면 수신자는 그 메시지의 주장에 대해 세심하게 생각하도록 동기화 되기 때문에 메시지의 주장에 관련된 사고를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렇게 수신자의 동기를 촉진해서 메시지와 관련된 사고를 하게 하는 것을 정교화가능성(elaboration likelihood)이 높다고 말한다.

저관여, 즉 정교화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는 수용자는 ㉠자신의 인지적 자원(cognitive resources)을 절약하거나, ㉡ 다른 곳에 소비하거나 하며, 이 경우 수신자는 메시지의 주장을 피상적으로만 분석해서 태도대상에 대한 기존의 스키마에 알맞는 그럴듯한 태도를 형성하려는 책략을 쓰기 쉽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로 해서 메시지에 대한 태도가 그 메시지와 관련된 정보들에 대한 세심한 고찰을 통해서 혹은 이런 고찰에 의한 스키마 재구성에 의해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 본질적으로는 태도대상과 관계없는 주변적 정보들(예 :요리기구광고에서 예쁜 광고모델)에 의한 혹은, ㉡ 설득커뮤니케이션 맥락에 존재하는 다른 단서들(예 메시지에 포함된 주장의 갯수)에 의한 단순한 추론을 통해 형성되는 경향이 있으며 이렇게 형성된 태도는 고관여에서의 그것에 비하면 매우 일시적이라는 것이다. Petty와 Cacioppo는 이런 개념화를 바탕으로 고관여에서의 태도형성은 메시지에 포함된 중심단서(central cues)의 영향을 받으며 저관여에서의 그것은 주변단서(peripheral cues)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주장한다.⁶²⁾

주변단서(예 : CM, 모델, 배경그림, Jingle, 사진 등) 중에서 광고모델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광고모델의 호감도(무조건반응)는 바로 제품으로 轉移(조건화)되기 때문이다. 조화가설에 의하면 모델에 대한 感性的반응도 轉移되지만 平價的반응도 상품으로 轉移되므로, 모델의 이미지에 의해 전달되는 메시지와 상품에 대한 메시지가 상응해야 효과적인 광고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구체적으로는 모델의 매력적인 요소와 상품의 매력적인 요소가 맞아 떨어져야 하는 것이다.⁶³⁾ 이상우, 신애라, 손지창, 이정재 등 모델의 호감도를 이용한 일반적인 고적적 조건화의 예이다. 특히 동서식품의 프리마편은 정다운 사랑을 나누는 안성기 부부와 커피를 연결시킴으로써 부부간의 애정을 확인할 상환에는 커피를 찾게 되는 조건화를 이룬다.

(3) 캐릭터에 의한 조건화

깡마른 체구에 뒤뚱거리며 걷는 걸음걸이, 언제나 상대방과 싸우지만 사랑에는 가끔 누구보다도 용감하게 나서는 인물-바로 찰리채플린이다. 세계적인 컴퓨터회사 IBM은 '80년대초 퍼스널 컴퓨터시장에 진입하면서 바로 이 찰리채플린을 등장시켜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 사례에서 IBM 퍼스널 컴퓨터는 중성자극(NS), 찰리채플린은 무조건적자극(US), 그리고 찰리 채플린의 「호감가고, 친근하고, 희극적이고, 문명 비판적인 성격」은 무조건적 반응(UR)에 각각 해당한다. 사람들이 찰리 채플린에 데해서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느낌을 IBM 퍼스널 컴퓨터에 최대한 이용하여 IBM퍼스널 컴퓨터의 이미지를 찰리 채플린화 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코카콜라, 리바이스, 맥도널드 만큼이나 미국을 대표하는 이름 미국은 물론이고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담배 마릴린 몬로와 함께 전세계 남자들 고향으로 남아있는 광고가 바로 말보로 담배광고이다. 때로는 영웅으로, 때로는 로맨티스트로 남성미의 상징이 된 말보로맨, 미국인들에겐 남녀를 불문하고 돌아가고 싶은 하나의 이상향으로 상징되는 말보로 컨추리의 세계‥‥(UR) 말보로(CS)라고 하면 미국 담배 중에서도 확도부동한 베스트 셀러로서 좁게는 가장 미국적이면서 넓게는 가장 남성적인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상징이 마로말보로맨(US)으로 통하는 카우보이와, 광활한 서부의 거친 대자연과 말(馬)이다.
수십년을 상징화된 테마(말보로맨, 말보로컨추리)로 일관하고 있는 말보로광고는 고전적조건화에 있어 반복노출에 의한 축적된 이미지의 전형적인 例라고 할 수 있다.

허쉬파피만큼 성공한 캐릭터도 드물만큼 '허쉬파피'(CS)하면 귀가 크고 순진하면서도 똑똑한 얼굴을 가진 강아지(US)가 바로 연상된다. 매킨토쉬로 유명한 애플사는 회사명도 애플이고 심벌 캐릭터도 사과형태이다. 애플사는 굳이 광고에서 애플이라는 네이밍을 말하지 않을 정도로 사과심볼만 보면 저절로 매킨토쉬가 연상될만큼 조건화가 잘된 사례이다.

백양 메리야스는 원래 백양표라고 하여 양을 캐릭터로 사용해 오다가 몇 년 전부터 BYC라는 로고를 도입했다. 빨간 바탕에 흰글씨로 된 BYC로고는 수많은 아류를 만들어 냈다. BYC광고는 TV광고에서 '아하!'라는 사운드 캐릭터도 같이 사용하여 청각적으로도 좋은 조건화를 이루고 있다.

프랑스풍 백화점이라는 컨셉으로 출발한 쁘렝땅 백화점은 캐릭터 역시 프랑스풍 여인의 모습으로 만들었다. 프랑스를 상징하는 빨강, 노랑, 파랑의 색을 주조로하는 캐릭터는 도도하면서도 세련된 프랑스의 패션감각을 나타내고 있다.

물먹는 하마도 캐럭터로 성공한 사례인데, 못생기고 험상궂은 하마를 귀엽게 의인화하여 어필하고 있다. 일련의 하마시리즈(물먹는 하마, 냄새먹는 하마, 열내는 하마 등)를 계속 개발하여 고전적 조건화에 있어서 자극의 반복에 의한 축적화에 따른 호의적인 반응을 강화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시아나는 출범하면서 심벌 캐릭터로 색동날개를 표방하고 있다. 물론 마크가 색동옷을 입은 여인의 모습이지만, 색동의 세가지 색이 충분히 캐릭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리온의 치토스는 주로 애니매이션 기법으로 만든 표범의 캐릭터로 성공한 사례인데 특히 "이번엔 먹을 수 있었는데!'하는 안타까움과 불쌍한(?)표범의 시리즈 광고가 계속적인 재미와 호감을 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