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기호체계로서 광고텍스트는 상품을 소비토록 하기 위해 한 사회의 소비 규범을 통한 신화와 이데올로기를 구축한다. 따라서 광고텍스트의 의미화의 목적은 그 사회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인정되는 삶의 준거체계를 특정 상품에 부여하는 것이고, 사람들의 정체성에 대한 필요를 상품에 대한 필요로 전환하는 것이다. 광고는 소비자에게 특정상품을 소비하는 행위가 정상적인 것이며, 이것의 소비를 통 해 생활속의 문제가 해결될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광고에서 상징된 이미지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몇몇만을 선택하여 추상화하고, 이것을 광고의 의미화과정에서 재결합함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것이다. 의미화과정은 하나의 적극적인 과정이며, 의미는 제 관계들 간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윌리암슨애 따르면 광고텍스트에서 함축된 것은 문화적 지시체계이고 지시된 것은 상품이다. 광고텍스트는 사회내의 기호들을 일정한 방식을 통해 결합함으로써 상품과 문화적 지시체계를 연결하고, 이와같은 과정을 기초로 상품을 판매하려는 소비이데올로기를 구축해내는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는 상품의 소비를 통해 사회적이고 개인적인 의미를 마런해 주고 광고가 창출해내는 욕구자체가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본주의 사회의 광고를 분석하는데 유용한 방법 중 하나가 기호학이다.

기호학적 입장에서 본 광고는 '상징체계'로서 해석적 대상이 되며, 상품에 호의적인 태도를 창출하기 위한 상징적 가치를 부여하는 다양한 기호들이 의도적으로 결합된 구조적 형식으로서 광고텍스트 상의 모든 기호는 의도적 성격을 지니고 의미작용 과정에서 기호들이 동일한 내연적 의미를 지니게 되는 의미작용의 동어 반복적 연쇄가 이루어지게 된다.

기호학은 모든 사회현상을 '구조적 관계'로 이루어진 의미현상으로 파악하는 학문으로서, 하나의 텍스트의 의미는 텍스트내의 기호들의 구조적 관계를 구성하는 문법, 즉 사회적으로 약속된 규칙을 찾아냄으로써 밝혀질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점에서 기호학은 복잡한 텍스트의 숨은 의미를 해독하고자 하는 시도로 규정될 수 있을 것이다.

바르트는 텍스트의 숨은 의미를 신화의 개념으로 설명하고 그것을 찾는 것을 기호학의 과제로 삼았다. 여기서 신화란 어떤 사회가 그 자체의 존재의 의미를 유지하고 근거짓기 위한 목적으로 구축한 이미지와 신념의 복합적인 체계로써, '의미' 체계를 이루는 구조물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신화는 한 사회의 문화적 지시체계의 개입을 통해 이데올로기적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본 논문은 오늘날 우리의 삶을 가장 잘 상징할 수 있는 광고중 하나인 자동차 광고를 분석대상으로 자동차 광고텍스트의 의미화과정에서 구축되는 우리사회의 신화와 이데올로기를 찾고자 하였다. 본 논문의 연구결과 우리나라 자동차 광고에서 발견되는 우리사회의 신화와 이데올로기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첫째, 현대인은 누구나 승용차를 필요로 한다는 신화 그리고 이를 통한 중산층 이데올로기와 소비이데올로기의 구축이다.

둘쩨, 생활의 차이는 자동차 상품의 차이를 통해 유지할 수 있다는 신화 그리고 이를 통한 개인주의 이데올로기와 소비이데올로기의 구축이다.

셋째, 정상의 위치에서는 고급 승용차를 소유해야 한다는 신화 그리고 소비이데올로기의 구축이다.

넷째, 고급문화의 감동은 고급승용차를 소유함으로써 얻을수 있다는 신화와 그리고 이를 통한 소비이데올로기 구축이다.

다섯째, 활동적인 현대여성은 자동차를 소유해야 한다는 신화와 그리고 이를 통한 남·여불평등 이데올로기와 소비이데올로기의 구축이다.

여섯째, 신세대는 감각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감각적인 자동차를 소유해야 한다는 신화 그리고 소비이데올로기의 구축이다.

일곱째, 현대인은 속도감 있는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속도감 있는 자동차를 소유해야 한다는 신화 그리고 소비이데올로기의 구축이다.

이상과 같이 우리나라의 자동차 광고텍스트에서 일정한 의미화 과정을 통해 발견되는 신화와 이데올로기는 우리의 삶과 현 체제를 유지시켜내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끝으로 본 논문이 이상과 같은 논의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나타난 한계점을 지적해 보고자 한다.

본 논문이 사용한 기호학적 광고텍스트 분석방법은 광고를 기호들의 구조로 파악하여 광고텍스트에서 사용된 각 기호들에 의한 함축적 의미를 분석하고 광고의 의미가 어떻게 형성되어 수용자들에게 전달되는가 하는 의미작용을 체계적 분석을 통해 파악할 수 있게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기호학적 방법은 몇 가지 측면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다.

먼저 방법론적으로 기호학의 이론적 기초가 언어에 대한 연구를 구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술적(descriptive)성격을 띨 수 밖에 없으며⁵⁵⁾ 텍스트 내의 구조와 형식분석에 치중하고 있으므로 텍스트의 생산과 수용의 과정이 간과되기 입다.

또한 Leiss와 그의 동료들은 광고연구의 방법론으로서의 기호학의 한계를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⁵⁶⁾ 첫째 한계는 기호학이 개인분석가의 능력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바르트나 윌리암슨과 같은 분석가에게는 그것이 광고의 의미보다 깊은 수준에 도달할 있는 대단히 창조적인 수단이 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연구자에게는 그와 같은 분석가에게는 그와같은 심층적인 의미분석에 있어서 일관성(consistency)이나 신뢰성(reliability)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 두번째 한계는 기호학적 접근방법이 개별적인 텍스트 해독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분석 결과를 수량화 할 수가 없으며 따라서 전체의 경향을 밝히거나 일반화 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 점에서 Leiss 등은 이 방법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통찰력은 인상적(impressionistic)인 수준에 머무를수밖에 없다고 지적하 고 있다. 기호학의 세번째 한계는 이 방법이 모든 광고에 대하여 똑같이 성공적으로 적용될 수 없다는 점이다. 기호학자들은 분석대상을 무작위로 추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관점을 예증하기 위해 특별하게 분석대상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과정은 자기확인 결과(self-confirming results)의 위험을 자초하기 때문에, 그 결론은 그들 사례 하나에 제한되어야만 하고, 모든 광고에 일반화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네번째는 체계적인 해독과정을 거친다 할지라도 텍스트의 해독은 텍스트가 가진 의미를 확인하는 작업이므로 주관적인 의도가 게재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광고텍스트가 지닌 함축적 의미나 이데올로기적 수준은 명백한 진술에 의해서 드러 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개입되어 있는 것이므로 해독의 객관성을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본 논문의 세부적인 연구방법의 문제는 다음과 같다. 본 연구가 분석대상으로 삼은 자동차 광고는 그 수가 다앙한 실정이나, 연구의 편의상 특정한 잡지에 게제된 승용차 광고만은 선택할 수 밖에 없었고, 인쇄광고에 비해 텔레비전 광고는 그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보다 풍부한 연구대상이 될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광고텍스트의 기호학적 분석에 있어서 우리사회의 이데올로기들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는데, 본 논문에서는 상품의 소비이데올로기를 중심으로 규명 하는데 그친 한계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