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볼 수 있는 광고언어에서의 국어, 외국어 혼용을 부호 선택과 부호 혼합에 관한 제 이론 속에서 적용하여, 광고언어의 외국어 혼용에서 나타나는 주요한 양상들을 기술하고 특징적인 양태를 사회 맥락 속에서 분석하는 데에 그 목적을 두었다.

광고언어 외국어 혼용 양태 기술에서는 주요 영역을 간판, 의류상표, 화장품 광고 3가지로 제시하였으며, 광고 언어의 전반적인 혼용 양상을 기술하고 영역마다 실제 혼용의 내용과 정도를 알아보는데 역점을 두었다. 광고언어 혼용 양태 기술은 다음과 같이 요약 정리된다.

광고언어의 전체적인 혼용 양태에서는 간판, 의류 상표, 화장품 광고의 전체 국어, 외국어 사용 중에서 외국어 사용 영역이 90%의 높은 비율로 나타났고, 그 가운데 외국어의 외국어 표기 영역이 56%로 나타남으로써 광고언어 영역에서 외국어 혼용이 보편화되어 있음을 말해주었다. 특히 의류 상표와 화장품 제품명의 경우, 각각 95%이상의 외국어 사용률을 보임으로써 간판명의 경우보다 높은 외국어 사용이 이루어 짐을 나타내었다.

간판의 외국어 혼용 양태에서는 높은 외국어 혼용 비율과 첨가 문구에서의 외국어 혼용 및 간판 내용에 대한 이해 여부를 기술하였다. 특히 간판의 첨가 문구가 정보의 효과적인 전달기능보다는 외국어 사용이라는 부호 선택을 통한 언어 외적인 사회성을 가지고 기능한다는 점이 나타났으며, 해독이 어려운 간판의 경우를 통하여 지시적 의미 이상의 외국어 부호 선택 동기가 있음을 나타내었다.

의류 상표의 외국어 혼용 양태에서는 순수 국어의 표기가 1%로 나타남으로써, 이 영역의 광고언어에서 외국어 선호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의류 상표의 경우, 간판, 화장품 등에 비해 영어 이외의 기타 외국어 - 불어, 이태리어등 - 사용률이 높게 나타남으로써, 광고언어에서의 기타 외국어 혼용에 대한 사회언어학적인 검토를 제기하였다.

화장품 광고의 외국어 혼용 양태에서는 의류 상표에서와 같은 높은 외국어 사용률과 순수 국어 사용의 저조한 사용률이 나타났고, 특히 J 화장품 제품명의 경우에는 모두 외국어 표기만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영역의 세부적인 조사로서 하나의 제품명 안에서 어느 정도의 외국어 조합이 이루어지는 지를 알아보았는데 결과적으로 전체 제품명의 73%가량이 4개 이상의 외국어 조합임을 보여 주었다. 이것은 외국어 사용의 내적 양태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또한 화장품 광고의 각 영역 즉, 제품명, 목차, 광고 문구, 사용 설명에서의 국어, 외국어 사용 비율 비교를 통하여 외견상의 전시 효과가 두드러지는 제품명 및 목차에서 보다 높은 외국어 사용률을 보임으로써, 전시적인 광고언어에 있어서 외국어의 기능이 강화되어 있음을 나타내었다.

외국어 혼용에 관련한 상품의 실소비자 심리 분석에서는 광고언어의 외국어 사용에 있어서 해당 언어에 대한 이해도와 언어 선택에 따른 구매의 실제 양상을 설문지법으로 조사하였다. 이 조사를 통하여, 실제 광고 언어로 사용되는 외국어 부호에 대한 해독률이 낮게 나타남으로써, 광고언어가 의미전달이라는 지시적 기능보다 외국어 부호가 부여하는 언어 외적인 사회맥락에 의존하여 통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광고언어 혼용 양태의 분석에서는 기술된 혼용 양태에서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필요로 하는 높은 외국어 혼용률과 구문 혼용 문제, 기타 외국어의 혼용, 외국어 혼용 과정상에서의 문제점 등을 분석하였다. 광고언어 혼용 양태 분석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높은 외국어 혼용률에서는 혼용 양태의 기술에서 나타난 외국어 사용의 높은 비율이 단순한 의사소통 전략상의 문제인지를 검토하기 위해 광고언어의 혼용 사례에서 나타나는 외국어가 국어로 대체 가능한지를 알아 보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대다수의 외국어가 국어로 대체될 수 있음을 볼 수 있었고, 그것은 외국어 혼용이 단순한 의사소통 전략이 아닌 다른 의미의 부호 혼합임을 알 수 있게 하였다.

또한 광고 영역의 의사소통 목적을 위한 두 부호의 신중한 혼합이라는 점에서 광고언어의 정보 전달 기능은 국어가 담당하고 전시 효과의 기능은 외국어가 담당한다는 점이 나타났고 그러한 현상이 확대되어 외국어가 정보 전달의 기능에까지 역할함으로써 전체 광고언어 사용 영역에서 국어의 기능을 더욱 약화시키는 것으로 보여졌다.

기타 외국어 혼용에서는 주로 의류 상표 영역에서 특징적으로 드러난 불어와 이태리어의 사용이 기존의 영어 사용과 병행하여 나타나는 현상을 사회 맥락적으로 분석하였다. 즉, 기타 외국어에 해당하는 부호들이 의류 상표명에 적합한 본질적 특성을 지녔다기보다는 소비자의 심리 속에 사회적 지위나 높은 문화권에의 친밀성을 부여하는 사회 심리적인 요인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설명하였다. 또한 이러한 심리적 요인 이외에도 실제적으로 외국 상품의 대량 유입에서도 기타 외국어 혼용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구문 혼용의 양상에서는 광고언어 혼용의 내부에서 혼용이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고 심화되는지를 주로 혼용의 내적 양상에 중점을 두어 살펴 보았다. 구문 혼용 양상에서는 구문의 외국어 전용이 포함되었으며 그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구문 혼용의 양상 속에서, 통사 구조 내의 혼용이 세계관의 차용과 연결되는 것임을 생각해 볼 때 이러한 혼용 양상이 점진적으로 확대되어 전반적인 언어의 변화에 미치게 되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혼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에서는 광고언어에서의 높은 외국어 혼용률이 내포하는 진행상의 문제점들을 살펴보았다. 국어와 외국어의 혼합에서 파생하는 언어적인 문제에 있어서 무리한 국어와 외국어의 조합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제시하였고, 외국어의 국어 표기에 따른 국어의 위상에 관한 사회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국어의 기능이 약화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외국어 사용의 보편화가 장차 구두 언어 형식으로 옮겨 가면서 야기될 수 있는 전반적인 언어 변화를 예측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광고언어의 혼용 양태 기술과 분석을 마치며 앞으로의 연구 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부호 선택에 근거한 광고언어의 국어, 외국어 혼용이 간판, 의류, 화장품 광고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광고 영역에서도 나타나므로 각 영역의 세밀한 연구를 통한 체계적 분석이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본 연구를 통해 문제 제기한 바 있는 문자 언어 형식과 구두 언어 형식에서 언어 변화가 어떻게 야기되는지에 대하여 보다 실증적인 검토가 있어야 한다. 현재 국어, 외국어 혼용이 광고언어 전반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것이 일상적인 언어사용 전반에 얼마나 실제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조사를 통해 광고언어의 외국어 혼용 문제를 심도있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광고언어 영역에서의 언어 사용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언어 사용자가 가지는 국어 및 외국어에 대한 태도를 구체적인 사회언어학적 의미로서 파악해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