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질문지 조사의 목적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광고는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여 소비를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소비의 증가는 생산의 증대를 가져오게 되므로 결국 광고는 경제 전반의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광고의 그 막강한 기능과 더불어 광고에 수반된 음악은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광고효과를 강화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즉 '음악'이라는 표현 수단을 빌어서 '광고'라는 기능에 충실한 음악이 바로 광고음악인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 기능성을 강조한다 하더라도 음악의 교육적 효과에 비추어 볼 때 광고음악이 갖는 음악적인 결함들은 광고음악이 범람하고 있는 현 사회에서 특히 많은 문제들을 낳을 수 있음도 사실이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있어 광고음악은 이미 친숙하고 보편적인 문화현상 증의 하나로 인정되고 한다. 특히 감수성이 민감한 청소년들은 광고의 세계를 동경하고 광고에 사용된 음악을 즐겨 들으면서 성장한다. TV와 라디오 앞에서 여가시간의 대부분을 보내는 그들에게 매 프로그램마다 들려 지는 수 많은 광고음악은 학교 음악수업 이상의 많은 음악적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논리적인 비판력이 약한 그들에게 광고음악이 주는 메시지는 그들을 무분별한 소비행위로 이끌 수 있고, 광고음악 - 특히 CM송- 의 감각적인 멜로디와 흥분을 조장하는 빠른 템포, 불분명한 조성 등은 청소년들에게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유발할 수 있다. 본 설문조사는 광고음학의 이러한 영향력에 비추어서, 청소년들이 광고음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로 그들의 실생활과 정서에 어느 정도로 어떻게 영향을 받고 있는지를 조사 함으로서 앞으로 광고음악이 지향해야 할 바른 모습을 제시하고자 함을 그 목적으로 한다.

2. 질문지 구성³⁷⁾

청소년들의 광고음악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기 위하여 다음의 5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20문항으로 질문지를 작성하였다.

가. 방송 시청 현황

청소년들이 학교 수업 이외의 여가 시간 중 어느 정도의 시간을 TV와 라디오 시청에 투자하고. 있는지를 질문하여 학생들에게 대중매체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나. CM송에 대한 반응

광고음악 중에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가사로 만들어 노래하는 CM송이 대표적인데, 청소년들은 CM송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다섯 가지 질문을 가지고 조사하였다.

다. 배경음악으로 쓰이는 광고음악에 대한 반응

광고음악 중에서 가장 많은 형태인 광고의 배경으로 쓰이는 음악에 대하여 여섯 가지 질문을 가지고 조사하였다.

라. 광고음악의 광고로서의 효과

광고음악의 본질은 '광고'에 있다. 그러므로 광고음악이 가장 효과적으로 쓰인 때는 상품의 구매를 촉진시킨 경우이다. 과연 광고음악은 어느 정도의 광고 효과를 가지고 있는지를 다섯 가지 질문을 통해 조사하였다.

마. 광고음악이 청소년들의 생활과 정서에 미치는 영향

음악이 인간의 심리에 다양한 영향을 주는 작용을 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 진 사실이다. 광고음악은 '광고'라는 기능성을 가장 중요시하는 음악이기 때문에 사회 전반적으로 볼 때 더 나은 문화생활을 누리게 하고 그만큼 더 소비를 조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음악이라는 표현형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람 들의 정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질문지의 마지막 영역에서는 청소년들이 광고음악의 장,단점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며 그들의 생활과 정서에 어 떨게 영향을 받고 있는지를 세 가지의 질문을 통해 알아 보았다.

3. 조사 대상

경기도 부천시 소재 부일 중학교 2학년 중 남학생 2개 반 104명, 여학생 2개 반 101명, 총 205명을 선정하여 조사하였다.

4. 조사 방법

1993년 10월 17일에 음악시간과 자율학습시간을 이용하여 반 별로 질문지를 배부하였으며, 이해를 돕기 위하여 광고음악에 대하여 짧은 설명을 한 뒤 무기명으로 질문지에 직접 자필로 표시하여 응답하도록 하였다. 전체 205명에게 질문지를 배부하였는데 전원이 응답하여 100%의 답안지를 회수하였다.

5. 자료의 처리방법

질문지를 회수하여 남,여,전체로 구분하여 각 문항별 수치를 통계적 방법에 의해 인원(N)과 백분율(%)로 처리하였다.

6. 질문지 응답결과 분석³⁸⁾

가. 방송시청 현황

청소년들이 하루 평균 몇 시간 정도 TV나 라디오를 보고 듣는지를 질문 하였다.

<표6>을 보면 방송 시청 현황을 알아보는 <문항1>의 질문에 대다수의 학생들이 하루 평균 3-4시간 이상 TV나 라디오 시청을 하고 있다고 응답하였음을 알 수 있다.

청소년들이 TV나 라디오를 듣는 시간은 주로 학교를 마치고 귀가한 오후 6시 이후부터이다. 그런데 요즘은 입시경쟁이 치열해져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 수업 이외에 학원수강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귀가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다. 또한 학업의 과중한 부담으로 집에서의 여가시간조차 점차로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의 47.3%가 하루에 3-4시간, 18.5% 가 5시간 이상을 TV나 라디오 시청에 투자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은 청소년들 이 집에서 쉬는 시간에 주로 TV나 라디오를 시청하고 있음을 나타내 주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청소년들에게 있어 대중매체의 영향은 높아지고 있는데, 그 한 예로 청소년들은 TV 탤런트나 가수에 열광하고 대중매체를 통해 보여 지는 세계를 동경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중매체를 통하여 각 프로그램의 사이사이에 수시로 나오는 광고음악 역시 청소년들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아 그들을 특정 성향으로 이끌 수 있다.

시험과 과중한 학습부담으로 시달리는 청소년들에게는 TV나 라디오를 시청하는 시간이 유일하게 즐거운 시간일 수 있다. 그들은 TV 앞에 앉아서 학업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대중매체의 위력을 타고 전해지는 광고음악은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나. CM송에 대한 반응

청소년들은 상업적 메시지를 가사화 한 광고 노래인 CM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그 장,단점을 바르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조사하였다.

<표7>을 보면 CM송에 관한 기본적인 태도를 묻는 <문항2>의 질문에 남학생 50명(45.1%), 여학생 60명 (59.4%)이 CM송이 '재미있다'고 대답한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전체 학생의 53.7%에 달하는 수치 이어서 많은 학생들이 CM송을 재미있는 음악으로 느끼고 있음을 나타내 주고 있다.

조사 결과를 분석해 볼 때, 많은 학생들이 CM송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었는데 이는 광고기법의 발전과 CM송 제작기술의 발달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광고 제작자들이 청소년이 주 소비 층인 상품에 대해 청소년들의 감각과 정서에 맞는 음악으로 CM송을 제작하여 보급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음악적 성향에 맞고 그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꼭 좋은 CM송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음악적으로 수준이 낮고 청소년들의 정서를 해친 위험성이 있는 CM송이라도, 멋진 영상에 청소년이 선호하는 광고모델을 기용하고 가사를 재미있게 구성하면 음악적 분별력이 약한 청소년들은 단순히 '재미있다'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사대상 학생의 11.2%는 CM송을 '수준이 낮고 유치하다'라고 응답하였다. 이것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치이지만 청소년들 중에도 CM송을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볼 줄 아는 학생들이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또한 지각 있는 음악인들이 염려 하는 대로 저급한 CM송이 현재 많이 불려지고 있음도 입증해 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일단 '재미'를 주어서 시선을 끌고 보자는 식의 CM송 제작 의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렇게 응답한 남학생(16.4%)이 여학생(5.9%)에 비해 높은 수치로 났는데, 이 결과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CM송에 대해 더욱 비판적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다른 면에서 생각해 보면 광고 중에 여성 층을 겨냥한 것이 많아서 CM송도 여성의 심리에 맞는 음악으로 구성된 것이 맡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다음 <표8>을 보면 CM송이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주된 이유를 묻는 <문항3>의 질문에 대한 조사 결과, '따라 부르기 쉽기 때문에'라고 응답한 학생들이 가장 많아 전체의 36.6%를 차지한 것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CM송을 부르는 가수와 곁들인 경쾌한 춤 때문'(28.8%), '가사가 재미있어서' (23.9%)순이었다.

어렵고 까다로운 곡은 기억하고 노래하기에 부담스럽다. CM송은 보통 간단하고 짧은 구조를 가지며 멜로디도 따라 부르기 쉽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그러한 형태를 칠해야만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저장되고 입에 많이 오르내리어 의도하는 상품의 판매를 증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체 205명의 학생 중 59멍(28.8%)은 'CM송을 부르는 가수나 곁들인 경쾌한 춤 때문에' CM송이 재미있다고 응답하였다. 청소년 대상 광고에는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연예인, 그리고 경쾌한 춤과 음악이 수반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광고를 보면서 청소년들은 음악 보다는 그 주변적인 것들에서 더 매력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므로 CM송도 음악 이외의 요소에 영향을 받아 그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상업성을 강조하는 기능음악에서는 그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필요하다. 그러나 만일 CM송 제작에서 그런 면에만 지나치게 집착하고 음악 자체의 아름다움을 소홀히 한다면 사 회의 전반적인 음악수준이 저하되고 사회 구성원들의 심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CM송을 제작할 때는 따라 부르기 쉬운 가락, 재미있는 가사로 이루어진 음악에 적절한 모델이 보여주는 영상과 경쾌한 춤을 덧붙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CM송이 음악으로서의 품위와 아름다움을 잃지 않도록 광고음악 제작자들은 노력해야 할 것이다.

<표9>를 보면 어떠한 경우에 CM송을 유치하다고 느끼는가 하는 <문항4>의 질문에, 과반수 이상( 64.9%)의 학생들이 '상품명과 그 특징만을 가사로 만들어 반복적으로 노래할 때'라고 응답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여학생들은 응답자 101명 중의 71.3%에 달하는 72명이 이렇게 응답하여 남학생들의 58.7%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를 나타내었다.

그 다음으로는 '가락이 유치해서'(19.0%), '창법이 감각적이고 선정적 이어서'(12.2%)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기타의 의견으로는 음과 가사가 어울리지 않을 때, 상품과 분위긴가 맞지 않을 때 등이 있었다. 그런데 남학생들이 여학생에 비해 창법에 관심이 많았는데, 유치한 창법을 지적한 여학생들이 8.9%인 데 비해 남학생들은 15.4%에 이르러 대조를 이루었다.

CM송은 1차적으로 상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상품명을 정확하게 알려 주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무엇에 비해 가사가 우선한다.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할 때 CM송에서 들었던 상품명을 기억하여 구매하도록 유인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대로 청소년들은 상품명만을 계속 반 복하여 노래하는 CM송을 '유치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CM송의 성격상 상품명과 그 특성을 강조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지나친 반복은 오히려 역효과를 벌 수 있는 것이다.

CM송을 음악적인 면에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문항5>의 질문에 전체 학생 205명 중에서 82.4%에 이르는 169명이 '수준이 낮은 곡도 있으나 대체로 무난하다'라고 응답하였다.

또한 '수준이 높다'고 응답한 학생은 전체의 4.4%에 불과한데 비해 '수준이 낮은 곡이 많다'고 응답한 학생들은 13.2%로 그 3배에 이르렀다. 전체 학생들의 응답을 종합하여 볼 때 청소년들은 'CM송의 수준이 낮은 편이지만 대체로 무난하다'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수준이 낮은 CM송들이 범람하고 있는 현실에서 생각해 볼 때, 청소년들이 CM송에 대해 바르게 평가하고 있지 못함을 나타내 주는 것이다. 특히 남학생들 21.2%가 CM송의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고 있어 여학생 5.0%에 비해 높은 수치를 나타내었다. 이것은 앞의 <문항2>의 분석에서도 언급한대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CM송에 대한 음악적인 평가에 적극적이고 비판적임을 보여 주는 결과이다.

CM송 중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인 풀송(Full Song)이 있는 반면 곡의 사이사이에 광고문구가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문항6>에서는 곡의 중간 중간을 잘라서 광고문구를 집어넣는 CM송에 대한 청소년들의 반응을 물어 보았다. <표11>은 이에 대해 청소년들이 a에서 d까지 고른 응답을 한 것을 보 여 주는데, 전체적으로는 '바람직 하지 않지만 광고를 위한 것이므로 어쩔 수 없다'(35.1%), '음악을 중간중간 자르는 것이므로 좋지 않다'(24.9%), '잘 모르겠다'(20.5%), '재미있다'(19.5%) 순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수치를 나타낸 '바람직하지 않지만 광고를 위한 것이므로 어쩔 수 없다'라는 응답은 '광고'이기 때문에 그런 식의 조작을 받아 들이긴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좋지 않다'라고 응답하여 확실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학생들과 바람직하 지 않다고 여기고 있는 학생들의 수치를 합해 보면 전체의 60.0%에 달하게 된다. 이는 과반수 이상의 학생들이 CM송 외 중간 중간을 잘라 음악적 형식 을 파괴한 것을 좋지 않게 여기고 있음을 나타내 준다. 음악의 틀이라고 할 수 있는 형식을 무시하고 광고 목적을 위해 곡을 중간에서 자르고 대사를 집어넣는 광고효과를 높이는 데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음악의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음악은 제 모습을 갖고 표현되어야 하며 광고에서 사용될 때에도 전체를 끊지 않고 들려주는 것이 음악적으로 효과적이다. CM송이 광고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구호'나 '신호'이상의 의미를 지닌 '음악'인 이상 진정한 음악의 모습으로 들려져야 할 것이다.

다. 배경음악으로 쓰이는 광고음악에 대한 반응

광고에는 광고의 배경으로 사용되는 음악이 있다. 그러한 음악들은 광고에 인상적인 효과를 심어주고 친숙하게 광고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청소년들은 광고에 사용되는 배경음악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으며 어떤 종류의 배경음악을 선호하는지 등에 대해서 조사하였다.

광고에 따라서는 음악 없이도 좋은 효과를 내는 광고도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는 단순히 광고만 하기보다 광고에 배경음악을 넣어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많다. 이는 우리 생활 곳곳에서 음악이 들려지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는 우리 자신도 모르게 음악과 늘 함께 있다. TV나 라디오, 영화 뿐 아니라 버스안이나 레스토랑등 어느 곳에서나 음악은 흘러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이 없으면 허전하고 어색하다고 느끼게 된다. <문항7>의 조사 결과에서 절대 다수(96.1%)의 학생들이 광고의 배경에 음악이 있는 것을 선호 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은 이를 잘 입증해 주는 것이다.

광고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말과 행동으로 광고할 때보다 음악과 함께 광고하면 훨씬 자연스럽고 어색하지 않다. 이것은 조사결과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났다. 거의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광고에 음악이 쓰이는 것을 원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다양한 많은 음악들이 거의 모든 광고에 쓰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주의할 것은 광고의 성격과 배경 음악의 이미지가 맞지 않는 경우에는 곡 자체의 품격까지 손상시키게 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광고할 상품의 성격에 맞는 곡을 선택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광고의 배경으로 쓰이는 음악이 듣는 사람들에게 얼마만큼의 주의 집중을 시키는가에 대한 질문에 <표13>을 보면 전체 응답자 중에서 71.7%가 광고에 사용된 음악을 '주의 깊게 들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것을 알 수 있다.

만일 광고에 어떤 음악이 쓰이든지 무관심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면 광고의 배경음악 선정에 신경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조사결과에서 나타났듯이 많은 청소년들이 광고의 배경음악을 주의 깊게 듣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그러므로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광고의 배경으로 쓰이는 음악을 신중히 선택한다면 그 음악으로 인해 광고효과가 증가할 것이다.

<문항9>는 광고의 배경음악이 자신이 배운 음악이거나 알고 있던 곡이라면 광고음악을 듣는 학생들은 어떤 느낌을 갖게 되는지를 질문한 것이다. <표14>을 보면 전체의 과반수가 넘는 61.5%의 학생들이 이에 대해 '반갑고 선전하는 제품에 호감이 간다'라고 대답하였으며, '특별한 느낌이 없다' (26.8%), '곡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것 같아 기분 나쁘다'(11.7%)의 순으로 응답하였음을 알 수 있다.

조사결과를 분석해 볼 때, 청소년들은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친숙한 음악이 사용된 광고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원인은 광고를 보다가 자신이 알고 있거나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면 우선 반갑고 친근하게 느껴지기 때문 일 것이다. 그렇지 않은 음악인 경우 그냥 광고만 보게 되지만, 자신이 알고 있거나 선호하는 음악이 사용되면 광고의 내용과 더불어 그 음악에 대한 기억까지 합세 되기 때문에 광고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광고음악이 연상작용을 일으키고 관심을 일으키는 신호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광고 제작자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예술적 가치가 높으면서도 특징적이어서 기억효과가 좋은 곡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고자 할 것이다. 하지만 곡 자체의 인지도가 높다고 해서 광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청바지 광고에. 베토벤의 교향곡이 사용되었을 때, 우리는 보통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왜냐하면 '청바지'는 로큰룰이나 대중음악과 잘 어울리고 베토벤의 음악과는 서로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광고와 거기에 사용된 음악이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는 그 광고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어 의도한 광고 효과를 내는데 실패하게 될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대로 배경음악의 일반적인 인지도가 광고 효과를 높이는데 효과적일 수 있으나, 그 음악이 어울리는 적절한 광고에 사용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응답자 전체의 약 11.7%헤 달하는 학생들은 클래식 음악이 광고에 사용되면 곡의 품위를 떨어뜨리므로 못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응답은 응답자들이 '광고'는 '클래식 음악'과 어울리지 않는 다른 차원의 것 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순수 예술성을 강조하는 '클래식 음악'이 산업자본주의에서 상품판매를 위하여 생겨난 상업적인 '광고'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응답을 한 학생들이 그렇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음악과 사회현상을 보는 비판적인 시각이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여겨진다. 물론 클래식 음악이 대중과 격리된 채 '고급 예술'이라는 위치를 고수하려는 의도는 옮지 않지만 음악이 지나치게 상업화 되는 것은 음악 자체의 품위를 손상시키게 되는 일임에 틀림없다. 특히 요즘의 광고에는 클래식 음악을 중간 중간 자르고 덧붙여서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경우가 많다. 이것은 곡의 품위를 손상시키고 곡의 이해에 혼돈을 일으키는 일이므로 삼가 하여야 할 것이다.

광고의 배경음악이 무엇인지 궁금해 한 적이 있는가를 묻는 <문항10>의 조사 결과 '궁금해 한 적이 없다'고 응답한 학생들은 전체의 17.1%에 불과 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광고에 사용된 음악이 무엇인지 궁금해 한다'고 대답하였다. 특히 '궁금해 한 적이 많다'라고 응답한 학생들은 23.4%, '가끔 궁금해 한다'라고 응답한 학생들은 59.5%에 달하고 있다.(표15) 이 문항 역시 광고에 음악이 사용될 때 그 '음악 자체'가 광고의 기억도에 영향을 주는가 하는 것을 알기 위한 것이다.

사람들이 TV 화면이나 라디오를 통해서 광고를 접하게 될 때 매력 있게 들리는 음악이 있다면 그 광고와 음악을 주의 깊게 보고 듣게 될 것이다. 특히 청소년들은 감수성이 예민하여 아름다운 것이나 마음에 드는 것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그러므로 광고 제작자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를 만 들려고 할 때, 청소년들의 심리를 분석하여 그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음악으로 구성한다면 광고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광고에 사용된 음악에 대한 호기심은 자연스럽게 그 음악이 사용되었던 광고에 대한 기억도를 높여 주어 결국 광고가 의도하는 상품의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결과에서 나타났듯이 청소년들은 광고를 대할 때 광고의 대사나 영상 뿐이 아니라 사용된 음악도 관심 있게 듣는다. 그리고 광고음악 중에는 학생들의 음악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도 있어서 음악의 쓰임이 광고효과를 높일 수가 있다. 학생들이 광고음악을 관심 있게 듣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볼 때,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좋은 곡을 많이 사용한다면 좋은 음악을 소개하여 학생들의 정서순화에 도움이 되는 등 교육적인 면에서도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문항11>은 광고의 배경음악이 알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고 응답한 170명 (남학생 85명, 여학생 85명)에게, 그러한 경우 보통 어떤 종류의 음악이었는지를 물어 보았다. <표16>은 팝송37.6%, 가요 28.2%, 클래식 20.0%, 경음악 9.45%의 순으로 나타난 조사 결과를 보여 준다. 기타는 남학생의 경우 두 가지 이상의 답란에 표기한 것이고 여학생은 무응답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청소년들의 음악적 취향과 관련이 있는데,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클래식 음악 보다는 팝송이나 가요를 즐겨 듣는 현상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런데 광고의 배경으로 나온 가요와 팝송 중에서 팝송의 제목을 알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더 많았다. 이것은 가요보다 팝송을 더 선호하기 때문 이겠으나 가요에 비해 팝송 중에 모르는 것이 많기 때문일 수도 있다.

광고에 사용된 음악에 대해 알고 싶은 생각이 들 때는 주로 어떤 경우인가를 묻는 <문항12>에 대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68.2%가 '광고의 영상과 음악이 잘 어울려 효과적으로 쓰인 경우'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비해 '음악 자체가 아름다워서'라고 응답한 학생들은 22.4%에 그쳤다.(표17) 이 결과를 볼 때 광고에 음악이 배경으로 삽입될 경우 광고의 영상과 잘 어울려서 사용된 것이 단순히 음악이 아름답기만 한 경우보다 사람들을 더 많이 감동시킬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광고의 배경으로 사용되는 음악은 광고의 목적이 강한 음악이기 때문에 단순히 음악적으로 아름답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다. 그 음악이 광고에 어느 정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광고의 내용에 맞고 광고의 영상과 잘 어울리는 음악을 광고에 사용하는 것이 소비자들을 감동시켜 구매욕구를 일으키는 데에 도움을 준다.

또한 남학생과 여학생을 비교해 볼 때, 남학생 중에서 '음악 자체가 아름다워서'라고 응답한 학생들이 27.1%로 여학생(17.6%)보다 많았다. 이는 앞에서 살펴본 대로 남학생들의 광고음악에 대한 음악적 관심도가 여학생에 비해 높기 때문인 것이라고 여겨진다.

라. 광고음악의 광고로서의 효과

광고음악은 '광고'라는 기능을 위해 만들어진 음악이다. 그러므로 광고음악은 광고의 기능을 충족시킬 때만이 그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다. 본 설문지의 네 번째 영역은 광고음악의 광고로서의 효과에 관한 것이다. 현재 불리워지고 있는 광고음악이 광고로서 어느 정도 효과를 내고 있는지를 6가지 문항을 가지고 조사하였다.

(문항13) 광고음악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a. 생활 정보를 얻기 위하여

b. 음악적 지식을 쌓기 위하여

c. 생활의 즐거움을 위하여

d. 광고 효과를 높혀 주기 위하여

광고음악이 필요한 이유를 묻는 <문항13>의 응답 결과 '광고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라고 응답한 학생들이 전체의 75.1%에 달하여 대부분이 광고음악의 근본 목적을 잘 알고 있음을 보여 준다.

(문항14) 지금 현재 부를 수 있는 CM송은 몇 곡 정도입니까?

CM송이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의 기억에 많이 남아야 한다. CM송이 실질적으로 상품 구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는가를 알아보기 전에, 후선 현재 기억하고 있는 CM송이 몇 곡이나 되는지 살펴 보았다. <문항14>의 조사 결과 '전혀 없다'고 응답한 학생들은 전체의 5.4%에 불과하였고 '5곡 이상을 기억하고 있다'고 응답한 학생들이 가장 많아 42.9%에 이르렀다. 한편 남학생과 여학생을 비교해 볼 때,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광고음악 기억도가 높았다.

TV나 라디오를 시청취하는 소비자들은 방송에 나오는 CM송을 무심코 듣게 된다. 하지만 여러번 반복해서 듣는 동안 기억 속에 저장이 되어 가사와 함께 남는 것이다. 조사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이 CM송을 많이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사실을 입증해 준다. 이렇게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던 CM송은 후에 상품을 구입할 때 무의식적으로 CM송에서 들었던 그 상품을 구매하도록 영향을 끼칠 것이다.

(문항15) 평소에 무의식 중에 CM송을 읊조린 적이 있습니까?

CM송이 청소년들의 무의식 속에 어느 정도 자리잡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문항15>의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의 77.1%에 달하는 158명이 '평소에 무의식적으로 CM송을 읊조린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렇게 무심코 읊조리게 될 정도로 기억 속에 또렷이 새겨진 CM송은 그 CM송에서 노래하 는 특정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남학생과 여학생을 비교해 보면 이렇게 응답한 여학생들이 86.1%인데 비해 남학생은 이보다 적은 68.3%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남학생이 여학생 보다 광고음악에 대한 음악적인 관심이 높았던 앞의 결과와 연관 지어 생각해 볼 때, 남학생은 광고음악의 음악적인 면을 적극적으로 비판하지만 수용하는 면에 있어서는 신중하고 여학생은 대체로 광고음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문항16) 문15의 경험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CM송을 무의식적으로 읊조리게 될 경우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 <문항16>에 대한 조사 결과 전체의 42.4%가 '따라 부르기 쉽기 때문' 이라고 응답하였다. 다음으로는 '매스컴에서 자주 들려 주기 때문' (30.7%), '음악 자체가 좋아서'(19.0%)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타는 남학생의 경우 8명이 무응답, 여러 답란에 표시한 학생이 2명인데 비해 여학생은 6명 전부가 무응답이었다. 남학생과 여학생을 비교해 보면 남학생은 '음악 자체가 좋아서'(21.2%)라고 응답한 학생이 여학생의 경우(16.8%)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여학생은 '매스컴에서 자주 들려주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학생이 36.6%여서 남학생의 경우(25.0%)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남학생과 여학생의 서로 다른 응답결과는 <문항15>에서 처럼, 남학생들은 음악적 관심도가 높고 여학생들은 광고음악을 받아들이는 데에 수동적이라는 것이 다시 한번 입증해 주었다.

CM송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려야 효과를 극대화 시킬수 있기 때문에 단순하고 쉬운 멜로디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들이 CM송을 부르는 이유로 '따라 부르기 쉽다'는 항목을 가장 많이 선택한 것은 이러한 사실을 입증해 주고 있다.

TV나 라디오 등 대중매체 들을 주로 듣는 청소년들은 프로그램 사이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CM송을 자주 듣게 된다. 들을 때는 무심코 듣지만 그 중 재미있거나 관심이 가는 곡은 주의 깊게 듣기도 한다. 하지만 굳이 외우려고 노력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반복해서 듣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그 음악을 외우게 되고 그 음악이 주는 가사에 세뇌 당하게 된다. 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응답자들의 30.7%가 '매스컴에서 자주 들려주기 때문에' CM송을 무의식적으로 부르게 된다고 응답한 것은 대중매체를 통해 반복해서 들려지는 CM송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음악 자체가 좋아서 CM송을 읊조리게 된다'고 응답한 학생들이 다른 항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게 (19.0%) 나타난 것은 CM송은 '음악 자체'만 좋다고 해서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것은 결 국 CM송을 음악적인 견지에서 관찰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으며 지금까지의 CM송이 음악적 완성도가 적었기 때문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비록 CM송을 음악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소수에 불과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음악적인 면을 소홀히 한다면 음악의 사회적, 교육적 영향력에 비 추어볼 때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항17) CM송이나 광고의 배경음악을 들었던 경험이 본인의 상품 구매시에 특정상품을 사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십니까?

a. 영향을 받은 것 같다.

b. 영향을 받은 것 같다.

c. 잘 모르겠다.

CM송이나 배경음악을 들었던 경험이 구매 시에 영향을 주었냐는 <문항17>의 질문에 대해서 '영향을 받은 것 같다'(39.5%), '영향을 받지 않았다'(34.2%), '잘 모르겠다'(22.4%)의 순으로 응답하였다. CM송의 최종 목적은 광고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그런데 CM송은 그 음악을 듣고 난 후 곧바로 효과를 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CM송을 듣고 난 후 그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다가 후일에 그러한 종류의 상품을 사게 될 때에야 비로소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CM송의 효과를 측정하 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이번에 조사한 항목에서 'CM송의 영향을 받아 상품을 구입한 것 같다'고 응답한 학생들이 다른 항목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지만 전체의 39.6%에 그쳤다. 이것은 학생들이 CM송의 영향을 언제, 어디서, 어떤 식으로 받았는지의 여부를 자신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CM송의 영향력을 인정하고 있으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응답한 학생들 중의 상당수도 무의식적으로는 광고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마. 광고음악이 청소년들의 생활과 정서에 미치는 영향

본 질문지의 마지막 영역에서는 광고음악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 하여 질문 하였다. 직접적으로 자신들과 연관된 문제들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입장에서의 사고가 어려울 수 있겠으나, 광고음악의 영향력에 대해 청소년들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리라 여겨진다.

(문항18) 광고음악이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체로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a. 좋은 영향을 미친다.

b. 나쁜 영향을 미친다.

c.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표23>을 보면 광고음악이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는 <문항18>의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77.1% 가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대답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외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15.6%), '나쁜 영향을 미친다'(6.3%)의 순으로 나타나서 청소년들은 광고음악이 자신들에게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대로 청소년들이 '광고음악에서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할지라도 그들은 그 영향을 알게 모르게 받고 있다. 자신들이 인정하지 못할 뿐이다. 광고음악이 주는 좋지 않은 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그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앞장에서 살펴 보았듯이 광고음악 중에는 청소 년들의 정서적 안정감을 해칠 우려가 있는 음악이 많이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은 광고음악이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문항19) 만일 광고음악이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면 그 이융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b. 음악을 실생활에서 많이 접하므로 음악적 능력이 향상된다.

c. 상품정보를 많이 알게 되어 더 나은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앞의 <문항18>에서 광고음악이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학생들은 전체의 15.6%에 그쳤었다. 그런데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만일 광고음악이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했을 때 그 이유가 무엇이겠는지를 <문항19>에서 질문 하였다. <표24>는 응답자들이 '상품 정보를 많이 알게 되어 더 나은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한다'(36.1%), '음악을 실생활에서 많이 알게 되어 음악적 능력이 향상된다'(29.3%),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24.9%)의 순으로 응답했음을 보여 준다. 청소년들이 광고음악이 주는 이익으로 '상품 정보를 얻고 그로 인한 문화 생활의 향유'를 가장 많이 선택한 것은 광고음악이 광고라는 목적을 잘 수행 하고 있음을 나타내 준다. 그 외에 광고음악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라고 응답한 학생과 '음악을 실생활에서 많이 접하게 된다' 음악을 실제 생활에서 늘 듣고 경험하기 때문에 음악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광고음악이 제공한다 - 라고 응답한 학생들이 비슷한 비율로 나타났다.

(문항20) 만일 광고음악이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a. 불필요한 소비를 조장한다.

b. 속도가 빠르고 읍악적으로 흥분을 조장하는 형태가 많아 정서불안을 가져올 수 있다.

c. 전반적인 음악 수준이 낯아진다.

광고음악이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 하느냐는 질문에 <표25>에서 나타내 주듯이 전체의 42.4%가 '불필요한 소비를 조장한다' 라고 응답하였다. 또한 '속도가 빠르고 음악적으로 흥분을 조장하는 형태가 많아 정서불안을 가져올 수 있다'고 응답한 학생들도 30.2%에 이르렀다. 그리고 '기타'에는 무응답이 많았다.

남학생과 여학생을 비교해 보면 여학생들은 과반수 이상 (54.5%)이 광고음악의 소비적인 측면을 지적하였다. 이에 비해 남학생들은 '음악적으로 흥분을 조장하는 형태가 많다'(38.5%), '음악 수준이 낮아진다'(25.0%)를 합한 비율이 소비적인 측면에 대한 지적(30.8%)보다 높게 나타나서 음악적인 면에 관심이 많음을 또 한번 보여 주었다. 이것은 남학생보다 여학생들이 광고음악의 소비적 측면에 더 많이 영향 받고 있음을 나타내 주고 있다.

앞의 <324>를 보면 광고음악이 주는 이익으로 '상품 정보를 많이 알 수 있어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다'라고 응답한 학생들이 가장 많았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광고음악이 주는 악영향으로 불필요한 소비를 조장하는 짐을 선택한 학생들이 가장 많았다는 것은 광고음악의 상업적이고 소비적인 측면에 청소년들이 많은 영향을 받고 있음을 입증해 주는 것이다.

광고음악의 음악적인 문제점에서 야기될 수 있는 영향들은 당장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며 치료 또한 힘들다. 그런데 광고음악의 음악적인 결함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학생들이 전체의 30.2%에 달하는 것은, 광고음악에 대한 건전한 비판자가 있다는 점에서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보통 청소년들은 무분별하게 모방하고 비판 없이 영향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정서적 안정이 그 사회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지대함을 생각할 때, 광고음악의 질적인 발전과 올바른 방향 제시를 위한 건전한 비판들이 더 많이 있어야 할 것이다.

7. 조사 결과의 종합

앞에서 살펴 본 20가지 문항에 대한 청소년들의 응답결과 중에서 두드러졌던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광고음악에 대해 호의적이었다. (55면) 그러나 청소년들이 광고음악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하고 내린 평가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청소년들이 광고음악의 결함들과 음악적, 교육적 영향력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55 면) 그러나 광고음악이 소비생활에 면에 있어서 영향을 준다고 인정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광고음악이 청소년들의 구매욕을 자극하여 구매행위에 이르게 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79면) 또한 광고음악 중 CM송에 대해서는 따라 부르기 쉬운 가락과 경쾌한 리듬, 재미있는 가사로 인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았고(56면) 광고의 배경음악도 유심히 듣는 학생들이 많아서 광고에 사용되는 음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62-63면)

또한 특징적인 사실은 여학생에 비해서 남학생들이 광고음악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59면) 여학생들은 대체로 광고음악에 대해서 긍정적이었으며 자신의 소비생활에까지 영향 받는 학생들이 많은 반면(72-73, 79면), 남학생들은 광고음악의 음악적 측면과 음악적인 영향력에 관심이 많아 광고음악을 수용하는 데에 있어 여학생보다 까다로웠다.(72, 78-79 면) 결국 남학생이 여학생들에 비해 광고음악에 대한 음악적인 관심도가 높고 비판적인 반면 여학생들은 광고음악에 대해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여학생들에게 소비생활에로의 유혹이 많고 현행의 광고음악이 여성 취향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