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절 연구결과의 요약 및 결론

오늘날 광고는 점차 세분화 되어가는 광고산업의 특성으로 인해 어떤 개인에 의해 창조되거나 구성, 제작되는 것이 아니라 광고 대행사라는 조직체에 의해 생산되고 있으며, 광고 대행사내의 광고인들은 광고라는 매체 생산물을 제작하는 문화적 게이트키퍼(Gatekeeper)로 인식되어야 한다. 광고에 대한 기존의 연구들이 주로 소비자에 대한 광고 메시지의 효과라는 설득적 커뮤니케이션의 측면에 집중되어 왔으나, 광고매체의 생산자인 문화적 게이트키퍼(Gatekeeper)인 광고인들이 광고를 제작하는 과정 상의 게이트키핑과 그들에게 미치는 통제에 대한 연구는 광고메시지가 결정되고 생산되는 데 영향을 주는 요인들에 대한 연구로서, 광고 효과에 대한 연구에 못지 않게 그 중요성이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본 논문은 광고 대행사의 내적 통제가 광고물 제작에 영향을 주며, 그 통제의 과정은 광고 제작 과정 상에서 4단계의 게이트키핑(Gatekeeping)으로 일어나게 되리라는 가정에서 국내 6개 광고 대행사의 광고인들을 대상으로 내적 통제와 그 과정이 광고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첫째, 문화적 게이트키퍼(Gatekeeper)인 광고인들은 광고 제작에 가해지는 통제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둘째, 광고 제작 상에 가해지는 게이트키핑(Gatekeeping)과정으로서의 광고 대행사 내적 통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이 요인들은 광고물의 내용과 수준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 셋째, 광고 제작에 있어서 광고인들의 게이트키핑(Gatekeeping)과정에 대한 인식은 어떠하며, 그 내적 통제는 광고 제작에 영향을 주는가? 등을 연구문제로 선정하였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광고 대행사의 광고인 165명에게 1992년 4월 30일부터 5월 8일까지 9일간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회수된 설문지는 코딩후 SPSS를 통해 빈도분석, t 분석 및 교차분석(One-way ANOVA)을 실시하였고 그에 따른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광고제작상의 통제에 대한 광고인 인식

광고 제작 상에 가해지는 내적/외적 통제에 대한 전체 응답자의 99%가 통제가 있다고 응답, 통제를 광고인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내외의 통제로 인해 광고 제작물을 바꾼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도 99%나 되어, 광고인들은 대부분 광고 제작상에 가해지는 여러 통제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 제작상의 여러 통제요인을 정치적 통제, 경제적 통제, 사회적 통제, 대행사 내적 통제의 4개의 요인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통제가 광고 제작에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서도 전체 응답자들은 80%이상이 통제가 광고물에 영향을 준다고 응답하고 있으며, 그들 4개의 통제가 전체적으로 광고물에 영향의 정도를 묻는 문항에서는 경제적통제(37.1%), 정치적 통제(23.8%), 내적 통제(23.1%), 사회적 통제(17.0%)의 순으로 응답하고 있어, 광고주에 의한 경제적 통제나 광고 심의 등의 법률에 의한 정치적 통제에 못지 않게 대행사의 내적 통제도 광고물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광고인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비자에 의한 사회적 통제는 가장 낮게 인식하고 있어, 광고물의 제작에 있어, 사회적 통제의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 대행사 내적 통제의 제요인과 그 요인들이 광고물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에 대한 광고인 인식

대행사의 내적 통제의 요인들을 구분하여 각각 11점 척도(+5: 매우좋게 ~ -5: 매우 나쁘게)로 질문한 결과, 구조적이면서도 실제적인 통제로서 광고 제작 시간 여건(설문지 문항 II-Q.7)은 -2.8로 광고 제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광고인들은 인식하고 있었다. 대행사 내부의 사내 보고인 Review(문항 Q.8)가 광고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0.1로 응답하였고, 경영진의 크리에이티브 이해 정도 및 관심 정도(Q.4)는 0.4의 영향을 준다고 응답, 경영진이 광고물에 주는 영향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중립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적이면서도 지각된 통제인 체제내의 관행(문항 II-Q.1, 6)이나 사내의 동료, 선후배들의 분위기(문항 II-Q.3)에 대해서는 Q.1의 경우 -0.7, Q.6의 경우-0.9로 중립에 가깝게 응답하고 있으며, Q.3의 경우는 2.7로서 광고 제작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적이면서 실제적인 통제로서 광고 자율 심의에 대한 문항(II-Q.9)에 대해서는 -1.2로 응답하여 약간 부정적으로 영향력을 주는 것으로 광고인들은 인식하고 있었다.

자율적이면서 지각된 통제인 전문화에 관한 문항(II-Q.2)에 대해서는 2.1로 응답하여,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광고인들은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문항에 대한 응답자의 성별 인식 차이를 살펴본 결과, 대행사 내부관행(문항 II-Q.1), 광고에 대한 전문적 지식(문항 II-Q.2), 사내 분위기(문항 II-Q.3), 경영진의 크리에이티브 이해(문항 II-Q.4)와 AE의 바른 정보 선택과 전달(문항 II-Q.5) 및 대행사 사내 보고(문항 II-Q.8)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 여성이 남성보다 내적통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연령별 인식 차이에서는 대행사 내부관행(문항 II-Q.1), 광고에 대한 전문적 지식(문항 II-Q.2), 대행사 사내 분위기(문항 II-Q.3), 광고 자율 심의(문항 II-Q.9) 등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 31세 이상의 그룹이 30세이하의 그룹보다 내적 통제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행사별 내적 통제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 있어서는 동료나 팀의 분위기가 광고 제작에 영향을 준다는 문항(II-Q.3)을 제외하고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직무별 인식의 차이를 검증한 결과, 경영진의 크리에이티브 이해 정도(문항 II-Q.4)와 AE의 바른 정보 선택(문항 II-Q.5), 광고주 기호에 맞춘 관행적 광고물 제작(문항 II-Q.6) 등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었다.

(3)광고 제작에 있어 광고 대행사 내부의 게이트키핑(Gatekeeping)에 대한 광고인 인식

광고 제작의 과정을 4개의 단계로 구분하여 볼 때, 광고인들은 이들 단계에서 광고 내용의 정보가 변질된 것이 있다고 응답(94%)하였고, 그 4단계들 중에서 AE에 의한 정보 선택 및 전달 단계가 36%로서 가장 많다고 응답하여, 광고주로부터 광고 대행사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정보의 변화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상사나 중역의 광고 평가 및 수정 지시를 내리는 사내 리뷰(Review)단계가 34%로서 광고 제작시에 상사나 중역이 게이트키퍼(Gatekeeper)로서 많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들 게이트키핑(Gatekeeping)과정에서의 정보의 변화 이유에 대한 인식은 각 직무별로 조금은 다르게 나타났는데, AE에 의한 정보 변화가 많다고 응답한 응답자들은 주로 크리에이티브팀이었으며, 크리에이티브팀에서 정보 변화가 많다고 응답한 응답자들은 주로 AE들이었고, 상사나 중역에 의한 변화가 많다는 응답은 각 직무별로 고르게 나타나, 이들은 대행사 내부의 게이트키핑(Gatekeeping)과정상에서 정보의 왜곡이나 변질이 자신들보다는 다른 게이트키퍼(Gatekeeper)에 있다고 생각하여 각 게이트키퍼(Gatekeeper)들 간에 갈등의 요인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종합적으로 정리해보면 광고인들은 광고에 대한 통제를 광고 제작시에 대부분 느끼고 있으며, 그러한 통제요인들중 광고 대행사 내적 통제도 광고 제작물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광고 대행사의 광고 제작 상의 게이트키핑과정 단계들에서 광고 제작물의 변화가 일어나게 되며, 이는 광고 제작물의 정보의 변질을 가져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이는 Judd의 언론인이 지니는 관료적 지식인의 한계를 광고인들도 지니고 있으며, 대행사 내부의 광고주 이익 우선분위기와 사내 리뷰(Review), 제작 여건이나 시간의 축소, 게이트키퍼(Gatekeeper)들간의 의견 조정 등에 보다 민감하여,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이나 소비자에 의한 사회적 통제등은 보다 소홀히 하며, 스스로의 통제기구인 자율 심의까지도 그리 긍정적이지 못한 시각으로 보고 있어, 그들이 제작하고 있는 광고물은 결국 수용자 위주보다는 광고주와 광고 대행사의 이익 위주로서,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광고인들의 내적 통제는 소비자인 수용자에게 그들이 제작하는 광고물이 주는 영향력에 대한 인식의 제고와 함께, 광고에 대한 전문성 제고를 통한 광고인 전문화를 통한 방향 및 자율 규제기구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자율 규제의 활성화 등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대행사 내부의 동료 집단이 주는 영향력, 광고에 대한 전문 지식 등이 광고 제작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응답한 것은 광고인들이 외적인 통제에 대한 방어 기제의 하나로서 동료집단들의 담합이나 광고 제작 상의 관행을 초래케 한 것이라 추측되며, 31세 이상의 광고인 그룹들이 전문적 지식이나 경영진의 크리에이티브 이해 정도, 대행사 사내 보고 등에 대해 30세 이하 그룹보다 긍정적으로 나타난 것도 이들이 대행사 근무를 통하여 사내 분위기에 보다 많이 재사회화 되어서 이러한 응답이 나타났으리라고 생각되어지나, 이에 대해서는 보다 심층적인 태도 분석이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광고에 대한 통제연구에 있어, 기존의 타율적인 외적 통제(주로 광고 심의)에만 국한하여 보기 보다는 광고 대행사 내부의 내적 통제가 외적 통제요인 못지 않게 광고물 제작 상에 영향을 주는 요인임이 발견된 것이 본 연구의 의의라고 하겠다.

제2절 연구의 한계 및 제언

본 연구의 한계점은 광고 제작 상에 가해지는 광고 대행사 내적 통제를 살펴보는데 있어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적 통제의 요인들의 유무와 그에 대한 인식의 정도를 알아보는 문항의 구성으로 만족해야 했던 점을 들 수 있다. 광고인들이 광고 대행사의 내적 통제요인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를 광고인 전문화 정도 및 광고자율심의 등과 연관시켜 Q 방법을 이용한 태도 조사 등을 실시하는 연구 방향과 광고 대행사의 근무 연수에 따라 광고 통제에 대한 태도와 인식의 차이가 있는가를 조사하는 재사회화에 대한 연구 방향 등으로 광고다행사 내적 통제에 관한 보다 본격적인 연구가 시도된다면 더욱 심층적인 연구결과를 얻게 될 것으로 보여진다.

광고 효과나 광고에 대한 외적인 통제나 규제에 대한 연구 못지 않게 광고 송신자인 광고인들을 대상으로 한 분야의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 행해져야 하리라고 보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광고인들의 발전은 곧 한국 광고업계의 발전을 의미하며, 이것이 국제화 시대를 맞고 있는 한국 광고계의 생존 및 발전과도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