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제품광고활동
(1) 기구조직의 정비
제품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한 상품의 광고활동과 기업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한 광고활동이 체계화 된 것은 1970년도에 선전실이 창설되면서 부터였다.
이보다 앞서 1960년대의 광고활동은 삼양의 제품이 라면 한가지에 국한되었고 회사의 규모 역시 중소기업 규모로 발돋움하는 단계였기에 사장실에서 생산출하의 시기와 판매성적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진행하였다.
그러므로 사장이 광고의 시기, 내용, 도안, 매체등을 직접 결정하고 사원들이 실무적으로 보좌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지속적인 라면시장 확장과 라면 외의 제품생산을 개시하면서부터 광고의 기능이 보다 전문적인 기법 개발 필요성으로 광고업무를 전담할 기구의 신설이 절실해졌다.
1970년3월에 신설된 선전실은 총무부 산하 부서로 차장1명 외에6명의 인원이 보직되었다. 선전실의 발족 당시 라면업계는 삼양과 롯데의 치열한 판매경쟁이 지속되었고 양사는 다양한 광고전을 벌였다.
1979년3월 선전실을 홍보실로 개칭하고 소비자부를 흡수하였고 1982년1월에 이르러 생산 정보를 효율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유통과정의 사후관리로 고객을 더 확보해야 한다는 방침아래 홍보실과 디자인실, 소비자상담실로 구분 오늘에 이르렀다.
(2) 제품 및 기업광고
삼양식품의 주종상품인 삼양라면을 구매 의욕과 접합시키기 위해서는 신문, 라디오, TV등 대중매체를 통한 상품광고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며 더욱이 경쟁사회보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우수한 광고홍보활동을 펼쳐야 기업이 생존, 발전해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1960년대의 중엽기까지도 TV수상기의 보급율이 극히 낮았으며 또한 광고비 부담 역시 소규모 영세업체로서는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었으므로 삼양식품의 60년대 광고활동은 몸으로 직접 부딪혀 제품 및 기업을 광고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즉 소비자들에게 라면의 맛을 보도록 하는 시음장을 마련하여 직석에서 끓여 제공하는 방법과 현품을 무료로 나누어 주는 방법을 주로 행하였다.
한편 하선정 요리학원을 비롯한 요리 전문가들은 초빙하여 라면요리 강습회를 개최하여 주부들에게도 파고드는 간접적인 광고활동도 주효하였다.
삼양식품이 본격적으로 라디오와T.V광고활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 1970년대에 들어 서면서였다. 신문, 광고면을 비롯하여 라디오와T.V의 CM Song등이 상품판매 촉진의 큰 작용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당시 삼양식품의 광고, 홍보활동의 기본지침을 다음과 같이 정립하였다.
첫째, 정직한 PR을 할 것
둘째, 소비자들의 눈을 깨우쳐 주는 계도적 PR을 할 것
셋째, PR의 부단히 측정하여 PR기법을 개선향상 시킬 것
이상이 세가지 내용은 경영주의 의지와 표현이기도 하지만 당시의 국민들의 의식수준과 광고홍보분야의 수준의 단적으로 표현해 주었다고 볼 수도 있다.
1970년대 삼양식품의 광고문구와 CM Somg을 몇가지 들어보기로 한다.
o광고문구
“
맛을 보고 사세오, 영양가도 확인하세요”“
좋은 원료만이 좋은 맛을 낸다.”“
맛과 영양의 명문 삼양식품”o CM Song
맛 짱구
“
짱구 짱구 맛짱구, 영양이 듬뿍 맛짱구.맛이 좋은 맛짱구, 짱구 형님 맛짱구
삼양짱구, 맛짱구, 맛짱구
”삼양라면
“
맛도 좋고 영양좋아, 라면이라면 삼양라면”oMent
삼양라면
“
미래의 식품을 개발하는 삼양식품의 대관령 목장 600만평 초지위에 수많은 젖소와 고깃소들은 삼양라면을 생산해 내는 풍부한 원료의 공급원이요, 의지이기도 합니다.”“
삼양라면은 왜 세계인의 식품이 되었을까요?삼양라면은 우유와 쇠고기를 듬뿍넣어서 맛과 영양에서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상품에 대한 광고활동과 병행하여 기업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활동으로 신문, 라디오, T.V, 간판등을 이용하여 광고활동을 펼쳤다.
주된 내용은 삼양식품이 미래식품개발에 총력을 기울인다. 정직과 신용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기업, 세계속에 종합식품으로 발전하는 민족기업이라는 것이며 소비자들에게 이를 인식시키는 것에 역점을 두었다.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의 삼양식품의 매체별 광고비의 지출내역은 (표3-11)에서 보는바와 같이 지속적인 광고비 지출 증가를 보이며 특히 TV광고비 비중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1971년도부터는 삼양식품 사원들에게 자부심과 일체감조성을 목적으로 사보를 간행하였는데 월간지로 제작되었다.
<표3-12>를 보면 1983년 이후에는 농심의 시장점유율이 삼양식품에 접근할 정도로 확대되어 가고 있는 것과 보조를 맞추어 광고비의 비중도 농심이 앞서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농심의 지속적인 광고비 지출 확대는 결국 1985년3월 농심이 삼양을 제치고 시장점유율1위를 차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판단된다.
4. 라면 유해론과 우지파동
(1) 라면 유해론
라면 유해론은 1970년11월 이화여대 K교수가 대메이커의 간장, 마아가린, 분말쥬스, 식용유 및 라면등의 인스턴트식품을 실험한 결과 일부 유해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발표한데서 발단이 되었다.
K교수는 흰쥐 다섯마리를 철망 쥐둥우리에 넣어3주일동안 교실 구석에 놓고 다섯마리 중 두마리가 죽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당시 전세계적으로 년간 50억식을 먹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라면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호의적인 상황에서 발표된 이 보고서는 전국적으로 큰 파동을 일으켰다.
삼양식품은 이 보고서에 대한 자체 수습방안을 강구하던 중 국립보건연구원에 실험과정 및 결과판정에 대한 재분석 및 판단을 의뢰하였다.
국립보건연구원은 라면 유해론에 대한 재실험 연구를 진행하였고 다음과 같이 발표하였다.
실험동물(흰쥐)에 공급해 온 사료에 급격한 변화가 있으면 기피하거나 과식현상이 나타남.
② 흰쥐가 섭치해 온 배합사료의 영양소 함유량(지방5%, 식염0.5%)에 비하여 라면은 지방질이 18% 식염이4.7%로 훨씬 높으므로 흰쥐가 이를 계속 먹었을 경우 장애가 있을수 있음.
③ 급식상태도 열탕처리를 한 후 급식직전의 형태로 실험을 해야 할 것 등을 감안할 때 흰쥐에거 장애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인체유해론을 판정하기에는 근거가 없음.
라면 유해론을 내세웠던K교수가 흰쥐의 사인은 튀김기름 때문인 것 같다고 추정했으나 당시 정확한 결론은 얻지 못하고 흐지부지되었다.
그러나 라면 유해론으로 인해 단기간이나마 판매에 영향이 있었고 라면 업체들은 판매증대에 더 관심이 있었다.
(2) 발충사건
인스턴트 식품은 원료검사에서 출하에 이르기까지 위생검사와 제조공법상의 열처리 및 자동화등으로 인해 해충의 발생도는 거의 없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1977년 여름 삼양 칼국수의 스프에서 구더기가 발견되어 신문에 보도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여기에는 유명메이커 과자류 및 빵에서도 구더기가 발생되었다고 보도되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게 되었다.
삼양식품측의 조사결과 사실임이 확인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해 10월에 삼양울면이 스프에서도 구더기가 발생했다는 고발이 접수되어 회사측에서는 즉시 소비자에 대한 해명과 사과문을 신문에 게재하였다.
또한 문제가 되었던 삼양식품의 삼양칼국수는 생산이 중지되었고 신제품개발 추진에 제동이 걸리게 되었다. 다음해인 1978년8월에 삼양식품의 면류제품에 발충사고가 또 발생하여 언론기관과 소비자 보호단체등에서 이 문제를 대대적으로 거론하기에 이르렀다.
삼양식품에서는 신제품 개발보다는 기존제품의 위생상태 및 제품의 생산과정, 원료가공과정등을 재정비하는데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경각심을 불어준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3) 우지파동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으며 우지업체를 존폐의 위기로 몰아갔던 이른바 우지파동은 1989년11월3일 서울지검이 비식용 우지를 식품원료로 사용했다는 이유로5개 식품회사 대표를 전격 구속함으로써 비롯된 사건이었다.
5개 식품회사 가운데 라면의 원조인 삼양식품이 포함된 것은 큰 충격을 주었고 공업용 우지라는 검찰의 주장과 언론의 대서특필은 장작불에 기름 붓는 격으로 우지파동을 급속히 확산시켰다.
검찰은 사회통념상 식용으로 적합치 않은 것을 식품원료로 사용한 것은 식품위생법과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구속수사를 강행하였다.
반대로 우지업체는 원제품은 보사부의 기준규격에 합격했을뿐 아니라 수시로 보사부의 품질검사를 받아왔고 실제로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학술적 근거를 내세워 우지사용이 결코 사법처리 대상이 아니라고 검찰에 맞섰다. 검찰은 비식용우지가 구체적으로 인체에 해롭다는 증거를 확보하진 못했으나 비식용우지 사용 자체가 이미 위법이라는 근거로 공소유지를 자신했다.
업계는 우지를 식용, 비식용이라고 구분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며 유럽등 선진국에서도 우리가 사용한 우지보다 등급이 낮은 것을 정제해서 식품에 사용한다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전혀 문제가 없으며 특히 우리 식생활 관습적용은 무리라는 주장으로 맞섰다. 또한 우지사용 제품의 유무해판정은 법이나 관습으로 가릴수 없고 식품 전문학자들의 전문적 지식과 기술적인 검사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도 상반된 입장을 주장했다. 검찰편에선 학자들은 우지를 마치 독극물 취급했으며 업계를 옹호한 학자들은 이론적 근거를 내세워 정제하지 않은 원유는 식용이 될 수 없으며, 일단 정제과정을 거치면 식용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검찰은 또 이 사건을 발표하면서 Industrial이란 용어를 썼고 언론은 공업용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비식용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그러나 업계는 식용, 비식용이라는 용어의 구분도 어디까지나 미국의 식관습 통념상의 구분일 뿐 여타국가에선 우지의 등급조차 구분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말하자면 한 나라의 식생활 관습은 나라마다 전혀 다르고 그 나라의 식관습을 다른 나라에 적용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보는게 타당하다는 논리였다.
우리나라는 식관습통념상 소는 버릴 것이 거의 없다. 우리의 식생활 통념으로 굳어진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사람은 머리, 꼬리, 내장부위의 대부분을 먹지 않는다. 이러한 미국인들의 식관습을 우리 현실에 적용한 것이 결국 사건을 어렵게 했다.
그런데 89년11월14일 식품학자1,000여명으로 구성된 한국식품과학회 문제의 수입우지에 관한 한국식품과학회의 견해를 발표했을 때 모일간지1개사만 박스기사로 취급했을 뿐 여타 언론은 가볍게 취급했다. 어느 누구도 가장 권위있을 수 있는 식품전문과학자들의 견해였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큰 비중을 두지 않았던 것이다.
일부 전문가와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비잔의 대상이 되었던 우지파동은 마침내 국립보건원이 89년11월16일 우지사용제품의 인체무해를 공식발표하면서 우지파동은 불길이 잡혔고 법원은 구속자에 대한 보석을 결정했고, 11월29일 업계대표들이 풀려나면서 발생 26일만에 일단락 됐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사건은 소비자들을 위하는데 기여했다. 업계는 제품생산에서 소비자의 건강을 우선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었고 관계자들은 전문가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런 점에서 검찰은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이익에 크게 이바지했고 그것이 파동이 남긴 소득인 셈이다.
한때를 시끄럽게 한 우지파동은 일단락 됐지만 업계는 엄청남 충격에 시달리며 기업은 생존을 걱정해야 했다. 특히 삼양식품은 충격이 컸다. 사실상 매출은 중단됐고 반품은 꼬리를 물었으며 직원들의 사기는 떨어졌다. 더욱이 부도설, 매각설을 담은 증권시장의 헛소문도 회사를 괴롭혔다. 정직과 신용, 품질보증을 기업이미지로 내세워 온 삼양의 체면은 여지없이 구겨졌고, 우리나라 라면업계의 큰 집으로써 지켜온 긍지와 명예는 금이 가버렸다. 삼양식품의 한 관계자는 우지파동이후1,00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고 재고와 반품은 150만 박스였으며 파동에 따른 회사의 경제적 손실만도 150억원이 넘었다면서 삼양식품이 라면 전문업체였다면 간단히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24)
일반 시장에서의 삼양라면 매출이 중단된 것과 아울러 국방부장관의 지시로 인해 군납라면도 납품이 중단되었고 재고로 보유하고 있던 라면에 대한 급식중시와 대체급식 지시가 내려져 라면에 대해 못먹는 음식으로 인식되었다.
(4) 삼양식품의 치유책
기업으로선 최악의 극한 상황에 섰던 삼양식품이 빠른 시일안에 재기할 수 있었던 것은 다음 세가지 이유때문이었다는 것이 삼양식품의 분석이다. 첫째, 소비자들의 사랑과 신뢰가 컸다는 것이고 둘째는, 스스로 정당했다는 떳떳함을 가진 것이며 재창업의 정열로 살길을 모색한 자구노력이 셋째 이유라고 하면서 150만 박스의 라면 재고를 하나하나 모두 까서 면은 사료로 쓰고 스프는 분리해서 수거하는 기계를 발명한 것도 재기에 기여한 사례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원주공장의 준공 공장자동화, 쌀라면등 신제품 개발등도 재기에 기여한 결정적인 이유들이라고 생각된다.
기업의 운명을 흔들었던 우지파동이후 삼양식품은 재창업의 투지로 버티어 왔고 현재는 90년대는 야심찬 청사진을 착실히 만들어 가고 있다. 완벽하게 계열화되어 일관작업을 가능케 한60만 여평의 원주 식품콤비나트가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고 朴明基 사장을 앞세운 경영진도 대폭 바뀌었다. 3종의 쌀라면과 대형용기면인 열정이 개발되었으며 야채맛을 내는 새로운 스타일의 라면이 파트너도 이미 시판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삼양식품의 치유노력과는 별도로 우지라면이 무해하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우지파동은 아직 법적으로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 소비자들의 심판과는 관계없이, 또한 업체자체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법의 심판을 받는 재판과정이 아직 남아 있다.
또한 우리나라 법조계의 관행으로 볼 때 우지파동사건의 재판은 시간을 오래 끌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법원이 형사 피의자인 식품회사 대표들은 보석으로 풀어줌으로써 불구속 재판은6개월이라는 구속만기 시한에 쫓기는 구속재판과는 달리 재판시효가 15년 이어서 결국 우지파동 사건은 오래 끌어 갈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되면 재판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지난날 비식용우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억이 되살아나 악영향이 재발되지 않도록 지속적이고 세심한 제품의 품질관리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5. 삼양식품의 근시안(Marketing Myopia)적 사고
(1) 근접안의 개념
기업은 최초 제품생산에서 제품 및 경영의 다각화와 함께 성장하게 된다. 물론 빛을 보지 못하고 사양길로 치닫는 기업도 있겠으나 일반적으로 모든 산업은 한 때는 성장산업(growth industry)이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성장의 흐름에 따라 활발하게 활동하던 산업이라 하더라도 어느 시기에는 쇠퇴산업 (decling industry)으로 전략하게 되고 마는 것은 불가피하게 발생되는 현상이라고 하기 보다는 경영자의 근시안적 사고로 인한 경영의 실패에서 연유된다고 할 수 있겠다.25)
경영자들은 과거 성장일로인 산업에서의 성공적인 경험에서 타성(intertia)에 빠지고 말며 근시안적 오류를 범하게 된다. 어느 산업사회에서든지 영구불멸의 성장산업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항상 새로운 제품의 개발과 경영합리화로 인한 도전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마아케팅 근시안적 사고로 인한 예는 얼마던지 있다. 일례로 시계라 하면 기계식으로 정밀하게 제작되어야 하며 그 중에서 스위스제 시계를 일등품으로 꼽아왔다. 스위스의 시계산업이야말로 안정적으로 장기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산업이었고 그 정밀성과 정확성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아 왔었다.
그러나 80년대 전자시계의 출현으로 인해 기계식 시계는 사양산업으로 전락해 가고 있다. 최초 전자식 시계의 출현시에는 기계식 시계를 뒤따를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90년대인 요즘에는 이러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전자식 시계가 확연히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현대인의 간편함, 정확성, 저렴한 가격 추구의 성향과 일치한 것이다.
어떤 분야에서도 근시안적인 사고방식이 있을 수 있다. 문제는 현재 안정적이고 성장적인 산업에 있어서도 그 산업이 과거 엄청난 대가를 치루고 겨우 승리하여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는 사실은 쉽게 망각된다는 것이며 과거 역경속에서 허덕이며 노력하던 기억들은 쉽사리 사라지고 항상 영광과 번영만이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자기기만주기에 접어들게 된다는 것이다.26)
사실상 이 세상에 영구적인 성장산업(growth inclustry)이란 없다. 성장을 기회로 포착하기 위하여 설립되어 투자를 하는 기업이 있을 뿐이다.
우리 산업사회에서 모든 도산기업의 역사를 보면 무분별한 확대(expansion)와 무의식속에 멸망(undetected decay)이라고 하는 자기기만주기(Self-deceiving Cycle)에 빠지고 마는 사례를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주기의 근저에는 통례적으로 다음 네가지의 조건이 상존하고 있다.27)
① 기업의 성장은 더욱 풍요한 인구의 증가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하는 신념
② 산업의 주요제품에 대한 경쟁적인 대체상품이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신념
③ 대량생산 체제에 대한 경직된 사고로 인하여 생산량이 증가하면 단위상 생산원가는 급속도로 절하한다고 하는 규모경제의 이점에 대한 신념
④ 제품은 과학적인 관리에 의하여 개선 및 생산원가절감이 가능하다는 선입감
(2) 삼양과 농심의 제품개발
삼양식품의 라면 생산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 매출액이 해마다 급상승하게 되고 시장점유율도1위 자리를 유지(유지)해 가던 70년대와 80년대 초반까지의 성공적인 기업운영은 경영주의 입장에서 볼 때 만족할만한 것이었고 앞으로도 계속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해 가리라는 생각을 하는 것에 큰 무리가 없었다.
롯데라면(현농심)의 도전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시장점유율과 관계없이 삼양의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또한 1985년 농심에게 시장점유율1위 자리를 넘겨주고 있으나 삼양의 매출액 증가추세에는 변함이 없었다.
1980년대의 라면시장은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었는데 당시 삼양식품의 입장에서 경쟁회사를 제압하고 시장에서의 점유율도1위를 고수해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기 보다는 라면 이외의 스낵류, 짜짱면, 냉면, 칼국수등의 개발에 역점을 두었다.
삼양식품에서 라면은 삼양라면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면의 고급화를 유지하지 못한 것이 바로 삼양식품의 근시안적 사고였다고 판단된다. <표3-13>에서 보면 삼양과 농심의 제품개발에서 삼양은 스낵류, 짜짱면, 냉면, 칼국수등의 제품을 주로 개발했는데 농심에서는 스낵류와 기타 면류 뿐만 아니라 라면류의 신제품개발에도 역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89년도의 우지파동으로 삼양식품이 곤경에 처했을 당시 라면만 생산하던 회사라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으나 라면 외에 스낵류, 우유제품, 식용유, 아이스크림등 여러 분야를 거느리고 있어서 파국에 까지는 이르지 않았다고 판단되나 최초 라면회사로 시작한 삼양식품이 라면에대한 개발의식은 저조했다고 보아지며 반면에 농심에서는 농심라면의 광고 Copy가 크게 히트한 1978년에 상호를 롯데에서 농심으로 변경함과 아울러 라면의 개발에 주력, 품질의 고급화를 달성했고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한 것이다.28)
농심의 제품개발은 면류의 개발도 적절히 하면서 라면에 주력한 결과 1985년 이후로는 라면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또한 제품의 가격면에서도 삼양식품이 100원짜리 라면으로 승부를 걸고 있을 때 농심에서는 삼양보다 한발 빨리 제품의 고급화로 라면가격을 인상하여 고품질 고가격으로 승부하였던 것이다.29)
사실상 100원짜리 라면을 판매할 경우 고가품에 비해 이윤이 적은 것이 사실이며 또한 소비자들도 100원짜리는 싸구려 즉 품질면에서 뒤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겠다.
제3절 ㈜농심의 경영전략
1. 라면시장 확보전략
농심이 라면시장에 처음 진출한 것은 1965년9월이었고 최초상호를 롯데공업㈜로 출발하였다. 처음 선 보인 롯데라면은 삼양라면의 여세에 눌려 매출액 및 시장점유율 면에서 기대할만한 실적은 보이지 않았다.
라면시장에서 위치를 굳혀가고 있던 삼양식품에 대해 소비자들의 반응은 상표충성도(Brand layalty)30)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농심측의 초기 라면 시장에서의 고충이 역역했다.
농심의 시장확보를 위한 노력은 연구개발분야에서의 각종 활동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소비자를 상대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삼양라면의 최초 소개 기간 중 서울역 등 인파가 많이 모이는 곳에 무료시음조리대를 설치했던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하절기 임시점포 설치, 운용하였다.31)
라면의 경우 겨울철인 12월에2월 사이에 많이 팔리고 여름철은 비수기로 인식되며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을 타개하고자 농심에서는 하절기에 해운대, 경주등 휴양지에 임시 점포를 설치하여 공장도 가격으로 피서지의 소비자에게 끓인 물과 식사장소등의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임시 점포의 운용으로 인한 수익은 소량에 불과하였으나 회사의 상표와 이미지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또한 라면 제조시 삼양에서는 과거 우지를 사용하였으나 농심에서는 팜유, 미강유, 옥배유등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였고 1989년말 우지파동으로 삼양식품이 큰 위기에 처했을 당시도 농심에서 안도할 수 있었던 것이다.
2. 신제품 개발 전략
제품을 새로 개발한다 함은 오늘날과 같이 경영환경 급변화와 국제화하는 시대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이해되어져야 한다. 즉 제품은 경영대상 지역인 하나의 시장에 소개되지 않은 절대적 새로운 제품은 물론 기존제품을 새로운 시장에 도입하거나 개량하는 것 또한 대체제품까지도 의미한다. 전략적인 신제품 개발활동은 이러한 개념하에서 상대적으로 이해됨으로써 절대적인 새로운 제품의 개발은 물론 기존제품의 신제품화도 내포하여야 한다.
기업이 전략적인 경영활동의 목표에 따라서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하는 신제품의 개발보다 단존제품의 신제품화가 보다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경제불황 속에서 많은 비용과 인력을 필요로 하는 신기술에 의한 제품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존제품의 신제품화를 중심으로한 싲네품 개발이 필요성은 무엇보다도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강조된다.32)
① 소비자의 기호 및 수요의 변화
② 수요감퇴의 위험제거
③ 여유시설 및 능력활용
④ 기술의 개발 및 활용
⑤ 부가가치의 이용
⑥ 여유자금 능력의 활용
⑦ 기업간이 관련성
⑧ 해외시장 및 무역관계
또한 제품은 기업을 전략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인 동시에 기업상의 표시이다. 기업상의 대변자로써의 제품은 해당기업의 주종이어야 하며 기업 경우 및 소비자에게 적응하며 소비 및 이용활동을 유도하도록 개선 및 개량되어야 한다.
따라서 신제품화 전략에서는 기업의 과다한 선전보다는 주종제품을 중심으로 소비자와 대화를 나눔으로써 제품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일정한 시장적 지위와 제품의 능력 및 내용이 형성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런데 농심의 신제품 개발전략은 상당한 노력과 투자가 선행되었는데 시장점유율이 삼양식품을 앞지르던 1985년도의 광고예산은 70억원이 책정되었으며 신제품 개발과 품질개선을 위해 안양에 기술개발 연구소를 설치하였다.
또한 1981년에는 한국인의 기호조사를 실시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큰한 맛’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육개장 사발면을 개발하여 크게 성공하였다.라면 제조공업도 개선책을 강구한 결과 처음 사용하던 상온농축, 상온건조 방식에서 진공농축, 진공건조 방식으로 개선하였으며 이로 인해 느끼한 맛에서 담백한 맛으로 라면을 즐길 수 있었으며 또한 효소분해 처리방식으로 인해 원료 그대로에 가까운 맛을 내는데 성공하였던 것이다.
1981년 이후 개발된 사발면의 경우, 종전과는 다른 Freezing dryer33)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제품의 질을 향상시켰다.
농심의 경영전략 중 크나큰 쾌거라고 할 수 있는 것은 1985년3월15일 서울올림픽 조직위원회로부터 아시아 경기 및 올림픽의 면류공식공급업체로 선정된 것이다. 이때부터 농심에서는 라면의 고급화와 전통적인 한국고유의 맛을 갖는 제품의 생산과 품질개선을 위해 노력하였고 직무충실화 등을 강화하여 회사전체적인 이미지 향상에 노력하였다. 당시 개발된 제품들은 해장국사발면, 김치사발면, 그리고 새참 컵면 등으로 한국전통적인 맛과 이미지 부각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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