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절 연구결과의 요약

1. 한국여성잡지 광고물의 변화추세

한 국가의 광고산업은 그 국가가 처한 경제적, 정치적 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불경기가 도래하면 기업예산 중에서 제일 먼저 잡지광고비가 삭감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도 잡지는 시대의 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중매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경제는 정부 주도하에 시행된 경제개발정책으로 국민경제를 크게 향상시켰다. 이같은 경제성장에 따라 광고 또한 양적으로 큰 발전을 보였고 잡지 미디어 스스로 상업적인 인식이 싹트면서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는 잡지가 존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1969년 상업방송인 MBC-TV의 개국은 광고계에 활발한 매체경쟁을 야기했다. 이후 TV는 신문과 함께 막강한 광고매체로서 크게 성장하였으나 잡지와 라디오는 그 성장률이 둔화되기 시작하였다. 뿐만 아니라 1972년 정부의 언론사전검열제도 등의 언론규제조치로 위축된 언론상황에서 1973년에는 유류 파동의 결과 국내외 경제가 침체함에 따라 잡지매체는 발행부수의 감소와 광고매출액 축소라는 이중의 타격을 입게 되었다. 이같은 광고환경으로 하여 잡지광고는 1970년대 초에 7%를 상회하던4대 매체별 광고구성비가 1975년에는2.9%까지 하락하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70년대 여성잡지에 나타난 권당 평균 광고물 건수는 약43건에 불과했다.

1980년은 TV 라디오, 신문, 잡지의 통폐합조치와 일간지의 중면, 그리고 컬러방송의 실시 등 한국의 언론이 커다란 변혁을 겪은 해였다. TV 광고의 컬러화는 일견 잡지광고에 커다란 위협으로 생각되었으나 오히려 여성지는 어느 해보다 발행부수와 광고량이 신장되어 생활양식이 컬러화되고 있음을 반증해 주었다.

이후 우리니라 잡지광고는 잡지 발행부수 신장과 막대한 광고비 투입으로 비약기를 맞게 되었으나 84년대는 수해와 경기불황 등으로 일시적인 침체기를 경험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80년 초에 여성잡지에 나타난 광고물은 권당 약81건으로 70년대에 비해 거의 배로 증가했다.

1985년 이후 새로운 잡지의 출현이 활발해지면서 잡지광고는 1989년까지 연5년간 전 매체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그 중에서도 여성잡지가 발행부수 광고지면에서도 높은 증가를 보였다. 80년대후반 여성잡지 광고물의 권당 광고건수는 약130건으로 비약적인 증가를 보였다.

모델종류에 따른 광고물에는 크게 변화된 것이 없었으나 광고상품의 종류는 시대에 따라 그 구성비가 다르게 나타나면서 당시의 생활모습과 경제수준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제품자체를 이용한 광고보다 모델을 이용한 광고, 특히 성인 남녀를 이용한 생활 속에서 표현된 광고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의 경우는 70년대 6.38%이던 것이 8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14.18%로 가장 많은 증가를 보였고, 특히 기업광고 건축재, 자동차 광고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경제성장의 결과로 생활수준의 변화와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결과로 보아진다.

2. 한국 광고물의 문화적 내용

공간적 복합성에서 오는 혼란 즉 외래문화와 한국 전통문화의 혼재에서 오는 이중구조와 시간적 복합성에서 오는 충격 즉 전통과 현대와 미래의 가치관과 규범이 서로 엇갈리는 환경 속에서의 문화적 충격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즉 내면적으로는 전통적인 윤리의식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외면적으로는 70년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점차 서구화·세계화 되어가는 추세이고 80년대는 더욱더 심화되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여성잡지에 나타난 광고물의 문화적 내용을 분석한 결과 남·녀 역할에 있어 실제 한국의 경우 70년대에 비해 80년대에는 남·녀의 전통적 규범이 많이 이완되긴 했으나 부계중심의 가족주의가 여전히 그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80년대 말에 들어 남성의 경우 전통적 역할 묘사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다국적 기업의 국내 진출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으나 시대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보아 전통적 역할, 비전통적 역할의 비율이 33.95%, 7.64%로 나타나 한국 문화와의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별로 보았을 때는 주로 의류, 약품, 식품, 전자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별로 볼 때 전체적으로는 일관성이 없었으나 의류의 경우 비전통적 역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비교우위에서는 남성우위의 사회가 표면적으로 70년대보다 80년대가 완화되어가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광고물에 나타난 남·녀 대등은 72-79년대 32.0%에서 87-89년대 62.37%로 급격히 변하였으나 남·녀 대등현상이 월등히 증가했으며, 남·녀 역할의 비교우위 측면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며 시대별로도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상품별로 보았을 때 남·녀 역할과 마찬가지로 일관성은 없으나 대체적으로 남성우위가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약품의 경우 남성우위가 높게 나타났다.

70년대에 비해 80년대에 자기지향적 소구가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또한 80년대 초인 80-86년대에 특히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70년대 경기침체, 80년대 초 사회불안, 80년대 후반의 경기회복 등 사회의 정치·경제적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실제 광고전략상 퍼스낼러티 형태를 보지 못하고 소구방법에 의존했다는 점에서 비교하는데 다소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품별로 보면 약품, 전자, 서비스가 자기지향적 소구가 점차 높게 나타나고 있게 이는 그 시대의 산업이 어떤 상품에 비중을 두었는가를 알 수 있다. 이것으로 볼 때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로 접어들면서 전자, 서비스 산업이 활성화되었는데 광고물에서는 이것들이 잘 반영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형태에 있어서는 한국인의 가족제도가 실질적인 의미에서 부자중심의 직계가족 원리를 따르고 있으나 형식적으로는 부부중심의 핵가족화 현상이 80년대 중반 들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핵가족, 확대가족의 비율이 전체적으로 약94% 대6%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현실상황에 있어 확대가족과 핵가족화 경향을 대변해 주는 현상이라고 보아진다.

사회계층에 있어서는 광고물의 경우 80년대 후반에 접어들수록 중상류 계층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으나, 이는 시대별 현실시계를 잘 반영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자민족 우월주의 성향에 있어서는 이에 관한 객관적이고도 정확한 자료가 없어 직접 비교과 어려우나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도록 교육시켜야 한다는데 94%의 찬성률을 보이고⁵⁴⁾ 있는 한국의 부모들에 비해 광고물에서는 외국선호적인 광고와 자민족 우월주의적 광고의 비율이 '72-' 79년대8.07%:6.82%, '80-'86년대 13.52%:2.96%, '87-'89년대 19.59%:2.19%로 나타나 점점 외국선호가 증가하고 있고, 또한 상품명에 있어서도 외래어 사용율이 증가하고 있고 전체적으로 한국어: 외래어 비율이 28.62:71.38%로 나타나, 외국지향적인 광고물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아진다. 또한 불분명의 비율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상은 한국광고물이 국적없는 애매한 광고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수입개방에 따른 소비자 운동의 확산으로 나타난 자민족 의식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아진다.

제2절 결론

본 논문은 광고의 문화적 기능에 대한 역할을 보다 체계적이고 세밀하게 조명해 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고 광고와 문화와의 관계속에서 매스커뮤니케이션으로서 광고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는 것에 중요한 의미를 두고 있다.

기본연구문제는 현대 한국여성잡지 광고에 나타난 문화적 내용은 시대의 변천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가? 라는 전제하에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토대로 광고와 문화와의 관계를 논했다.

1. 한국 여성잡지 광고물에 나타난 문화적 내용은 어떠한가?

2. 한국 여성잡지 광고물의 문화적 내용은 시대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가?

3. 한국 여성잡지 광고물의 문화적 내용은 광고된 상품의 종류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가? 라는 구체적인 연구문제를 끌어냈다.

광고물의 문화적 내용을 살펴보기 위해 1972년1월에서 1989년11월 사이에 발행된 72권의 여성잡지에 실린 5176건의 광고물을 대상으로 ① 남·녀 역할, ② 남·녀비교우위, ③ 퍼스낼러티 형태, ④ 가족형태, ⑤ 사회계층, ⑥ 자민족 우월주의 성향의6개 유목별로 분석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기존 자료를 수집한 결과 현대 한국의 문화는 근대화라는 근본적이고 광범위한 사회구조상의 변동은 사회 문화의 정도가 낮아 사회의 기본 단위가 소규모적이고 자급자족적이며 폐쇄적이고도 전체적이었던 전통사회에서 사회구조적 특징이 거의 반대 방향으로 나타나는 현대 사회로 급속히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광고물에 나타난 문화적 내용과 변화가 어떻게 진행되었는가에 대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남·녀역할에 있어서 70년대와 80년대 말의 상황이 거의 비슷하나 남성보다 여성의 경우 비전통적 역할이 감소하고 있어 실제 문화상황을 그대로 반영한다기 보다 내면화되어 있는 전통적 유교사상으로 인해 사회외형 변화보다 내면적인 전통적인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남·녀 비교우위에서는 남성우위의 사회가 표면적으로는 점차 완화되어 남·녀가 대등한 관계로 변모해가고는 있으나 구조적 맥락에서는 아직도 남·녀간에 불평등한 권력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여전히 남·녀 역할면에서는 전통적인 역할묘사가 많았다는 점에서 표면적인 대등과 구조적인 불평등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퍼스낼러티 형태에서는 상대적으로 기성세대는 엘리트 지향적 집합주의적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데 비해, 청소년 세대는 대중사회의 특성이라 할 수 있는 타인지향적 성향과 동시에 개인주의적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⁵⁵⁾ 광고물에서는 상대적으로 70년대에 비해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자기지향적 소구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상품별로 보아서는 대체적으로 자기지향적 소구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전반적인 사회현상이 개인주의적 사회로 되어감을 반영하고 있다.

가족형태에 있어서는 한국인의 가족제도가 실질적인 의미에 있어 부자중심의 직계가족원리를 따르고 있으나 형태적으로는 부부중심의 핵가족화의 비율이 1966년부터 1976년까지 10년간의 전국가구의 66.7%를 차지했던 핵가족이 67.7%로 나타난 것과 비교해 볼 때 실제가족 형태보다 앞지르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광고물이 핵가족화를 가속화시킨다고 볼 수 있다.

사회계층에 있어서는 광고물의 경우 중류와 중상류가 72-79연대 68.4%에서 80-86년대 81.5%, 87-89년대 80.22%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1985년 중간계층 53%와 비교해 볼 때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한국인의 중간층 귀속의식을 광고물이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민족 우월주의 성향에 있어서는 이에 관한 객관적이고도 정확한 자료가 없어 직접 비교가 어려우나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갖도록 교육시켜야 한다는데 945의 찬성률을 보이고 있는 한국의 부모들에 비해, 광고물에서는 외국선호적인 광고와 자민족 우월주의적인 광고의 비율이 72-79년대8.07%:6.82%, 80-86년대 13.525:2.96%, 87-89년대 19.59%:2.19%로 외국선호적인 광고가 훨씬 더 증가하고 있다. 또한 상품명에 있어서도 72-79년대 외래어가 65.69%에서 80-86년대 71.93%, 87-89년대 75.57%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우리 문화를 반영한다기 보다 오히려 외래문화를 반영한 결과라고 보아진다.

구조적인 면에서는 외국 문화를 반영하고 있으나 내면적인 표현에서는 애매한 표현을 쓰므로서 시대상황에 따른 변화에 민감함을 알 수 있다.

위에서 밝힌 결과를 연대별로 종합해 보면 70년대는 거의 모든 면에서 경제개발과 함께 외형적으로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하였다. 그러나 문화적 내용의 전반은 전통적 윤리의식에 기초를 두고 있는 의식이 깔려 있으나 경제상정과 더불어 유입된 서구지향적인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이에 광고물 또한 전반적으로 이러한 전통적 의식과 변화양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0년대 초에도 마찬가지로 우리 문화의 내면에는 전통적 윤리 의식이 작용하고 있는 상태이고 정치 사회적으로도 급변하는 변혁기를 맞았다. 그러나 광고물에서는 오히려 변화가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70년대에 비해 전통적 윤리의식이 더욱 더 반영된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정치·사회적인 변화가 있을 때 광고에 일어나는 현상은 서구지향적 변화가 둔화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광고가 그 시대의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나타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80년 후반 들어서는 시장 개방에 대한 압력 때문에 사회가 전반적으로 수입자유화에 대한 반대운동이 확산되었다. 이러한 결과 외형적으로 전반적으로 서구지향적이나 전통적 역할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비전통적 역할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면에서 볼 때 광고와 문화현상간의 상관관계란 매우 높게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광고란 그 시대의 전반적인 문화현상이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 광고도 변모되어 나타난다고 보아진다. 한국여성잡지 광고는 외형적인 면에서는 서구지향적이나 그 시대 상황의 상회변동에 상당한 영향력을 받고 있다.

남·녀 역할, 남·녀 비교우위, 퍼스낼러티 형태에서는 사회현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가족형태, 사회계층은 사회현상보다 앞지르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광고물 또한 외래문화와 전통문화의 혼재에서 오는 급격한 변혁을 맞고 있다고 보아지며, 전통적인 윤리의식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반면 외면적으로는 점차 서구화, 세계화 현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경제적 상황이 안정되어 있을 때는 서구지향적인 면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으나 반대로 불안할 때는 서구지향적인 면이 감소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사회문화적 상황에 따라 광고는 영향을 받고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본 연구에서 나타났다. 따라서 광고인들은 광고의 문화적 기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야만 할 것이다. 더욱이 지금까지 광고를 단지 상품의 판매효과만을 위한 것으로 고려했다면 이제부터는 광고의 교육적·문화적 기능에 대한 배려가 곁들여져야 한다.

결국 한국의 광고가 보가 한국적이고도 수준높은 광고로 발전하고 선진국의 광고시장 개방압력에 따르는 문화적 종속가능성에 주체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광고인들의 윤리의식 및 책임과 함께 우리 문화에 대한 과학적이고도 체계적인 연구와 함께 내용분석에 국한하지 않고 기호학적 접근 방법 등의 보다 질적인 연구를 병용할 필요가 있다.

또 문화적 내용의 변화는 비교적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분석기간을 더 확대시켜 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일제하의 여성잡지 광고를 포함한 현대 산업사회까지 사회변동에 따른 문화적 내용 변화과정을 분석하면 광고물과 문화적 내용간의 관계를 보다 더 분명히 드러내 보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