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보 레이아웃의 요소
a. 제호
제호(Flag or Nameplace)는 그 사보의 퍼스낼러티와 이미지를 나타내는 상표로서(Trade Mark) 사보 제1면 메이크 업에 있어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요소이다. 14) 제호는 또한 반복과 계속성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다.
국내에서 발행되는 사보의 제호디자인은 물론 위치도 바꾸어서는 안되는 것이 타부처럼 되어 있다. 그러나 제호의 어떤 일관된 디자인을 깨뜨리지 않으면서 지면변화와 다양성을 줄 수 있는 제호의 처리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이것은 사보의 퍼스낼러티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 있게 제호를 메이크업 하는 것이 바로 그 사보의 독특한 퍼스낼러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놀드」가 암시하듯이 여지껏 우리가 고수해 오고 있는 "편집상의 타부" 하나하나가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인지, 또는 제작상의 경제와 스피드와 독해력에 효과적인가를 따져봐야 할 것이며, 15) 이러한 인습타파를 위한 가장 큰 무기는 편집자의 미에 대한 인식, 신선하고 기능적인 디자인을 향한 탐구의 하나로 제호도 검토되야 한다. (그림7)
b. 타이포그라피(Typography)
인쇄매체에 있어서 효과적인 의사전달을 위한 요소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활자이다. 활자의 크기, 행의 길이 행간 및 활자서체, 활자의 굵기 정도와 독자들의 기호 및 경험과 상호 관련을 갖고 있다. 16)
사보에 있어서 글자는 정보전달의 직접적인 요소이지만 이것은 편집디자인에서는 하나의 레이아웃 요소로 작용하게 되며 자체의 이미지는 운용방식에 따라 지면 레이아웃의 분위기를 더욱 강하게 부각시켜 준다.
여러 매체 중에서 아직도 활자 일변도의 인쇄매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사보는 그 공간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가능한 같은 지면에서라도 좀 더 유익하고 많은 정보를 얻어야 하고 편집자의 입장에서는 이를 독서에 용이하게끔 일목요연하게 활자를 배열해야 할 책임이 있다.
뉴 타이포그라피 이론의 선구자 「얀 치홀트」17)는 그의 「비대칭적 타이포 그라피」라는 저서의 '활자크기, 제목, 활자 섞어쓰기'라는 부분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일을 할 활자크기를 선택하는 것은 우선 그 포맷, 그 다음에 내용이 가진 의미, 그리고 활자크기가 갖는 시각적 관계의 느낌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어느 한가지 일에 있어서 여러가지 크기의 활자를 너무 많이 섞어쓰는 것은 비 실용적이며 그렇게 하더라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일반적으로 활자크기는 한정짓는 것이 좋다. 작은일에는 두가지 정도가 좋고, 좀 더 복잡한 일인 경우에는 네가지 정도가 쓰여야 될 것이다. " 또 모던 타이포-그라피의 테크닉에 관하여 "새롭고 간결한 규칙이 있어주길 원한다. 그 규칙이란 수가 훨씬 적어야 하며 간결해야 한다. "라고 지적하였다. 또한 가독성에 있어서도 단지 활자의 꼴만이 문제가 아니라 활자의 크기, 행간, 행의 길이, 자간사이나 낱말사이등에 의해 결정되며 더 나아가서는 판형의 크기, 인쇄면적, 인쇄부위를 에워싸고 있는 여백, 잉크색깔, 인쇄방식, 종이선택, 제본이 한 덩어리로 어울려 타이포그라피에 의한 조판이 미를 이루며 레이아웃의 질과도 직결된다.
일본의 「가메꾸라 유사꾸」는 "타이포그라피를 다루는 능력을 보면 그 다지이너 능력의 90%를 직감할 수 있다. "18)고 말했다. 국내 사보의 경우 한 페이지 안에 복잡하게 여러가지 크기의 활자를 너무 많이 섞어쓰는 것을 종종 볼 수가 있는데 이것은 편집디자이너의 타이포그라피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이해 그리고 효과적인 이용에 대해 깊이있는 인식을 요구하는 것이라 하겠다.
À 본문 활자크기
일반적으로 명조체는 가로선이 가늘고 엑센트가 있어, 시각의 안정감을 주므로 본문활자로 쓰고 있으며, 고딕체는 가로 세로선이 똑같이 굵고 공백을 쵀대한으로 줄여 독자로 하여금 강한 호소력을 주어 강조할 때 많이 쓰이고 있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사보의 주요도구로서 본문 활자의 선택은 가장 중요하다. 19) 그리고안상수는 "명조체는 고딕체보다 6.7% 빠르게 읽히는 것으로 나타나 명조체가 본문용 활자체에 적합하다"20) 했으며 「한글의 글자표현」이란 책에서 김진평은 한글 명조체는 가독성이 아주 높고 친숙한 글자체이므로 쉽게 읽혀질 필요가 있는 신문 서적등의 본문용으로 가장 많이 쓰인다고 했다.
한편 고딕체는 가독성은 명조체보다 떨어지지만 눈에 쉽게 뜨이는 특징에 있어 돋보임용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21)고 해서 본문보다는 제목용으로 쓰이고 있음을 말해 준다.
미국의 경우 오늘날 좀 더 읽히기 위해서 본문활자는 좀 더 가는체로 변모하고 있으며, 폭(Width)이나 크기(Character Count)의 희생없이 각 자모(Letter)는 좀 더 크게 불필요한 긴 내림(Descender)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활자를 개량하고 있다. 22)
일본 국립 국어연구소의 언어연구실에서 1959-61년에 조사한 세로쓰기와 가로쓰기의 가독성 연구를 보면 세로쓰기에는 평체가 가로쓰기에는 장체 활자가 가독성이 높음을 나타내었다. 23)
또한 문자의 크기는 판형과 관계가 있는데 국내사보의 본문 활자 크기는 한글 12급, 13급 또는 13급 장1의 변형체를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Á 행의 길이와 행간 활자의 크기
한 행의 글자를 몇자로 하는가 또 행간은 어떻게 잡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가독성(Eye0Legibility)에 달려 있는데, 24) 기본포맷을 구성하는 단계에서 결정되며 그리드 구성에 따라 몇단, 몇행, 문자의 크기등이 결정된다. 알맞은 행간은 심미적으로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조화롭고 기능적인 활자영역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이며 그것을 읽는시간을 절약하게 한다.
안상수의 조사에 따르면 행의 길이가 8cm, 행간 사이가 반각(5포인트)인 것이 가장 가독성이 높아 읽기에 적당하다고25) 했다.
긴 글줄설도 있고, 짧은 글줄설도 있다. 그러나 어떤 판형에서, 2단 혹은 3단포맷을 잡고 양쪽 마진을 제외하면 본문 글줄 길이는 정해지게 된다. 결국 가장 가독성이 높다는 글줄 길이는 알고 있으나 적용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컬럼의 폭에 관한 문제와도 연결된다. 하나는 컬럼이 훌륭한 효과를 발휘하려면 활자의 크기, 행의 길이, 행간과 컬럼폭들이 관심을 끌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서로가 기능적으로 연관되어야만 한다. (그림8)
컬럼의 올바른 폭은 독자가 그 내용에 전적으로 긴장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읽는 것에 대한 즐거운 리듬을 부여하기 위해 필수적 요소이다.
외국의 경우 한 페이지 속의 조판이 2단이든 3단, 4단이든 그 리드에 의한 조판과 레이아웃이 이루어 졌기 때문에 단과 단 사이의 폭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었는데 국내의 경우 몇몇을 제외하고는 그리드에 의한 레이아웃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가독성에 지장을 준다든지 하는 기본적인 고려가 되어있지 않은 경우를 흔히 발견할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은 편집디자인에 있어 그리드의 역할이 무시된 인식부족의 사례라고 하겠다.
C. 오른쪽 끝 흘리기
문장을 조판하는 형식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양끝 맞추기, 오른쪽 끝 흘리기, 가운데 맞추기 엇갈리기가 그것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편집에 경우, 특히 사보에 있어서, 양끝 맞추기를 사용하고 있으나 모든 간행물의 가로쓰기 편집을 전제로 할 때 오른쪽 끝 흘리기의 채용은 권장할 만 하다. 그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고 있으나 가독성을 도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판명되었고, 오자수정이 용이하며, 무리한 분철을 방지할 수 있고, 현대적이며, 편안한 타이포그라피적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26)
줄끝을 맞춘다는 것은 구미의 경우 각 자모의 크기와 띄어쓰기의 다양에 의해 자동적으로 조절되어 왔고, 한 글자가 하나의 단어인 동시에 뜻을 가진 중국의 한자는 그대로 줄을 옮기면 되나, 한국이나 일본의 경우는 "단어"의 개념없이 단지 줄끝을 맞추어 왔다.
최근 몇몇 구미 신문에서는 시간의 절약을 목적으로 줄끝을 맞추지 않는 스타일이 시도되고 있다. 이것은 시간의 절약뿐만 아니라 신문의 리더빌리티에 과연 얼마만큼 효과가 있는가의 측면에서도 많이 논의된다.
우리는 이제껏 양끝 맞추기의 독서습관에 젖어 있으나 이러한 것은 많은 비능률성을 가지고 있다.
독자의 독서습관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데 그 바탕을 둔다.
즉, 자연스러움을 따른다는 것이다. 이것은 시선의 유도에 용이하다. 이제 우리 편집도 일본의 무의미한 편집방법의 답습에서 탈피하여 여러가지 장점이 많고 능률적인 오른쪽 끝 흘리기를 시도하여야 한다고 생각된다.
d. 헤드라인
헤드라인을 조합함에 있어 아놀드가 강조하듯이 헤드라인 활자는 읽기 쉬어야 하며, 매 단어와 매행의 패턴에 있어 눈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아름다움과 각 칼럼 스케줄에 맞도록 고려되어야 한다.
헤드라인이란 "그 기사의 종합이요, 결정이요, 독자가 삼키기 쉽도록 캡슐에 집어 넣는 증유물로 비유되며, 좋은 헤드라인이랑 그 기사를 광고해야 하며, 그것이 실린 전체지면을 미화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로 되어 있다. 27)
독자들에게 명백하고 정리된 뉴스를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헤드라인은 셋팅과정에 있어 경제성과 제목활자의 크기, 서체 및 스타일에 따른 다양성과 각 제목들이 지상면에서 콘트라스트의 효과를 내도록 고려되어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국내사보에 나타난 헤드라인 형태를 살펴보면
① 차례형 제목(Steppen-Head)
헤드의 단위를 이루는 각행의 길이가 거의 비슷할 때, 첫 행은 컬럼 왼쪽 첫 자부터 시작하고 마지막 행은 오른쪽 끝에 맞추는 형태로, 대부분은 이런 형태를 이루고 있다.
② 중심형 또는 피라미드형(Centered or Pyramid)28)
다단 제목에 쓰이는 형으로 1행에 제목이 있으며, 2행은 1행의 중심에 위치하는 스타일이다. 3행 제목일 경우에는 긴제목Õ 짧은제목Õ 긴제목 또는 짧은제목Õ 긴제목Õ 짧은제목 또 3행제목으로 점점 짧아져 역 피라미드 형태를 취하고 있는 스타일이다.
③ 제목길이 맞추는 형
첫행과 둘째행의 제목길이를 좌우 똑같게 맞추는 형으로서, 보통 부제나 중간제목에서 많이 쓰이며 2행이 계속되는 경우에 많이 쓰인다.
④ 오른쪽을 맞춘형
오른쪽을 맞추어, 왼쪽에 마진을 둠으로써 지면의 여백을 살리고 있는 스타일이다.
⑤ Flush Left형
1936년 알렌에 의해 주창된 제목형태로서29) 눈의 자연적인 움직임을 살펴 왼쪽을 맞추고, 오른쪽에 마진을 두는 형태이다.
이 형태는 위의 여러 제목형태를 갖추려고 임의로 글자수를 조정하는 등의 불경제는 없애고 가장 비공식적이며, 읽기에 쉽고, 독자들에게 친근감과 편안함을 주는 형태이다.
⑥ 박스형 혹은 장식형 제목
네 귀퉁이를 완전히 선으로 막은 완전 상자형으로 한쪽이나, 두곳을 튼 Brokenbox형과 화선이나 괴로 장식한 형을 볼 수 있다.
⑦ Chopped Head형
2행의 제목중 1행이 1컬럼 혹은 2컬럼이 작아 그 작은 제목쪽에 작아진 컬럼만큼 사진이나, 기사가 올라가는 형태를 말한다.
⑧ Kicker Head
주제목 위에 작은 크기의 제목으로 대개 고정 컬럼 제목이나, 연재물 제목등을 이런 형으로 많이 처리한다.
⑨ 커트제목
명조, 고딕체의 2종의 서체밖에 갖고 있지 못한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제목형태로서 변형체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장점이나, 시간을 다투는 제작면에서는 비경제적이다.
이와 같이 다양한 헤드라인의 기능은 뉴스의 내용을 독자의 주의를 끌어 널리 알리게 하는 광고 기능과, 전체 문장의 요약을 정확하고 간결하게 나타내 주는 대변기능, 활자의 크기나 위치를 통해 내용의 가치를 상징적으로 등급화하는 평가기능, 상호간의 크기와 위치 배열, 조화를 통해 전체지면을 아름답게 하는 미화기능을 갖추고 있다고30) 볼 수 있다.
이러한 헤드라인을 조합함에 있어 시간과 경제를 절약하고 합리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헤드라인의 지나친 치장을 피하고,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읽기 쉬운 Flush Left형의 제목으로 전환됨이 바람직하다.
둘째, 제작기간이나 제판과정에서 시간과 경비를 낭비하는 커트제목은 없어져야 하겠다.
셋째, 제목단위의 대형화로 헤드라인이 이제껏 몰두 해온 낭비적이고 너무 값비싼 치장을 벗어나 각 컬럼에 맞도록 제작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한 단위의 제목에서 명조체와 고딕체를 혼용함으로서 유니티를 깨뜨리는 것과 한행의 제목에 크기가 다른 활자를 섞어쓰는 것, 박스형 화선등으로 장식하는 것 등 제작을 늦추는 비능률적인 제목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
다섯째, 조직적이고 복잡한 현대 생활에서 점점 제목만 읽는 독자가 늘어난다고 생각할 때 기사 중간중간에 독자에게 서어비스하고, 그 기사를 읽도록 광고하기 위해 부제목을 달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e. 마진(Margin)
활자영역은 마지널존(Marginal Zone)에 의해 일정하게 둘러 쌓여 있다. 페이지 내용물의 외곽부분을 가리키는 이 경계는 페이지의 외곽선을 이루며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단번에 그를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지면에 마진이 적당하지 않으면 본문 그 자체는 불완전 해지게 된다.
또 다른 이유 가운데 심미적인 이유도 있는데 적절한 마진 비율은 독서의 즐거움을 대단히 증대 시킬 수 있다. 수세기를 지나는 동안의 유명한 타이포그라픽 저작물들은 황금분할이나 다른 수학적 공식을 사용하여 신중하게 계산된 마진비율로 만들어졌다. 31)
잘못된 재단이나 페이지면을 못쓰게 하지 않도록 너무 좁은 마진을 주지 않는 것이 좋다. 만일 마진이 좁으면 페이지면의 잘못된 재단이 단번에 눈에 띈다. 너무 넓은 마진은 기술적 오류로 적당치 못하며, 적당하게 디자인된 페이지면의 모습을 손상시키게 된다. (그림9)
f. 화이트스페이스(여백)
레이아웃에서 흔히 여백이라고 불리는 화이트스페이스는 아무 의미없는 공백처럼 생각해서 자꾸 마진이나 문자로 꽉 채우려는 경향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형태의 아름다움이나 형태와 형태간의 밸런스의 아름다움이란 그 주위의 백그라운드 즉 여백의 아름다움을 무시하고서는 판단할 수 없다.
F. H. Wills는 「Fundamental of Layout」이란 그의 저서에서 여백의 필요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빈 공간이 인쇄된 부분과 똑같은 기능과 중요성을 갖고 있다는 점은 레이아웃 작업에 있어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랄 지경이다. 흰 공간은 건축을 함에 있어 건물의 유리창과 같고, 삶에 있어 여유는 주는 것과 같다. "32) 이 말은 여백의 표현정도는 제작된 부분만큼이나 작업의 질을 결정하는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예부터 동양적 예술의 여운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 중요한 의미를 주어왔다"고 말했듯이 화이트스페이스는 음양의 법칙과 유사한 검은 것이 없이 흰 것이 존재할 수 없으며, 흰것없이 검은것의 존재할 수 없다는 것과 같이 여백이 확실히 기하학적인 꼴을 가질 때 그 여백은 효율적이 된다.
명백한 여백은 그림이나 사진만큼 극적이 될 수 있다. 여백은 눈의 쉼터를 제공해 주며 본문을 강조해 주는 역할을 한다.
꽉 찬 느낌을 주는 본문부분이 더 빼곡해 보이도록 콘트라스트를 이루며, 또 여백이 정말로 비어있다는 느낌을 꽉 찬 본문부분이 강조해 주어 서로 상승작용을 하는 것이다.
1926년에 조사한 사실로 전체지면상의 여백부의 한계는 60%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33)
편집에 있어서 화이트스페이스는 활자의 점과 선과 사진이 살아 움직이는 사각의 백그라운드로서 단순한 레이아웃 결과로서의 여백이라는 의미를 넘어서서 심리적으로 의미있는 응결된 힘의 덩어리로서 스페이스로 그 차원을 높여나가만 하는 것이다.
g. 사진(Photograph)과 그림(Illustration)
편집디자인의 레이아웃에 있어서 사진이나 그림의 비중은 점점 높아져 간다. "사진은 말이다. ", "표현된 모든 것은 전부 언어로서의 기능을 지니고 있다. "34)는 말은 언어와 이미지로서 그 속에 메시지(message)를 가지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된다는 말이다. 즉 한장의 사진이나 일러스트레이션은 수백마디의 말을 요약해서 전해준다. (그림10)
알렌헐버트는 "사진의 제작과정에 대한 지식, 의사전달 목적과 관련된 사진내용의 이해, 사진에 나타난 콘트라스트, 명암, 디자인을 이해할 수 있는 예리한 안목을 요구한다. "35)고 했다.
우리나라 사보의 경우 사진의 그 인식이나 사용도는 더 개발할 여지가 있으며, 같은 사진일 경우라도 쓰는 방법에서 보다 과감한 처리가 아쉽다.
일러스트레이션은 일반적 개념의 일러스트레이션과 그래픽 일러스트레이션 즉 다이어그램(Diagram)을 들 수 있다. 그래픽 일러스트레이션은 일반적인 지식의 정도를 초월한 비범한, 문제분석을 위해 잘 발달된 논리적인 감각, 훌륭한 시각조직의 능력등이 요구된다. 36)(그림11)
일러스트레이션은 편집디자이너들의 과제이며 발전시켜야 할 테마이다. 그러나 국내 사보의 사진과 일러스트레이션은 대부분이 일러스트레이션을 게재하고 있지 않았으며 사진은 대부분 메시지가 담긴 언어로서의 사진보다는 필자의 얼굴이나 보도자료 성격의 사진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므로 국내사보는 사진 및 일러스트레이션의 사용빈도수가 낮고 타이포그라피에 의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보라는 특성을 막연히 내세우면서 현재의 사보제작에 큰 문제의식을 갖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으며 지금의 만화 만평류, 또는 삽화 정도로 그 표현 내용이 일률적이 되어 있으나 인물 커리커쳐의 개발, 각종 도표의 재디자인 시도, 이미 사용되고 있는 사진의 그림대체 등으로 연구되어야 한다. 그리고 사진과 일러스트레이션의 좀 더 과감한 사용이 디자이너 혼자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편집인 또는 발행인의 이해와 재정적 협조가 있어야 되는 만큼 이들의 이해와 협조가 적극적으로 있어야만 할 것이다.
h. 페이지번호(Folio)
페이지번호나 지면의 번호는 인쇄물 디자인에서 중요한 요소이지만 소홀하기 쉬운 부분이다. 페이지번호나 지면의 번호는 기능적으로 심미적으로 만족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하고, 원칙적으로 활자 영역의 위나 아래 또는 왼쪽이나 오른쪽에 있어야 한다. 페이지 면에 있어서 활자영역의 위치와 마진의 폭은 페이지번호가 놓여질 수 있는 위치를 적절하게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페이지번호는 페이지 면의 바깥쪽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통례이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볼 때 페이지번호가 중앙하단에 위치하는 것은 정적인 느낌을 갖게하고 마진의 바깥쪽에 위치하는 것은 동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 37)
여기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는데, 페이지면의 가장자리로 페이지 번호의 위치를 바꾸어 놓으면 눈이 바깥쪽으로 움직이도록 이끈다. 또한 이 위치에 있는 페이지번호는 페이지를 좀더 빨리 넘기면서 볼 때 페이지의 가장자리에 시각적 무게가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만일 페이지 번호가 활자영역 위쪽, 또는 아래쪽에 있다면 페이지 번호는 활자영역에서 1행 또는 그보다 더 많이 떨어진 곳에 놓여져야 하는데 그것은 마진의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페이지 번호가 활자영역의 왼쪽이나 오른쪽 옆면에 놓여지게 된다면, 그 간격은 대체로 활자의 컬럼을 나누는 간격과 같아야 하고38) 바깥쪽 마진의 어디든지 일관성 있게 위치해야 할 것이다. (그림12)
C. Grid를 활용한 레이아웃
1. 그리드의 개념 및 사용목적
편집디자인에 있어서 디자인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접근방법은 디자이너의 직관에 의존하는 주관적인 방법과 디자인 시스템에 의한 체계적 접근방법 즉 객관적인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드(Grid)는 편집디자인에서 사용되는 디자인 시스템이다. 물론 편집디자인의 제반 문제들을 그리드만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수많은 현대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그리드이 사용없이도 훌륭한 디자인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모듈, 그리고 특별히 그리드를 이용한 디자인에서 얻어진 성과에는 많은 증거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39)고 Allen Hurlbert가 주장했듯이 인간은 눈에 띄는, 사고가 미치는 모든 것을 논리적으로, 또는 과학적으로 그 틀에 의한 기준에 맞아 떨어지도록 사고하려고 한다. 그것은 현상을 객관화 시키려는 의도이며, 이러한 객관화를 통해 현상을 보다 손쉽게 파악하려는 것이며, 이렇게 파악된 현상을 통제하려는 의도이다.
편집디자인에서 그리드 시스템이라는 것도 이러한 논리성에 입각하여 주제의 표현을 보다 객관화 시켜 독자의 인식속에 디자이너(또는 편집인)의 표현의도를 정확히 주입시켜 오랫동안 머리속에 잔류하도록 하는 시각적 표현 방법 중 하나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그리드란 바둑판, 그래프 용지, 지도의 경도와 위도와 같은 격자형을 의미한다. 그러나 디자인에 있어서의 그 의미는 "하나의 시각적 작품을 응결시켜 주는 소소한 것들로 이루어진 하부구조이다. 그것은 하나의 조직체이며, 시간을 절약시키고, 지속감을 부여해 주는데 도움을 주는 것"40)으로 부연하면 "그리드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비례개념을 포함시킨 최소의 단위를 만들고, 이 단위를 기본으로 디자인 시스템을 이루어 타이포 그라피, 사진, 일러스트레이션, 화이트스페이스 등이 상호 응집 되어지도록 질서를 이끄는 도구"라고 정리할 수 있다. (그림13, 14)
편집디자인은 특히 그것이 많은 본론을 갖고 있을 때 종종 엄격한 틀에 배치되어야 하는데 이것은 그리드에 의해 일련의 동등한 컬럼의 대치로 달성되어질 수 있다. 41)
즉, 편집디자인에서 그리드를 사용하는 목적은 시각적 요소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레이아웃하기 위해서이다.
제한된 제작시간에 한정된 공간을 꾸미는데 무엇보다도 디자인의 틀이 단순한 기하학적 골절을 지니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그리드를 사용함으로써 신속하고 깨끗하고 정교한 디자인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그 외의 어떤 디자인 규칙보다 뛰어나다.
다음의 #의 말은 그리드의 목적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그리드 시스템에 있어서 시각적 요소들의 크기에 따른 단순화와 이들의 결합은 디자인의 간결한 평면계획, 쉬운 이해 그리고 명확한 느낌을 창출해 내며 디자인의 질서를 부여함으로서 정보에 대한 진실성을 증대시키며 신뢰성을 유발시킨다. "42)
즉, 평면과 공간을 그리드의 현태로 정리함으로써 디자이너는 본문, 사진, 다이어그램등을 객관적이며 기능적인 기준에 따라 적절하게 디자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드의 사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리드란 시각적 재료를 배치하는데 논리성을 부여해줄 뿐 그 이상은 아니다. 디자이너들은 커뮤니케이션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리드를 창조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어떻게, 얼마만한 크기에 그리고 어디에 위치시킬 것인가?"하는 것이 그리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물음인 것이다.
2. 그리드와 비례
앞에서도 잠시 업급했지만 레이아웃에 있어서 공간의 정확한 분할을 결정하는 일이나 그 디자인 결과의 질을 평가하는 데는 비례원칙에 관한 지식이 유용할 수 있다. 사보를 제작하는 편집디자인에서도 비례는 디자인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 질을 평가하는 객관적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의 비례는 개개인의 주관에 크게 의존하며 시대, 민족성 등의 특수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절대적 비례의 수치는 없으며 단지 이상적인 미의 비례가 존재하게 된다. 더욱이 "비례는 목적달성의 한 수단이지 목적은 되지 않는다. 디자인을 어떻게 하든지 비례에 맞출 필요는 없다. 즉 비례는 목적에 따라 맞추어야 한다. "43)는 Allen Hurlbert의 말처럼 비례에 얽매인 디자인은 딱딱해질 수 밖에 없으며 제한된 영역속에 머무르고 말 것이다.
a. 황금 분할(Golden Section)
자연이나 예술작품의 조형미를 규정하는 각종 비례에 대한 오랜 연구를 통해 나타난 가장 이상적인 비례 중 하나는 황금비 즉 황금 분할이라 할 수 있다.
수세기 동안 아티스트들은 회화(Picture) 또는 디자인 분야에서 완벽한 분할을 위한 공식(Formula)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로마시대 건축분야의 권위자 였던 Vitruvius는 황금 분할(Golden Section or Golden Mean)이라 불리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44) 만족할 만한 미적 효과에 도달키 위해서는 한정된 공간을 동등한 부분들로 나누어야 될 필요성을 인식하고 그 미적 요소의 나눔에 수학적 계산 시스템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비록 계산 방식 그 자체는 매우 복잡하지만 직사각형의 공간을 크게 수직적 수평적으로 3등분 하는 것과 같은 일반 원칙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즉 "분할하여 만들어진 선들 중 하나에 하고자 하는 디자인의 중요 요소를 놓아보면 그 요소와 나머지 부분의 요소들 사이에서 발생되는 균형을 느끼고 깨닫게 된다. "고 Alan Swann은 말하고 있다.
비례는 1. 618의 황금비 외에 정사각형의 1:1 비례, √2 비례, √3의 플라토의 구형시리즈, 1:2의 Double Retangle 등이 있다. 이러한 비례는 인쇄물의 제작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우선 잡지의 인쇄시 사용되는 용지의 기본 규격이 √2비로 제작되고 있으며 편집디자인에서 그리드는 바로 이러한 비례들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황금비의 분석방법
b. 모듈(Module)
디자인 시스템의 문제에 커다란 공헌을 한 사람중에는 르 꼬르뮈제(Le Corbusier)를 꼽을 수 있다. 그에 의해 개발, 보급된 모듈(Module)은 황금비의 법칙에 근거를 두고 있다. 즉 모듈이란 황금 분할을 인간의 신체구조에서 발생되는 비례와 관련시킨 것으로서 6피트 정도의 인체가 갖고 있는 배꼽, 머리끝(정수리), 손(팔)을 위로 뻗힌 상태에서 손끝의 세 요소에 기초를 두며, 이 세점의 거리 관계는 1. 618의 황금비를 이룬다는 것이다.
결국 모듈은 "인체의 치수와 수학으로부터 창안된 치수를 결정하는 도구이며 척도의 기준이 되는 단위치수"45) 또는 "하나의 구성물에 있어서 비례관계가 구성되는 그 구성물 일부의 크기로서 측량의 기본 단위"46)로 정의할 수 있다.
알렌 헐버트(Allen Hurburt)47) 그의 책 「레이아웃(Layout)」에서 1946년에 만들어져 특허를 낸 르 꼬르뷔제의 모듈은 현대 디자인에 중요한 공헌 두가지를 했다고 밝히면서, 그 첫번째는 편집디자인(Editional Design)에 직접 응용 되었고, 둘째는 심매트리컬(Symmetrical) 중심에서 벗어나 애심매트리컬(Asymmetrical) 디자인을 발달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함으로서 그래픽 디자이너가 인쇄물을 위한 그리드나 디자인 시스템을 창조하도록 영감을 불어 넣어 주었다고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리드를 디자인에 적용시키기 위해 실질적인 레이아웃 용지(Layout Paper)를 만들기 위해 모듈 시스템을 이용했다는 점이다. 48)
3. 그리드의 사용현황
그리드는 2차원적인 평면을 더 작은 평면인 필드(Field)로 나누는 것으로 그 크기는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필드의 세로는 본문을 이루고 있는 글 줄을 몇행과 일치하며, 가로는 컬럼(Column)의 폭과 일피한다. 필드의 세로를 표시하는 방법은 활자 치수의 단위로 나타내는데 영미쪽은 포인트(Point)로, 유럽쪽은 시세로(Cicero)로 흔히 쓴다.
여러 필드들은 필드끼리의 사이공간을 만듦으로해서 분할되는데 이렇게 하면 사진과 사진 사이의 간격을 만들 수 있어 가독성을 유지시킬 수가 있으며 또 캡션을 일러스트레이션 아래에 놓을 수가 있다. 또 필드끼리의 수직상의 분할 공간은 본문 글줄의 1행이나 2행 또는 그 이상의 행수로 표시되며, 수평분할은 활자의 배수 또는 일러스트레이션의 가로폭의 크기에 따른다.
이러한 공간분할인 그리드에 의해 디자인의 제요소들 즉 타이포그라피, 사진, 일러스트레이션, 여백 그리고 색채들은 미적으로 배치된다. 디자인 엘리먼트들은 그리드 필드의 크기에 맞춰서 조정되고, 그것도 정확히 맞아 떨어져야 하며 가장 작은 일러스트레이션은 가장 작은 필드와 일치하게 된다. 한 면(Page) 속에는 그리드와 필드가 일치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크고 작은 여러 종류의 필드를 차지하게 된다.
이런 일련의 작업들 즉 그리드 시스템의 도입은 모든 시각적 요소들의 표현에 있어 디자인상의 특정한 통일감을 유지시켜 주게 된다.
현재 발행되고 있는 타블로이드판 국내 사보의 경우 그리드 시스템을 적용하여 레이아웃을 하고 있는 곳은 극히 드물다고 생각된다. 물론 레이아웃 용지로 레이아웃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넓은 의미에서 그리드를 적용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단순히 인쇄용 원고를 만들기 위한 레이아웃 용지로 작업한 것과 앞에서 논의한 비례개념에 입각한 디자인 요소로서의 그리드를 적용시킨 레이아웃 용지로 작업한 것과는 사실상 커다란 차이가 있다.
그리드의 사용이 사보를 제작함에 있어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충분한 이해없는 사용은 오히려 딱딱한 레이아웃을 연출시킬 수도 있다. 더욱이 그리드를 통한 분할 방법은 사실상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디자이너는 모든 작업들을 세심하게 검토하여야 하며 그 작업이 요구하는 특정한 그리드 구조를 독자적으로 찾아내어야 한다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그리드의 사용으로 얻어지는 많은 잇점 때문에 사보의 편집시 더 많은 보급과 질적인 향상의 한 도구로서 사용되어지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