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약

본 연구는 여성의 정치사회화와 매스 미디어의 관계를 규명하는데 목적이 있었으며, 이 목적에 따라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매스 미디어는 여성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와 인식도, 참여도와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가? 둘째,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른 매체접촉도와 정치사회화의 양상은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셋째, 정치적 정보매체와 신뢰매체, 영향매체에 따른 정치사회화의 양상은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이다.

본 연구의 설계를 위하여 정치사회화의 개념, 매스 미디어와 정치사회화, 매스 미디어와 여성의 정치사회화등 세부분으로 이론적 탐색을 하였다. 정치사회화의 개념은 정의·과정·이론으로 살펴 보았으며, 매스 미디어와 정치사회화는 정치사회화의 매개체를 매스 미디어, 준거집단, 일차집단으로 단순화하여 고찰 하였다. 그리고 매스 미디어와 정치사회화는 여성의 정치문화와 여성의 정치 사회화과정에서의 매스 미디어의 역할을 살펴보았다.

연구의 방법에서, 연구의 대상은 서울시대 3개지역 국민학교의 학부형으로서 30, 40대 여성 480명이었다. 측정도구는 설문지로서 여성의 정치의식과 참여 태도, 매체접촉도 및 매체 영향력과 신뢰도, 성장환경적 배경, 현재의 사회경제적인 배경 등 네 영역으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연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치사회화의 지표를 정치적 관심도, 인식도, 참여도로 설정하였다.

수집된 설문지는 사회과학 통계처리방법, Packge SAS를 이용하여 백분율(%), 평균(M), 표준편차(SD)를 구하고 차이의 의의를 t·F 검증으로 알아보았고, 또 변인간의 상관성을 알아 보고자 Chi-square검증도 하였다.

본 연구 결과 밝혀진 사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른 매체접촉도에는 차이가 있었다.

즉 신문의 접촉도는 여성들의 학력과 남편의 학력이 높을 수록 높았고, 전문· 행정·관리직의 취업경험을 가진 여성이 높았으며, 생활정도는 중류인 여성이 가장 높았다. 텔레비전의 접촉도는 사회경제적인 변인과 통계적으로 의의있는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일차집단의 접촉도는 취업경험분야와의 상관관계에서만 통계적으로 의의가 있었는데, 행정관리직, 사무직의 경험을 가진 여성이 가장 높았다.

둘째, 매체접촉도에 따른 정치사회화의 양상은 다르게 나타났다.

즉 신문의 접촉도가 높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모든 정치사회화의 지표가 높게 나타났다. 텔레비전의 접촉도가 낮은 여성이 높은 여성보다 정치 사회화의 지표가 모두 높았으나 통계적으로는 의의가 없었다. 일차집단의 접촉도가 높은 여성이 정치사회화의 모든 지표가 높았으며 통계적으로도 매우 의의가 있었다.

세째,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른 매체선택유형은 대체로 통계적으로 의의있는 차이가 없었다.

즉 매스 미디어, 일차집단, 준거집단의 차원(1)과 신문, 텔레비전, 라디오, 잡지, 책의 차원(2)에서 매체선택유형을 살펴보았는데, (1)의 차원에서 단지 연령변인만이 정보매체의 선택과 통계적으로 유의적인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었으며, (2)의 차원에서는 남편의 학력이 신뢰매체 선택에, 연령이 영향매체의 선택에 통계적으로 유의적인 상관성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었다.

네째, 매체선택유형에 따른 정치사회화의 양상은 다르게 나타났다.

즉 대체로 준거집단이 정보매체, 신뢰매체, 영향매체로 사용되었을 때 정치에 대한 관심도와 인식도가 가장 높았다. 그리고 라디오나 잡지가 정보매체로 사용되었을 때 인식도, 참여도, 관심도가 모두 높았으며, 잡지와 신문이 신뢰매체로 사용되었을 때 정치사회화의 지표가 모두 높았으며, 영향매체로 라디오와 책이 사용되었을 때 정치사회화의 지표가 대체로 높게 나타났다.

다섯째, 성장환경적 배경에 따른 정치사회화 양상은 다르게 나타났다.

즉 가족이나 집안친지 중에 정치적으로 관련이 있는 여성은 그렇지 못한 여성보다 정치에 대한 관심도와 인식도, 참여도가 다 높았으나, 관심도와 인식도만 통계적으로 의의가 있었다. 또한 자유주의적 집안 분위기에서 성장한 여성이 권위주의적 가정에서 성장한 여성보다 모든 정치사회화지표가 다 높았으나 관심도와 참여도만 통계적으로 의의가 있었다.

2. 결론과 제언

매스 미디어가 여성의 정치사회화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본 연구의 실증적인 연구결과에서는 정치사회화에 미치는 강력한 매스 미디어의 효과는 볼 수 없었으며, 더욱이 기존 연구들에서 영향력 있는 매개체로 거의 일반화되고 있는 일차집단의 효과도 본 연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에 준거집단이 보다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는데 이것은 기존연구들과는 다른 결과로서 주목된다.

한국 여성개발원의 여성관련 사회통계 및 지표¹²⁴⁾에 의하면 여성의 사회참여는 물론 정치참여가 확대되는 추세이다. 정당활동면에서 여성당원수가 전체 당원수의 약 30%를 차지한다고 한다.¹²⁵⁾ 또한 여성의 종교활동도 예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조직적이고 계획적이며 규모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그리고 여성의 사회교육을 위한 여성단체도 60개, 441개 지부, 회원수도 6백만이 넘는다.¹²⁶⁾ 이러한 정황으로 미루어 정당이나 교회, 기타 사회단체가 준거집단으로서 여성의 정치사회화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쉽게 추론해 낼 수가 있다.

신문과 텔레비전, 라디오, 잡지, 서적등을 비교해본 결과 텔레비전은 일부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이 가설적으로 주장한 매스 미디어의 정치적 역기능에 가까운 영향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신문은 그러한 면을 보여주지 않았고 정치적 정보에 대한 신뢰매체로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라디오, 잡지, 서적 등은 정보, 신뢰, 영향매체로서 대체로 텔레비전이나 신문 보다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정보, 신뢰, 영향매체로서 신문과 텔레비전을 선용하고 있지만 왜 연구결과에서는 그 영향력을 찾아볼 수 없었는가 하는 의문점은 미해결로 남는다.

여성과 매스 미디어에 관련된 기존연구들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현대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여성의 역할은 전통사회와는 달리 보다 전문적이고 다양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매스 미디어는 이러한 여성의 역할과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물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고정관념에 의해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조장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추측으로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다만 이와 유사한 또 다른 연구가 보다 과학적인 방법으로 시행된다면 보완이 이루어지리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