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타이포그라피 요소(Typhography要素)

1) 눈의 메카니즘(Mechanism)

인간이 갖고 있는 기관 중에서 가장 정밀하고 정교한 기계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 눈이다. 우리 눈 속에 있는 망막에는 명암을 식별하는 '간체(桿體)'와 색을 식별하는 '원추체(円錐體)'가 있고 이 원추체가 밀집한 '황반부(黃班部) 의 가운데 '중심와(中心窩)' 라고 불리우는 곳이 있어 이곳에 연결된 상이 제일 확실하게 해득이 되는 것이다. ⁹⁾ <그림 2-1>

인간의 눈에는 약 700만개이상의 원추체를 갖고 있는데 Fovea 라고 불리는 망막의 한 중심부 위에 밀집되어 있어 물체의 정확한 색채와 형태를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원추체는 조도가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그 기능이 약해져서 색상의 판단력이 떨어진다. 간체는 우리 눈에 약 1,000만개이상 있는데 우리 눈이 명암에 적응하는 것이 눈의 망막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며 바로 간체의 기능이다. <그림 2-2>

사물을 확실하게 보려고 할 때는, 보려고 하는 사물에 대해 가장 가까운 위치로 눈을 반사적으로 움직이게 해야하며 이렇게 해서 반사운동은 '시점(視點)운동' 즉, 눈동자의 운동에 결부되어 있는 것이 다. ¹⁰⁾

독서는 본문의 활동적 탐색(Acting Search)을 요구한다. 의미는 수동적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눈의 운동은 독서과정에서 절대적인 구성요소가 될 뿐 아니라 본문에서 의미를 추출해내는 여러 과정중에서도 중심된 과정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사람들은 읽는다는 일을 비교적 간단한 작용으로 생각하여 충분한 광선만 있으면 사람의 눈은 활자의 行의 한 끝에서 다른 한 끝으로 별로 힘들이지 않고 순조롭게 움직여 나가다가 그 다음 行으로 쉽사리 옮겨가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독서할 때의 눈의 움직임은 일련의 작은 점프운동으로 계속되는데 이것을 비약운동(Saccade)이라고 한다. 이 운동의 기본적 요소는,

①비약운동으로 진행된 거리

②응시정류시간

③비약운동시간

④역행운동의 발생으로 이루어진다.¹¹⁾

이 각각의 운동은 讀書材의 의미 이해과정과 긴밀하게 관련되며 눈동자운동을 이해함은 좋은 독서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좋은 길 이다.

'버트(Burt) '는 인쇄된 글자의 한 줄을 읽는데 눈은 몇번의 응시정류와 몇번의 비약운동을 이루면서 움직여 나간다고 했다.¹²⁾

그러므로 눈의 실제적인 기능상, 한 점에서 다른 점으로 비약운동 하는데 필요한 간격에서는 아무 것도 보지 못하며 비약운동과 비약운동사이의 정지기간에서만 글자 또는 낱말이 지각된다는 것이다. 안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안구가 정지상태에서 얼마만큼 읽을 수 있느냐 하면 대체로 1인치평방의 스페이스(Space)를 확실히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안구의 비약운동 없이는 5∼6字 앞의 글자는 읽지 못한다는 것이 된다.

또한 안구의 시력한계는 글자크기의 大·小에 의해서 다르지만 대체로 별한 8∼10cm 정도라고 하며, 그 이상의 길이를 읽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¹³⁾ 또한 읽는 속도는 읽는 사람의 능숙도에 따라 다르다. 익숙한 독자는 한 줄을 읽을 때, 한 번의 정지를 통해서 지각하는 범위가 넓기 때문에 더 적은 회수를 취하게 되어 눈의 이동이 큼직한 리듬을 이룬다. 그리고 여간해서는 놓친 대목을 다시 찾기위해서 눈이 行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들의 눈운동은 안구에 부착된 세쌍의 외안근의 작용에 의해 상하운동이나 수평운동, 원운동이 자유롭게 가능하다. 그러나 상하로 쓰여진 글자보다 좌우로 쓰여진 글자가 속독에 편리하다는 사실은 여러가지 실험에 의해서 밝혀지고 있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교실의 '조명한' '南祐貞'(1965)이 서울지역 남녀 고등학생 519명에게 속독에 관해 조사한 결과, 수평형 글씨 가 남녀 펑균가독률 46.2%로 가장 높고, 수직형 글씨 36.2%, 사선형 글씨 16.6 %, 가독률이 가장 낮은 것은 9.1%의 호형 글씨로 나타났으며(표2-1 참조), 이 결과로 보아 우리의 눈은 원운동보다는 수직운동이, 수직운동보다는 수평운동이 더욱 편리한 운동임을 알 수 있다.¹⁴⁾

이러한 안구운동이 용이하다는 사실은 편집디자인에 있어 가로짜기의 결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서체(書體)와 가독성(可讀性)

우리 한글의 경우, 서체에 대한 선택의 폭은 영문보다 좁다. 국·한문의 서체는 명조체, 청조체, 고딕체, 교과서체, 그래픽체 등이 있지만 영문의 경우는 약 3,000종에 이르며 활자의 서체에 따라 가독성은 상당히 차이가 있다고 한다.

명조체는 1815년, 프로테스탄트 선교사 'R. 모리슨'이 華英對譯의 사전을 아모이에서 활판인쇄한 후, 널리 사용되었는데 종선이 가늘고 횡선이 굵은 것이 특징이며 꽉 짜여져 있어 가독성이 좋다.

(영문의 경우, 올드로만체) 문자의 구조나 기계적으로 세련된 감각, 그리고 가독성등에 있어 가장 균형이 잘 짜여져있어 각종 서적이나 잡지, 신문등에 많이 쓰이고 있다. 이것은 그 서체에 대한 친숙성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英·美의 경우, 대개가 교과서, 잡지, 신문들이 로만체를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더우기 가는선과 굵은선이 대조적인 특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독자들로 하여금 더 빨리 낱말의 형태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日本의 '恒川高彦박사'가 한자중 橫획이 많은 문자, 斜획이 많은 문자, 多획문자, 小획문자, 縱획이 많은 문자를 각각 10字씩 골라 조사한 결과, 명조체와 청조체는 고딕체에 비해서 가독률이 각각 약 6 %와 7 %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¹⁵⁾ 이것은 동양에 있어서의 대부분의 서적이 명조체활자를 사용하고 있음으로해서 심리적인 친숙감을 주게된 것과 또한 명조체의 디자인특징이 횡획과 종획간에 뚜렷한 대조를 보여 가독성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생각 된다.

이와 반대로 고딕체 (영문의 경우, 산세리프체)는 명조체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데 서적의 본문보다는 표제나 따옴글(quote), 주의를 끌고자 하는 곳, 고유명사등에 주로 쓰인다. 서체가 굵기 때문에 강한 인상을 주는 점이 있으나, 너무 많이 사용하면 역효과를 주며 단조로운 等劃性때문에 무더기(群)를 이루면 칙칙해져서 가 독성을 해치는 수가 있다.

한전 서체를 떠나서 다만 字劃의 많고 적음과 특징에 따른 가독률은,

①획이 적은 문자

②횡획이 많은 문자

③종획이 많은 문자

④사(斜)획이 많은 문자

⑤획이 많은 문자의 순으로 나타났다.¹⁶⁾

또한 보통서체(Regular face)와 태(太)서체(Semi bold face)간의 상대적인 가독성에 관해서, '루키쉬(Luckish)' 와 '모스(Moss)'는 활자의 가시성과 가독성에 관한 보고에서 인쇄된 지면의 가독 성을 올리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여러가지 서체의 본문용 활자의 획을 굵게하는 것이라고 태서체의 사용을 권하고 있다.¹⁷⁾

그러나 이와달리 '패터슨'과 '팅커'는 태서체가 보통서체와 같은 속도로 읽혀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독자들이 대체로 태서체를 싫어하고 있으므로 특별히 강조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만 국한해서 사 용하도록 충고하고 있다.¹⁸⁾

글줄내에서 강조의 목적이란 하나 또는 몇개의 낱말을 두드러지게 보이려고 하는 것이며, 이는 본문작업이나 실제의 경우에 생기는 요구인 것이다. 그러나 특정한 낱말의 강조를 위해 글줄에 사용된 활자의 크기를 크게 혹은 작게하는 것은 삼가해야 한다. 본문에 있어서 강조는 이탤릭체(강조의 도가 약할 때)나 세미볼드체(관건아 되는 낱말 혹은 두드러지게 나타내야 하는 강조의 경우)를 사용하거나, 혹은 이 두가지를 함께 사용하여 낱말의 의미를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한글성서중 가장 많이 보급되어 있고 사용 빈도가 높은 것으로는 '한글개역판 성경전서'와 '새번역 ' '공동 번역성서'라고 할 수 있다.

'한글개역판 성경전서'의 본문서체는 목각본을 字本으로 한 획 이 굵은 독특한 성서체를 사용하고 있어 새로운 크리스챤이나 특히, 청소년층의 독자들에게 시각적인 생소함으로 속독과 이해에 많은 지장을 주고 있다. 또한 글줄에서 강조의 목적으로 본문중 고유명사, 지명등은 홀이름씨 표기로 사람의 이름에는 외줄(-),장소, 나라, 민족등에는 겹줄(=)을 그어 표시하고 있다. 이것은 좁은 글줄사이에 사용함으로 해서 윗글줄과 아래글줄이 밀착되어 보이게 하며 독서속도를 떨어뜨리게 하고 있다. '새번역'의 경우는, 명조체를 사용하고 있고, 글줄에서 강조는 고딕체를 사용함으로 해서 서체변형에 따른 시선의 혼란으로 가죽성에 지장을 주고 있다.

'공동번역성서'는 신·구교 합동 번역성서로서, 본문의 서체는 '장봉산'이 쓴 성서명조체(SSAM)를 사용하고, 고유명사와 강조 부분은 성서그라픽체(SSGR)를 사용하고 있다.

필자는 앞에서 서술한 방법을 실험하고자 보통서체와 태서체의 독서속도를 비교, 조사하였다. 똑같은 문장(요한복음 2:1∼3:7)을 가지고 10포인트의 글자크기에, 글줄길이 8cm,글줄사이 반각띄우기로 판짜기를 하여 실험재료로 삼았다. 이를 인쇄하여 대학생 45명(남22, 여23)을 대상으로 80초동안 읽는 讀字數를 측정하였고, 그 결과는 (표2-2)와 같다.

이 결과로 보면, 성서본문의 사용활자는 보통서체보다 태서체가 6.8% 빠르게 읽혀지는 것으로 나타나, 태서체가 성서본문용 활자체로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기존성서의 설문조사

결과에도 성서본문용 서체로 태서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으며, 글줄에서 강조부분은 견출서체를 사용함으로 해서 서체변형으로 인한 독서속도의 감소를 최소한 막을 수 있으리라 본다.

3)시력과 활자크기

편집디자인에 있어 글자크기를 선정한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우선되어야 한다. 또한 글자의 크기는 판형과 서적의 내용, 가격등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한글은 글자크기를 선정하는데 아직까지 특별한 기준을 가지지 못하고, 디자인작업에서 내용이나 성격에 따라 단지 경험에 의한 판단만으로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활자조판(Metal type Setting)보다 훨씬 다양한 사진식자조판(Photo type-Setting)일 경우는 더욱 심각한 고민을 낳게하며, 감각적인 판단으로 인한 의문이 항상 따라 다니게 된다. 그리고 단순한 감각적인 판단은 우리 뇌에 보이지 않는 손상을 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활자가 크면 클수록 읽기가 쉬운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정도에 벗어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시력 반경내에 몇개와 글자 밖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더 자주 시선의 이동이 필요하게 되고 따라서 독서에 피로를 더해주게 된다. 또한 큰 활자는 낱말을 全體語形的으로 독해하기보다는 단편적으로 읽게 독서속도를 떨어지게 만든다.¹⁹⁾

반대로 글자의 크기가 작은 것을 선택할 경우, 제한된 시각내에 들어오는 정보의 양이 두뇌의 해독능력범위를 초과함으로 응시정류 시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글자의 가시도가 떨어져 낱말의 인지에 해를 준다고 한다.

그러면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 큰 글자가 읽는데 가장 알맞을 것인가? 日本의 안과학자 '大酉克知박사'에 의하면 건전한 눈을 가진 壯年이 꿇을 수 있는 글자의 최소한은 8포인트이고, 그 이하 의 글자는 좋지않다고 한다. 또한 '豊田武夫'의 연구에 의하면 독서의 최적활자는 10포인트에 해당할 것이라고 했다.²⁰⁾ 그리고 일본 인쇄학회의 인쇄가이드에 의하면 성인용 8포인트, 중학생용 10 포인트, 유아용 12포인트가 가장 가독성이 높은 크기라고 한다.²¹⁾

한편 서구의 인쇄가들은 평균독자(average reader)를 위한 본문글자로는 10, 11, 12포인트가 가장 알맞다고 했는데 이것은 여러 가지 과학적인 실험결과 그 정당성이 증명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버트(Burt)'는 독자에 따라서 이것이 너무 크거나, 작을런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는 평균독자보다 더 어리거나, 더 늙은 사람 에게는 그보다 더 큰 글자가 좋을 것이라고 말한다.²²⁾ 한편, 'A. A. 수톤'은 사람들이 평상시에 보고 있는 대개의 서적의 본문글자가 7~12포인트이므로 이들 글자가 가장 읽기 쉬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²³⁾

영문의 경우, 서적의 본문은 7,7. 5,8포인트의 글자를 주로 쓰고 있다.²⁴⁾

우리나라에서는 잡지의 본문용으로 6,8,9,10,11포인트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중에 사용빈도가 높은 10 또는 10.5포인트(5호)가 제일 읽기쉬우며 여유가 안정감이 있는 글자라고 한다.²⁵⁾ 현재 국민학교 교과서는 20포인트, 저학년 국어교과서는 24포인트, 중학교 국어교과서는 12포인트, 기타 교과서는 대부분 15포인트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²⁶⁾

또한 '한글개역판 성경전서'의 경우는 글자크기가 10포인트로 본문용 활자로는 적합하며 '새번역'은 9포인트, '공동번역성서'는 10.5포인트의 활자를 사용하고 있으나 획이 가늘고 평체형태로 인하여 실제크기보다 작게 보이고 있다. 그리고 Hand Book 用 성서(국반판)의 경우 글자크기가 6포인트로 글자크기가 너무 작아 독서에 많은 지장을 주고 있다.

또한 정보밀도가 높은 언어는 독해할 수 있는 뇌의 능력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눈운동의 폭도 좁아진다. 그것은 가장 예민하게 시각이미지를 판독할 수 있는 '중심와' 의 시각내에 한 낱말이 완전하게 들어을 때 낱말인지에 가장 유리하다는 사실이다. 중심와의 시각인 0.7㎝內에 평균 한 낱말이 완전하게 들어오는 글자크기는 10포인트인 것이다.²⁷⁾ 그러므로 보통의 한글성서 본문용 활자크기는 10∼12포인트가 가장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4) 글자사이와 낱말사이

낱글자의 사이띄기는 독서속도에 많은 영향을 준다. 한글은 음절마다 끊어져 한 글자를 이루는 글자이기 때문에 글자의 사이띄기는 더욱 중요시되어야 한다.

문자가 시각화 되었을때, 우리의 뇌는 의미를 내포하는 언어의 최소단위인 낱말이 한 덩어리로 인식되기를 요구한다. 한 낱말이 한 글자씩 인식될 때, 우리의 뇌는 더욱 구체적인 의미를 찾기 위하여 한 낱말의 불확실성이 최소한으로 감소될 때까지 효율적이지 못한 짧은 비약운동과 잦은 역행운동으로 독서속도는 확실히 감소된다.

또한 윗글줄과 아래글줄사이에 존재하는 여백으로 눈이 표류하는(Drift) 횟수가 증가하므로 눈의 수평운동에 장애를 준다. 그러므로 글자사이를 가능한 좁혀주는 것이 독서효율을 넓힌다. 그러나 글자사이를 너무 좁히는 것은 글자사이를 넓게한 것보다 오히려 읽기에 불편하다.

글자의 사이뛰기는 영문의 경우, 글자폭에 따라 13등 분류되어 있으나²⁸⁾ 한글은 주조활자뿐 아니라 사진식자 조판에서 조차 분류 되어 있지 않고 글의 내용이나 성격에 따라 디자이너나 오퍼레이터의 감각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기능적 모순은 한글 의 본문조판에서 많은 불리한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기존 성서의 경우에도 무의식적인 글자 사이뛰기를 하여 글자와 글자사이가 벌어져 독서속도를 낮추고 있다.

이렇게 곤란을 겪고 있는 한글조판은 최근에야 정상적인 자간에 한 치수(0.25mm)씩 당겨서 조판하여 부적합성을 감소시킴으로 실제로 독서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대개 영문의 글자 사이 띄기는 늘 1/4em이며 많아야 1/3em이라고 한다.²⁹⁾

'안상수'는 대학생 53명에게 판짜기 비교실험에서 하나는 글자 사이를 좁히고, 다른 하나는 정상적인 글자사이로 조판하였더니 그 결과, 좁힌 자간은 독서속도에 있어 정상적인 것보다 월등한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7.7%)³⁰⁾

이런 결과를 보더라도 본문에 활자를 사용할 때는 그 글줄사이를 좁혀서 사용하는 것이 가독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또 위의 해결안도 수평모음(ㅡ,ㅠ,ㅗ,ㅛ등)을 가진 글자끼리 모일 때는 모음이 서로 겹치는 모순이 발생하므로 이러한 모순을 피하여 수평모음을 가진 글자일 때는 한 치수, 수직모음을 가진 글 자(이,매,가등)는 두 치수를 당겨서 조판할 수 있는 숙련된 오퍼레이터의 기술에 의존하여 조판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대의 잠정적 해결안이며, 조속한 시일內에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함은 물론, 한글 역시 넓이에 따른 분류가 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낱글자의 사이뛰기가 독서속도에 많은 영향을 주듯이 낱말사이 역시 가독성에 많은 영향을 준다. 낱말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인지한다는 것은 비약운동이 계속되면서 한 문장을 전체적으로 통합 하여 이해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러므로 낱말사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면 우리의 뇌가 시각정보를 받아들여 의미를 찾는 정보진행과정에서 불필요한 요인을 감소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낱말의 사이뛰기로 인해 가장 많이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첫째, 낱말의 앞쪽과 뒷쪽에, 특히 앞부분에 식별할 수 있는 시각적인 돌출부가 많이 있다는 것이다. ³¹⁾ '오레런과 던센트'(0leron & Danset)는 이것을 밝히기 위한 실험결과, 인쇄된 낱말은 앞부 분, 끝부분, 중간부분 순으로 점점 낱말의 가시도가 감소되며, 앞과 끝부분의 글자들이 중간부분 글자들의 가시도를 감소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양 끝의 글자가 낱말사이에 존재하는 횐 여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³²⁾

둘째, 대부분의 언어는 한 낱말에 있어서 대부분 앞쪽에 더욱 많은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므로 낱말과 낱말사이에 적절한 공백을 주는 것은 낱말 앞부분에 치중해 있는 정보를 인식하는데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세째, 비약운동이 진행될 때 글줄에 머무는 눈의 시각에는 효과 범위가 존재하는데 이 시각內의 효과범위는 비약운동이 진행됨에 따라 순간순간 오버랩이 형성된다. <1그림 2-4> 그것은 눈이 각 글 줄의 특정부분을 여러번 거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연속적인 실질적 오버랩은 한 글줄의 감지적 통합을 쉽게 해주어서 주변시야에서 정보를 취하는 방법을 제공하며, 각 낱말의 의미를 분리시켜 결정케 하는 것을 피하도록 하여 여러 단어가 함께 보일 수 있도 록 한다.³³⁾

이 때, 낱말과 낱말사이의 시각적인 분리는 눈이 한 지점에서 다음 지점으로 비약운동을 할 때, 다음에 정지할 효과적인 지점을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단서가 되므로 비약운동의 효율을 높여주어 독서속도를 증가시켜 준다.

'낱말의 간격은 영문의 경우, 평균 알파베트의 소문자 'o'의 간격만큼 띄운다. 그것은 알파베트 소문자의 평균 한 글자 폭이 될 것이다. 또한 큰 X-height를 가진 낱말들은 정상적인 낱말보다 낱 말사이의 공간을 더 주어야 한다.

그러나 한글의 경우, 두 음소이상이 모여 한 글자를 이루게 됨으로 실제 평균 한 글자 폭의 간격을 적용할 경우 단(column)의 위에서 아래로 강줄기와 같은 공백이 형성되어 독서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조판의 美에 치명적 손상을 준다.³⁴⁾

이와는 반대로 1/4자폭을 피우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5)글줄사이(行間, Leading)

글줄사이의 넓이는 글줄길이와 글자크기, 가로짜기와 세로짜기있어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다.

글줄이란 직선적인 글자의 行列을 말하는 것인데, 이 행렬된 글자를 위로부터 아래로, 또는 왼편으로부터 오른편으로 시선이 문자를 쫓아서 그 의미를 파악해 간다. 따라서 읽는다는 것은 시선이 글자의 행렬을 정확하게 이탈하지 않고 다음, 다음으로 쫓아가는 행위인 것이다. 글줄사이란 글자의 행렬을 시각에 의식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들의 뇌는 독서를 할 때, 눈으로 하여금 스스로 독서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한다. 글줄사이의 넓이에 따라 독서의 난이도가 변화하며, 글줄사이가 좁으면 위·아래의 글줄이 압박되어 있는 것처럼 보여, 불필요한 이미지가 시각내에 들어오기 때문에 다음 글줄로 옮겨갈 때 운동이 잘 되지 않으며, 행간운동 을 할 때 시점이 불안정해져 '부적응응시수(不適應讓視數)'가 많아짐을 알 수 있고, 독서의 피로도는 글줄사이가 너무 좁은 경우나, 너무 넓은 경우에도 가중된다.

또한 글줄사이가 넓은 경우에는 '일소운동(一掃運動, Return Sweep)'의 효율이 감소되며, 한정된 지면內에 많은 글자를 채울 수 없어 비경제적이다.³⁵⁾

글줄 사의기의 정도는 활자주위의 여백과 나타내고 싶어하는 일반적인 색조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동양의 인쇄물에 있어서, 글줄사이는 5호활자(10.5포인트)를 기준으로 해서 만든 것인데, 가장 폭이 좁은 것이 5호1/8행간이다.

그보다 더 두꺼운 것이 1/4행간, 1/2행간, 전각띄우기의 순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얼마만큼의 글줄사이를 띄우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일정한 법칙은 없다.

글줄사이의 공백은 이용된 활자의 디자인성격에 의해서 많이 좌우된다.

기존성서의 경우, '한글개역판 성경전서'는 세로짜기 조판으로 글줄사이의 폭을 넓혀야 하는데도 1/2행간을 주었으며, 글줄에서 강조의 목적으로 고유명사에 밑줄을 그어 표시함으로 해서 글줄사이가 붙어보이고, '새번역'은 3/4정도의 챙간을 띄움으로 해서 글줄사이가 벌어져 일소운동의 효율이 떨어지고 눈의 피로도가 높아지며, '공동번역성서'는 1/2행간을 띄었으나 평체형태의 성서명조체를 사

용함으로 해서 실제보다 더욱 글줄사이가 벌여져 보인다.

'안상수'는 고등학생과 대학생 234명을 대상으로 한 글줄사이 실험에서 10포인트 활자로 글줄길이 8cm일 경우는 10포인트 사이띄기, 10cm일 경우는 2.5포인트 사이띄기, 12cm일 경우는 5포인트 사이띄기 順으로 가장 讀字數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³⁶⁾

영문에 있어서, 본문일 경우는 1포인트 또는 2포인트의 행간이 가장 적당하며 글줄길이에 따라 행간도 늘려야 한다고 한다. 또 '벤트리(Bentley)'는 글줄사이를 띄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독서속도가 줄어들며 여기에 부수적으로 독서율이 증가한다고 밝히고 있다.³⁷⁾ '버트(Burt)'는 3포인트 행간은 거의 무의미하며, 4포인트행간은 가독성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지나치게 큰 글자크기처럼 잦은 눈운동과 정류운동을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어 눈의 피로도를 높인다고 했다.³⁸⁾

일반적으로 행의 길이가 길어지면 글줄의 사이띄기도 넓어져야 한다. 그러나 글줄사이가 너무 넓어지면 각 행이 한 그룹에 소속한 일부로 보이기 보다는 독립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볼품도 사납거니와 가독성도 줄게된다.³⁹⁾

가독성을 높일 수 있는 글줄 사이띄기는 사용되는 활자체에 따라 정해야하며 두터운 활자는 가는 활자보다 사이를 더 띄어야한다. 그러나 글줄 사이띄기를 하는 것은 하지않는 것보다 가독성이

높은 것은 확실한 일이다.⁴⁰⁾

또한 그 서체가 X-height를 갖는 경우나, 수직강세로 발음되는 경우(Bodoni와 Sanserip처럼), 또는 세로획이 굵은 경우는 글줄 사이를 큰 간격으로 사이띄기해야 한다.⁴¹⁾

또한 글줄이 길 경우, 짧은 것보다 글줄사이를 넓혀 줄 필요가 있으며, 세로짜기의 경우는, 눈의 착각을 고려하여 가로짜기보다 글줄 사이를 넓게 잡을 필요가 있다.⁴²⁾

한글의 경우, 효과적일 글줄 사이띄기는 활자높이의 1/2~1배사이를 띄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성서본문의 글줄 사이띄기에 적용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6) 글줄길이(行長, Line Width)와 가독성

글줄길이가 독서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은 여러연구에 의해서 밟혀지고 있다.

'버트'는 큰 글자로 인쇄된 짧은 글줄은 눈의 정류수를 빈번하게 발생시키며, 독자는 긴 문구를 한번에 읽기가 힘이 들고, 게다가 글줄 끝에 하이픈(-)이 붙은 낱말 즉, 분철이 많아지면 편안한 독서를 방해하고 독서능력도 떨어져 그 내용을 이해하는 시간도 질어진다고 한다.

또한 작은 글자로 된 문장의 긴 글줄은 독자가 긴 글줄의 끝에서 연속되는 다음 글줄을 선택하는데 속도가 늦기때문에 가독성에 지장을 준다고 한다.⁴³⁾

'버트'는 영문의 최소한 글줄길이는 알파베트의 길이(A-Z)로 표현하는 것이 편리하다고 하며, 가장 이상적인 가독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 글줄길이는 사용한 글자의 소문자로만 된 알파베트의 길이의 2∼ 3배가 가장 적절한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소한 1행의 길이 = 1 알파베트의 길이

적당한 1행의 길이= 1(1/2)알파베트의 길이

최대한 1행의 길이 = 2알파베트의 길이

파이커(Pica)로 계산하는 글줄길이는 그 글자 포인트 사이즈의 2배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⁴⁴⁾즉, 10포인트 글자는 20파이커가 넘는 길이로 짜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참고:Ipica =1/6inch, Ipica=12 point)

또한 10포인트 글자의 경우, 가장 좋은 가독성을 갖기 위해서는 한 행의 길이를 15파이커 길이로 잡는 것이 좋으며, 12포인트의 글자는 18파이커, 18포인트의 글자는 27파이커의 길이로 짜야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글자의 사이즈에 거기에 상응한 행의 길이는 다음과 같다.

8포인트= 9 ∼ 13파이커

10포인트=13 ∼ 16파이커

12포인트=14 ∼ 21파이커

14포인트=18 ∼ 24파이커

18포인트=24 ∼ 30파이커⁴⁵⁾

통상적으로 9 ∼ 12포인트로 짜여진 글줄길이는 대략 10~12개 정도의 낱말을 포함하는 길이 즉, 18∼24 파이커가 최적상태라고 한다.⁴⁶⁾

또, 어른의 독서에 있어서 만족할만한 가독성을 얻기위한 최상의 글줄길이는 14~31파이커(5.2~12.5cm) 여야 한다는 훨씬 선택의 폭이 넓은 결과도 있다.

'안상수'는 한글의 10포인트 활자로 글줄사이를 5포인트 띄울때, 글줄길이는 8cm로 하는 것이 가장 독서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밟혀 냈다.⁴⁷⁾

본문조판에 한 줄로 들어가는 글자수가 대략 15字이하는 스페이싱에 곤란을 받고, 40字를 초과하면 정류수와 정류시간이 감소하고 역행운동과 '부적응주의시'가 증대되어 읽기가 힘들어진다. 일본 국립국어연구소의 글줄의 글자수에 대한 연구결과 25字로 된 글줄길이가 제일 독서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밝혀혔다. ⁴⁸⁾

한글성서중 '한글개역판 성경전서'는 글줄길이가 6.8cm로 글줄 길이가 짧아 빈번한 역행운동을 발생케 하며 '새번역'은 글줄길이가 8.7cm로 가장 적절한 길이이고 가독효과도 높이고 있다.

'공동번역성서'의 경우는 서적크기 (5·7판)에 비해 글줄길이가 12cm로 독자들이 읽기에 힘들며 독서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성서본문의 글줄길이는 판형에 따라 다르겠으나 일반적으로 4·6 판 성서를 기준할 때, 1단으로 조판할 경우 8∼12cm가 가장 적당하며, 2∼3단일 경우는 4∼6cm가 될 것이다.

7)가로짜기와 세로짜기

한글의 정방형 字體는 한자나 일본글자와 마찬가지로 본래 세로쓰기 체제인 동양문화권의 특징이나, 서구문화의 도입과 그 영향으로 가로쓰기를 병행하게 됨으로써 가로와 세로쓰기가 보편화되었고 그에 따라 모두 적용할 수 있게 발전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체적으로 장년층은 모든 독서를 세로짜기의 서적에 의존했기 때문에 세로짜기가 읽기 쉬우나 청소년들은 일찌기 유아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교과서들이 모두 가로짜기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가로짜기에 익숙해 있다.

1978년, 한국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가로짜기와 세로짜기의 선호도 조사결과에 의하면, 총 응답자의 64%가 가로짜기의 편집이 읽기가 좋다는 점에서 가로짜기를 좋다고 하였으며, 특히 34세이하의 층들중 69%가 가로짜기를 좋다고 하여 그 이상의 층들과 좋은 대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⁴⁹⁾

1984년, '제일기획, 광고연감'의 활자배열 선호자료에 의하면, 연령별 구분에서 청소년층은 물론 40∼ 50代이상(6.9%)도 가로짜기가 세로짜기보다 읽기에 좋다고 하였다. <표2-3>⁵⁰⁾

'안상수'는 10포인트 활자에 글줄길이 8cm로 하여 가로짜기와 세로짜기를 할 때, 가로짜기가 세로짜기보다 19.5%정도 독서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밝혔다.⁵¹⁾

우리나라의 인쇄문화가 가로짜기에 눈뜬 것은 광복이후 부터이며 교과서와 일부 어린이용 도서에만 국한되었으나 '80년대에 들어와 서는 거의 모든 서적들이 가로짜기를 환영하고 있다. 이는 인쇄, 조판등 기술적 문제의 혁신과 문화적 측면의 세대교차, 의식변화를 가늠하는 징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성서와 몇 종의 잡지 및 대다수의 신문은 아직까지도 세로짜기를 고집하고 있는 실정이다. 출판인들은 인쇄물을 가로짜기할 경우, 세로짜기일 때보다 판매량이 늘어나고 지면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새생활 속독 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모든 출판물을 가로짜기했을 때 경제적으로 크게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즉, 4·6판형 지면의 평균 글자수를 조사한 결과, 페이지당 가로는 548宇, 세로는 402字로 가로짜기했을 때 146宇가 더 들어갈 수 있어 300페이지 되는 책 1권에는 약 70페이지의 지면이 절약된다는 것이다.⁵²⁾

독서는 눈의 구조 및 생리학적 특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카톨릭의대 '이상욱박사'에 의하면 구조학적 분석에서 눈이 사물을 볼 수 있는 범위는 가로가 세로보다 훨씬 넓으며, 인간공학측면에서 인간은 사물을 볼 때 수직보다는 수평적 시각생활을 많이 하고 두 눈으로 들어오는 시각적 상을 하나로 인식하는 융합력도 수평적 기능이 탁월하다고 한다. 또한 독자층 설문조사 결과, 74%가 가로짜기를 좋아한다고 나온 바 있다.⁵³⁾

日本의 '佐藤勉박사'는 인간의 눈은 좌우로 운동시키기에 잘 발달된 두개의 근육에 의해서 力學上 단순한 힘으로 움직이며, 이에 비해 눈을 상하로 움직이는 기능은 아주 복잡한 것이어서 인체중 가장 복잡한 근육의 작용을 빌어야한다. 그러므로 문자가 옆으로 나란히 있게 되면, 눈은 단일하고 편안한 운동만으로 읽을 수 있는데 세로로 줄지어 있으면 아주 복잡한 기능을 발휘해야하므로 행 을 쫓기 어렵고 쉬 피로해진다고 하였다.⁵⁴⁾

정상인의 시야로는 두 눈을 움직이지 않고 주변을 볼 수 있는 시야가 좌우 190도인데 비해, 상하는 120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가로시야가 세로시야보다 넓어, 가로짜기가 더 많은 글자를 담을수 있으며, 눈동자 움직임의 경우에도 가로로 짜여진 글을 읽을 때(주시야의 범위는 90도)는 눈동자만 움직여도 되는데, 세로일 경우는(상하 75도) 고개까지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서 가로짜기가 우세하다는 것이다. 사람의 눈은 원운동보다 수직운동, 수직운동보다는 수평운동이 더욱 편리한 운동이며 또, 시선의 이동은 수평방향의 이동이 제일 직선에 가깝고, 수직과 사선방향의 이동때에는 심한 불규칙형이 된다. 이 현상은 가로짜기 문장이 세로짜기 문장보다 읽기가 수월하다는 것인데 독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가로짜기로 된 인쇄물을 읽을 때는 세로짜기보다 눈의 피로도가 적으며 읽는 속도(速讀性)나 정확성에 있어서도 앞선다는 것이다.⁵⁵⁾

또한 가로짜기 실용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교통, 통신의 발달로 외국과의 접촉이 많아지고 외래어의 사용이 증가되는 추세이며, 모든 인쇄물에서 외국어의 병용이 불가피하고, 자연과학에서도 수량적 처리가 격증함으로써 숫자의 사용이 빈번해지며, 한글 라이노타이프가 개발되어 이를 사용하게 되면 기계구조상 사용이 불가지해진다. 또 한 청소년층의 독서습관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⁵⁶⁾

한글성서중 '새번역' '공동번역성서'등 몇 종은 가로짜기 편집이 되어 있으나 그 수량은 미미하며 대개가 신약에 국한되어 있고, 성서의 보급량과 독서량이 가장 많은 '한글개역판 성경전서' 및 대다수의 성경전서는 세로짜기로 되어 있다. 매년 새로운 신자 30여만명중 청소년층이 대다수임을 감안할 때 하루속히 모든 성서에 가로짜기 편집이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위의 이론을 근거로 필자는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하였다. 글의 내용은 '요한복음 3:8 - 4:14'을 사용하였으며, 세로짜기의 글자체는 기존의 성서체와 편집체제를, 가로짜기는 S.K.태명조체를 사 용하였고, 글줄길이와 글줄사이는 기존성서의 편집체제와 동일하게 인쇄하여 청소년층 신자 58명(남28, 여 30)을 대상으로 60초동안 읽게 한 다음, 讀宇數를 측정하였다. 이 실험재료를 만드는데 있어 두개의 실험재료 조건은 동일하게 하였으며, 그 실험결과는 <표2-4>와 같다.

이 결과로 보면, 가로짜기의 讀字數가 기존성서의 세로짜기보다 32.3%가 빠르게 읽히는 것으로 나타나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성서의 편집디자인은 가로짜기를 하는 것이 좋은 것으로 판명될 수 있었다. 또한 가로짜기의 선호도 증가로 가로짜기 전용 서체의 개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하며, 활자의 폭을 조정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8)끝마추기와 끝흘리기

타이포그라피의 배열요소로서 '끝마추기(justification:blocked out style)'와 '끝흘리기 (unjustification)'의 비교는 최근의 일이다. 대개의 편집디자이너는 개인의 취향과 편집물 전체의 미적 감각을 위하여 끝흘리기를 피하고 있다.

한글성서의 경우는 거의 모든 성서가 끝마추기를 채택하고 있으며, 영문성서의 몇 종은 끝흘리기를 사용하기도 하나 대다수의 영문성서도 끝마추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끝흘리기의 장점은 전래의 끝마추기의 경우 양쪽을 의식적으로 짜마춤으로써 생기는 무리한 글자의 사이띄기와 낱말이 끊기게 되는 단점을 해결할 수 있고 글자사이를 고르게 하며, 무리한 분철 (Hyphenation)을 방지하는데 있다. 또한 아주 짧은 글줄 의 경우는 끝흘리기로 짜마추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가독성 연구중에 이 끝흘리기와 끝마추기의 큰 차이를 발견해내지 못하고 있으나, 끝흘리기式 편집디자인의 응용은 추천할 만한 것이다. 그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고 있으나 가독성을 도울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판명되었고 誤字수정이 용이하며 현대적이고 편안한 타이포그라피적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⁵⁷⁾

필자는 독서에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되어진 10포인트 글자크기에 글줄길이 8cm로 하고, 글줄사이를 반각띄우기로 하여 판을 짠 다음, 실험재료로 삼았다. 그리고 이를 인쇄하여 같은 조건하에 한글은 고등학생 63명(남24, 여39)에게 60초 동안 읽게 하였으며, 영문은 대학생 57명(남41, 여16)에게 80초 동안 읽게 하여 그 시간안에 이루어진 讀字數를 측정하였단 결과는 표2-5, 표2-6과 같다.

이 결과로 보면, 본문에 있어서 끝마추기와 끝흘리기의 讀宇數차이는 발견해내지 못했으나 한글의 경우는 본문 편집디자인에 있어 글자 사이띄기나 낱말이 끊기는 분철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끝흘 리기가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이 실험에서 사용한 서체는 한글- 'S.K명조체' 이고, 영문-'Century old style'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