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의약품 유통경로의 복잡성

의약품 유통경로의 분석에서와 같이 의약품 유통에 관한 관계법규로는 약사법, 마약법 및 향정신성 의약품 관리법 등이 있으며, 의약품의 유통경로는 약사법에 의해 규정되어 있다.

즉, 약국개설자는 의약품의 조제,소매 및 약국제제를 할 수 있고 의약품 도매상은 도매만 할 수 있으며, 약종상은 조제행위를 할 수 없고 소매만 할 수 있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전장에서 보인 (도-3)에서와 같이 의약품 유통경로을 5종류로 명시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도-5)와 같이 15종류의 유통방법이 있다.

이러한 유통경로의 복잡다양성은 그 만큼 진보된 판매기술에 기인한 것이라기 보다는 치열한 판매경쟁과 유통기관의 기능미분화 및 유통질서의 후진성의 결과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도-5)에서 ①~ ⑤까지는 법에서 규정한 정상적인 유통경로이나 ⑥~ ⑮까지는 경쟁에 이기기 위한 변칙적인 유통경로라 할 수 있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의약품 매매브로커로서 그들은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하여 생산자와 소매상 또는 역으로 소매상의 약품을 도매상으로 역류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특이한 존재로서 의약품 유통구조상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의약품은 다른 일반상품과는 다르기 때문에 전문인이 아닌자에 의해 취급되어서도 안 된다. 무자격자의 의약품 취급은 유통질서를 어지럽게 할 수 있으며, 의약품의 오용 및 남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의약품의 공신력을 높일 수 있고 공정거래법과 직접적으로 상치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실거래상에서 실적될 수 있는 유통경로의 개선이 요구된다.

2. 의약품 유통기관의 영세성

의약품 유통기관의 영세성은 대부분 제유통단계(도·소매상 등)의 구조적 특질에서 오는 거래규모의 영세성에 기인된다. 그런데 이와 같은 제유통단계의 영세성은 각 유통기관의 기능발휘를 저해하고 그만큼 타유통기관에 의하여 유통이 이루어지게 됨으로서 유통경로가 복잡해서 그 능률을 감소시킨다. 이로 인하여 유통단계간의 거래규모의 감소는 단위 유통비용증가는 유통기관의 자기자본의 빈곤으로 외상거래를 불가피하게 만듦으로써 그 부작용으로서 보상제를 비롯한 각종 할인·할증거래를 유발시켜 난매와 투매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여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을 어렵게 하는 것이다.

난매와 투매는 제조기업의 다종유사품 생산경쟁으로 유통구조의 중추신경과 같은 가격질서를 어지럽게 하고 거래의 불안정 및 시장불안정의 원인과 결과가 되게 하는 문제를 야기시킨다. 따라서 기업의 재무구조를 악화시켜 시설투자를 어렵게하고 도산의 위험이 항상 공존케한다. 또한 이로 인해 과학적 경영관리의 필수자료인 시장정보의 수집 및 교류를 통한 장기계획의 수립을 불가능케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유통비의 상승·자금의 영세성 및 문란한 가격체계는 하위의 유통단계로 향하는 서어비스량을 감소시키지 않을 수 없어 결국 이들의 경영상의 생산성을 저하시키고 만다. 따라서 유통과정에서의 중간상인의 위치와 소비의 지위를 상대적으로 약화시켜 메이커에 유리한 시장지배력의 편재현상을 초래하게 하는 유통구조상의 문제점으로 대두된다.

3. 의약품 유통기관의 기능상의 문제점

(1) 제조기업의 기능상의 문제점

의약품 제조기업들의 거의 모든 유통단계에 걸쳐 제품을 유통시키고 있다.

이것은 제조에 전념해야 할 기능의 주체가 직접적으로 유통에 길이 참여하여 유통기관의 역할부분을 잠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고유의 유통기관들은 제조업체에 의해 위협을 받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 게다가 이들은 서로 다른 판매전략에 따라 제한된 시장에서 유사한 종류의 제품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시 말하면 시장지배력이 생산자에 편재되어 있는 한 제조기업은 유통기능의 개선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그러므로 시장지배력의 균등한 분배를 통한 시장의 안전성을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면 제조기업보다는 제유통기관으로 하여금 유통기능의 원활화를 적극적으로 수행케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들은 제약에 전념해야 할 것이나 유통에 깊이 간여함으로서 오히려 그 효율성을 기할 수 없을 뿐더러 과다한 광고비 지출은 제약기술의 발전을 기하기 위한 연구개발비의 증액에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고, 기초자료의 생산부진과 수출의약품의 고급화, 다양화 및 수출채산성 결여등이 문제의 요점이 되고 있다.

결국 제조기업은 다원화된 유통구조속에서 기업나름대로 다양한 판매전략을 구사하면서 1960년대이후 계속해 직거래를 확대강화해 왔지만, 이 같은 메이커의 직거래방식은 계속 치열한 가격경쟁만을 유도하고 가격체계의 혼란성, 경로의 복잡다단성, 비합리적 유통이란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가중되고 있는 의약품의 판매간접비 문제도 의약품 가격상승의 요인이 되어 유통효율을 기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2) 도매상의 유통기능상의 문제점

도매상은 일정한 저장시설을 갖추어 제조기업 또는 수입상으로부터 제품을 구입하여 이를 소매상 또는 소비자에 이르는 유통경로를 담당하는 것을 본질적인 기능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의약품 도매상은 한편으로는 대리점의 기능을 수행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 소매상의 기능까지 수행하는 등 기능의 분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타업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도매상 자격요건중의 하나로서 지나친 자본금 기준까지 법으로 설정해 놓음으로써 도매상의 신규출현을 어렵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조치는 도매상들 간의 통·폐합을 유도하여 유통구조를 개선시켜 볼려는 의도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유통기능상 도매상의 기능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봐도 좋다.

그러나 유통개선문제는 제조, 도매, 소매로 이어지는 유통의 삼자가 서로 이해를 달리하고 있어 보사부가 도매업계의 산적한 문제점과 관련 3단체 (약공·도협·약사회)간의 자율적인 협의기구로 1985년 4월 유통개선협의회를 구성 발족시킨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

따라서 도매업계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점으로는 과당경쟁과 제조업체의 직거래강화로 도매거래폭이 점차 줄고 있을 뿐만 아니라 1984년 9월부터 실시된 표준소매가격제 실시이후 적정마진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는 실정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3) 소매상의 유통기능상의 문제점

어떠한 상품을 취급하는 소매상이든 소매상의 기능은 소비를 목적으로 하는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양질의 제품을 신속하고 적절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데 있다.

그러나 의약품 유통구조상 소매단계에 위치하고 있는 약국은 국민의료보험시대를 지향하고 있는 정부시책에 따라 의료보험의 수혜자들이 늘고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약국을 찾는 환자수가 줄어 듦으로써 약국경영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개국하고 있는 약국은 지역에 따라 또는 약국경영방식에 따라 경영상태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대도시 중심가 대형약국과 독특한 경영기법으로 전문성 제고에 나서고 있는 약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약국은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약국의 과밀화 현상속에서 약국간에 노정된 가격경쟁 문제는 약국경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고, 또 이 같은 약국간의 가격경쟁은 약국과 약사에 대한 국민적 신뢰감을 잃게 해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을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될 수 있다.

우리나라 의약품 유통구조상 소매약국의 문제는 영세성과 과밀화 현상이 가장 큰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