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ㅣ 조봉구 제13대 SCC회장

"SCC 위상강화에 역점 두고 활동할 터"

인터뷰: 정병섭 <방송광고공사 출판부 차장>
정리·사진: 김을란 <방송광고공사 출판부>

제13대 서울카피라이터즈클럽 회장에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우선 간단히 취임 소감을 밝혀주시죠.

SCC 회장직을 저는 심부름꾼 이라고 생각합니다. 역대 회장님들이 활동해오신 바도 그렇고 지금 제 마음가짐도 그렇습니다.회원들이 요구하는 바를 충족 시킬 수 있는 부지런한 심부름꾼의 각오로 임할 생각입니다.

'76년 설립된 이래 SCC는 많은 활동을 해온 걸로 알고 있는데, 그 간의 SCC의 활동을 평가하신다면?

창립 당시인 '76년이라고 하면 카피라이터라는 직종에 대한 이해조차 없던 시절입니다. 그래서 같은 직송에 종사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서로 위안도 삼고「카피 라이터」라는 업 (業)을 사회에 인식시키는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카피라이터의 중요성이 시대적으로 커진 측면도 있지만, SCC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카피라이터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카피라이터들 스스로의 자긍심을 키우는데도 기여한 바가 크다고 평가합니다.

최근 발간된 SCC회보「카피」에 보면 김태형 선생님께서 쓰신「밥이 나와, 쌀이 나와」라는 칼럼이 있는데 이 글의 제목이 단적으로 SCC의 성격을 표현해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자기의 이득을 챙겨갈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정이 가는 그런 곳 말입니다.

이렇듯 친목단체의 성격이 짙으면서도 27년 가까이 SCC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도 어찌보면 SCC가 카피라이터들의 자긍심을 키워주고, 카피라이터들의 순수성을 지켜주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올 한해동안의 SCC의 사업계획과 중점적으로 추진할 신규 사업이 있으면 소개해주시죠.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보다 세부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해야겠지만 우선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올 한해동안 SCC의 위상강화에 역점을 두고 활동을 해나갈 계획입니다. 현재 SCC가입방법은 현역 카피라이터로 회원 2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 간사회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광고회사에 카피라이터로 입사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SCC에 가입하는 것처럼 되어버려 클럽에 대한 회원들의 귀속감도 약해지고 클럽 운영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현재 총 회원이 250여명인데, 앞으로는 일정한 자격을 가진 사람들로 가입자격을 엄격히(?) 제한해서 SCC의 멤버라는 것만으로도 큰 명예가 되도록 할 생각입니다.

이와 관련해 어떤 구체적인 방안을 갖고 계신지요?

사안이 사안인 만큼 어떤식으로 접근하느냐 하는 점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선은 설문이나 기타 다른 형태를 통해 회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SCC의 활동을 평가받은 다음 이를 바탕으로 작업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새롭게 카피라이터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SCC 회장으로서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제 경우 젊은 카피라이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만 요즘 젊은 카피라이터를 보고 있으면 너무 쉽게 일을 처리해 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제 경우 신입사원 시절 광고 한 건당 초고 200건의 카피를 쓴 적도 있습니다. 그만큼 수많은 훈련의 과정을 거쳤다는 거죠.

물론 요즘 젊은 광고인들은 광고계에 입문할 때부터 충분한 이론적 배경과 광고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시작했고 그에 걸맞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좀 더 스스로를 단련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주었으면 합니다.

광고계에 몸담게 된 계기와 경력, 주요작품들을 소개해 주시죠.

제가 광고를 처음 시작하게 된 게 종근당에 입사하면서부터인데 사실 카피라이터가 뭐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시작했습니다. 카피라이터를 모집한다기에 사전을 찾아볼 정도였으니까요.

'73년 종근당에 입사해서 '77년 1월 지금 엘지애드의 전신인 럭키개발 선전사업부로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광고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카피라면 금성사의『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라는 카피가, 카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더불어 가장 기억에 남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