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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재(2) 광고도상학 | 17세기의 CLOD GLASS가 오늘의 광고에
이봉휘 <프로덕션 2000 PD>
광고일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이 세상 많은 사람들이 회화나 조각 등 이른바 순수예술에 대해서는 과도한 존경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광고는 어떠한가? 광고주와 소비자 사이에 끼어 있는 광고는 여러가지 표현상의 제약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 예술이「美」의 상징이자「자유」의 상징으로 평가되는 것이 근대 사회 이후의 특징인 반면, 광고에는 대중과 시대와의 관계가「현실」속에 결속되어 있으면서도 이 시대와 호응하는「생명력」이 있다. 『광고는 예술의 자유를 부러워한다』 예술성과 마케팅이 광고와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그 미묘한 관계를 일본의 광고분석을 통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움직이는 시진」이 곧「繪(그림)가 되는 企畵」
우리들은「움직이는 사진」이라는 이른바 영화나 비디오의 영상적인 것들을 설명할 때「그림」이라는 말을 사용한다.「그림같은 사진」이라고 말하면 대체로 찬사를 아끼지 않는 표현이지만,「사진같은 그림」이라고 할 경우는 단순히 칭찬하는 정도밖에 안되는 것 같다. 영화의 모든 것은, 최초의 원시적인 스타일로 되어 있는「그림」을 아직까지도 심미적 기준의 최고위치에 두고 있고, 앞으로도 당분간 그러한 기준에는 변함이 없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이즈음에 이「그림이 되다」라는 것에 대해서「예술적 광고」와「광고적 예술」이라는 입장에서 살펴보겠다.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작품은 일본 산토리의 와인「샤토-라구란쥬」(사진 1) 광고이다. 메인 비쥬얼을 주목해 보면, 동판화풍의 풍경 일러스트에 와인병을 곁들여서 타원형의 테두리를 둘렀다. 테두리의 입체감을 나타내는 음양은 바로 이 일러스트가「액자에 잘 담겨진 풍경화」처럼 보이도록 의도하고 있다. 이 풍경화의 타원형 액자는 미술사적으로 참으로 흥미 진진한 것이다. 이를 나타내는 것이 사진 2이다. 18세기 영국의 화가 토마스 겐즈 버그가「CLOD GLASS」라는 특수한 거울을 바라보는 사람의 모습을 데생한 것이다. 여기서 무엇이 특수한가 하면, 바로 여행자가「CLOD GLASS」로 풍경을 비춘다고 해도, 사실 사진으로 찍은 것 같은 풍경이 화면에 담아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단지 여행자가「그림이 되는」풍경을 차분히 감상하든가 또는 스케치를 하기 위해서 비춰보는 것이다. 요컨대,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거울의 테두리안에 담아, 액자속에 담겨있는 한 폭의 풍경화처럼 바라보기 위한 도구가 바로「CLOD GLASS」이다. 이렇게 불리게 된 유래는 17세기 프랑스 풍경화의 거장 클로드 로뎅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사진 3). 17세기라 하면, 네덜란드 회화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다. 새롭게 회화시장의 고객이 된 상류층을 위해서 종교적 주제를 떠난, 풍속화·정물화·풍경화 장르가 처음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 바로 당시의 네덜란드였다. 클로드 로뎅의 작품은, 선구적 성격을 띠면서 동시에 신화중 한장면의 배경 으로 풍경을 완성시켜, 정묘한 大氣感을 표현하면서 신비한 전설적 분위기를 그려낸 점이 특징이다. 다시말해서「CLOD GLASS」라는 것을 이와 같은 전설적인 분위기의「그림이 되는」풍경을 여행지 곳곳에서 감상하기 위한 일종의 휴대 갤러리로, 거울의 테두리를 액자로 가정하여, 자연의 풍경을 클로드 로뎅의 작품처럼 構圖하기 위한 것이다. 사진이 회화의 역할을 대신하게 된 이후에도, 화면을 타원형으로 테두리를 치고「그림이 되는」풍경으로 감상하는 전통은 우리들의 감각속에 살아있었던 것이다. 사진 4는 그 한 예로서, 햇빛이 내리쬐는 바다 풍경에 윈드서핑을 즐기는 배들과「그림이 되는」사진이 화면을 장식하고 있다. CLOD GLASS의 기능은 오늘날로 말하면 스냅 카메라와 비슷하다. 정착된 화상을 인화지에 남기지는 못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풍경의 특정 부분을「그림이 되는」광경으로서 마음에 새겨넣는 작용은 같은 것이다. 여행 중의 사진은 확실히 반 정도는 추억을 남기기 위해 찍는 것이지만, 그 반은 필터를 통해서 풍경을 감상해보려는 그런 의도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 「광고」라는 LAND SCAPE GARDEN광고자체는 소비자의 생활속에서부터「그림이 되는」장면을 골라내고 그것을 스폰서에 제공내지 제안을 해서 풍요함과 쾌적함의「그림」을 만들어 설득시켜 보이는 것으로서, 광고주의 광고작품으로서 성립시키면 된다. 다시말해서 광고는 미디어를 사용한「풍경식 정원」이라는 독자적 양식을 취할 수 있다. 사진 8은 다이야 건설의「다이야 파레스 VINTAGE요코하마 山 手」의 광고이다. 헤드카피가『시간이 흘러 마을은 화려한 색이 됐다』이다.「그림이 되는」주위환경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단지, 똑같이「그림이 되는 것이라도 광고작품은 현실적 생명력이 잘 나타난 풍경이어야 한다.「바라본다는 것」은 주택의 격과 품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게다가 이미지의 폭을 넓혀서 수요자 자신을「그림」속으로 끌여들여 이용하려 하는 광고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그림 9는 제규어 승용차 광고 이다. 헤드카피는『평범한 하루정도, J는 그림이 된다』로 되어 있다. 비쥬얼에 액자는 붙어있지 않지만, 이 카피가 그 자체로「그림이 되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재규어사가 수요자를「풍경식 정원」이 아니라「그림」속의 주인공으로 유도하려는 속셈인 것이다. 이러한「그림이 되다」라는 것을 말하는 미술용어에 「PICTURESQUE)가 있다. 일반사회에서는「회화적, 繪와 같은」이라는 단편 적인 의미로 통용되었지만, 이 PICTURESQUE야말로 18세기 영국에 있어서 美의식의 기본 축이 되고 있다. 보는 방식이 곧 그리는 방식이었던 당시의 미술양식인 셈 이다. ■ 골프코스에 나타난 풍경화랑
■ 발상·사고의 틀, PARADIGM사물을 보는 방법, 생각하는 방법으로서「틀」을 일컫는 말로「PARADIGM : 학자가 공유하는 가치관, 기술, 법칙 따위의 총칭」이라는 것이 있다. 科學吏家 T. 쿠우가 처음 이야기한 것으로, 이제는 새로운 학문에서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키워드가 된 말이다. 즉, 일정한 기치관의 큰 실마리를 입증할 수 있는 발상, 사고의「틀」을 PARADIGM이라 할 수 있다. 이를테면 CLOD GLASS는 액자(frame)가 붙은 거울이면서 동시에 PICTURESQUE라는 18세기 영국 美의식의 실체를 반영하는「틀」그 자체(장식화)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한 것을 생각하면서 광고의 비쥬얼 표현에 있어서의「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사진 17은 CLOD GLASS를 낳은 영국의, BRITISH AIRWAYS(영국항공) 광고이다. 헤드카피는『중요한 출장이기 때문에, 충분히 자는 것도 비즈니스의 일부이다』로 되어 있다. 화면은 CLOD GLASS가 아닌 시계를 액자로 배합한 雲海의 절경. 시차를 넘어서 오늘이 어제로 변하는 출장도 있는 국제비즈니스에서「시간」이라는 틀을 빼고 생각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시계속의 雲海 그 위를 날으는 비행기의 영상은 현대와 시간과의 불가분의 공간으로서 세계를 바라본다는 점을 시각화하고 있다. 이 광고는 CLOD GLASS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전개한 예로, 사진 1, 2, 3과 비교해 보면 더욱 재미있으리라 생각된다. ■ 美 의식의 기본 축, PICTURESQVE
그러면 AEG의 테크놀로지를 통해서 일본의 시장을 바라보면 어떠한 미래지도가 보일까. 일본의 전통에 대한 경의와 자사의 테크놀로지에 대한 자부를 돌려서 표현했던 것이 이 광고라고 말할 수 있다. 세탁기의 통을 통해서 바라보는 것과 AEG기술의「틀을 통해서 바라 보고 생각하는 것이 의미발상에 있어서 통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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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8은 세계적 베스트셀러 세탁기 독일 AEG의 기업광고이다.
회전식 세탁기 통안으로 정원이 보이고 있다. 이 경우 세탁기의
통은 독일 AEG의 업적인 테크놀로지를 상징하는 것이며,
일본 정원이 상징하는 것은 일본식 풍토, 문화, 그리고
그런 것에 한정받지 않는 시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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