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발언대 | "재치있는 광고가 좋다"

유신영 <세화여고 1년>

 

■ 빠른 진행, 충격적 감동 즐기는 요즘 10대들

늘씬한 모델들, 멋있는 배경, 또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음악과 소재들‥‥ 이것들은 모두 10대들이 원하는 광고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들이다. 이 중 어느 한 가지만 빠져도 시청자들, 특히 내 또래 아이들에게는 재미없다고 느껴지는 광고가 되기 쉽다. 그래서인지 어떤 광고를 보더라도 이런 점들을 모두 충족시키려 노력하는 듯하다.

TV를 틀었다 하면 광고는 반드시 나오게 마련이다. 보고 싶지 않더라도 보게 되는 것이 광고이다. 또, 그것들은 우리들이 거의 장면장면을 외울 수 있을 만큼 계속적으로 반복된다. 지겹다고 느껴질 정도까지.

그러나 광고는 다른 어떤 TV 프로들보다도 우리를 끌리게 하는 매력같은 것이 있다. 우선, 시간이 짧고, 그 짧은 시간 안에 자신들이 표현해야 할 것은 다 담아내야 하기 때문에, 내용이 충실하다. 현대인들은 잔잔한 감동보다는 충격적인 것을, 느린듯한 진행보다는 좀 정신이 없더라도 빠른 진행을 좋아한다. 시간이 짧아서 지루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또 이야기의 줄거리도 재치있게 함축한 것들이 많다는 점에서 TV프로보다 광고를 선호하게 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나는「영 에이지」광고를 좋아 한다. 배경도 멋있고 줄거리도 재미있디. 또 어떤 것들은 그냥, 특별한 이유없이 좋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배경과 모델, 깔끔한 장면 처리 때문이다. 특히 요즘 방송되는 광고중에, 한 여자가 전화를 거는 사이 어떤 남자가 그 옆을 지나면서 돈을 떨어뜨리자 여자는 그 돈을 보고 갖고 싶어서 밟으려고 하는데, 남자가 그 돈을 발견하고 주워서 가고, 여자는 무안해서 그 밟으려고 하던 다리를 계속 벌리면서 운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 그 광고는 뒷마무리가 깔끔하고 웃음도 나오게 한다. 그리고 나는「톰보이」광고도 좋아 한다. 편안하고 여유있는 분위기 속에서 Kenny G.의 색소폰 연주인「Going Home」이 연주되는 이 광고는 내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듯하기 때문이다. 나를 포함한 내 주위 아이들은 이런 유형의 광고를 좋아한다.

■ 인위적인 목소리, 어색한 동작은 No!

좋아하는 광고가 있듯이 싫어하는 광고들도 있다. 그 중 나는 목소리를 인위적으로 조작해서 만든 것을 가장 싫어한다. TV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이상하길래 성우의 목소리를 통해서 그들의 말을 전할까. 목소리가 듣기에 좀 안 좋더라도 그 사람 본래의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입 모양만 움직이고 딴 사람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더 듣기 거북하다. 자연스러움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제품이 타사 제품들 보다 좋건 나쁘건, 자신들의 것을 더 많이 팔리게 하려는 것이 광고이다. 그러나 어떤 광고들을 보면, 자기 제품이 좋다는 것을 너무 강조한다. 지나치게 강조해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또 그런 광고들은 짜증도 나게 만든다. 여자들이 등장하는 광고 증에는 일부러 깜찍하고 귀엽게 굴려고 하는 광고가 있다. 이러한 광고는 어색함을 주고 불쾌감을 준다.

10대들은 인위적이고 부자연스럽고 어색한 광고에는 호감을 갖지 않는다. 그러나「톰보이」,「영에이지」,「코카콜라」등에서와 같이 음악, 배경, 모델이 자연스럽고 깔끔하고 분위기가 있을 때 강한 호감과 매력을 느낀다. 여성들의 보수적인 면이 나타나 있는 장면, 즉, 부엌에서 일하거나 청소하고 집안에만 있는 장면보다 지적이고 활동적인 여성을 모델로 내세운 광고를 요즘 10대들은 좋아한다. 전에는 여성들만 하는 것이라고 여겼던 가사일을 남녀가 평등하게 하는 것을 보여주는 광고도 좋아 한다.

나는「광고」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TV광고여서 그 부분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는데, 사실 잡지, 신문, 버스, 지하철에도 모두 광고투성이다. 하지만 그런 문자화된 광고보다는 TV광고가 훨씬 전달이 잘 되고 기억에 오래 남는다. 문자화된 광고 중에서는 잡지속에 실려있는 것들이 그래도 인상에 남는 편이다. 내 주위에서는, 마음에 드는 잡지속의 광고가 있으면 그것을 오려 필통을 만들고 교과서를 싸는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만큼 잡지 속의 광고는 우리 10대들에게 영향(?)을 준다.

■ 우리의 개성이 담긴 광고를 기대하며

그러나 그 광고들을 보면 우리 것은 하나도 없고 외국 상표들뿐이다. 지금 우리들의 현실은 외국것을 무조건 동경(?)하는 데 있다. TV광고에서 신세대들이 어떤 종류를 좋아하는지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나치게 외국 것만 모방하기 보다는 그것에 차츰 우리의 것을 조화시켜서 만들면 우리만의 개성적인 작품이 탄생하리라고 생각한다.

광고는 우리들이 생활하는 가운데 적지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 영향이 좋은 방향으로 되기 위해서는 광고를 만들어 주시는 분들께서 광고를 만들기 전에 상품의 판매를 위한 선전에만 급급해 하지 말고, 그 광고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 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

광고는 시청자들이 만든다고도 생각한다. 그러므로 시청자들도 자신들의 질을 높여야 한다. 그럴 때, 모두가 원하는 증은 광고가 탄생되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덧붙이자면, 광고도 광고지만, 그 광고에 나오는 제품들도 그들이 광고하는 만큼 잘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그 광고가 시청자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고, 허위 광고가 되지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