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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결론본 연구가 지적한 바와 같이 현재 일본의 대중문화 수용자의 문화 지형도에서 일본의 ‘한류’ 수용 청소년층은 주변적인 집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들 수용자들이 지닌 주변 문화적 성격은 주류의 일본 대중문화에 대해서 저항적이거나 비판적인 성격을 띠기보다는 문화의 국적을 넘어 취향을 쫓는 탈하위문화적 성격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들 수용자들에 따르면 한국 대중문화는 내적인 측면에서 일본 것과 차이점과 근접성을 모두 지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는데, 특히 양국의 대중문화가 지닌 시간적 차이에 대해 지적들이 있었다. 특히, 한국 영상물은 일본이 근대화 과정에서 잃어버린 가치나 생활양식을 재현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았다. 노스탤지어의 상상적 소비의 과정으로서 ‘한류’ 현상은 고도 산업사회인 일본에서 동아시아 후발 국가의 타자성을 수입하여 소비함으로써 자신들의 정체성을 더욱 정교화 시키는 유사혼성화(pseudo-hybridization)의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즉, 한국 대중문화의 일본 내 수용 과정은 현재 시점에서는 탈지역적 문화의 적극적 전유와 재지역화의 과정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수출-수입 과정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타자로서 주변화됨으로써 주류 일본 대중문화 내에 전유되지 못하고 있는 ‘한류’의 현실은 한편으로는 일본 내의 수용자들 스스로에 의한 지연과 저항의 효과라고 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 자체가 갖고 있는 일본 수용자 정서와의 부조화에서 기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향후 ‘한류’가 일본 수용자들에게 폭넓은 문화적 정체성의 가능성을 제공하고 지속적인 수용자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본 대중문화의 타자로서 소비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일본 대중문화 내에 흡수되어 들어갈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살펴본 것처럼,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문화 지역화는 서구문화 중심의 문화중심의 문화적 동질화론에 대한 경험적 비판의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한국 대중문화의 일본 유입은 헤게모니적 문화가 주변 지역의 문화로 침투한다는 문화적 제국주의론에 대한 반증의 사례로 단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국 대중문화가 여전히 일본 내부에서 주변화되고 타자화 된 방식으로만 수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일본 대중문화의 재현 방식 속에서 아시아는 일본 문화 속에 결합하여 생산적 혼성화를 이루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타자화되어 왔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으며(Iwabuchi, 1998), 최근의 ‘한류’ 현상도 이러한 타자화와 유사-혼성화 과정의 일부로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현재까지 일본에서의 ‘한류’ 현상에 대한 경험연구 자료를 제공했다는 데 의의를 둔다. 특히, 현재 국내 언론에서 일본에서의 한류 현상의 주 수용자층으로 묘사하고 있는 중년여성들과 달리 청소년 수용자층은 거의 논의된 바가 없다는 점에서, 20세 초반 청소년 수용자층에 대한 본 연구 논문이 향후 타 연령대 수용자와의 비교 연구를 위한 자료로서 의미있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본 연구가 미처 다루지 못한 다음과 같은 점들이 동아시아의 문화지역화에 관한 향후 연구들에게서 논의되기를 바란다. 우선, 문화 지구화 흐름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화의 지역화가 계층, 성별, 연령 등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여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chua, 2004 참조), 앞으로 일본에서의 ‘한류’ 연구 역시 계층, 성별, 연령, 지역등의 변수들을 고려하여 다양한 표집 간의 비교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일본에서의 ‘한류’수용의 경우, 청소년이나 중장년 남성 수용자들은 중년 여성 수용자에 비해서 수적으로 적고 소극적인 수용자층으로 지각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일본사회 내에서의 세대 간 ‘한류’ 문화 자본의 차이와 그 맥락은 어떤 것인지 분석이 요망된다. 또한 현재 ‘한류’ 논의가 도시 중산층 수용자들의 문화에 집중되어 있다는 한계도 극복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본 연구에 다루지 않은 일본 내에서의 ‘한류’ 담론과 일본 미디어에서 나타나는 재현의 문제에 대한 분석도 요망된다. 이를 위해 국내의 미디어연구가들 중 일본 미디어에 대한 리터러시가 갖춰진 국내 학자들의 활동이 적극적으로 요망된다. 일본내에서 실시하고 일본 연구 연구자들에 의해 실시되고 있는 ‘한류’에 대한 조사연구들(예, Kohari, 2005)을 참조하고 일본 학자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할 필요도 있다. 요컨대, 현장연구의 경우 다양한 표집을 비교할 수 있는 분석 대상의 세분화가 요망되며 문헌분석의 경우 ‘한류’ 관련 일본 미디어 분석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한류’에 대한 연구 방법의 다원화와 연구 대상의 세분화를 통해 동아시아의 문화적 유사성과 구조적 요인이 수용자 및 텍스트의 내적특성과 만나는 맥락에 대한 보다 세밀한 조사가 가능해질 것이다(Iwabuchi, 2002, 133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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