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Gender & Generation 마케팅과 신문광고 ① - 주목받는 Gender & Generation

'뜨는 그들'의 '숨은 니즈'를 찾아라

이연수 /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leey@lgeri.com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면서 소비시장이 더욱 세분되는 추세를 보인다. 싱글족, 메트로섹슈얼, 줌마렐라, 와인세대, 7080세대, 실버세대…. 이에 변화하는 소비자를 감지하고 그들의 니즈를 먼저 충족시키는 것이 비즈니스 성공의 지름길이다. 점차 세대나 성별, 나이에 따라서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특정 세그먼트에 속한 소비자들에게 차별적으로 대응하는 노력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특정 성(gender)과 세대(generation)에 포커스를 맞춘 마케팅 활동을 '젠더앤제너레이션 마케팅(G&G Marketing)'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 과거에는 '고객들은 동질적'이라는 가정 하에 전개된 매스마케팅(mass marketing)이 개인 맞춤형 마케팅(customized marketing)으로 진화한 바 있다. 이러한 매스마케팅은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았지만 고객들의 니즈를 제대로 맞춰주지 못한 단점이 있었다. 또한, 개인화 마케팅의 경우 높은 비용을 감당하는 것이 기업들에게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소비시장의 흐름이 나이나 성별 · 세대 등에 따라 차별화된 소비패턴이 두드러지면서 세분된 고객시장의 차별화된 특성을 바탕으로 한 G&G 마케팅이 등장한 것이다. 그 중 특히 요즘 주목받고 있는 소비자군은 젊은 싱글 여성과 실버세대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잠재 소비집단의 등장

수년 간 경기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에서도 소비 트렌드를 주도해온 소비자들이 있다. 이 중 가장 두드러진 소비자 집단은 바로 싱글족이다. 최근 몇 년간 싱글족의 대두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에 따라 싱글 시장의 절대적인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현재 '1인 가구'는 268만 가구로 추산되는데, 이 가운데 2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의 독신자 가정이 37%로 약 98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렇듯 양적인 규모가 증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싱글족은 그들만의 독특한 라이프스타일과 소비성향, 풍부한 경제력 때문에 향후 잠재 소비세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 노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실버세대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몇 세부터 실버세대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지만, 소비집단이라는 관점에서는 50세까지도 포함시킬 수 있다. 퇴직 연령이 낮아지면서 은퇴와 자녀결혼이라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아 새로운 삶의 패턴을 경험하는 나이가 50대이기 때문인데, 2010년이 되면 50대 이상 실버세대의 비중은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하며, 그들의 소비규모는 총 117조 6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G&G 마케팅 실행 포인트

편견을 버려라

G&G 마케팅 실행을 위한 포인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점은 기존에 갖고 있던 각 소비집단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는 것이다. 예컨대, 싱글은 소비성향이 높은 것으로 간주되나 싱글 가운데서는 벌써 노후를 대비해 여러 준비를 하는 경우도 45%나 되며, 저축 · 투자 등 재테크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고 한다. 또한 싱글 여성의 경우 외국어 공부나 MBA 등 자기계발에 대한 관심이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이러한 싱글들을 겨냥해 싱글 전용 보험 및 투자상품을 개발하고, 유학자금 마련 저축이나 대출 등 새로운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싱글들은 잘 놀고, 돈을 쓰는 데만 바쁘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혀서는 제품 판매나 광고에서 중요한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싱글들의 실수요 및 숨은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실버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노인들에게는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한다'고 판단해 변화 없이 브랜드 전략을 고수해서는 안 된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실버들의 브랜드 전환에 대한 거부감이 젊은이들보다 오히려 낮게 나타났다고 한다. 즉 실버들도 새로운 브랜드의 경험에 대해서 얼마든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실버를 겨냥하고 있는 브랜드라면 실버의 감각에 맞게 '새로운 맛'을 갖춰야 할 것이다.

새로운 니즈를 발굴하라

요즘 일본인이 디자인한 베개가 미국과 일본에서 히트하고 있다고 한다. 일명 '남자친구의 팔베개'라는, 사람 모양으로 생긴 커다란 베개다. 이처럼 생활에 꼭 필요하지는 않더라도 재미있는 컨셉트의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싱글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또한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한 키덜트(kidult) 제품이나, 톡톡 튀는 색상과 디자인의 제품들도 싱글들에게 어필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싱글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공간을 화사하고 유쾌하게 만드는 데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인테리어 소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디자인 및 제품의 감성적인 매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즉 싱글족과 같이 새로운 소비자군의 라이프스타일이나 관심사에 맞는 니즈를 철저하게 해부하고, 그에 맞는 컨셉트의 신제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눈높이에 맞춘 커뮤니케이션을 하라

싱글족, 실버세대 등 타깃의 고유한 특성과 문화를 이해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최근 기업들이 젊은이의 감각에만 맞게 짜인 광고와 판촉활동에서 벗어나, 실버세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 그 예. 미쓰비시 자동차는 인디 록 음악을 하는 20대 젊은이들의 모습을 광고에 등장시켰다가 구매력 있는 장년층 소비자들을 잃어버리자 다시 40대 모델을 기용하기도 했다. 또한 글로벌 생활용품회사 유니레버(Unilever)도 주름이 파인 46세 모델을 등장시킨 광고를 내보낸 결과, 매출 변화가 거의 없던 비누 시장에서 1년 사이에 3.4%라는 매출증가를 이루었다. 물론 실버세대의 나이를 인지하게 하는 직접적 표현이나 나이 든 모델의 기용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하지만 실버세대가 공감할 만한 감성을 활용하는 것은 중요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의 감성을 닮아가기 위해 기업들이 '실버 프로슈머(prosumer)'들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권장하고 있다. 실버시장은 결코 단일한 시장이 아니다. 따라서 변화와 도전에 적극적인 세분 고객들은 얼마든지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 마음을 움직일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