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 '한국의 신문광고 100년' 展

신문광고로 보는 옛 생활과 문화

편집실

지난 7월 15일부터 8월 31일까지 신문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한국의 신문광고 100년展'이 열렸다. '신문광고로 보는 근대의 말과 사물'이라는 부제를 단 이번 전시회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광고로부터 개화기와 일제강점기의 주요 신문광고 및 상품등이 모두7가지 주제로 분류돼 선보임으로써 신문광고의 변화 · 발전과정은 물론 소비문화와 일상의 단편을 한눈에 살펴보는 좋은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또한 이명래 고약 · 럭키치약 · 진로소주 · 활명수 · 용각산 등 광고 속에 등장했던 다양한 상품들이 함께 전시돼 관람객들에게 마치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의 일곱장면을 함께 감상해보자.

'아이나 노인이 온다해도 속이지 않겠소' - 세창양행과 열강의 경제침탈

'아이나 노인이 온다해도 속이지 않겠소'라는 카피는 1886년 2월 22일자 한성주보(漢城周報)에 실린 독일무역상 세창양행의 광고의 일부이다. 개화기 서구의 무역상들은 조선의 자립적 공업기반을 약화시키고 자원의 해외유출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는데, 국내 최초의 신문광고로 기록된 이 광고를 통해 개화기 열강의 경제침탈과 조선의 경제상황의 단면을 읽을 수 있다.

'이런 일이 세상에 어찌 잇으리오' - 개화기 광고와 광고에 대한 인식

'이런 일이 세상에 어찌 잇으리오'라는 내용을 담은 광고는 1908년에 한 과부가 간음을 했다는 누명을 썼다며 그 억울함을 하소연하는 내용이었다. 이 코너에는 개화기 조선사람들의 신문과 신문광고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유물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위대한 민족의 체력을 향상시키자' - 의약품 광고

개화기와 일제강점기 최대의 광고주는 제약회사였다. 1935년 조선중앙일보에 실린 '신성당 7대명약' 광고를 보면 당시 사람들의 병력(病歷)을 짐작해볼 수 있다.

'규율 바른 시간과 문명적 지도자' - 시계와 열차시간표 광고

'규율 바른 시간과 문명적 지도자'는 1905년 5월 경부선 개통시 미국공사 알렌이 한 말이다. 이 코너에서는 자명종과 함께 도입된 기계적 시간개념으로, '새보다 빠른' 철도의 등장등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과정을 시계와 열차시간표 광고등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흑인이 변하야 미인이 된다' - 비누와 화장품 광고

일제강점기의 비누 · 화장품 광고를 중심으로 '박가분'과 '동동 구리무', 그리고 '미제와 똑같다'고 선전한 럭키치약 등이 함께 전시되었다.

'배우지 아니하면 금수와 다름이 없는지라' - 인쇄 · 출판 광고

계몽이 곧 구국이자 민족의 살길로 여겨졌던 시대, 지식인들의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인쇄 · 출판광고를 소개하면서 유길준의 <서유견문>및 <별건곤> <삼천리>등의 잡지를 함께 선보였다.

'모뽀와 모껄의 꼴불견 대회' - 백화점과 잡화 광고

안경 · 양산 · 모자 · 궐련등 서구식 생활잡화와 백화점광고에서는 당시의 '신세대'라 할만한 '모뽀(모던-뽀이)'와 모껄(모던-껄)'의 패션을 살펴볼 수 있었다. '모자는 문명의 관'이라는 어떤 광고카피를 통해 '서양=문명, 전통=미개'라는 그 시대의 의식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