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brary | ‘Buzz Marketing’

'긍정적 버즈 유발'을 위한 전력과 효과

구자룡 / 지아이지오(주) 대표 컨설턴트, goo@gigocom.co.kr

 

영화 <블레어위치>, 소설 <해리포터와 마법사>, 그리고 김치냉장고 딤채의 공통적인 특징은 무엇일까? 아마도 소비자들 간에 생성된 '버즈(buzz)'로 성공을 거둔 브랜드들이라는 점을 먼저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의 'buzz'는 '구전(Word of mouth)'과 동의어이다. 하지만 여기에 '마케팅'을 붙여서 '버즈 마케팅', '구전 마케팅'이라고 하면 그 의미가 달라진다. 이에 버즈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 전에 마케터들 사이에서 혼용되고 있는 구전 마케팅,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과 버즈 마케팅의 정의부터 확실하게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Buzz · Viral · 구전 마케팅의 이해

구전 마케팅(word of mouth marketing)

대규모의 매스마케팅 기법을 이용하지 않고 개인적인 인적 네트워크(social network)를 통해 마케터가 원하는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마케팅 기법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

전통적으로 온라인에서 사람에서 사람으로 확산되도록 설계된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통해 기업 혹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프로모션하는 것

버즈 마케팅(buzz marketing)

사람들과 미디어가 기업 · 제품, 혹은 서비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도록 하기 위해 계획되고 설계된 활동을 통해서 기업, 혹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프로모션하는 것. 마크 휴즈는 이를 <버즈 어메이징 스토리(Buzz, the Amazing Story)>에서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한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용해 소비자와 미디어의 관심을 확 사로잡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곧 '소비자들과의 직접적 교감→소비자들의 관심→소비자들의 신뢰도'를 거쳐 사람들이 편안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미리 만들어진(ready-made) 이야기'를 창조해내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위 세 가지 모두 소비자들의 구전을 자극한다는 데에 있어서는 똑같지만, 구전이 생성되고 유통되는 채널과 소비자의 활용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를 소비자의 사회적 연결망으로 분석해보면, 구전 마케팅은 소비자 개인의 인적 네트워크(사회적 연결망)를 필수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바이럴 마케팅은 온라인의 약한 사회적 연결(week-ties)을 사용하고, 버즈 마케팅은 소비자의 사회적 연결망은 고려치 않는 것이다. 따라서 버즈 마케팅은 소비자의 입소문(word of mouth)과 미디어의 입소문(word of media)을 자극하는 마케팅 PR 프로그램으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버즈 마케팅이 나름의 영역에서 각광을 받는 이유는 입소문이라는 효율적 사회현상을 만들어 낸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기업 경영 활동이 버즈를 창출하는 마케팅 모델을 바이우스(Bayus, 1985)는 <그림>처럼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네 가지 주요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다. 즉, '버즈활동에 대한 판매의 영향' '판매에 대한 버즈의 영향' '판매에 대한 마케팅 노력의 영향' '버즈활동에 대한 마케팅 노력의 영향' 등이다.

이 구조에 따르면 기업은 전통적인 마케팅 수단의 사용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그들의 노력을 긍정적인 버즈를 증가시키거나 부정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저지하는 데 집중함으로써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즉,각 기업의 경영활동이 최종적으로 버즈 유발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바이우스는 기업의 제품 판매는 버즈를 유발하고 기업의 매출을 발생시키며, 또한 기업이 광고를 줄이고 긍정적인 버즈를 적극적으로 유도한다면 마케팅 자원의 소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라이브 버즈 마케팅 유형

이러한 버즈를 창출하기 위해서 실제 이벤트나 연기자의 연기를 이용하는 버즈 마케팅을 '라이브 버즈 마케팅(live buzz marketing)'이라고 한다. 이러한 라이브 버즈 마케팅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소비자 대 소비자 라이브 버즈 마케팅(live peer-to-peer marketing)과 연기자 대 소비자 라이브 버즈 마케팅(live performer-to-peer marketing)이 그것.

소비자 대 소비자 라이브 버즈 마케팅은 일반 시민들이 브랜드 사절단(brand ambassador)이 되어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 서비스에 대한 입소문을 확산시키는 것. 그리고 연기자 대 소비자 라이브 마케팅은 훈련 · 자격 · 의상 · 각본 · 예행연습 등을 충족한 조건에서 연기자들을 활용하는 것이다.

P&G의 트레머(http://www.bzzagent.com), BzzAgent(http://www.bzzagent.com) 에이전트 프로그램, KTF의 모바일 퓨처리스트(http://www.mobilefuturist.com), 지아이지오의 대학생 오피니언 리더들의 구전단 모임인 스쿠버타이징(http://www.scoovertising.com)이 이러한 소비자 대 소비자 라이브 버즈 마케팅의 일반적인 형태라 할 수 있는데, 구체적 사례로는 하스브로(Hasbro) 사가 어린이용 네트워크 게임기인 폭스(POX)를 위해 진행한 버즈 마케팅을 우선 꼽을 수 있다. 하스브로 사는 미국 시카고 지역에 거주하는 8세~13세 어린이 수천 명을 대상으로 "Who is the coolest kid you know?(누가 짱이니?)"라는 질문을 던져 "저요"라고 대답하는 어린이 1,600명을 선발했다. 그리고 이들을 자사로 초대해 각각 8명의 어린이가 한 팀이 되어 전투게임을 시행(직접 체험효과)한 후, 격려금 30달러 및 친구들에게 나눠줄 게임기 10대, 일일 게임팩 등을 증정하는 행사를 펼쳐 성과를 거두었다.

한편 연기자 대 소비자 라이브 버즈 마케팅의 경우 연기자의 공개 여부 및 시기에 따라 비밀(secret), 사후노출(disclosed), 완전 공개(overt) 등으로 나뉜다.

 

Secret 버즈 마케팅

소비자들이 버즈 마케팅이라는 것을 전혀 인지할 수 없도록 연기자들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가령 무역박람회장에서 자사의 부스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관하도록 하기 위해 연기자들을 고용해 박람회장을 다니면서 동료 연기자와 큰 소리로 자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는 것, 또는 바에서 아름다운 여성이 손님에게 술(마케팅 대상)을 주문해주고 나가는 식이다. 이러한 방법은 17세기 최초의 오페라 공연에서 아리아가 끝나면 "브라보!"를 외치는 사람들을 고용했던 것에서 기원한다.

1950년대에 들어서는 광고회사 W.H 도네이가 버즈를 생성하기 위해 2인 1조로 구성된 '버즈 스파이'를 활용, 백화점의 엘리베이터와 정문 앞 등 공공장소에서 의도된 메시지를 전달한 결과 백화점에서 전혀 팔리지 않던 레인코트를 1주일에 7,000벌이나 판매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또한 소니에릭슨(Sony Erricson)이 2002년 4월 T68i 휴대폰 출시 시점에 미국 10개 유명 관광지에 커플로 가장한 연기자들을 배치하여 펼친 버즈 마케팅도 기억할 만하다.

연기자들이 관광객인 척 하며 실제 관객에게 소니의 T68i 휴대폰으로 자신을 찍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때 찍기 전에 자연스럽게 T68i의 사진촬영 기능을 설명하고, 촬영 후에는 사진을 보며 우수한 해상도와 편리한 기능 등을 이야기했다. 이에 관광객들은 배우들의 전문적인 포즈와 유명 관광지를 배경으로 한 사진을 자신이 직접 찍었다는 심리적 보상으로 인해 극대화된 체험을 하게 되었다.

Disclosed 버즈 마케팅

이는 비밀 버즈 마케팅과 같이 처음에는 자신이 마케팅 대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지만 마케팅 활동 동안에 스스로 지각하게 되는 식이다. 그 예를 보자. 2003년 영국 런던교통공사는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과 승용차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런던 전역의 영화관에서 사후노출 버즈 마케팅을 실시했다. 이는 거리질서 및 안전을 강조하는 새로운 TV광고와 영화 광고 캠페인에 대한 공중의 인지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이 좀더 방어적으로 운전하도록 계몽하고, 다른 도로 이용자들이 오토바이 타는 사람들을 더 잘 알아보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에 각각 두 명의 연기자로 이루어진 많은 팀들이 고용되었는데, 그 중 남자배우는 영화관 매니저로 분장하고 여성은 관람객 사이에 미리 앉아 있어 마치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 중 한 명인 체 했다. 남자배우는 문 앞에 서서 손님들이 들어올 때 환영인사를 했고, 여자배우는 팝콘을 먹으면서 영화가 시작된 후 늦게 달려올 것 같은 어떤 사람을 찾는 것처럼 어깨너머로 계속 흘끗 쳐다보면서 앉아 있었다. 마침내 런던교통공사의 광고가 시작되기 직전에 필름이 정지되고, 불이 켜진다. 놀란 관객들 사이를 지나 문에서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던 영화관 매니저가 걸어 들어왔다. 그리고는 관객으로 가장한 여자배우와 이렇게 공연했다.

"신사 숙녀 여러분의 저녁시간을 방해해서 미안하지만, 관객 중에 맥노튼 부인 계십니까? 맥노튼 부인!"
"제가 맥노튼입니다."
"아~ 맥노튼 부인, 저와 함께 가주시겠어요.?"
"왜 그러시죠? 당신은 누구시죠?"
"저는 극장 매니저 시몬입니다. 음~이쪽으로 오시지요."
"(약간 흥분된 듯)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는지 말씀해 주세요. 도대체 무슨 일이죠?"
"부인. 이 사실을 말씀드리게 되어서 죄송하지만···"(시몬은 몸을 앞으로 기울여 그녀의 귀에 대고 어떤 말을 한다)
"뭐라고요? 정말이에요? 말도 안 돼··· 15분 전에 그가 휴대폰으로 내게 전화했어요. 막 오토바이를 탔다고, 금방 온다고··· 그가 눈에 잘 띄는 조끼를 입었나요? 생일선물로 그에게 노란색 조끼를 사줬는데, 그럴 리가 없어요. (절규하듯) 몇 분 전에 통화할 때 그걸 입고 오라고 말했다고요!"
······
"신사 숙녀 여러분, 여러분이 방금 목격한 것은 가상의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적지 않은 경우 진실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오토바이를 즐기는 사람들 중 71명이 런던 한복판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71명의 여성들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로 나옵니다. 우리는 당신이 잘 보이는 옷을 입고 라이트를 켜고 방어적으로 운전하기를 요청합니다. 만일 당신이 오토바이 타는 사람이 아니라면, 제발 오토바이를 타는,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친구들에게 주의하라고 하십시오. 이제 상영될 광고를 잘 보시고, 기억하시고 당신을 보지 못한 운전자를 주의하십시오."

이 캠페인은 영국의 라이브 버즈 마케팅 캠페인 중 가장 많은 화제와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효과를 거두었는데, 2003년 12월 <List Of List>라는 캠페인 잡지에 '살아있는 광고' 중 영화관 광고 부문 3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완전 공개 버즈 마케팅

완전 공개 버즈 마케팅의 원형은 독특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파르트헤이트(인종격리)정책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공식적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했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도, 쓸 수도 없게 된다는 것은 결국 많은 흑인 인구가 비숙련직 노동직으로 밀려나 힘든 삶을 영위하게 됨을 의미한다. 그들은 자신의 가족들과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했고, 작업장이나 작업장 가까운 곳에서 공동으로 살았다. 높은 문맹률과 맞물린 가난은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커뮤니케이션 메커니즘이 효과가 없거나 또는 대부분의 인구에게 도달하는 데 유효한 도구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했다.

이러한 상황의 여파로서 '산업극장' 매체가 태어났다. '산업극장'이라는 이름이 말해주는 것처럼, 매체는 산업 지역 · 광산 · 기업 · 공장을 돌아다니면서 공공연한 라이브 버즈 마케팅 캠페인을 창출하고 정부 · 제품, 혹은 산업적 메시지를 작업노동력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