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뉴미디어와 광고요금 2 - 매체사는 말한다

모든 것은 온라인 특성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신석철 / NHN eBiz본부 eMarketing 유닛장, zssc@nhncorp.com

 

1. 초기 온라인 미디어의 광고단가

국내에서 온라인 사이트들이 광고매체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본격적으로 인식되어 판매가 시작된 것은 99년 정도부터다. 당시 온라인광고의 상품 유형은 디스플레이 광고의 한 유형인 배너광고였는데, 초기의 가격설정 모델은 크게 네 가지였다. 첫째, 정해진 위치에 붙박이로 노출되어 광고집행 확인이 쉽지만 노출량에 대한 보장이 없는 고정비용 방식(flat rate), 둘째, 4대 매체 광고집행 기준의 지표인 CPM 방식을 활용하지만 언제 노출될지는 보장할 수 없는 노출보장형 방식(exposure-based rate), 셋째, 인터넷 매체의 상호작용성에 주목해 노출 이후의 단계인 클릭 숫자에 바탕을 둔 클릭보장형 방식(click-based rate), 그리고 마지막으로 클릭 이후의 단계인 실제 구매 · 등록 · 문의 등의 세일즈 리드(sales lead)에까지 이르는 숫자에 바탕을 둔 성과보장형 방식 (outcome-based rate)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네 가지 방식 중 고정비용 방식과 노출보장형 방식은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의 단가 산정 방식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으며, 클릭보장형 방식은 검색광고의 단가 산정 방식으로, 성과보장형 방식은 포털 사이트의 중개형 전자상거래 모델의 단가 산정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즉, 이 글의 논의의 대상인 디스플레이 광고에는 클릭보장형과 성과보장형 방식이 사용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클릭 보장형의 경우 광고 캠페인의 크리에이티브에 따른 변동 폭이 지나치게 커서 온라인 미디어들이 수용하기 힘들었으며, 성과보장형 방식은 거기에서 더 나아가 제품의 시장 내 경쟁력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더욱 통용되기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세상에 선보이게 된 배너광고를 노출보장형 방식으로 단가를 산정하게 되었을 때, 정황상 참고했을 것으로 판단되는 것은 해외 사이트의 단가 수준과 타 매체의 유사한 산정 방식으로 정해진 단가와의 상대적 평가였다. 그런데 판매가 본격화된 2002년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국내의 온라인 사이트들의 CPM은 약 1,500~2,500원 선으로 분포하였다. 당시 야후 등 주요 해외 사이트의 CPM 단가는 한화로 약 2만 원 수준이었고,국내 TV 인기 프로그램 광고의 CPM이 약 4,000원 수준이었던 점과 비교되는 것이다. 결국 당시의 가격은 해외 사이트에 비해서는 매우 낮았으며 TV 등의 타 매체 대비해서는 영역 점유가 적은 (-) factor와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 factor가 반영되어 결과적으로 1/2~1/3 수준으로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주요 포털 사이트의 메인 페이지 기준 CPM 광고단가는 약 2,000~3,000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2. 온라인 미디어의 광고시스템, 단가 및 판매현황

2007년 현재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 상품의 유형은 크게 배너광고와 스폰서십 광고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배너광고에 대한 설명에 앞서 온라인 광고의 중요한 특징인 '애드서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애드서버란 온라인 배너광고 집행시 가능 노출량을 조회 · 예약하며, 노출 조건을 통제하고, 실제로 광고물을 정해진 웹 페이지로 전송해 노출시키며, 집행된 수치를 집계해 결과치를 보고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대부분의 애드서버 시스템은 위에 언급한 여러 가격방식 중 기간 내 노출보장형 방식을 기반으로 운영되어, 보통 1주 혹은 1개월에 1,000만, 2,000만 하는 식으로 특정한 수치의 광고 노출을 보장하고 전송한다. 또한 동일한 광고 슬롯에 여러 개의 크리에이티브가 전송되는 방식이어서 접속 때마다 다른 광고 크리에이티브가 노출될 수 있다. 이런 방식을 업계에서는 흔히 롤링(rolling)형 노출방식으로 부르며 일반화되어 있다. 이렇게 애드서버를 통해서 집계된 수치는 전송된 노출 수(impressions), 클릭 수, unique impressions(노출 총량이 아니라 중복 노출을 감안하여 집계된 IP 기준의 노출 수. reach로 간주할 수 있으며 unique impressions / impression의 산식을 이용해 평균 frequency를 산출할 수 있음), unique click 등으로 리포팅된다.

그리고 광고주는 '원하는 보장 노출량 × 1회당 단가 = 광고비'의 방식으로 광고비를 지불하는데, 현실적으로는 서비스 노출량이 일반화되어 있어, 1회 당 단가는 공시단가보다 저렴하다. 결국 공시단가와 별개로 그보다는 저렴한 실질단가가 병행 운영되는 것인데, 이런 방식은 광고비 볼륨에 따른 차등적 디스카운트의 요구를 광고주와 광고회사가 원하기 때문에, 덤핑의 수준으로만 가지 않는다면 시장의 수요를 따르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단가 수준은 주요 포털 사이트 메인페이지 배너의 경우 CPM 2,000~3,000원 수준이다. 이때 보통 500만 노출을 1구좌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1구좌 당 1,000만 원~1,500만 원인 셈이다. 각 개별 서비스 페이지에 있는 배너의 경우 마케팅적으로 가치가 적은 영역은 일반적으로 메인 페이지보다 저렴하지만, 금융이나 자동차처럼 공급량은 한정되어 있으나 광고 영역으로서 가치가 높은 때에는 더 비싼 경우도 있다. 또한 최근에 주목 받는 유형은 대규모 수용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 메인 페이지의 고정형 상품인데, 네이버 메인페이지의 고정상품인 '브랜딩보드(메인 페이지 우중단에 위치)'는 1일 집행가격이 8,000만 원 이상이다. 이처럼 절대 가격이 높아서 많은 광고주가 놀라지만 해당 상품은 1일 약 1,200만 명에게 1억 회 이상 노출되기 때문에 1회 당 노출가치를 따지면 다른 배너 상품 혹은 타 매체 상품보다 저렴하다고도 볼 수 있으며, 실제로 판매율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상품 유형으로는 스폰서십 상품이 있는데, 이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첫째, A라는 브랜드명을 검색했을 경우 검색결과에 해당 브랜드의 동영상 광고물이나 정보를 요약, 정리해 노출시키는 형태다. 둘째, 상품이나 광고주가 주도해 일대일 혹은 일대다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브랜드 미니홈피 , 브랜드 블로그, 브랜드 카페 등이다. 이런 스폰서십 상품은 배너광고 상품과 달리 애드서버를 통해 집행되지 않기 때문에 노출 수를 바탕으로 한 단가 산정이 매우 어려워 광고주의 인지된 가치를 기반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책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3. 광고주의 요구 및 온라인 광고단가 관련 시도들

위와 같은 온라인 광고시스템은 노출 보장량의 정확한 전송, 타깃팅 통제력 강화, 효과 측정의 실시간성 및 정확성 증대 등의 장점을 지닌다. 하지만 기존 매체와 근본적으로 상이하다는 점과, 다소 복잡한 판매 방식과 얽히면서 가격기준의 효율성 측정이 매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 그간 광고주 및 광고회사가 제기했던 불만으로는 '광고집행 확인이 어렵다', '애드서버가 집계하는 광고결과 수치를 신뢰할 수 없다' 하는 것처럼 비교적 단순한 문제에서부터 '산정된 광고단가가 합당한가', '광고결과 리포트를 4대 매체의 광고결과와 유사한 형태로 다시 변형하고 재해석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온라인 매체에 어느 정도의 광고비를 할당하는 것이 최적인지 알 수 없다' 하는 것과 같은 어려운 문제도 있다.

그 중 '광고집행 확인이 어렵다' 는 경우는, 위에서 언급한 애드서버의 운영형태를 이해한다면 비교적 쉽게 해결된다. 동일한 영역에 보장 노출 수를 많이 구매할수록 집행 확인은 쉽지만, 적은 비율로 구매할 경우 집행확인은 어렵다. 하지만 누군가 혹은 타깃팅 조건이 설정된 특정 사용자층에게 노출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애드서버가 집계하는 광고결과 수치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애드서버 시스템에 대해서 인증제를 실시해 해결하자는 의견이 있다. 이는 2006년에도 정보통신부의 '인터넷광고TF'에서도 검토된 내용인데, 시장에서 특별하게 이견을 제시할 사업자는 없을 것이므로 실행 주체만 확실하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산정된 광고단가가 합당한가'에 관해서는 현재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활용할 만한 연구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계량화하기 힘든 스폰서십 광고는 차치하고라도, 배너광고 1회 노출의 합당한 가치를 찾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합리적 기준이 될 수 있는 타 매체를 선정하고 해당 매체의 1회 노출 대비 인터넷광고가 가지는 특성들을 반영해 단가를 책정해야 할 것이다. '광고결과 리포트를 4대 매체의 광고결과와 유사한 형태로 다시 변형하고 재해석해야 한다'는 점과 관련해서는 일부 온라인 미디어렙사에서 특정 캠페인의 집행결과를 기준으로 reach와 frequency · GRP · CPP 등을 리포팅하고 있다. 여러 온라인 매체에 집행된 결과를 통합해 정확하게 산출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는 하지만, 애드서버 관련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정확성은 점차로 높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결과적으로 온라인 매체에 어느 정도의 광고비를 할당하는 것이 최적인지 알 수 없다'는 불만사항은 광고단가의 문제라기보다는 적정한 광고비 할당에 대한 문제라 할 수 있는데, 이에 관해서는 미국의 선행연구를 참조할 수 있다. 미국의 주요 광고 회사와 온라인 매체사들이 회원사로 가입된 단체인 IAB(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에서는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XMOS(Cross Media Optimization Study)라는 연구를 수행했다. XMOS는 이종 매체 간 광고예산 할당을 통해서 실제로 광고 캠페인을 진행 한 후 정해진 광고목표(예를 들면, 인지도나 선호도 제고 등)를 달성하는 데에 각각의 매체가 얼마나 기여하였는지 확인해 최적의 매체집행 비율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4. 온라인 미디어 특성 반영된 산정 필요

끝으로 온라인 미디어의 특징과 그에 따른 온라인광고의 합리적 가치 및 단가 산정을 위한 잠재적 방안을 살펴보자.

온라인 미디어에서의 콘텐츠 소비패턴은 기존 매체와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그 가운데 가장 명확하며 중요한 차이는 '사용자가 능동적'이라는 점이다. 타 미디어에서는 광고노출 대상 집단을 '수용자 (audience)'로 부르지만, 온라인 미디어에서는 '사용자(user)'라 부른다. 이 '사용자'들은 일방적으로 매체에서 쏘아 주는 콘텐츠를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하고 찾아가는데, 이는 곧 광고상품에서 '자발적 시청'이라는 개념을 떠올리게 한다. 즉, 똑같은 동영상 광고의 경우 TV와 같은 타 매체와 비교한 상대적 가치만을 가지고 산정한다면 온라인의 경우 사용자가 직접 선택해 보려 했다는 적극성을 감안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온라인에서 사용자의 선택에 의해 플레이된 횟수를 기준으로 한다면 온라인이 타 매체에 비해 1회 노출의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온라인 미디어는 사용자 참여와 그로 인한 정보의 공유 및 조합과 활용이 용이하다. 여러 정보들이 디지털라이즈되어 보관되기 때문에 컴퓨팅 인프라와 기술의 발전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양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광고에도 활용되고 있다. 광고 퍼가기, 관련 정보 이메일로 수신하기 등의 기능을 통해 광고물의 공유나 추가적 정보 제공이 쉽고, 실제 상품으로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합리적인 온라인 광고단가를 산정하는 작업은 현재 일부 온라인 미디어에서 자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온라인 광고시장은 점차 성장하는 시장 인만큼 광고계 차원에서도 본격적으로 연구에 착수하고, 시장에서 모두 신뢰할 만한 결과를 내놓는다면 온라인 광고시장은 물론 광고산업 전반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